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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6/24 17:09:03
Name 서인
Subject [기타] [떼쓰기] 이젠 이길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스페인전에서 힘들게, 그야말로 투혼으로 버티는 선수들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너무 지쳤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 독일 전은 정말 어렵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유럽에서 삐딱선을 타더군요. 여기저기서 읽은 "이보다 더한 감동은 없다, 드라마다, 영화다.." 등등의 글에 덧붙일 게 생각났습니다.

이하 아래는, 경어로는 너무 맛이 없어서 그냥 험한 말투로 씁니다. 양해를 ^^a


*** 이젠 이길 수 밖에 없게 되었다 ***

드라마든, 만화든.. 가슴 뭉클, 눈물 찔끔하게 사람을 감동시키는 스토리는 한정되어 있다.

우리는 결승간다. 그리고 세계최강으로 우뚝 선다.

그래야 이야기가 되거든.


1. 이야기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기대하지 않는 불운한 주인공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다. 작가에 따라 살짝 보여주기는 한다. 주인공의 놀라운 잠재력을.

☞ 태반이 결손가정 출신에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혹간 상대의 장삿속에 빅리그에 진출한 사람조차도 벤치 데우는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둘의 예외가 있지만 어차피 세계적인 스타와는 까마득한 거리가 있다. 그저, "좀 한다"정도의 평가가 고작이다. 자, 잠재력은 있으나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주인공의 등장이다.

2. 주인공의 잠재력을 알아본 뛰어난 코치나 후원자를 만나게 된다. 이 코치는 남들이 이해못하는 프로그램으로 "삽질"한다고 비난받지만 꿋꿋하게 "자기의 길"을 간다. 주인공은 전적으로 그를 신뢰하고 하루하루 성장해간다.

☞ 아직도 히딩크와 선수들이 안 떠오르신다면 마우스로 ←를 누르고 빠져 나가시길-_-ㆀ

3. 재수없게도 초장부터 강한 상대를 줄줄이 만나서 눈물 찡한 선전 끝에 승리를 거두지만 기력이 다하여 초죽음이 된다.

☞ ㅠ.ㅠ 스페인전에서 탈진해가며 정신력 하나로 버티는 선수들 보며 울었다. 정몽준의 파워니 음모 운운하는 유럽애들 당신들의 멍청한 발언에 스스로 반성하라. 어느 바보가 예선에서 할랑하게 올라와서 상대적으로 체력소진이 훨씬 적은 우승후보들과 줄줄이 싸우게 일부러 조작을 하냐?

4.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눈부신 승리를 거둔 주인공에게 온갖 비난이 쏟아진다. 순 운이다, 더티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심판을 매수했다, 대회 수준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극소수의 진정한 매니아들은 주인공의 진가를 알아보고 있지만 외로운 울림으로 그친다. 주인공 주변의 사람들은 곳곳에서 수난을 당한다.

☞ 깔보던 대한민국에게 지고 짐싼 유럽 애들 쪼짠한 본성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진정한 강자, 선진국은 그러지 않는다. 유럽 애들 지금 위기의식으로 단결하는 중. 특히 이탈리아 언론에서는 연일 한국 비난프로그램을 가동 중. 개인적으로도 이탈리아 유학생의 험하게 당하는 이야기들 전해 듣고 있다ㅠ.ㅠ. 이탈리아의 탈락을 고소하게 여기며 즐기던 프랑스에서도 이젠 스페인전 오심이라고 떠드는 세력이 준동 중이다. 중국은 오래 전에 난리삽질을 시작했다. 아, 이탈리아, 중국 유학생들 불쌍해.. ㅠ.ㅠ 이번 월드컵에서는 오히려 일본이 우리 우방이다-_-a

기도 안차는 건 "신의 손" 마라도나가 심판이 편파판정한다고 거드는 점이다. 세상 사람들 다 뭐라해도 넌 한마디도 할 자격없어 ***야. 넌 기회되면 또 하겠다며?

베켄바워도 한-독전을 앞두고 미리 초치기 시작했다, 독일이 질까봐 심판 판정 문제를 걸고 있다. 베켄바워 너 진짜 실망이야, 쪼짠한 넘..


