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의 세상읽기]2008_1209
이 세상엔 수많은 일들이 발생합니다. 또한 수많은 정보도 생겨나고 소멸되죠. 우리 앞에는 너무나 많은 일과 정보들이 있어, 그것을 모두 수용하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가끔 한번 정도는 생각하고 싶은 일들,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아주 편하게... 이 세상읽기는 정답이 없습니다. 또한 누구의 말도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바쁘시더라도 한번 쯤은 생각해 볼 만하다는 것. 이것으로 족합니다.
1. 강기갑 의원의 러쉬
내년도 예산안 처리시기에 대한 합의를 어제 시도했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무산됐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이미 합의를 한 이후라 별도의 합의문은 의미가 없어 두 당은 당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키기로 했습니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 창조의 모임 권선택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예산안을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만들어 서명할 예정이었지만, 뜻밖이 복병이 나타나 서명을 못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예산안 처리 논의 과정에 빠져있던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당직자들이 운영위원장실을 찾아가 일종의 ‘발끈 러쉬’를 감행했는데요, 이 곳에서 강 대표는,
“재벌들의 곳간을 채워주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과 예산심의를 용납할 수 없다” 며 회담을 저지하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깜짝 놀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깡패 집단도 아니고….”라면서 불쾌감을 표시한 뒤 회담장을 빠져 나갔습니다.
홍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원혜영, 권선택 대표와 통화해 합의를 지킨다는 확약을 받았다는 말을 했고, 민주당도 합의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권 원내대표가 ‘12일 처리’에 합의해 준 적이 없다. 선진당은 9일까지 처리해야 한다는 당초 태도에서 달라진 게 없다” 고 말해 여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TV에 나오는 강기갑 대표의 행동과 말에는 ‘날카로움’과 함께 ‘애처로움’이 동시에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강한 언변으로 한나라당 홍 대표를 강하게 몰아 부쳤지만 ‘바위에 계란 치기’ 정도의 느낌으로 해프닝 아닌 해프닝으로 강 대표의 러쉬는 끝을 맺었습니다.
안타깝긴 하지만 현실의 벽이 높긴 하네요.
2. 현대-기아차 세계 10대 엔진에 뽑혔다지만
현대/기아 자동차가 독자 개발했다는 V형 8기통 가솔린 엔진인 ‘타우엔진’이 미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 워즈오토가 선정한 ‘2009년 10대 최고 엔진’에 올랐다고 합니다. 짧은 자동차 제조 역사에도 벌써 엔진 기술로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됐다는 점에 충격을 받을 정도인데요, 일단은 기술 발전이 있다는 점에 환영의 메시지를 던지고 싶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현대/기아차의 ‘타우엔진’은 배기량 4.6L에 최고출력 380마력을 발휘하는데요 이번 선정으로 프리미엄 세단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워즈오토 측은,
“타우엔진은 힘의 전달이 부드럽고 동력 성능에서도 경쟁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합리적”
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한편 이 엔진은 미국에 수출되는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기아차의 ‘모하비’ 등에 들어갔으며 내년에 발표될 현대차의 최고급 대형세단 ‘VI’(프로젝트명)에도 사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내에 시판되는 제네시스에는 이 엔진이 탑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세계 10대 엔진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Audi AG: 2.0L TFSI turbocharged DOHC I-4 (A4 Avant)
BMW AG: 3.0L turbocharged DOHC I-6 (135i Coupe)
BMW AG: 3.0L DOHC I-6 Turbodiesel (335d)
Chrysler LLC: 5.7L Hemi OHV V-8 (Dodge Ram/Challenger R/T)
Ford Motor Co.: 2.5L DOHC I-4 HEV (_escape Hybrid)
General Motors Corp.: 3.6L DOHC V-6 (Cadillac CTS)
Honda Motor Co. Ltd.: 3.5L SOHC V-6 (Accord Coupe)
Hyundai Motor Co. Ltd.: 4.6L DOHC V-8 (Genesis)
Toyota Motor Corp.: 3.5L DOHC V-6 (Lexus IS 350)
Volkswagen AG: 2.0L SOHC I-4 Turbodiesel (Jetta TDI)
가만 살펴보면 일단 슈퍼카 제조사(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의 엔진이 빠져있고, 엔진의 대명사로 알려진 닛산의 VQ 엔진이 빠진 것도 이채롭습니다만, 가만 보면 경제 위기로 인한 엔진의 경량화나 디젤 엔진, 그리고 하이브리드 엔진에 더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라 속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또한 제한된 조건 하에 선정된 엔진들이라 우리가 보편적으로 말하는 ’세계 10대 엔진’이라는 말을 쓰기에는 한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점점 엔진 기술이라도(여타 기술은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발전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벤츠는....
