PGR21.com
Date 2007/06/07 04:43:49
Name 공실이
Subject 16시 24분
폐는 터져버릴것 같았고, 그 터져나오는 숨을 조절하기도 어려웠다.

복잡했던 머릿속은 점점 간명해졌다.

남은 시간은 20초정도..

내가 할일은 저기 조그맣게 뵈는.. 저기 구해야 할 동료들이 있는..

그곳까지 미친듯이 달리는 것 뿐이었다.


...

...

...

..

..

.

.



막사 밖에서는 비명소리, 건물 무너지는 소리, 간간히 떨리는 대지.

'지금 나가면 죽는거 아냐?' '뭐지 ?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지?'

기계들이 보호복의 마지막 나사를 잠구고,

급히 마지막 응급장비들을 챙기고 있던 내 옆에

어느새 소대장님이 현 상황과 명령을 하달하고 있었다.



".....전세가 많이 기울었다.....
이번 공격이 피해를 입힐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16시 24분에 정확히 전진해 있는 병력에 합류해라. 그뿐이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습..."

"자네가 도착해야만 이번작전은 성공이네. 물론 자네가 도착하지 않아도 24분에 공격은 시작되겠지만."

'!?!!?'

거의 떠밀리다 시피 막사 밖으로 나오는 찰나.. 섬찟한 느낌이 스쳐지나갔다.


'16시 24분? 1분 후잖아!'



섬찟한 기분이 등줄기를 스쳐지나갔다.

막사에서 나오면서 봤던 우리 진지의 광경은 폐허 그 자체였고,

'난 살아올 수 있긴 있을까? 젠장 그쪽엔 몇명이나 가있는거지?'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달리는것이 살짝 느슨해질 무렵,



부대 입구에서 미친듯이 울부짓는 공병의 얼굴을 보는순간

공포와 걱정은 모두 교감신경으로 전환되었다.



"뛰어!!!!!!!! 빨리뛰란말이야 이 미친새꺄!! 죽고싶어!!"









이번 공격에 우리 모든 군의 운명이 달려있었고.

폐허가 되다시피한 부대의 광경을 뒤로하며

우리 군의 둘밖에 없는 의무병인 우리는



그렇게 푸른 풀들을 밟으며 가로 질렀다.

유난히도 조용한 들판이었다.




.

.

..

..

...

...

50m 남짓 남았을까..

병사들의 앞에는 촉수를 내뿜는 괴물-절망일지 모를-이 막 생겨났고..

그들의 절망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려는듯 옆에 새로운 절망이 탄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을 희미하게나마 확인 할수 있는 거리가 된순간.

그들의 의무병을 원하는 간절한 표정을 확인한 순간,

그들의 손목에 붙어있는 근력강화제 주사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


원망의 눈빛이 살짝 생기려는 찰나,

원망의 눈빛은 그새 사라지나 싶더니,

희미한 미소로 슬쩍 바뀌는가 싶더니.

.
.

이내 나에게 등을 돌려버렸다.


"안돼! 기다려! 10초만!"

"공격!"



"안돼!!!!!!!"




열명이 안되보이는.. 손에 잡힐듯한..


그 병사들은 그렇게 질척거리는 적진 속으로 뛰어들어 버렸다.









나는 순간 신에게 외쳤다.

인간에게 신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을 위해 기적이라는 말을 만드게 아니냐고.




.
.
.


기적이라...




2007년 6월 6일 오후 16시 25분 nada vs gorush in 파이썬


----------------------------------------------------------------------------


뒤늦게 보고 기분이 어찌할수 없어서

글을 하나 씁니다..

