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6/04/12 04:19:26
Name Deco
Subject 가끔, 조금은 그리워지는 시절


(문득 생각나는 음악이네요; 갑작스레 생각나서 한 번 담아봤습니다.)


Kalimdor 서버의 공인 Exp 게이머 Deco는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친구와 2:2 어렌지 서칭을 눌러놓고, 잠시 인터넷 서핑을 즐기던 중.

두둥-소리와 함께 워3창이 활성화 되며, 로딩중의 익숙한 화면을 보게 됩니다.

래더 게임 로딩때마다, 맨 처음 보게되는 상대편의 ID와 레벨을 보고, 맵 파일을 확인하는 찰나.

T r a n q u i l p a t h.

"어? 이야, 이맵 오랜만이네. 야, 이거 오리지널때 1:1 하던 맵 아냐."

"그걸 누가 모른대? 유닛공유나 까먹지 말고 빨랑 혀. 나 2배럭 한다?"


......


섬 지역도 있고, 본진은 다소 넓직하며, 길목은 좁고, 크리핑 캠프는 많고, 때에 따라 각 캠프의 크립들이 랜덤하게 바뀌고, 오창정 vs 임효진의 명경기를 낳았던 맵이기도 하건만, 어느덧 1:1 래더맵에선 다른 맵들에게 자리를 내어준지 오래인 트랭퀼패스. 로딩 중에 나오는 맵 파일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알 수 없이 오리지널때의 향수가 느껴지더군요(2:2 서칭중에 트랭퀼패스가 걸린 게 사실 무슨 대수겠냐만은, 부족한 글재주를 풀어가기 위한 수완이오니 이점 양해를).

이몰레이션을 첫 스킬로 찍고 휴먼의 금광으로 용감히 뛰어들던 데몬헌터. 리스토네이션 포션, 라인카네이션 앵크를 들고 유유히 썬더크랩을 찍는 마운틴 킹. 미러 이미지와 함께 로스트 템플 샘 트롤지역을 사냥하러 가는 블레이드 마스터. 한때 부동의 언데드 세컨영웅으로, 데스나이트와 함께 쌍오라 구울을 지휘했던 드레드 로드(사실 따지고 보면 지금도 딱히 볼 수 없는 모습들은 아닙니다). 래더맵은 대부분 로스트 템플이 걸리던 그 시절. 래더의 매칭 시스템이 현재와 같은 ELL 방식이 아닌, +- 6레벨 간에 게임을 만들어 주던 시절. 학교 컴퓨터 실에서, 혹은 학교 끝나고 집에서 친구들과 프로게이머의 ID, 혹은 세컨 ID를 래더 페이지에서 검색해보며 매일마다 그들의 끝없는 연승행진에 감탄하기만 했던 시절. 그리고 야자시간마다 머리를 굴려, 나름대로 멋있다고 만든 ID들로 25승 0패를 만드는 꿈을 먹고 살던 시절.

그때를 돌이켜보면 워3 방송경기에서 이제는 보기 힘든 대감나엘 Anyppi 임효진 선수가 있었고, 브레이브 팔라딘 Scorpio 오창정 선수가 있었으며, 또한 헌트리스의 아티스트라고 불리웠던 Gerrard 박외식 선수가 있었죠. 휴먼킹 Medusa 전지윤 선수, 전략가  Shoo 추승호 선수, 거만휴먼 Startruth 차순재 선수, 처절나엘 Elky 베르트랑 선수 등등 많은 게이머들이 방송에서 혹은 배틀넷에서 멋진 모습들을 보여줬었고 말입니다. 또 그 중엔 저를 언데드의 세계로 빠뜨린 MyOnlyStar 최원일 선수(다시 보고싶습니다), 선드레 플레이어로, 선마킹 플레이어 M45_Angelbeat님과 함께 많은 관심을 갖게했던 WCB_Jackson님 등 수많은 게이머들도 있었고, 그런 그들이 주역이 되어 만들어나간, 지구방위대 Pooh와 영원한 라이벌 WeRRa, 그리고 ReX와 Lof, St, Cherry, Saint 등 배틀넷의 명문클랜들의 춘추전국시대 - CTB의 시절도 있었죠.

