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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4/24 15:29:22
Name 유유히
Subject [유머] 어제 술자리를 야구 중계해 보겠습니다.
20:00
선발등판이 예고된 날, 불펜(밥집)에서 몸을 풀고 난 뒤 그라운드(호프집)에 들어섭니다. 이미 상대팀 선수들은 의욕에 찬 눈빛으로 알콜을 갈구하고 있습니다. 흡사 승리를 갈구하는 해남의 이정환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20:30
본격적으로 마운드(술자리)에 오릅니다. 초구에 96마일 포심을 찔러넣는 기세로 목에 첫잔을 들이붓습니다. 중계진과 덕아웃의 호평과 격려가 이어집니다.

21:00
1시간 동안 잔수 10을 넘지 않고 선방했습니다만, 원샷(볼) / 커튼(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너지며 상대팀 선수들이 기세를 올립니다. 완투하기 위해서는 잔수 조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타선지원(안주)이 빵빵하여 느낌은 좋습니다.

23:00
잔수 20을 넘어가며 위장에 부상을 입은 선수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강판당하고, 속속 경기장에 도착하는 중간계투요원들이 투입됩니다. 같은팀 선수들은 선발로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제게  잘하고 있다며 역시 8년 경력 베테랑 선수답다는 찬사를 보냅니다. 상대팀 타자를 맨투맨으로 맞이하여 소주, 맥주, 소맥 등 다양한 변화구로 요리하며 삼진(오버히트)으로 돌려 세우는 장면에서는 이 경기 최고의 명장면이라며 박수갈채를 받습니다.

24:00
그라운드 클리닝 타임. 잠시 짬을 내어 노래방에서 신나는 노래를 부르는 이벤트 시간입니다. 다른 선수들이 화려한 팬서비스 세레모니를 선보이는 동안 자리에서 운기조식하며 정신을 가다듬습니다.

2:00
타구장에서 속개된 경기에서 완급조절을 잘못한 몇몇 선수들이 속속 경기를 포기하고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발생합니다. 스포츠 정신을 발휘, 경기를 중단하고 환자들을 숙소로 복귀시킵니다.

4:00
막바지로 치달은 경기. 완투하고 있는 선수들은 체력의 한계에 도전합니다. 몇 안 되는 멀쩡한 정신의 선수들은 완봉을 노리고 남아있는 소주병의 소주를 모아 들이킵니다. 이미 그라운드에 널부러진 선수들은 방치 모드입니다.

6:00
첫차가 다니며 정규 이닝이 종료되었습니다. 최후까지 살아남은 3인. 각자의 투혼에 찬사를 보내며 해장국집에서 연장전에 돌입합니다.

7:00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선수들은 다음주의 더블헤더를 기약하며 승리의 미소를 짓습니다. 이미 연속 선발등판이 예정되어 있음에도 12이닝 완투로 체력을 완전히 소진한 유유히 선수는 금일 조기강판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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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도 선발 등판합니다. 상대 선수들의 방어율과 스탯이 워낙 막강한지라 조기 강판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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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샴푸
09/04/24 15:31
수정 아이콘
아.. 저는 항상 마무리로 나와서 불을 지르곤 했죠...(?)
09/04/24 15:35
수정 아이콘
전 승리투수 요건까지 갖추고 쏘쿨하게 내려오는 스타일.. 절대로 완투는 안하지요..
외로운사람
09/04/24 15:36
수정 아이콘
전 완투는 해도 연투는 못하겠더군요.
Daywalker
09/04/24 15:39
수정 아이콘
퐈.. 퐈이야!!
포데로사도스
09/04/24 15:48
수정 아이콘
망고샴푸님// 마무리 불쇼 젤 무서워요.
09/04/24 15:51
수정 아이콘
주량이 원체 약한 관계로 항상 상위타선은 도망가는 피칭,(남자 선배께는 인사만 드리고) 하위타선을 집중공략하는(여선배들 사이에 무조건 끼어앉습니다. 아주 약간의 애교만으로도 넘어가주시는) 짠물 피칭으로 동기들 사이에 악명이 높았었죠. 집요하게 유인구를 커트해내며 따라붙는 타자에게는 선배님 밥사주세요 위협구로 홈플레이트에서 물러서게 만든 뒤 바깥쪽을 화장실 다녀올께요 폭풍직구로 돌려세웁니다.

은밀한 스캔들, 좋은 정보, 의외의 소개팅자리 획득, 삘받아서 확 쏘는 사람들 등 완투 수당이 짭짤한데다 마침 혼자 살기 때문에 무박2일 연장전이 벌어져도 무조건 완봉하곤 했습니다. 한번은 실수로 전원 솔로부대인 팀을 상대로 등판했는데 여자친구 전화를 애교떨며 받다가 삼배주 당하고 무사만루 채운 상태로 첫 이닝을 시작했던 악몽도 있었지만요 ㅠ

아, 그리고 가장 재미있었던 기억은 역시 어린 시절 운동하던 친구들과 다른 체육관 친구들 술자리에 등판했던 겁니다. 워낙 무서운 친구들이라 조심조심 마셨는데 역시 호쾌하고 시원한 친구들이라 아무리 빠지는 공을 던져도 선풍기 슝슝 돌려주더라구요. 완봉하나 하고 기대했는데 역시 호쾌하고 시원한 친구들이라.. 옆자리 테이블 분이 일어날 때 코트 자락이 펄럭여서 닿았다는 이유만으로 아저씨 뭐야 헤드샷 작렬후 곧바로 벤치 클리어링...
밑힌자
09/04/24 16:03
수정 아이콘
거리에서 만난, 낯선 거한들과 벌이는 벤치 클리어링이 제일 난감...

