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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10 13:08:50
Name 유니콘스
Subject [일반] 태평양돌핀스 8년사 - 2. 심해에서 솟구쳐오른 돌고래
태평양돌핀스는 팀분위기를 쇄신하기위해 코칭스태프를 대거 물갈이합니다. 이때, 차기감독으로 선임된 인물이 바로 김성근 OB감독이었습니다.

이 때, 김성근 감독도 OB내에서의 입지가 크게 약화되었고 이광환 2군감독과 잦은 마찰을 빚으며 - 게다가 차기감독으로 선임될 예정이었습니다. -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던중 태평양의 제의를 받고 오게된 것입니다.

일단, 김성근 차기감독은 태평양구단에게 선수단이나 코칭스태프에게 간섭을 하지말라는 조건을 내세웠고 약간의 말썽이 있었지만 구단측에서 김성근 감독의 제의를 수락합니다. 그리고 "김성근 사단" 이라고 불릴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오대산 동계훈련을 떠나게 됩니다.

선수들이 직접 경비와 일주일치 식량을 모아서 오대산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것은 지옥훈련.

당시 신인투수였던 정명원 현 히어로즈 2군 재활코치는 "훈련이고 뭐고 죽지않기위해 발버둥쳤을뿐이었다." 라고 술회했고 주전포수 김동기는 "칼이 있었다면 감독을 찔러버리고 싶었다.", 주축 선발투수 김신부는 "1억을 주더라도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노장 외야수 김일권은 "도대체 이런 훈련을 해서 야구에 무슨 도움이 될까?" 라고 말했을만큼 가혹했던 훈련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계훈련이라는 말을 쓰지만 원래 동계훈련은 시즌이 끝난 스토브리그 기간에 따뜻한 곳을 찾아가 훈련을 하는 것으로 미국에서는 스프링캠프라는 용어를 씁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계절적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동계훈련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

하지만, 따뜻한 곳은 커녕 강원도, 그중에서 오대산으로 들어가 차가운 얼음물에 몸을 담그고 눈길을 밟아야했던 태평양선수들은.......

그리고 홈 구장인 도원구장도 몇가지 변화가 생깁니다.

홈팀 더그아웃이 1루에서 3루쪽으로 옮겨졌고 무엇보다도 구장의 크기가 작아 홈런이 자주나왔던 도원구장의 펜스를 약 3m 올려세우며 홈런방지를 꾀한것입니다.

그야말로 투수전을 준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해에 태평양의 목표는 "탈꼴찌". 하지만 주위의 반응은 시원찮았습니다. 게다가 태평양은 에이스로 이름이 높던 양상문, 김신부, 임호균등이 아닌 신인 박정현, 최창호, 정명원을 주축투수로 삼으며 주변을 경악시켰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주변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언더핸드투수 박정현은 19승, 평균 자책점 2.15를 기록하며 상대팀의 강타자들을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던졌으며 최창호는 10승, 평균 자책점 2.22, 삼진 191개를 기록합니다. 하지만 최창호는 14패를 기록하는데 그중에서 1 : 0으로 패배한 경기도 몇번 있었습니다.

정명원도 11승,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보입니다.

그러나 "무실점이면 승, 2실점이면 패" 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가혹했던 타선의 지원덕분에 신인 3인방은 2점대 자책점으로 활약하고도 불과 40승을 올리는데 그칩니다.

타선에서는 김일권이 62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작년에 해태의 이순철이 세운 단일시즌 최다 도루기록을 갈아치웁니다. 김동기는 포수로는 처음으로 전경기에 출장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 박경완이 1996년에 강민호가 2006년에 전경기 출장하며 김동기의 뒤를 잇습니다. -

롯데에서 건너온 재일교포 홍문종과 유격수 정영기, 삼미 - 롯데 - 빙그레를 거치며 돌아온 이광길등을 영입하며 빈약한 타선을 나름대로 강화하려 했습니다.

태평양은 62승을 올리며 3위에 올라 인천연고팀으로는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룹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상대는 삼성라이온즈. 비록 한 시대를 이끌었던 김시진, 김일융, 황규봉등은 은퇴했지만 "부시맨" 김성길, 류명선, 권영호가 마운드를 이끌었고 타선에서는 김용철, "헐크" 이만수, 강기웅등이 존재해 예전만큼의 압도적인 전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었습니다.

도원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박정현이 14회까지 삼성의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간판타자 김동기가 자신의 천적이라고 불리던 "부시맨" 김성길을 상대로 끝내기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승리합니다.

대구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2 : 0으로 앞서나갔으나 최창호가 김용국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얻어맞으며 3 : 4로 패했고 경기는 3차전으로 이어집니다.

도원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 태평양은 4회초에 1사 1, 3루의 위기를 맞습니다. 이때, 박정현이 자진등판해 위기를 모면했으나 태평양의 타선도 점수를 내지 못했고 결국 9회초에 박정현은 마운드에서 쓰러지고 맙니다. 실려나간 박정현 대신 올라온 양상문이 삼성의 타선을 잘 막아주었고 10회말에 안타로 출루한 김일권이 상대투수 류명선의 폭투를 틈타 3루까지 달립니다. 삼성은 만루작전을 펴며 태평양의 득점을 저지하려하지만 곽권희가 끝내기 안타를 때리며 2 : 1로 승리. 첫 플레이오프진출이라는 명예를 이뤄냅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팀은 해태타이거즈.

