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07/04 10:41:39
Name 유니콘스
Subject [일반] 한화이글스의 역사 - 1. 미래를 준비하는 독수리들
벌써 중반부로 넘어가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현대유니콘스, 삼성라이온즈, LG트윈스에 이어서 빙그레 - 한화이글스의 역사입니다.

한화이글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다이너마이트타선. 빙그레이글스 시절의 이강돈, 유승안, 고원부, 이정훈, 강정길, 장종훈. 한화이글스 시절의 이영우, 데이비스, 로마이어, 장종훈, 송지만, 김태균, 이범호.

정말로 괴물같은 타자들만 즐비했던 타선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한화에게 야구는 "한번에 한점씩 나는 정직한 경기" 이고 한화에게 타점은 "홈런을 치면 하나 올라가는 것", 득점은 "타점하고 같이 올라가는 것", 주루는 "홈런치고 만세부르며 가는 것", 단타는 "실패한 홈런", 파울은 "빗맞은 홈런", 장타는 "그저 홈런", 볼넷은 "홈런을 참은 것", 주자는 "홈런 못 친선수", 도루는 "?" 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제 7의 구단으로 창단해 빙그레이글스라는 이름으로 정규시즌 최강의 신화를 써내려갔던 하지만 번번히 한국시리즈에서 눈물을 흘리며 돌아서야했던 그 팀.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절취선----------------------------------------------------------------------------------------------------------------------

1984년, OB베어즈가 충청도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서울로 올라가버리자 충청권을 연고지로 한 야구팀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충청도는 제 7구단을 창설하기를 요청했고, 우선권은 충청도에 연고권이 있는 한국화약그룹, 즉 한화그룹이 가졌습니다. 왜냐하면 한화그룹의 회장 김종희가 천안에서 6선 국회의원을 한 김종철의원의 동생이기도 했고 김종희 회장 자신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천안북일고에 야구부를 창설, 전국적인 강팀으로 키웠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돈이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여섯개 구단 역시 텃세 아닌 텃세를 부립니다. 여섯개 구단주는 가입금 30억을 내라고 한화그룹에 요구했고, 한화그룹은 창단비용만으로도 벅차다고 반발. 결국 가입금 문제는 30억원짜리 야구회관을 역삼동에 한화그룹이 짓기로 하면서 매듭이 지어졌지만 그 대가로 여섯 구단은 한화그룹에게 선수지원을 외면합니다.

그나마 OB베어즈가 70년대의 홈런왕 김우열을 주었고, 해태타이거즈는 MBC청룡을 거친 공격형 포수 - 공수겸비형이 아닌 - 유승안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김우열은 이미 30대 중후반에 접어들은데다가 시력저하까지 겹쳐 경기출장이 불투명했고 유승안 역시 계속된 주전경쟁에서 밀려 시들어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삼성라이온즈가 이강돈, 강정길등을 포함 9명의 선수를 지원해 주지 않았다면, 결과는 더더욱 끔찍했을 것입니다.

투수쪽에서는 롯데가 좌완투수 천창호를 보내주었고 대학을 졸업한 이상군과 한희민, 민문식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더더욱 고무적인 결과는 청보핀토스에서 83년 20승도 아닌 무려 30승을 기록한 장명부를 영입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원년, 즉 1986년의 빙그레이글스가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장명부는 무려 15연패를 기록, 그 시즌이 끝난 후에는 1승 18패. 1982년, 삼미의 감사용이 기록했던 1승 14패보다 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합니다. 롯데에서 온 천창호 역시, 무승 3패. 초고교급 투수였던 민문식 역시 1승에 2패.

결국, 이상군과 한희민이 무거운 짐을 지게 됩니다. 이상군은 243.1이닝을 던지면서 2.43이라는 평균자책점으로 버티며 12승 - 그리고 17패 -로 팀을 이끌었으며, 한희민도 175.1이닝을 던지며 3.13이라는 평균자책점으로 선방 9승 - 그리고 13패 - 을 기록, 팀을 이끌어나갑니다.