일세를 풍미했던 포레스트 워킹 구울, 온리 샤먼, 많은 논란을 불어 일으켰고, 또한 그로 인해 명경기(전영현 선수 vs 임준영 선수였나요?)를 낳기도 했던 건물 러쉬, 낭만 관현악의 악기로도 종종 쓰이곤 했던 타워사냥과, 용병러쉬, 오크의 빠른 테크를 바탕으로 한 노배럭 플레이, 언데드의 핵심전략이었던 쌍오라 40 프렌지 구울, 나나전의 대세였고, 최근 MIL에서 판타지스타 장재호, 쇼타임 김대호 선수가 '2006년 기대되는 신인' 이관우 선수, '40렙까지 져보지 못한 남자' 이성덕 선수를 상대로 잘 보여줬던 아쳐+탈론 싸움. 키퍼 오브 더 그루브의 초반 인탱글링 루츠 일꾼 견제에 대비하기 위한, 언데드의 애콜라이트 5기 확보와 동시에 홀 업을 올라가는 패스트 홀업 빌드. 파워오크라 해서 당시엔 오히려 비주류 전략이었던 오크의 배럭플레이, 그리고 경이로운 속도로 빠른 세컨영웅 추가를 가능케했던 5피온 빌드오더 등등. 이제는 어느덧 거의 추억으로 꼽히는 전략들이네요. 막상 쓰고보니 건물, 용병러쉬, 아-탈 체제, 타워사냥, 쌍오라 프렌지 구울.... 뭐 역시 딱히 지금은 볼 수 없는 모습은 아니군요.

궁.극.기 이건만, 퍼지와 각종 디스펠에 장렬히 산화하던 인페르날. 타겟은 포탈도 타지 못하게 했던 인탱글링 루츠. 타겟은 포탈 타지 못하게 할 뿐이 아니라 디스펠도 안되고, 시간도 더 길었던 공포의 사이클론. 시멘트 업그레이드가 필요없었고, 지금보다도 더욱 강했던 와치타워(덤으로 지금도, 그때도 언제나 동네북이자 주요 테러 대상인 오크버로우) 와이번이든, 그리폰이든, 무엇이든 걱정없다! 하늘의 왕자 드루이드 오브 더 탤론. 데미지 49-60, 공격속도 very fast. 주포 토르의 해머로 침입자들을 발할라로 인도했던 이제르론 요새 마냥, 적에게는 공포를-아군에게는 든든함을 안겨주던 블랙시타델. 본진만이 아닌, 모든 지역에서 가능했던 민방위 24시 소집가능, 타운 홀이 있었고, 로또나 다름없었고, 결국 래더에선 사라진 고블린 랜드마인, 중독처럼 상점에서 찾곤했던 네게이션 완드, 그리고 지금은 절판됐지만 다시 상점에서 판다면 특히 블레이드 마스터를 상대로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싶은 트루-시잉 잼도 있었죠.

이제 더 이상 언데드는 '오리지널 초중기때의' 약체종족이 아닌 현실에서, 그리고 아직도 수많은 게이머 들이 펼쳐보이는 워3의 세계 속에서 커럽션 오브, 네크로맨서 완드, 옵시디언 스태츄-디스트로이어가 없었던, 게다가 상대 영웅들은 딜레이도 없는 포션, 캐스팅 시간도 없던 포탈, 거기다 무엇을 들고 있나 볼 수 없었던 인벤에 그것들을 넣고 "구울꽃"을 피웠던 것을 가끔 생각해봅니다. 그러면, 그 시절에 내가 어떻게 언데드를 안버리고 용케 지금껏 해왔구나 하는 나름대로의 놀라움,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한번쯤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서 다시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 묘-한 기분이 되더군요.