1차전에서 1 : 10으로 패배, 2차전에서 0 : 1로 패배, 3차전에서 1 : 5로 패배하며 최종스코어 0 : 3으로 패배합니다. 특히 2차전에서는 김성한에게 맞은 솔로 홈런만이 유일한 득점이었을정도로 아까웠던 승부였습니다.

하지만, 주위의 냉대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돌풍을 일으킨 태평양돌핀스였습니다.

주요선수들의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타자

김일권 : 113경기 출장, 타율 0.261, 437타석 383타수, 100안타, 1홈런, 48득점, 62도루
홍문종 : 114경기 출장, 타율 0.241, 433타석 381타수, 92안타, 6홈런, 60득점, 16도루
이선웅 : 117경기 출장, 타율 0.239, 394타석 339타수, 81안타, 1홈런, 35타점, 11도루
김동기 : 120경기 출장, 타율 0.251, 489타석 399타수, 100안타, 11홈런, 59타점
김바위 : 82경기 출장, 타율 0.268, 198타석 168타수, 45안타, 7홈런, 28타점
김윤환 : 116경기 출장, 타율 0.222, 314타석 266타수, 59안타, 9홈런, 42타점, 17도루
원원근 : 109경기 출장, 타율 0.307, 257타석 228타수, 70안타, 3홈런, 38타점
이광길 : 120경기 출장, 타율 0.270, 458타석 370타수, 100안타, 0홈런, 42득점, 17도루

투수

박정현 : 38등판, 25선발, 17완투, 242.2이닝, ERA : 2.15, 19승(15선발승, 4구원승) 10패 2세이브, 116K
최창호 : 38등판, 29선발, 11완투, 223.1이닝, ERA : 2.22, 10승(8선발승, 2구원승) 14패 2세이브, 191K
정명원 : 38등판, 18선발, 139.1이닝, ERA : 2.45, 11승(5선발승, 6구원승) 4패 6세이브, 68K
양상문 : 35등판, 15선발, 161.2이닝, ERA : 3.28, 8승(6선발승, 2구원승) 11패 4세이브, 91K
김신부 : 24등판, 16선발, 96이닝, ERA : 4.31, 5승(5선발승) 5패 2세이브, 31K

주요부문 순위를 알아보겠습니다.

타자

홈런 : 김동기(10위), 김윤환(16위)
타점 : 김동기(7위)
타율 : X (이광길이 24위)
도루 : 김일권(1위), 이광길(13위), 김윤환(13위), 홍문종(15위)
득점 : 김동기(5위), 홍문종(6위)

투수

다승 : 박정현(2위), 정명원(9위), 최창호(11위), 양상문(15위)
탈삼진 : 최창호(2위), 박정현(5위), 양상문(13위), 정명원(20위)
평균 자책점 : 박정현(2위), 최창호(3위), 정명원(4위), 양상문(12위)
세이브 : 정명원(5위), 양상문(10위), 박정현(16위), 최창호(16위), 김신부(16위)

역시 투수왕국이군요.

이제 각 팀간 상대전적을 알아보겠습니다.

vs 빙그레 : 12승 8패, vs 해태 : 6승 12패 2무, vs 삼성 : 10승 9패 1무, vs OB : 12승 8패, vs MBC : 12승 7패 1무, vs 롯데 : 10승 10패

도합 62승 54패 4무를 거두었습니다. 해태에게 약하고 빙그레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팀 성적을 살펴보겠습니다.

득점 : 499(4위), 실점 : 440(7위), ERA : 3.03(1위), 타율 : 0.249(5위), 홈런 : 55개(4위), 도루 : 168개(2위)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라는 말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모든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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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09/10/10 13:35
수정 아이콘
저 때 태평양 돌핀스를 기억할 때 박정현보다 김성갑 2루수가 더 기억나는걸까요... 크크
멘도사 라인이 무슨 말인지 처음으로 알게 해준 선수였지만 뭐 흐흐
Chaosmos
09/10/10 13:41
수정 아이콘
이래서 짠물야구라는 소리를 들었던가요? 헐헐
그러고보니 예전에는 준플레이오프가 3,4위가 3게임이었나 2게임 이내 차이에만 있었을때 3전2선승제로 열렸던거 같은데
요즘은 5전3선승제로 열리네요 06년이었나요? 3,4위팀이 그 것 때문에 경기수가 많아져서 말이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준플은 당연히 열리는거고 5전3선승제라는게 당연하다듯이 받아드려지지만요;;
09/10/10 18:43
수정 아이콘
내일은님// 그래도 유이의 아버님 이심.... 응???
은솔아빠
09/10/10 21:34
수정 아이콘
준플 2차전이..2:0으로 이기고 있다가 김용국에게 만루홈런 맞고..1점 추격하여 4:3으로 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달덩이
09/10/10 22:41
수정 아이콘
늦게 이 글을 읽네요.
태평양 투수진은 정말 대단했네요.. 박정현 선수는 어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참.. 뭐랄까, 저렇게까지 열심히 던진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09/10/11 02:49
수정 아이콘
오 잘 보고 갑니다.
혹시 제가 카라의 역사를 쓸 때도 이 포맷을 잠시 빌려도 될런지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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