결말은........ 음... 경기를 보세요~

뱀다리. 결국 제목 바꿨습니다

뱀다리2. 귀가얇은 저는 결국 제목을 또바꿉니다.
* anistar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6-11 00:16)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7/06/07 05:39
수정 아이콘
이야...진짜 멋진 글입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07/06/07 06:51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이런말 잘 안하는데...제목이 좀 접근성이 쉬우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보실듯!
일단 에게 찍고 추게로.
07/06/07 08:14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는 글이네요.
이런말 잘 안하는데...제목이 좀 접근성이 쉬우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보실듯! (2)
에게로~~
The Greatest Hits
07/06/07 09:42
수정 아이콘
순간 온몸에 전율이.......
마술사
07/06/07 09:44
수정 아이콘
에게로~
sway with me
07/06/07 10:50
수정 아이콘
야~ 이런 글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어제 그 장면을 다시 생각하면서 짜릿함을 다시 느꼈습니다.^^
ㅇㅓ흥
07/06/07 11:14
수정 아이콘
찌리릿!!! 멋진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_^
여자예비역
07/06/07 11:17
수정 아이콘
에게로.. 후아..
07/06/07 11:28
수정 아이콘
제목에 선정성이 부족해요~ ^^;
근데 진짜... 에게로!!
P.S: 마지막 대사는 마치 '스타 신'의 한마디인것 같은 짜릿함이;;
07/06/07 12:51
수정 아이콘
후아 명필이십니다 정말 경기 본 사람만이 알수 있는 짜릿한 감동을 글로서 100% 증폭 시켜주는 명글 ~ ! 추게로~~
최유형
07/06/07 13:19
수정 아이콘
제목보고 '뭐 별거 아니겠네' 싶어서 안봤다가, 방금 실수로 누르고 들어왔네요.

에게행을 외칩니다.
유리수01
07/06/07 14:25
수정 아이콘
처음에 뭐지? 이러다가 정말 좋은글이라고 생각하게 하네요.
제목만 조금 수정하시면 진짜 더 멋진글이 될 듯@@
07/06/07 14:37
수정 아이콘
음....머리가 쭈뼛 섰습니다. Pgr에서 이런 글은...저는 첨 읽는 듯...대단히 감정이입되네요...(에게행2!!!~)
하로비
07/06/07 15:10
수정 아이콘
표현력이 정말...^^b 제목이 살짝 아쉽네요^^;
07/06/07 15:13
수정 아이콘
제목에 선정성 ? 그런거 필요없죠.
일단 에게로 보내고 다음이야기하죠. -_-bbbbbbbbbb
07/06/07 15:22
수정 아이콘
일단,, 추게로 직행 ~~~~~~
Black_smokE
07/06/07 17:16
수정 아이콘
로그인 할 수 밖에 없군요..

추게로!
사이몬PHD
07/06/07 17:25
수정 아이콘
로그인 할 수 밖에 없군요..(2)
잘 보았습니다.
근데 "촉수를 내뿜는 괴물" 요 부분이 실제 경기와 매치가 안 되는 군요.
럴커는 촉수 내뿜지도 못하고 즉사하지 않았나요?
여하튼 에게로...
in-extremis
07/06/07 17:2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이몬PHD님// 촉수를 내뿜는 괴물은 성큰을 말하는 거 같네요
공실이
07/06/07 17:56
수정 아이콘
헉.. 전 나름대로 제가 하고싶은 제목 안하고 ㅠ 나름 사람들 궁금하게 하는제목으로 골랐는데 -_-;.. 제가 아직 사람들을 잘 모르네요;;
07/06/07 18:54
수정 아이콘
내용이 무슨 내용인지 전혀 감이 안왔는데
바로 챙겨보고 와서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07/06/07 22:47
수정 아이콘
와, 소름 쫙 돋네요. 제목은 '16시 24분' 어떨까요:)
은하수
07/06/08 00:37
수정 아이콘
정말 생생한 표현력 ,재밌네요.클릭하기를 잘했습니다.
07/06/08 18:14
수정 아이콘
오, 이런 멋진 글 제목이 제가 제안한 것으로 되다니 영광입니다:)
조아조아
07/06/10 00:57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이 에게로 안가면 어떤 글이 에게로 가나요~~
새벽오빠
07/06/11 03:13
수정 아이콘
대단한 표현력이네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
그러려니
07/06/11 10:15
수정 아이콘
휘유;
읽는 내내 온몸이 찌릿찌릿..
멋진 글입니다.
몰라요몰라요
07/06/11 11:50
수정 아이콘
nada vs gorush in 파이썬
이거 보고...순간 앞에 읽었던것들...대충 본거 후회하고
다시 스크롤 올려서 정독했네요
적절한 표현인듯....
카이레스
07/06/11 13:53
수정 아이콘
와....왜 이 글이 에게에 있는지 이해가 바로 되네요. 추게로도 고고
07/06/11 14:28
수정 아이콘
어느리그 언제 경기인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찾아서 보고 싶은데요.
하만™
07/06/11 15:20
수정 아이콘
Athena님// 날짜와 전장 그리고 아이디 까지 적어놨는데 ^^
헌충일 프로리그 에결을 보시면 됩니다.
07/06/11 15:27
수정 아이콘
어제 다시 봤는데 메딕 출발에서 마린에 붙기까지 40초정도 걸리더군요.