...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제는 추억이 되버린 과거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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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12 05:16
수정 아이콘
아 장문의 댓글을 달았는데 사용권한이 없다고 하네요. 아 우울하여라.
암튼 그때가 그리울때가 종종 있어요. 하지만 그때는 로망이 존재하던 시기인지라
사기소리 듣는 유닛이나 체제 건물 영웅들이 존재했고 이들은
끊임없는 하향패치를 통해 지금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게 오히려 워3의 인기를 해친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하지만
전 지금도 상당히 만족하고 좋습니다.
게임을 만든 사람의 장인정신이 이곳 저곳에서 많이 느껴지거든요. ^^;

오늘 못다한 이야기는 나중에 제 글을 통해 한번 써보고 싶네요.
다만 아직 워크는 죽은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에 너무 치우치기 보다는
그냥 제 이야기 식으로 담담하게 적어보고 싶습니다.

아참 탈론 싸이클론은 디스펠 안 되었구요 유닛에게 지속시간은 30초였던걸로 기억해요.
06/04/12 08:05
수정 아이콘
참... 그때도 사나난 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온게임넷리그에 전부 나엘이 올라가지도 않았나요?? 베르트랑의 데몬 6렙 ㄱㄱ 이젠 추억이 되버린 쇼타임의 오크와, 임효진의 엠겜 포스 등등... 그래도 MIL과 여러가지 리그때문에 그때보단 더 재밌는것 같습니다...^^
가즈키
06/04/12 10:36
수정 아이콘
진자 베르트랑의 플레이는..엽기였죠;;본진다꺠지고..멀티꺠지고도.
어떻게 데본6레벨만들어서 한방에 역전...매경기가 저래서 너무 웃겼죠
-_-;; 진선수들 표정보면..황당하다는 표정;;

낭만오크..그암울하다는오크로.. 진짜 말도안되는포스를 보여줬죠;;
우승이 맵조작으로 빛바랬지만..그래도..당시최고의 스타엿죠..;
저번에 아프리카에서 이중헌선수 플레이모습보고,. 너무 좋아서..
이중헌선수가..똑같은 빌드로..45나엘 잡는거 보고..연속2번을같은빌드로;; 따라 해봤는데 -_-;;못하겠더라고요;;;
루실후르페
06/04/12 12:46
수정 아이콘
아아 정말 추억이로군요... 데몬헌터 인벤은 언제나 포션6개였고 마킹은 아메팔라를 마나힐링포션 삼던... 로템 12시에 숨긴 워러시가 정말 좋아서 사기라고했던 기억이 나네요.
휴먼킹 전지윤선수가 보고싶습니다..

아참 사이클론은 포탈도안타지고 시야에서도 사라지며 부대지정도 풀려버립니다. 물론디스펠도 안됬구요;
사기유닛SCV
06/04/12 13:54
수정 아이콘
다른것을 몰라도 래더시스템은 그옛날로 돌아가고싶네요....
지금의 ELL시스템은 퀘난감*-_-*
Paisano5
06/04/12 16:32
수정 아이콘
itv에서의 봉사장님의 랜덤...동수님의 휴먼...
박외식선수의 지금의 장재호같은 포스...
워3초창기때 장위동에 지정pc방이 없어서 외대나 번동까지
다녔던 기억이 나네여...^^
아..혹시 3:3하시는 분들이 계시나여??
저는 KongGaroo라는 자칭 클래인데여(인원이 4명밖에..^^;;)
그래두 랭킹이 지금 아시아10위입니다...노가다지만여..^^
06/04/12 17:31
수정 아이콘
배럭보다 빠른 휴먼의 멀티, 3렙찍으면 300의 마나와 체력을 날리는 마나번...티타늄 마킹...데몬헌터하고 마킹이 힐링포션 6개씩 가지고 있으면 저걸 공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참 난감했죠...
흐흐, 그리고 그때 사이클론 걸리면 전투 끝나고나서 한참 후에 내려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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