3. 미친 영화이야기
김홍도가 울고 갈 미인도
요즘 미인도가 의외로 선전 중이다. 극장가 최대 비수기인 11월을 지나 12월 초까지 이 애매모호한 영화가 국내 극장가를 좀 쓸고 다니고 있다. 물론 12월 본격적인 성수기가 오면서 그 위력은 좀 떨어졌지만 정말 기대 이상의 선전이다.
이 영화는 초기부터 많은 약점을 갖고 있었다. TV 드라마(문근영과 상대해야하고) 내용과 겹치고, 주요 등장인물의 파괴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신윤복을 분한 배우 김민선은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히 떠오르는 필모그라피가 없다.
'도대체 어떤 영화에서 나왔더라??'
여튼 결과는 아주 좋다. 연일 언론에서도 이 영화에 주목하고 있고, 모 언론에서는 평일 대낮에도 관객이 많이 모인다고 할 정도니 입소문 마케팅이 제대로 발휘됐나 보다.
이런 여러 생각들을 머리에 집어 넣은 채 금요일 밤 영화를 관람했다. 장소는 신도림에 있는 CGV.
일단은 우리 고유의 미술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니 아름다운 화면 보여주기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촬영감독은 적당히, 그리고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정말로 적당히 보여준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주인공이 미인도를 그려 물 위에 띄우는 모습은 최고의 장면으로 꼽을 정도로 아름답고 뇌리에 깊게 각인됐다. 동양화의 핵심인 정적인 이미지와 원색의 대비, 그리고 조용한 흐름은 이 영화의 백미일 것이다.
자, 이제 좀 이 영화를 까 보자.
이 영화가 왜 흥행을 하고 있을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거 아니겠어?' 라는 말을 할 것이다. 이 영화는 조선 후기의 사회적 모습(양반 중심이 아닌 일반 서민과 홍등가 모습)을 면밀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리의 침을 흘리게 하는 홍등가의 모습은 디테일하다. 충격적인 두 여인네가 나와 다양한 제사를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저 시대에 저런게 있었을가?'라는 의문을 던질 정도다. 그러나 나는 그 것보다는 그 두 여인네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다.
'아니 조선시대는 수동적이고 폐쇄적이면서 자존심을 목숨처럼 여기는 사횐데, 이건 뭥미?'
물론 암암리에 뒷 구멍으로 할 짓 다 할꺼는 인정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양반 여러 명이 두 아낙네의 다양한 모습을 보며 침을 삼키고, 어떤 이는 참지 못하고 옆에 있는 기생을 범하기 직전까지의 행태를 보여준다. 정말 조선시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꼭 그런 사회만은 아니였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모습이 어느 정도 역사적 사실을 갖고 있을까?
영화 초반부에 명확하게 멘트 하나가 나온다.
'역사적 사실과는 다를 수 있다'
영화 초반부터 나는 저 멘트를 보고 '아 감독이 뒤로 빠질 구멍은 확실히 만들어 놨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 감독은 약간의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제대로 버무릴 수 있을 것이기에...
주인공 신윤복에 대한 역사적 사실은 그리 많지 않다. 온갖 추측과 설들이 난무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뒷받침 되는 것이 김홍도와의 라는 것. 그 중 가장 논쟁의 중심은 성별. '신윤복은 남자인가? 여자인가?'