전기리그에서 빙그레이글스는 54경기에서 단, 12승을 거두며  무려 42패를 하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후기리그에서는 19승 34패 1무로, 6위에 올라 꼴찌자리를 청보에게 넘겨줍니다. 물론, 통합성적은 31승 76패 1무로 꼴찌. 승률도 0.290을 기록합니다.

1987년, 많은 선수들을 방출하며 팀을 재구성하려는 빙그레이글스. 이해에는 몇가지 행운이 들어옵니다. 먼저, 1차지명카드가 3장으로 줄어든 바람에 삼성이 1차지명으로 야수 류중일, 강기웅과 투수 장태수를 지명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원조 악바리" 이정훈이 2차지명선수로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작년에 꼴찌를 했던 빙그레는 당연히 2차지명에서 이정훈을 지명했습니다. 이정훈이 이 때 했던 "나를 뽑지 않은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 라는 말은 유명했습니다. - 유명한가요? -

그리고 작년에는 2할 4푼대로 신통치않았던 재일교포출신 타자 고원부가 3할 2푼대를 기록, 자신이 수준급 타자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줍니다. 유승안이 주전 포수로 뛰면서 방망이솜씨를 되찾기 시작했으며, - 3할에 12개의 홈런을 기록 - 작년에 만만치않은 방망이솜씨를 보여준 이강돈이 약간 주춤했으나 8월 27일 vs OB전에서 사상 두번째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 자신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던 이정훈은 0.335라는 고타율에 20개의 도루를 곁들여 빙그레의 공격의 선봉장역할을 충실히 합니다. - 이정훈이 1987년에 기록했던 0.335라는 타율은 0.387을 기록한 장효조, 0.344를 기록한 이만수에 이은 타격부문 3위입니다. -

마운드쪽은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민문식은 도저히 살아나지 못했고, 이상군과 한희민외에는 믿을만한 투수가 없었습니다. 역시 이상군과 한희민이 무거운짐을 져야만 했습니다.

이상군은 무려 246.2이닝을 던지며 2.55라는 수준급 평균자책점으로 활약. 18승을 거두며 팀을 이끌었습니다. - 그리고 11패 - 한희민도 206이닝을 던지며 - 한희민은 잠수함투수이기 때문에 200이닝을 넘게 던진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혹사입니다. - 2.36이라는 평균자책점으로 버티며 13승으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 그리고 8패 -

전기리그에서는 24승 28패 2무로 청보핀토스를 밑으로 깔고 앉아 6위에 랭크합니다. 후기리그에서는 청보와 23승 29패 2무로 공동 6위에 머무릅니다.

1987년, 빙그레이글스의 성적은 47승 57패 4무로 통합 6위였습니다.

아직,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독수리들. 그렇기 때문에 냉혹한 승부의 현장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던 그들. 하지만 맹수들이 그렇듯이 이들도 성장하면 무서운 독수리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독수리들이 제대로 성장한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모든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에 있습니다.