5. 그러나.. 알고보면 부당한 판정으로 피해를 봐 온 건 주인공이다.

☞ 이탈리아 전에서 김태영을 두드려 패서 코 내려 앉힌 비에리는 그냥 넘어갔다.(이거 미안해서 주심이 이천수 봐줬나-_-?)
홍명보 앞에서 얼굴 감싸 쥐고 시뮬레이션 한 또띠, 이 때 이미 이 자식은 경고 하나 더 먹고 퇴장당했어야 한다. 연장까지 갈 것도 없이. 왜? 시뮬레이션은 언제 어디서건 unsporting behavior로 규정되어 있고 unsporting behavior는 경고주는 첫번째 요건이거든. 못믿으시겠거든 FIFA 규정집 찾아 보시라. (코멘트 상 오류 지적해주신 박세영님께 감사^^)

파라과이-독일전? 발목 태클 들어간 독일 선수 바로 경고 먹었다.
브라질-잉글랜드전? 호나우딩요가 공 먼저 차고 관성으로 발목 태클 했는데도 바로 퇴장당했다.

반면 우리는?
미국전에서 박지성이 전반전에 교체되기까지 악질적인 태클 세 번이나 먹었는데 박지성 관련해서 미국 측에 준 경고는 한 번으로 그쳤다.
그러지 않아도 발목 부상 중인 김남일은 결국 공과 관련없이 당한 태클때문에 교체됐는데 스페인 애들이 모르고 그랬을 것 같나? 근데도 심판은 퇴장은 커녕 경고도 안 줬다. 난 심판진들이 이탈리아전 땜에 일부러 우리에게 불리하게 경기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지성이 두 명 제치고 단독 돌파 중일때.. 심판이 휘슬불었다.
'어드밴티지 룰 적용해서 그냥 진행하지 무슨?.. 헉'
제길.. 박지성이 오히려 파울 받았다. 어이 없다는 표정, 그러나 한 마디하고는 그대로 물러서서 수비들어간다. 히딩크가 우리 선수들보고 innocent하다고 한 게 뭔지 알 것 같았다. 세상에 전쟁터에서 이런 순딩이들이 있나 -_-...


6. 무책임하고 어이없는 온갖 부당한 비난이 난무한 가운데...

이미 녹초가 되었던 주인공은 다시 한 번 투혼을 불사르고 모든 잠재력을 드러내며 최강의 적을 유감없이 눌러버린다. 드디어 세계가 승복한다. "쟤 진짜 세구나!!" happy ending...

☞ 드라마 전개상 우리는 이긴다. 이길 수 밖에 없다. 그것도 두 골 차 이상의 대승으로.

이걸 정몽준이 짠 거라면.. 정몽준을 대통령으로!
정몽준이 진짜로 이런 천재라면 나라를 맡겨야 한다
ㆀ-_-a (진담으로 들으실 분 안 계시져?)


박지성을 위한 노래 - [오~ 필승 코리아]의 가사 일부를 남기며 필자는 다시 스터디 준비하러 간다.

쉴 새 없이 날아드는 태클

심판은 나를 보지 못했나

순간 나는 알게 되었죠

나는야 언제나 혼자요

[후렴]

뛰어라 내 다리야 이 세상 끝날 때까지

~~~~

덧) 지성아, 사실.. 넌 혼자가 아니야 ^___^
프랑스애들이 뭐라고 한 줄 아니?
"한국은 축구 역사상 최초로 민족을 등에 업고 경기를 하고 있다."
<<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세~계최강 짝짝짝짝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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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6/24 17:14
수정 아이콘
서인님 글 오래만이네요. ^^
맵타령하듯이 선수들의 노력을 폄하 하는것 때문에 화가 나네요.
Apatheia
02/06/24 17:16
수정 아이콘
독일 골킵 칸이 그렇게 말했다죠. 심판이 한골을 빼앗아간다면 2골을 넣고, 그것마저 무효가 된다면 3골을 넣으면 된다고. 그게 축구라고... 뭐 그 또한 유럽 사람인지라 경기후 말이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까지 지켜본 유럽선수들 중에는 제일 그럴듯한 말을 하는군요. 욕먹을만큼 커버린 한국축구...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
'욕먹을만큼 커버린'... 정답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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