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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4 04:27
일 겁나 잘하는 내 부하직원
밑에 있으니 개편함. 내 일까지 다해줌 일처리 다 fm으로 깔끔하게 함. 근데 융통성도 없음 그래서 가끔 피곤할때도 있음 딱히 사교성도 없고 술도 안마시고 회식도 안오고 말도 너무 업무적으로만 딱딱하는 부하직원 왠지 걔가 나보다 일 잘해서 나보다 빨리 승진할거 같음 근데 만약 한신이 제나라 왕먹고 삼국지 시즌0 찍었으면 어찌됐을까요?
19/02/24 11:04
한신의 군대 대부분을 차지하던 조참, 관영, 주설, 부관, 장이는 '독자적인 판단' 하에 한신에게 협력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제나라 시점부턴 한신은 대장군도 아니라서, 유방의 명령만 내려지면 이 사람들은 언제든지 각자 이끄는 군사로 한신에게 창을 겨눌 수 있는 입장이었어요. 실제로 고릉 전투때 관영은 한신의 명령보다 유방의 안위를 우선했죠. 그렇다고 제나라 쪽 사람들이 괴철 말처럼 한신을 좋아했냐면 그런것도 아니고요. 정형전투부터 유방이 쳐들어오기까지의 반년 간의 시간동안 아마 본인 기반을 구축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은데, 그것도 유방이 곧바로 물갈이시켜버려서 이후로는 반란을 해봤자 따라올 사람이 없었던 거죠. 초나라 때 밀고한 사람도 하필이면 한신이 징병한 초나라인(...)이라는 황당한 이야기도 있고요.
19/02/24 15:04
열거한 한신 휘하의 장수들을 보니 정말 그 휘하 장수들은 하나같이 유방과 더 가깝고 충성도가 높은 인물들이군요;;
장이-장오 부자가 그나마 예외긴 한데 이 분들이 그 상황에서 한신을 택할 정도로 급이 모자라거나 처신을 못해왔던 인물들도 아니고요. 한신이 설령 괴철이 말한대로 실행했어도 강유가 부추겨서 거병했다가 망한 종회 꼴이 났을 가능성도 높아보이네요.
19/02/24 04:58
한신에게서 아싸 혹은 진한 찐따의 기운을 느낍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은 대범하고 칼같이 잘하지만 정작 동등한 입장에서 사람과 유대를 맺는 일이나 처세는 잘 못하는... 가뜩이나 하루아침에 밑바닥에서 대장군이 된데다가 별군으로 활동하느라 중앙에 자기 인맥 하나 없고.. 왕쯤 됐으면 자기를 따르는 친위세력이 있을법한데 개인 플레이하는 괴철 정도 외에는 그런 것도 없었던거 같고.. 유방에게 유달리 약한 면모를 보인 것도 한신 아싸설 찐따설에 입각하면 이해가 갑니다. 일진과 그 밑의 싸움만 기똥차게 잘하는 찐따.. '이렇게 하면 얘가 날 알아주겠지?' 이런 마인드. 이런 사람은 또 자존심은 쓸데없이 높아서 일진 외의 다른 사람과는 같은 선에 놓이는 걸 수치라고 생각하죠. 번쾌와 같은 라인에 선다는 게 당연히 불쾌했을 겁니다.. 싸움잘하는 꼬붕이 이러면 일진도 불편했을테니 어떤 형태로든 손절했을 거에요.
대장군 입봉 전에 사람들이 그를 병X으로 본 것이 그리 틀린 건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해요. 전쟁땐 대영웅이지만 전쟁과 상관없거나 전쟁이 끝난 상황에서는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뿐이죠.. 구국의 대영웅이 아싸 찐따라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거라고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하고 자업자득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매력적인 캐릭터에요
19/02/24 06:14
훌륭한 분석이십니다. 제 생각도 비슷합니다. 다만 전 한신의 입장에 서서 그를 최대한 변호해보고자 합니다.