P.S : 첫회부터 2년분량을 먹고 시작해서 죄송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설탕가루인형
09/07/04 10:47
수정 아이콘
상군매직 상군매직 하면서 이상군 코치를 까도
까방권이 있는 선수였음은 틀림없군요.
뭐, 그래도 차기 감독 0순위라는 점은.....
김태연아
09/07/04 10:48
수정 아이콘
LG 끝나자 바로 올라오는군요!! 감사합니다~ ^^
학교빡세
09/07/04 10:50
수정 아이콘
이글스 팬이면서 잘 모르는 시절(그야 전 86년생이니까요....)의 상황을 자세하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니콘스
09/07/04 10:52
수정 아이콘
학교빡세님// 저도..... 몇가지 자료에 근거해 쓰기 때문에 많이 부정확합니다. - 저는 LG트윈스가 창단될때 태어났습니다. - 드드드드
테페리안
09/07/04 10:53
수정 아이콘
류중일, 강기웅, 장태수, 이정훈 선수가 동시에 나오다니... 덜덜덜덜
Chaosmos
09/07/04 10:55
수정 아이콘
드디어 이글스의 역사가 시작하는군요. 즐겁게 보겠습니다!
유니콘스
09/07/04 10:55
수정 아이콘
테페리안님// 장태수선수는 동명이인입니다. 원년부터 활약한 체크스윙 장태수선수가 더 유명하죠. 투수 장태수선수는 별다른 활약이.....
정지연
09/07/04 10:5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진짜 콩라인이라고 생각하는 빙그레..
해태라는 거산만 아니었으면 몇번이고 우승했을팀인데... 안습.. ㅠㅠ
내일은
09/07/04 11:02
수정 아이콘
이상군, 한희민 선수는 창단 초기부터 제1전성기 내내 이글스의 원투펀치로 활약했죠.
뇌공이
09/07/04 11:03
수정 아이콘
어린시절
해태를 너무나 싫어했습니다.
항상 한국시리즈에서 번번히 해태한테 ㅠ_ㅠ
빙그레 시절 해태만 아니었으면 정말...^^;

이상군 투수코치는 지금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지만
현역시절에는 제구력의 마술사라는 별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현역 심판들마저 이상군 코치의 공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정했다고 하니까요~
테페리안
09/07/04 11:04
수정 아이콘
유니콘스님// 아 동명이인이군요.... 어쩐지 -_-;;; ....
09/07/04 11:15
수정 아이콘
선수시절의 이상군 코치는 까방권 백만장은 가지고 있었죠. 어느새 다까먹고 계시지만 -_-;;;;;;

빙그레의 원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짜임새는 개인적으로 역대 최강급이라고 생각해요.
09/07/04 11:26
수정 아이콘
잘 보고 갑니다
09/07/04 11:53
수정 아이콘
우리 이글스... 에휴... 안구에 습기가...쿨럭;
모모리
09/07/04 11:54
수정 아이콘
전 개인적으로 이상군 코치가 감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수와 코치가 다르듯 코치와 감독도 다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류엔
09/07/04 12:13
수정 아이콘
제가 모르는 시절의 독수리들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이글스팬이라 자처하지만도 저시절이야기는 잘 모르는데
좋은 공부할게요
누렁쓰
09/07/04 12:16
수정 아이콘
유니콘스님 글은 늘 재미있게 정독하고 있습니다.

초보적이면서 오랫동안 궁금했던 점인데 애당초 한화에서 지원을 했었다면 왜 팀 이름은 처음에 빙그레로 했었나요?
모모리
09/07/04 12:49
수정 아이콘
누렁쓰님// 빙그레가 한화 계열사였습니다. 빙그레 회장님 형이 한화 회장님입니다.
형제간 재산 분쟁이 났었고 그래서 한화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09/07/04 13:16
수정 아이콘
해태... 죽어도 잊지못할 그 이름 해태 그리고 선동렬 ㅠㅠ
덕분에 빙그레는 콩그레 신세였었죠...

누렁쓰님// 한화가 팀을 창단하면서 소비재 중심인 빙그레의 마케팅을 위해서 그랬던거로 기억합니다 크크
이후 형제간 재산 분쟁으로 빙그레가 한화그룹에서 나가게되고
한화는 올드유니폼(빙그레)을 만들지 않는 슬픈 현실을 맞이하죠 ㅠㅠ
누렁쓰
09/07/04 15:02
수정 아이콘
모모리님// Sprite님// 답변 감사합니다.
09/07/04 16:37
수정 아이콘
유니콘스님 구단별 역사 퍼가도 되나요?
구단별로 묶어서 말이죠.
Zakk Wylde
09/07/04 17:51
수정 아이콘
아.. 빙그레.. 우리 어머니.. ㅠ_ ㅠ
wish burn
09/07/04 18:00
수정 아이콘
투수로써 이상군씨는 걸물이었죠.
핀포인트컨트롤은 물론이고 90여승을 기록하며 은퇴한 다음,
복귀해서 개인통산 100승을 달성하시고,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비원을 푸실 정도로
근성가이시기도 합니다.

