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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19 14:49:39
Name The Siria
Subject World E-Sports Games 16인의 시인에 대한 단상(13) - 〔64AMD〕Deadman,안드레이 소보레브
차가운 바람이 불어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걸까요.
어딘가, 자신이 걸을 그 길이 남아 있음을 알고, 그렇게 말없이 걷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아마,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일지도 모르겠지요.
겨울의 바람이 심해질수록, 혹은 여름의 더위가 심해질수록, 걷는 것은 어려워지며, 자신의 의지에 대한 시험은 더욱 깊어집니다.
거기에, 자신의 길이 있다면, 그 길에 자신의 믿음을 다 걸었던 것에 대한 후회도 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후회는 없다는 생각이 아직도 머릿속 깊이 박혀 있다면, 그래서 그 길이 정말 나의 길이라고 믿는다면, 그 길의 끝에 있는 꿈과 열정과 희망이라는 목표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여기에 바람이 불고, 따가운 더위의 기운이 그를 덮친다고 해도, 그는 말없이 걸을 것입니다.
묵묵하게 걷는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입니다.
그 걸음에 자신을 담아낸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 때와 지금과 앞으로도 계속.

앞으로도 그는 걸어야 합니다.
지금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다고 해도, 그 길을 계속 걸어야 합니다.
어차피 걸을 수밖에 없는 것이 모든 이들이 처한 운명이기에.
그리고 비단 그 운명 탓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길에 무언가 있음을 알고 있기에. 어쩌면 걷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걷는 이들이 모입니다. 열여섯이나.
그 중에서 한 명의 사람이 그입니다. 열여섯 중의 하나로 치부하기에는 무언가 아쉬운 점이 남는 사람이 그입니다.
아직, 그가 걷는 모습에 어떤 감각과 느낌과 추억이 많이 배어나오지 않네요.
아니, 그것은 세계의 흐름에 많이 둔감해 있는 한 한국인의 정서일지도 모릅니다.
PC방에서 그의 리플을 찾아서, 여러 개 보았지만, 그의 화려한 시절에 대한 리플을 많이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가 화려했던, 그 시절의 모습은 불행히도 패치가 달라지며, 볼 수가 없습니다.
아니, 제가 보기를 귀찮아하는지도 모르겠군요.
서방 동토에서 한국 땅까지 자신의 걸음과 길을 위해 온 사람에게 너무 무신경한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 반성이 얼마나 자 자신에게 합당한 고침을 만들어 냈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이 교차합니다만. 아마도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반성이 완전히 이루어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반성을 제 자신이 했다면, 그랬다면, 지금 저는 먼저 있는 힘을 다해 리플을 구해서 경기를 보면서 글을 써야겠지요.

각설하고, 그는 날카로운 창이 되어야 하고, 되고 있습니다.
무딘 창이 되어서, 상대를 누를 수 없다면, 그것은 아무 의미 없는 걸음을 걷는 것입니다.
게이머들에게 시인이라는 칭호를 쓸 수 있는 것은 경기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게이머들이 구도자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게임을 통해 자신의 꿈을 완성시키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제 자신은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날카로운 창의 모습은 많이 보입니다.
몇 개 되지 않은 리플 속에서 그가 보이는 모습은 창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 창의 모습은 날카로움을 가진 창이자, 동시에 끈질긴 모습입니다.
기다림의 모습이지요.
자신의 길을 믿고 있는 사람이 보여 주는 그 기다림의 모습.
어쩌면, 그 길에 숨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 그의 데몬은 달리고, 그의 유닛은 노래하는지 모릅니다.
그 노래의 제목이 상대에게는 그를 표상하는 아이디와 겹쳐서 죽음의 노래로 불려지는 것이기는 하겠지만요.
데드맨이라는 아이디에서 창의 날카로움과 걸음걸이가 느껴집니다. 그 경기에서 그 자체가 배어나옵니다. 마치,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짓기 위해 늪에다가 모든 돌을 다 던져 버렸던 그 모습. 그 우직함이 그대로 재현이 되는 것처럼.
창끝으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것이 늪이든, 추위이든, 더위든, 혹은 자신의 시를 완성하는 것을 방해하는 그 어떤 미지의 존재이든, 토대를 이루는 돌을 겁 없이 던지는 모습입니다. 바로 그러한 모습입니다.
미지의 존재와 벌이는 경기에서도 그는 자신의 노래를 계속 할 것입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오래도록 걸어왔으며, 다져온 길의 이름을 빛나게 하는 죽음의 노래. 바로 그 노래 가락이 말없이 울려 펴집니다.
길을 걷는 모습에 있어서, 조용히 걷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 한밤의 시간을 믿지말라!
사악한 아름다움에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은 이 시간에 죽음과 가까와지고
꽃만이 기이하게 살아있다.

말없는 벽은 어둡고 따스하며
난로의 불은 꺼진지 이미 오래다
나는 꽃들에게서 배신을 기다리고
꽃들은 나를 증오한다.

그들이 있는 곳엔 열기와 불안
그들의 대담한 향기는 나를 숨막히게한다.
그러나 나는 도망칠 수 없고
그들의 화살을 피할 수도 없다.

핏빛 비단 사이로 저녁의 태양이
잎사귀에 빛을 흩뿌린다.
부드러운 육체는 되살아나고
사악한 꽃들은 잠에서 깨어난다.

독성의 아름다움으로부터
독물이 양탄자에 뚝뚝 떨어진다.
더욱 신비하게, 더욱 위태롭게..
그리고 내게는 조용한 말다툼이 들리는듯하다

사각거림, 미동, 숨소리
마치 적의 척후병처럼 나를 감시한다.
내 생각을 엿듣고, 알아차리고
나를 독살하려한다.

오, 한밤의 시간을 믿지말라!
사악한 아름다움을 조심하라.
이 시간에 우리는 모두 죽음과 가까와지고
꽃만이 홀로 살아있다.」
날카로운 창의 끝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모습.
우직함. 그 모습.
지금 그는 방어자이자, 도전자의 느낌으로 자신의 경기를 벌입니다.
자신의 시를 씁니다. 황홀하고, 달콤한 창의 시이자, 꽃의 시이자, 죽음의 시를.
거침없는 창끝의 황홀한 노래. 〔64AMD〕Deadman,안드레이 소보레브


ps. 생각없이 쓴 느낌이랄까요. 여타 다른 글에 비해서 조금 대강 쓴 듯 하네요.... 죄송합니다. 기운내서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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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20 00:47
수정 아이콘
이 선수는 잘 모르겠네요..
아이디는 정말 유명하죠 ^^;;

이 사이트 저 사이트 올리시느라 힘드실텐데...
힘내시고 나머지 3명도 더 잘 써주세요 ^^;;

코멘트를 남기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올리시는 것을 보면서..
속으로 많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적은 리플수.. 썰렁한 분위기..
좀 상심하실수도 있을테지만..
마음 약해지지 마시고, 노력의 댓가는 찾아오기 마련이고,
나름대로 이걸 쓰시면서 느끼는 것도 많으실 것입니다.

(아는 것도 없으면서 건방지게 그런 말하지 말라고 하시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정말 응원 하고 있습니다 ^^;;)

화이팅 시리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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