일단 영화는 신윤복은 여성이다라는 전제하에 왜 그가 남장여성이 되었는지를 조선시대라는 사회적 배경과 가정 배경으로 논리를 전개한다. 사실 가정배경 때문에 저렇게 된 것은 너무 드라마적 요소가 강해 보인다.
나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관계에 대한 영화의 내용이 너무나 마음에 안든다.(내가 맘에 안든다고 다른 사람도 그러라고 말하는 건 절대 아니다) 특히 스승이 제자에 대한 사랑의 감정.......
아~~~~~~ 정말 김홍도가 그랬을까?
여기서부터 영화는 기본적 사실만 가정한 채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한다. 사제지간은 남녀의 감정 문제로 발전하고, 그 감정은 육체적 쾌락으로 전이되면서 '예술'에 대한 공통화 현상을 발휘한다.
스승은 아마도 처음부터 여자였음을 알면서도 그의 속내를 도저히 비춰내질 못한다. 둘 사이에 나오는 김홍도의 내연녀는 배신감에 치를 떨며 '애증의 칼'을 들이대며 사제지간의 붕괴를 이끈다.
두 사람이 그런 관계였는지, 또한 영화상에서 보이는 김홍도의 다소 파격적인 모습이 사실인지는 그닥 중요하진 않지만 이를 보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무의식적 각인이 이루어질까? 나는 김홍도에 대해 거의 무뇌한이다. 그저 풍속 화가로 조선 후기의 사회 모습을 그의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어 감사의 마음을 갖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그래도 제자인 신윤복에 대한 애정과 격한 모습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 영화의 제목이면서 신윤복에 대한 해석을 유추해 볼 수 있는그의 불멸의 작품 '미인도'의 모습이다. 혹자는 자신을 그린 자화상일 꺼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영화를 보면 아마도 자화상이지 않겠느냐라는 의미가 엿보인다. (그래서 '거울'이라는 매개체를 중요시 했을 수도. 거울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무언가에 꾸며지지 않은 말 그대로 자신 본연의 모습을 투영'해 주는 물건이다. 주인공은 거울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는다.
결국 거울이 있었기에 지금의 명작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만, 이 역시 추측일 뿐...너무 역사적 진실을 강조할 필요는 없지만 김홍도에 대한 표현은 나로서는 파격적이었다. 정말 김홍도가 이를 보면 통곡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4. 오결디(오늘의 결정적 한마디)
입대 장병 상당수가 국가-역사관이 편향되었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어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 기조연설에서 매년 20만 명의 입대 장병 중에는 대한민국 60년을 사대주의 세력이 득세한 역사로, 군을 기득권의 지배도구로서 반민족적 반인권적 집단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상당수 많다는 말을 했다.
그는 장병들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적 가치를 신념화할 수 있도록 하고, 투철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지닌 ‘강한 전사’,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육성하려는 군의 정신전력 강화활동이 이념 논쟁화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국방부 장관도 역사관을 들먹이기 시작했다.
5. 오퀴(오늘의 퀴즈)
지난 정답은 징기스칸입니다. 정답자는 나두미키님 입니다. 포인트 1점 드립니다.(누적포인트 2점)
[해설]
각 부분 본좌를 유추하는 것인데 시대순은 약간의 혼란을 일으키기 위한 순서 바꿈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이나 한니발은 본좌 라인에 들어가기엔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__)
<퀴즈> [미디어] 다음 중 거짓인 것을 고르시오(정답 2개)
① 지식 검색의 시초는 한겨레 신문사가 만들었다
② MLBPark는 동아일보사의 계열사다
③ 한국일보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주관사였다
④ 한겨레 신문사는 동아일보사에서 뛰쳐 나온 사람들이 만든 신문이다
⑤ 박정희 대통령은 언론탄압을 위해 경향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를 폐쇄 조치 했다
⑥ 무비위크는 조선일보 계열사다
6. 오늘의 솨진
”이건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