정말 다시 봐도 한편의 영화같은 장면이었습니다.
공실이
07/06/11 15:32
수정 아이콘
헛 에게 입성 .. 감격의 눈물이 ㅠㅠ 감사합니다
눈알빠질따
07/06/11 20:37
수정 아이콘
결말이 궁금하네여 ;
iNTOTHEDARKNESS
07/06/12 04:08
수정 아이콘
눈알빠질따님// 곰티비 가보시면 결말을 아실수 있습니다.......불행히도 저 병사들과 주인공은 살아돌아오진 못하지만....
Black_smokE
07/06/22 01:45
수정 아이콘
저번에 읽었지만 갑자기 또다시 읽고싶은 마음에 찾아서 왔습니다..

정말 경기를 본 사람만히 알 수 있는 전율이,
한참이 흐른 지금에도 글 마디마디에서 찌릿하게 올라오네요.

멋진 경기를 더욱 멋지게 해주는 이런 글, 감사합니다. ^ ^
사상최악
07/07/10 03:22
수정 아이콘
저 또한 잊지못하고 다시 읽네요.
다시 읽어도 감동입니다.
경기도 다시 봐야겠습니다.
추게에서 읽으면 또 새로운 감동일텐데.
Black_smokE
07/07/23 02:20
수정 아이콘
공실이님// 퍼가도 되겠습니까? 개인적인 공간으로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40 박정석, 그의 '멋진' 6년간의 커리어는 아직도 진행중. [79] 회윤15581 07/06/24 15581
539 [설탕의 다른듯 닮은] 무관심의 중심에서 (이병민과 손학규) [23] 설탕가루인형8869 07/06/23 8869
538 이기는 것. 그것이 전부. [20] 信主NISSI11667 07/06/20 11667
537 '가위바위보'에 대처하는 강자들의 자세 [68] Forgotten_15016 07/06/17 15016
536 프로게이머 최근 100전 승률 그래프! [26] ClassicMild16061 07/06/15 16061
535 기획보도. 관광 시대의 도래 [31] 말로센말로센13600 07/06/14 13600
533 김택용, 강요된 평화가 부른 혁명의 철검 [61] Judas Pain16465 07/06/12 16465
532 [sylent의 B급칼럼] 김택용, 거침없이. [47] sylent13556 07/06/11 13556
531 All for one, One for All - 두 ACE의 이야기 [8] The xian10900 07/06/10 10900
530 이세돌과 마재윤 [31] 더미짱12665 07/06/07 12665
529 16시 24분 [38] 공실이11312 07/06/07 11312
528 [yoRR의 토막수필.#33유머편]고양이, 오해, 그리고 봉변 [17] 윤여광11543 07/06/04 11543
525 [sylent의 B급칼럼] ‘세팅’에 잠들다 [74] sylent16959 07/06/06 16959
524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그대는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까. [69] The xian14465 07/06/06 14465
523 스타크래프트소설 - '그들이 오다' Renewal판 합본 [24] DEICIDE11692 07/06/05 11692
522 [sylent의 B급칼럼] 공군의 임요환 [18] sylent14229 07/06/03 14229
521 [곰TV 2 마재윤vs박태민 그 후] #3 두전성이(斗轉星移)의 굴욕 - 마재윤도 열받았다 [15] 점쟁이11950 07/06/03 11950
520 선수들 경기력 측정의 한 방법 : ELO Rating System [29] ClassicMild13742 07/05/31 13742
519 최연성과 이윤열. 그 둘의 미묘한 관계 [37] Yes17390 07/05/27 17390
518 그대의 길에 앞으로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기를 감히 바랍니다. [31] The xian12830 07/05/27 12830
517 우리는 패배를 모르는 제로스(XellOs) 군단임을 기억하라! [18] 파란무테13587 07/05/27 13587
515 박성준, 마재윤. 그들의 스타일. [11] Leeka13437 07/05/26 13437
514 전부 다, 그냥, 이유 없이 고맙습니다^^ [7] 혀니11244 07/05/25 1124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