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2/08/13 19:43:14
Name VKRKO
Subject [번역괴담][2ch괴담]불을 지를거야 - VKRKO의 오늘의 괴담
3년 전의 일입니다.

나는 아내와 3살 난 아들을 데리고 온천에 1박 2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저녁을 먹기 전에 큰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아들과 함께 여관의 기념품 코너에서 아내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집에 불을 지를거야...] 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리가 난 근처를 바라보니 한 남녀가 서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여자가 남자에게 한 말 같았습니다.



귀를 기울이자, 아니나 다를까 헤어지라느니, 헤어질 수 없다느니 하는 남녀 간의 치정에 관한 대화였습니다.

나는 호기심에 계속 귀를 기울였지만, 남자가 [이봐! 다른 사람이 보고 있잖아!] 라고 여자를 설득했습니다.

나는 부끄러워져서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순간, 여자가 나를 날카로운 눈초리로 째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확실히 미인이었지만,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달까, 어쩐지 무척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그 자리에서는 무사히 물러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아무 일도 없이 즐거운 여행을 마쳤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바로 그 주 일요일이었습니다.

갑자기 아내가 [의심스러운 여자가 집 앞에서 어슬렁어슬렁 거리고 있어.] 라는 말을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밖으로 나가자 여성은 눈 깜짝할 사이에 모습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일요일에도 역시 그 여자가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몰래 뒷문으로 돌아 나가, 여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뒤로 다가가 [무슨 짓을 하는거야!] 라고 소리를 쳤습니다.



그러자 여자는 놀라서 내 쪽을 돌아보았습니다.

그 여자는 바로 온천여행을 갔을 때 만났던 그 여자였습니다.

이번에는 내가 놀랄 차례였습니다.



내가 깜짝 놀라 굳어 있는 사이, 여자는 바람처럼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나는 집으로 들어가 아내에게 숙소에서 겪었던 일과, 그 때 그 여자가 우리 집 근처에서 어슬렁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아내는 깜짝 놀라 무서워했습니다.



[왜 우리 집에 온 걸까? 아기도 있는데, 혹시 위험한 사람이면 어떻게 하지, 여보?]

그 때는 일단 아내를 진정시키고 그 여자가 다시 찾아오는지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다음주 일요일에도 다시 현관 앞에 그 여자가 나타났습니다.



아무리 불안하다고는 해도 상대는 여자인데다, 나는 검도 유단자였기에 골프채를 손에 들고 골프 연습을 하던 것처럼 꾸민 채 여자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우리 집에 무슨 일 있으십니까?]

말은 이랬지만 말투는 강하고 비난하는 것처럼 했었습니다.



그러자 여자는 현관 너머로 나를 째려봤습니다.

그 눈은 너무나도 차갑고 무서워서, 나는 다리가 덜덜 떨렸습니다.

당분간 그 여자와 눈을 마주하고 있었지만, 나는 결국 참을 수가 없어서 눈을 피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그 여자는 또 바람처럼 어딘가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집으로 쓰러지듯 도망치자 창으로 내다보던 아내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나를 맞아 주었습니다.

우리는 곧바로 여행 갔을 때 묵었던 여관에 전화해서 그 여자에 관한 것을 물었습니다.



프런트에서는 [다른 고객의 정보를 함부로 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라고 말할 뿐이었지만, 사정을 말하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이야기하자 지배인을 바꿔 주었습니다.

지배인에게 다시 사정을 이야기하자 확실히 그 두 사람에 관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지배인은 [다른 고객의 정보를 알려 드릴 수는 없지만, 저희 쪽에서 그 두 사람에게 연락 해 보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안심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잠시 뒤 다시 여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지배인의 말에 따르면 그 두 사람이 숙박부에 적었던 주소와 전화번호는 모두 가짜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회사의 부장님에게 상담을 하자, 부장님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자고 말했습니다.



경찰이 도움이 될까 싶어서 내가 머뭇거리자, 부장님은 감사하게도 [내가 함께 가주겠네.] 라며 근무 시간임에도 함께 경찰서까지 와 주셨습니다.

생활 방범과의 형사는 진지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부장님도 내가 작은 일로 소란을 피울 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곁들여 주셨습니다.



형사는 현관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것만으로는 죄가 아니지만, 혹시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이번 일요일에 산책을 겸해 우리 집까지 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음날 일요일, 밖으로 나오는 것도 무서워서 집 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형사가 건 전화였습니다.



[지금 현관 앞에 서 있는 여자가 그 사람입니까?]

나는 무선 전화기를 손에 들고 2층에 올라가 몰래 창 밖을 내다 봤습니다.

역시나 그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네, 저 사람이에요.]

그러자 형사는 [그대로 집에서 나오지 말고 기다리세요.] 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습니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요?



