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글을 쓰네요.
가볍게 글을 써보려합니다.
전 6월 21일날 결혼예정에 있는 동갑내기 커플입니다. 부들부들

많은 것을 가지고 시작하지는 않지만 저희 집에서 5천만원 지원과 제돈 합쳐서 전세로 시작합니다.
여타 다른 커플과 마찬가지로 바쁜시간 쪼개고 쪼개서 준비중에 있습니다.

스드메, 식장, 신혼여행 등 준비하는 과정은 특별히 문제가 없었어요.
여자쪽에서 해주라는데로 해주는게 최고 편하다고 주위에서 말을 해줘서 복종모드로 지냈지요.

결혼박람회3번, 예식장 6군데, 웨딩드레스 피팅 5번, 집 구경 약 30군데 정도 하는데 크게 다투지도 않았습니다.
서로 돌아다니는것도 좋아하고 새로운것을 접할때 재미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찾아옵니다. 씐!나는 결혼 준비의 끝판왕

바로 어.머.니

네 전 32살 바로 올해 초까지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착한고 지혜롭고 현명한지 알았어요.
교회에서 권사님에다 이리저리 밖에서도 평판이 좋으시고 경조사하면 어머니 손님이 적어도 200명정도는 오시거든요.

바야흐로...
2014년 4월부터 세가지 어려움이 찾아옵니다.

우선 저희 결혼 문화(?)를 설명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일단 신랑쪽(저희)에서 신부쪽으로 예물, 한복 약 1천만원치 해줍니다.
그리고 예단도 신랑쪽(저희)가 신부쪽 명의로 해서 준비하고 나눠줍니다.

이유는 어머니가 그냥 우리아들이랑 결혼해줘서 고맙다......-_- 입니다.
하하하하하....

일단 이정도로 설명드리고
첫번째 위기가 찾아옵니다.

신부 한복 맞추기!
저희는 폐백 없이 진행해서 한복이 사실 필요없습니다.
그래서 신부 한복을 안하려 정중히 사양하니 어머니께서 꼭 해줘야만 한답니다. 이유는 형수때도 해줘서 똑같이 해줘야
먼훗날 말이 안나온다 였습니다.
저랑 제 여자친구는 한달간 한 4번정도 정중히 사양했지만 어머니께서 완고히 말씀하셔서 결국 웃으며 한복을 합니다.
살짝 마찰이 있었지요.

두번째 위기가 찾아옵니다.
신부측에서 신랑정장 맞춰주기!
예단이 없다보니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집쪽에서 미안한지 저에게 맞춤 정장과 구두를 해줍니다.
사실 이건 아무런 문제가 안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는 맞춤 정장을 어머니께는 50만원 상품권을 드리려고 하니 완고하게 받지 않으시려 합니다.
그리고 마찰이 좀 쎄게 일어납니다.
신부측에서는 성의를 무시하는것이냐?라고 나왔고
저희 어머니는 왜 하지말라는거 계속 하느냐?라며 중간 전달자인 저에게 양쪽의 하소연이 들어옵니다.
미치겠더군요. 양쪽다 완고하고 조금씩 심상해져갈때 안되겠다 싶어 제가 중재했습니다.
일단 아버지는 정장 선물을 으헤헤하시며 받고 싶지만 어머니 눈치가 보여 아무말 안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 정장을 일단 맞추고 그날 저녁 어머니께 상품권을 드리며 이건 결혼과 관련없이 신부를 너무 이뻐해줘서
드리는 선물이다 라고 둘러되며 드렸죠.
그리고 전쟁이 터집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막 쏘아붙였고 잠자코 듣던 저는 그동안 쌓인 스트레쓰가 터졌지요.

'아니 엄마 그냥 부담없이 많이 주는것도 아니고 여자친구를 이뻐해줘서 드리는 선물이래자나요. 그냥 모른척 받으시면 되지 왜 고집을
계속 꺾지 않아서 양쪽이 다 기분상하게 하세요? 어머니만 고집 꺾으면 다 해결되는거예요.'