6:1로 맞고 있는 친구를 보며 도와줘야 하나 말아야 하가 하고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AstralPlace
09/04/24 16:07
수정 아이콘
판님// 소시적 퀸란같은 공포의 하위타선을 못만나신 거군요.
제 한학번 선배중에 어지간한 남자들은 감당하지 못할 주량을 가지신 미모의 여선배님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하위 타선은 절대 쉬어가는 타선이 아니다'라는 것을 몸소 체험했었습니다...OTL
09/04/24 16:14
수정 아이콘
밑힌자님// 어... 하긴 벌떼마운드를 만나면 겁은 나지만, 그래도 친구잖습니까! 하하. 저는 같이 운동한 친구들보다 늦게 시작해서 허약했던지라, 벤치 클리어링시에는 뒷선에서 보호받는 존재였지요. 1선이 밀린다 싶으면 절대 아무 감정도 얼굴에 드러내지 마시고 걸어가세요. 주머니에 손 넣으셔도 안됩니다. 그러면 저쪽 뒷선에서도 연장 들거든요. 핸드폰 손 안에 쥐신 다음에 주먹 감아쥐시고, 그걸로 머리 옆이나 뒤통수를 찍으세요. 흥분하면 우완 정통파 오버핸드로 머리 위를 찍으시는 분들이 있는데, 거긴 굉장히 단단한 부위라 예상외로 별 효과가 없습니다.
Grow랜서
09/04/24 16:34
수정 아이콘
저희집안은 다들 술이 세서...
제 여동생 대학생활 초기에 만만해보이는 제동생을 공략해보고자 여럿덤볐다가 떡실신했다죠...
참고로 제동생주량은 대략 7~8병정도 됩니다... 오버페이스면 10병이상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제가본건 8병이 최고인듯;
아버지를 닮으셔서 말술이죠...
눈팅만일년
09/04/24 17:06
수정 아이콘
이런 식으로 연속 등판하시다가 20대에 은퇴하십니다... 조심하세요ㅜㅜ
유유히
09/04/24 18:18
수정 아이콘
흐흐. 오늘도 감독님께 콜이 왔군요.

유유히! 네가 있을 곳은 도서관이 아니야.
내가 부를 때까지 몸만들고 있어.
09/04/24 18:35
수정 아이콘
쿠크크크크크 본글도 재밌지만 역시나 댓글로 완성하는 유머
09/04/24 19:04
수정 아이콘
전 꾸역형 피칭을 하는 투수네요..크크크크
ChojjAReacH
09/04/24 19:55
수정 아이콘
저는 성준코치의 전성기시절급 피칭을 뛰어넘습니다. 일단 초구는 호쾌하게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습니다. 2구부터 쏟아내는 저의 유인구(게임)에 타자들이 풍기를 팡팡돌리는군요. 하지만 결국 유인구에 안타를 한 방 맞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실망하지 않고, 견제-하늘보기-사인미스-견제-하늘보기를 무한반복합니다. 다른 타자들은 이미 진이 빠지고 있네요. 안타에 대한 후유증은 이미 저 멀리 사라졌습니다. 한 구 한 구 신중하게 던져줍니다. 경기시간은 4시간 째, 아직 2회초 2아웃. 저는 얼마 되지 않는 투구수에 아직도 쌩쌩하고 우리 팀의 지원에 기분이 좋지만 타자들은 모두들 제 풀에 쓰러집니다. 짐을 싸고 가는군요. 실격승입니다 후훗.

* 가끔 오버웍을 하면 1시간 30분동안 5이닝 승리투수 요건만 갖추고 내려갑니다.
라바무침
09/04/24 20:30
수정 아이콘
전...시구만 해도(?) 울렁거립니다. 야구가 하고싶어요 ㅠㅠ
앞니여포
09/04/24 21:03
수정 아이콘
전 원래 선발에 꾸역형 이닝이터입니다만 선수 보호를 위해 마무리로 나섭니다.
밑힌자
09/04/24 22:25
수정 아이콘
판님// 그 여섯 놈들이 주먹을 안쓰고 다 발을 쓰더라구요... 무슨 영화 찍는 줄 알았습니다 - _-
지니-_-V
09/04/24 22:31
수정 아이콘
전 언제나 연투가 가능한데 감독님이 잘 안불러주시더군요-_-
그래도 한달에 20일정도는 등판했었습니다. (으응? 노예..??)
근데 이거 미국에 오니까.. 애들이 차별하네요 ㅜ_ㅜ
Thanatos.OIOF7I
09/04/25 00:09
수정 아이콘
전 합정동 김노예입니다.
불러만 주십셔.
목숨바쳐 v10찍겠습니다.
09/04/25 00:17
수정 아이콘
프로 3년차에 연장 완봉이 수차례군요,,,^^;;;
몸값비쌉니다
목동저그
09/04/25 02:23
수정 아이콘
저 역시 시구만 해도 울렁...
야구를 배우고 싶네요;
LovE.StorY.
09/04/25 07:08
수정 아이콘
난.. 야구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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