코칭스태프로도 대성하실꺼라 믿었건만..ㅠㅠ
귀염둥이
09/07/04 21:01
수정 아이콘
빙그레의 초기 투수진은 네임벨류로는 좋은 편이었죠. 실제로 잘던지고 승운없는 투수들도 많았고요.

장명부의 1승 18패도 물론 잘던진건 아니지만 4점대 평균자책점을 감안하면 타선이 못도와준 것도 크게 작용했죠.

천창호역시 실업야구와 프로야구초반에 국가대표를 지낸 특급좌완이었습니다.

한희민 이상군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고요.

근데 한화가 한국화학그룹이 아니라, 한국화약그룹이었나요?
ilovekth
09/07/08 03:11
수정 아이콘
해태타이거즈와 김대중' 이책을 읽으셨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공지]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게시판을 오픈합니다 → 오픈완료 [53] jjohny=쿠마 24/03/09 29458 6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50745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26815 8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49744 28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20163 3
101420 [일반] 풀체인지 아이패드 프로 신형 발표 [30] Leeka2027 24/05/07 2027 0
101419 [일반] 올해 보도사진 부문 퓰리처상을 받은 로이터 사진들 [58] 우주전쟁7475 24/05/07 7475 14
101418 [일반] Udio로 노래 만들어보기 [2] 닉언급금지1946 24/05/07 1946 2
101417 [일반] 비트코인 - 이분법적 사고, 피아식별, 건전한 투자 투기 [42] lexial4303 24/05/07 4303 2
101416 [일반] 독일에서 아이의 척추측만증 치료를 시작했어요 [19] Traumer3973 24/05/07 3973 8
101415 [일반] 정리를 통해 잠만 자는 공간에서 나로써 존재할 수 있는 공간으로 [15] Kaestro4483 24/05/07 4483 5
101414 [일반] 비트코인이 갑자기 새롭게 보인 은행원 이야기 [56] 유랑7325 24/05/07 7325 6
101413 [일반] 도대체 왜 그러는지 알 수 없는 야간운전 [42] Regentag4850 24/05/07 4850 0
101412 [일반] [방산] 인도네시아는 KF-21사업에 분담금 3분의1만 지급할 예정 [28] 어강됴리5527 24/05/06 5527 0
101411 [정치] 양보한 권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5] 니드호그3459 24/05/06 3459 0
101410 [일반] [팝송] 맥스 새 앨범 "LOVE IN STEREO" [1] 김치찌개3420 24/05/06 3420 1
101408 [일반] 장안의 화제(?) ILLIT의 'Magnetic'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13] 메존일각5665 24/05/05 5665 11
101407 [일반] [글쓰기] 아니 나사가 왜 남아? [9] 한국외대5373 24/05/05 5373 2
101406 [일반] [만화 추천]그리고 또 그리고 [12] 그때가언제라도4934 24/05/05 4934 3
101405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11) 시흥의 막내딸, 금천 [6] 계층방정2846 24/05/05 2846 6
101404 [일반] 신난다 어린이 날, 즐겁다 어린이 날 [6] 착한아이3308 24/05/05 3308 8
101403 [일반] (락/메탈) Silverchair - Without You (보컬 커버) [5] Neuromancer1707 24/05/05 1707 1
101402 [일반] <스턴트맨> - 우린 그럼에도 액션영화를 만든다.(노스포) [11] aDayInTheLife2818 24/05/05 2818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