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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1/09 16:47:25
Name ArthurMorgan
Link #1 본인
Subject [MLB] 완벽한 피처
  어떤 피처를 좋아하시나요? 불꽃같은 파이어볼러인가요? 무지개같이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브레이킹 아티스트?

혹은 면도날처럼 미트에 공을 꽂는 컨트롤 마스터? 게임을 마음대로 주무르며 맞춰잡는 피처도 있습니다.

어떤 투수건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고, 그 스타일로 험난한 메이저의 타선에 맞서며 기록을 쌓아갑니다.

  그런데, 저 모든 스타일을 구사하는, 피처로서 갖춰야 할 모든 미덕을 죄다 갖추고 있는 괴물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괴수들이 우글거리는 메이저리그지만, 그런 피처가 과연 있을 수 있을까요?

  한 선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선수는 리그에서 16시즌을 보냈습니다. 416 경기에 등판하여 203승 105패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의 통산 ERA는 3.38, 2117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673개의 사사구만을 기록했습니다. 그가 416경기를 통틀어 책임진

이닝은 무려 2749.1이닝입니다. 통산 누적 WAR는 65.6에 이릅니다. 최고 구속 100마일을 찍어본 일이 있는 파이어볼러에, 그 공을

원하는 곳에 집어넣는 능력,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유연함과 시즌이 거듭되어 자신에게 익숙해진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신무기 장착, 삼진과 땅볼이 공히 높으며 볼넷은 적게 주는 고효율 피칭,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피칭을 8이닝쯤 기본으로

보이게끔 오래 이어가는 강철같은 체력과 책임감. 정말 이 선수는 모든 것을 갖춘 풀 패키지였습니다.

  그는 정규시즌에서는 퍼펙트 게임을 던지고, 포스트시즌에서는 노히터를 기록했습니다. 두번 다승왕의 자리를 차지했고,

피처 최고의 영예인 사이영상을 아메리칸 리그와 내셔널 리그에서 모두 차지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이 한 전설적인 건맨을 딴 닉네임이 붙은 것은 퍽 어울리는 일입니다. 그 건맨은 자신에게 대적하는 상대에게는

거리낌 없이 권총과 나이프를 이용해 죽음을 선사했고, 그래서 그의 가장 친한 친구가 '살아있는 모든 이중에 가장 위험한 남자'라고

설명했다고 하죠. 그 건맨은 치과의사이자 도박사, 그리고 서부의 가장 위험한 남자, 존 헨리 할러데이입니다. 할러데이가 치과의사라서

사람들은 그를 Doc이라고 불렀죠. 그렇게 이 선수, '리그에서 가장 위험한 투수' 로이 할러데이의 별명은 Doc(닥)이 되었습니다.

  6이닝 이상 피칭, 3자책 이하 실점에 붙는 퀄리티 스타트라는 명칭이 있는데, 우리나라 메이저 팬들 사이에서는 8이닝 이상 피칭

3자책 이하 실점을 두고 '할리티 스타트'라는 용어를 쓸 정도로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던 피처였습니다. 불펜 휴업의 상징이자,

마지막 클래식 에이스 피처라고 봐도 되겠지요.  그가 나이를 먹어가며 매년 떨어지는 구속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로

퍼포먼스를 유지했던 모습은 팬들의 환호를 절로 자아낼만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그의 훌륭한 인격에 대한 미담들이

더해져 그는 그야말로 '완벽한' 선수로서 타 팀의 팬들로부터도 전폭적인 리스펙트를 받았습니다.

  그런 그가 세월을 타고 은퇴를 했을 때, 그의 팬들은 물론 다른 선수나 팀의 팬들도 아쉬움을 금치 못했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채 희미해지기도 전 2017년 11월 7일에 그는 급작스럽게 비행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였습니다.

  로이 '닥' 할러데이가 세상을 뜬 지 2년이 됩니다. 비록 제가 사랑하는 핀스트라이프를 한 번도 입지 않았고, 오히려 지구 라이벌

블루제이스의 상징인 그였으나, 라이벌로서, 또 한 명의 위대한 선수로서 그에 대한 애정이 아주 깊었습니다. 2년전 이 맘 때에 그의

부고를 듣고 왠지 모르게 눈물이 흘렀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마운드를 지배했던 그의 멋진 모습, 그리고 마운드를 내려와 동료들에게

지어주던 그 해맑은 미소가 너무나 그립습니다. 고마웠어요, 닥. 편히 쉬세요, 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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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후 당신에게
19/11/09 16:54
수정 아이콘
할라데이 투구폼을 따라해서 도전하려고 했던 선수들이 있는 것 만큼 대단한 투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블루제이스 부터 필리까지 그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전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ArthurMorgan
19/11/09 16:57
수정 아이콘
브랜든 매카시와 찰리 모튼이지요. 매카시는 할러데이 카피 이후 실제로 성적이 아주 좋아졌고, 모튼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중요한 피스인 커터가 약해서 좌타자에게 조금 얻어맞았어요.
19/11/09 17: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블루제이스 팬이 된 이유죠. 명전에 모자 쓰고 입성하는 장면을 꼭 보고 싶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19/11/09 17:56
수정 아이콘
잭 그레인키요

구탱이에 던지고 또 그 구탱이에 던지는 남자

그리고 빠따도 후드러 까는 너란남자....

로이 닥 할러데이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김소혜
19/11/09 18:31
수정 아이콘
긁히는 날 뷸러요. 할러데이 선수 경기는 한번도 보질 못했네요...
ArthurMorgan
19/11/09 19:43
수정 아이콘
저보다도 훨씬 많이 마음이 아프셨겠어요 ㅠㅠ 말씀 감사합니다.
친절겸손미소
19/11/09 20:17
수정 아이콘
정규시즌 퍼펙트 플옵 노히트에서 맞췄네요
멋있었어요 교수님
키노모토 사쿠라
19/11/09 20:54
수정 아이콘
정규시즌 커쇼를 참 좋아하는데.. 포스트시즌 커쇼는 ㅠㅠ
Chasingthegoals
19/11/10 08:24
수정 아이콘
모튼의 경우 그동안 컨트롤을 위해 세게 던지지 않았는데, 세게 던지는 느낌을 깨달으면서 커터 비중을 줄이는 대신 투심 장착 후 전성기를 맞이했죠. 힘 빼고 던진게 평속 88~90마일이었다는게...
지금은 할리데이 폼으로 95~98마일을 던지면서 사이영상 최종 후보가 되었습니다. 흐흐
슬리미
19/11/10 19:52
수정 아이콘
완벽이라길래 곧바로 할러데이 생각났습니다. 알동부 지옥 토론토에서 홀로 장판파 찍던 그 모습이 너무 낭만적이었습니다!!
ArthurMorgan
19/11/10 20:54
수정 아이콘
모튼을 보면 할교수님이 더욱 그리웠죠... 그 선수들 자신도 그런 마음이 크겠지요? ㅠㅠ
ArthurMorgan
19/11/10 20:54
수정 아이콘
드문 기록이죠, 정말. 언제나 담대하게 자신의 피칭을 가져가던 그 모습이 너무 그립습니다.
ArthurMorgan
19/11/10 20:55
수정 아이콘
완벽이라는 말에 가장 어울리는 투수가 아닌가 합니다. 전성기 요한 산타나나 페드로도 뭔가 한 쪽이 강한 면모가 있었는데... 피지컬부터 피칭 스타일까지 정말 흠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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