현관 쪽이 소란스럽다 싶어 밖을 내다보자, 흰 승용차에 여자가 끌려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 형사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자는 우리 집에서 차로 2시간 이상 걸리는 먼 곳에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매주 일요일마다 우리 집에 찾아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자는 가족이 있는 남자와 불륜 관계가 되었지만, 남자가 가정을 지키겠다며 헤어지자고 하는 바람에 그 남자를 죽이려는 마음을 먹은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그 이야기를 엿들었기 때문에 그 여자는 먼저 나를 죽이려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 여자가 우리 집을 알았는지 의문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진상은 놀라웠습니다.

그 여자는 놀랍게도 우리 가족이 여관에서 떠날 때부터 뒤를 밟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행복하게 웃는 우리 가족을 보고, 불륜을 저지르다 일방적으로 차여 버린 자신의 비참한 모습과 너무나 대조됨을 느꼈던 것입니다.

결국 그것이 우리 가족에 대한 강렬한 살의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그 후 나는 여자의 변호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변호사는 넌지시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만약 고소를 하신다고 해도 승산은 높지 않을 겁니다. 왠만하면 위자료를 받고 합의를 보시죠.]

사건을 해결해 준 형사도 직무상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며 직접적인 조언은 해주지 않았지만, 혼잣말로 [나라면 변호사가 말하는 대로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기에 나는 위자료를 받고 합의를 해 줬습니다.



여자는 지금 정신 병원에서 요양 중이라고 합니다.

형사는 [만약 다시 그 여자를 집 근처에서 보면 바로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누가 뭐라고 말해도, 우리 가족에게 있어서 이보다 더 무서운 일은 없습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 http://vkepitaph.tistory.com )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cafe.naver.com/theepitaph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8/13 19:43
수정 아이콘
이 글로 PGR 연재게시판 글의 50%는 제가 쓴 게 됐습니다.
이제 이 게시판은 제 겁니다...?
12/08/13 20:04
수정 아이콘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VKRKO님!
Abrasax_ :D
12/08/13 20:26
수정 아이콘
VKRKO님 블로그에 불을 지를거야?
12/08/13 22:04
수정 아이콘
정신에 이상이 있는 사람만큼 무서운 것도 없죠.
설탕가루인형
12/08/14 09:34
수정 아이콘
귀신보다 이런 게 더 무서운 것 같아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연재게시판지기님?
유리별
12/08/21 14:22
수정 아이콘
VKRKO님 가시면 이제 연재게시판은 어쩌나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21 [번역괴담][2ch괴담]입 찢는 여자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603 12/08/16 5603
520 [번역괴담][2ch괴담]일주일만의 귀가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371 12/08/16 5371
519 [번역괴담][2ch괴담]사진 속의 남자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5681 12/08/15 5681
518 [번역괴담][2ch괴담]마음 속의 어둠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4843 12/08/15 4843
517 [번역괴담][2ch괴담]담 너머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203 12/08/14 5203
516 [번역괴담][2ch괴담]홈 아래의 남자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032 12/08/14 5032
515 [번역괴담][2ch괴담]불을 지를거야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5370 12/08/13 5370
514 [번역괴담][2ch괴담]지문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144 12/08/13 5144
513 [번역괴담][2ch괴담]몇 명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688 12/08/09 5688
512 [번역괴담][2ch괴담]냄비 요리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413 12/08/09 5413
511 [번역괴담][2ch괴담]맛있는 돈까스집 - VKRKO의 오늘의 괴담 [7] VKRKO 6487 12/08/08 6487
510 [번역괴담][2ch괴담]클림트의 그림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6315 12/08/07 6315
509 [실화괴담][한국괴담]산으로 가는 군인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6139 12/08/06 6139
508 [번역괴담][2ch괴담]쓰레기를 뒤지는 남자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484 12/08/06 5484
507 [번역괴담][2ch괴담]아메미야씨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5441 12/08/05 5441
506 [번역괴담][2ch괴담]반항기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272 12/08/02 5272
505 [번역괴담][2ch괴담]웃는 영정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5770 12/07/29 5770
504 [번역괴담][2ch괴담]몰랐던 진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495 12/07/28 5495
503 [번역괴담][2ch괴담]거울 속의 나나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078 12/07/28 5078
502 [번역괴담][2ch괴담]물에 빠진 것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124 12/07/27 5124
501 [번역괴담][2ch괴담]손님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5263 12/07/26 5263
500 [번역괴담][2ch괴담]신이 주신 기회 - VKRKO의 오늘의 괴담 [8] VKRKO 5823 12/07/25 5823
499 [번역괴담][2ch괴담]나무 말뚝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446 12/07/24 544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