그래요. 이 [고집]이라는 말 한마디에 어머니는 일주일 단식 투쟁에 들어가셨어요.........

결국 아버지께서 저에게 전화와서 그래도 니가 아들인데 사과해라 해서 정중히 사과드리고 해결이 되었지요.

세번째 위기가 찾아옵니다.
결혼식 식순!!!
바로 어제 일이지요.

일단 저희는 기독교식으로 식이 진행되요. 양쪽다 교회집안이라..
관례상 여자쪽 목사님이 주례를 맡고 남자목사님이 기도를 맡게 되지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됩니다.
여자쪽 목사님이 주례를 맡게 되지만 사실 여자쪽 목사님도 부담스러워했습니다.
이유는 남자쪽 목사님이 워낙 큰교회의 목사님이고 연륜도 많아서이지요.
그래서 여자쪽 목사님은 기도와 축도 중 한쪽을 남자쪽 목사님이 원하시는데로 하시게 해드리겠다. 라고 타협을 했습니다.
모태신앙인 저이지만 사실 이게 뭐이렇게 중요한지 결혼 준비하면서 알았네요.

기독교식 결혼을 설명드리자면(저도 자세히 모르니 수정사항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주례자가 축도(마지막 기도)를 하게됩니다. 그리고 다른 목사님이 중간 기도를 합니다.
근데 문제는 주례와 축도가 가진것이 '축복권'이라 합니다.
워낙 바쁘신 목사님들이니 축복권에 대한 욕심이 없지않아 있나봅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지요.
주례는 여자쪽 목사님이 하기로 결정되었지만 기도와 축도가 결정이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근데 어제 일요일 오후 어머니이 저에게 '통보'를 합니다.

'우리 목사님(남자쪽)께 말씀드렸다. 기도와 축도 둘다 부탁드린다고...신부측에 전해라'였습니다.

아.................야구 가야되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였습니다.
이 무슨..................통보인가........
전 어머니 이건 아닌거 같아요. 어찌 상의도 없이 그러세요. 하니 그냥 넌 전해주면 된다. 그래도 우리 목사님이 오시는데 축복권하나는
드려야 안되겠니.라며 말씀하시더군요.

일단 전 이건 제가 해결한 문제가 아니라 생각되어 그러면 엄마가 직접 장모님께 통화하세요.라고 하며 전 야구를 하로 갔지요.

결국 저녁에 사단이 납니다.
여친이 이게 뭐냐? 왜 맘대로 결정하느냐? 우리(여자쪽) 엄마 체면은 없냐?하며 저에게 퍼붓습니다.
전 그냥 미안하다 어머니랑 이야기를 좀 나누어 보겠다. 라며 진정시켰지요.

그리고 새벽 4시에 장문의 문자가 두개 옵니다.
'난 넌 너무 좋다. 근데 한복때도, 선물드릴때도 그리고 어제 주례건도 너무 하신거 아니냐. 잠이 안온다. 우리엄마는 뭐가 되는거냐
무시하는것도 아니고 결혼에 대해 생각좀 해봐야겠다. 주저리주저리..........'

아침에 확인하고 문자를 보내려다 생각을 좀 했습니다.
그러니 10시쯤 문자가 오더군요.
'어제 나도 너무 속상해서 그렇게 보냈다. 이해해돌라...주저리주저리..'

다행히 파혼까지 안갔지만 머리가 아픕니다.
저희 형한테 전화해서 상황이 이래저래 하다, 형 결혼식때는 어찌 되었냐?하니
아차차...저희때랑 비슷하게 어머니가 협의 없이 진행한게 좀 많더군요.

하......
그래서 오늘 저녁 어머니랑 진지하게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사회생활에서는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화도 잘안내는데 가족과 이야기할땐 쉽지 않더군요.
부디 즐겁게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참고로 아직 여자친구는
'이건 아닌거 같아. 어머니께 말씀드려서 기도와 축도 둘중 하나만 하도록 이야기해봐'라고 하네요.

저희 목사님께는 일단 어머니가 기도랑 축도를 부탁한 상태이구요.
아...심란하네요.
어찌 이야기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