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사카 시내의 어느 맨션에서 살고 있을 때 겪었던 일입니다.
11층짜리 대형 맨션으로, 독신자 전용 맨션이었습니다.
방 2개짜리라는 광고에 혹해서 들어왔지만, 실제로는 현관에서 베란다 사이에 칸을 하나 넣은 것 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어쨌거나 역 근처였기에 나는 그 곳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맨션에서 살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문에는 보통 작은 렌즈와 도어 체인이 달려 있습니다.
나는 그 맨션에 살 때 도어 체인을 걸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건물 정문은 오토록이 달려 있어,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건물이 아니었기에 그럴 필요를 못 느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 1시를 조금 넘었을 때였습니다.
밤 늦게까지 깨어 있곤 하는 나도, 슬슬 불을 끄고 이불 안에서 잠을 청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 때 갑자기 문에서 철커덕하고 열쇠를 꽂아 돌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는 심장이 얼어 붙을 것 같았지만, 바로 일어나 문으로 달려갔습니다.
[여기는 707호입니다. 방을 잘못 찾으신 거 아닌가요?]
[...어라, 층을 잘못 찾았나보네.]
그런 목소리가 문 밖에서 들려오고, 곧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조심스럽게 문에 있는 렌즈를 보자 중년의 남녀가 701호실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아마 여자가 이 맨션에 살고, 술에 취해 층을 잘못 찾았던 것인듯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몇개월 뒤, 이번에도 새벽이었습니다.
그 때도 나는 이불 속에서 잠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철커덕하는 열쇠를 돌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순간 나는 일어났지만, 전과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문이 열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열고 문은 멈췄습니다.
문 틈새 사이로 복도의 불빛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문으로 달려가 그대로 힘을 줘서 문을 닫고, 도어 체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용기를 내서 렌즈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모습은 없었습니다.
긴 복도 너머 엘리베이터의 문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문이 열리고 내가 일어나 문까지 달려간 것은 정말 금방이었습니다.
만약 그 때 문을 바로 닫지 못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
http://vkepitaph.tistory.com )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cafe.naver.com/theepitap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