1. 벼락출세 후에 눈코뜰새 없이 바빳다. 고참들 제치고 벼락출세 했더니 대형 프로젝트가 떨어졌다. 고참들은 술 사라 밥 사라 하지만 프로젝트 성공이 최우선이라 낮밤을 가리지 않고 일해서 삼진의 공략에 성공했다. 그런데 고참들은 밥 안샀다고 원한을 갖고 있더라 2. 인맥을 다질 시간도 없이 지사장이 되었다. 위왕 표가 배신을 때리고 이를 막으려고 별동대를 이끌고 길을 나섰는데 그게 4년동안 본사에 들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될줄이야. 지사 안에서는 몸이야 편한데 본사안에서 내 평판은 이미 바닥이라고 한다 맘이 불편하다. 3. 지사의 직원들을 믿을 수가 없다. 4년간 지사를 이끌어 왔지만 부하중에 그 4년을 함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2년만에 사장님이 오셔서 본사 위기라며 직원들을 싹 데려가시고 쭉정이들로 직원을 채워주셨다. 더큰 문제는 부사장인데 첫 부사장은 장이 형님으로 쿵짝이 잘 맞아서 술도 자주 했건만 그뒤로는 주발 관영 등등이 부사장이다. 사장님 절친들인데 맘을 털어놓지도 못하겠다. 자발적 고립을 선언한다. (그래서 아싸찐따가 되었소이다) 틀림없이 유방은 한신세력의 소식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고 있었을겁니다. (한신부대 부사령관 및 기병대장이 관영입니다) 그래서 한신이 몇차례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을지는 몰라도 구체적으로 모반의 예비를 한적조차 없다는걸 잘 알았을거라고 짐작합니다. 모반을 준비했었다면 유방은 초한대전 직후에 한신을 죽였을겁니다. 한신은 번역등관(열전중 한편의 제목입니다. 유방부대의 고참들 성의 나열입니다) 등의 고참들과는 사적으로 몇차례 만나지 않았을겁니다. 특히 역상에게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는 자가 되어버렸죠. 결국 고참 내부사회에서 한신은 쓰레기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었을겁니다. 초나라지사장 한신을 믿고있지만 정기보고가 허위보고일 수도 있어 100퍼센트 신뢰가 안되니 본사 회장 유방은 한신 지사장을 잡으러 간거죠. 제가 한신에 대해 드는 생각은 이 친구 술 좀 잘하고 유머 몇개만 할줄 알았다면, 별동대 이끌때 수시로 중앙에 바리바리 선물을 싸서 보내는 센스만 있었다면 더 잘 살았을텐데 입니다.
19/02/24 07:33
저 역시 역사서로만은 미처 다 파악하기 힘든 모종의 애증 관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 ..
한신을 숙청하는 유방의 모습이. .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을 숙청하던 김영철같이, 복잡미묘한 애증과 갈등같은 느낌적인 느낌? 아! 한편으로는 기뻐했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의 그 감정선. . . 얼마전 sky캐슬 드라마에서 혜나 죽음 후에 곽미향이가 보여준 행동들이 딱! 그것
19/02/24 08:40
전 한신이 의리를 거론한 부분은 단지 괴철을 믿지 않아서 둘러댄 겉치레로 생각합니다. 의리를 거론하기엔 유방의 목숨에 너무 무관심했고, 제나라 전쟁 부터는 한신 쪽에서 의도적으로 유방을 위험으로 몰아넣은 걸로밖에 안보여서요
19/02/24 08:53
소하는 어떻게 그 전까지 실력발휘할 기회조차 없었던 한신의 능력을 알고 그렇게 추천할 수 있었을까요?
이론을 잘 아는 것과 실전은 또 다를텐데...
19/02/25 22:48
바로 백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조괄의 예시가 뚜렷하게 전설로 남아있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장평대전이라는 대학살극이 조괄의 존재와 함께 남아있었기에 당시 중원에서 '전장을 하나도 모르면서 똑똑한 척 하는 놈'에 대한 혐오나 견제가 엄청났을 거 같은데, 한신이 이렇게 쓰임을 받았다는 게 정말... 역사를 알고 봐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19/02/24 09:53
참 한신은 능력은 대영웅이되
처세는 딱 소시민급 필부였단 말이죠. 덮어놓고 충성한 것도 천하를 도전하거나 믿을 자 없다 완전 독고다이도 아니고 되게 어중간하고 어설퍼요. 읽다보면 갭에 확 깹니다 천하를 호령하는 대장군이 자다가 권한 다 뺏김. 어설프게 주판알 튕기다 찍히고 망하는 것도 그렇고.. 잔머리가 좀만 더 좋거나 아니면 아예 없었다면.
19/02/24 12:09
으아 재밌습니다.
그런데, 소하는 한신의 진가를 도대체 어떻게 알아봤을까요? 한신의 능력을 확신하지 않고서야 저런 푸쉬를 할 수 없었을 텐데;;; 이야길 나눠보고 신뢰했다고 하기엔, 고작 수십년 전에 입스타하다 참패한 조괄의 사례도 있는데 말이죠. 저로서는 상상도 안되지만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19/02/24 13:50
캬.. 조괄이 사례가 불과 몇 십년 전.... 지금까지도 그 조괄에 대한 이야기가 등산왕 마속과 함께
종종 화두가 되는 판국에, 그 당시에는.... 겉으로 드러날 수 있는 무력이라면, 장수들끼리 대결을 통해 그 실력을 입증이라도 해볼텐데(관우, 장비 같은 애들) 군을 통솔하고, 지략을 동원해 싸우는 사령관 스타일은 능력을 보여주기도 어렵고... 그 지략을 말로 해도 조괄의 예시가 있으니.... 통솔력이라는 게 정말 매력과 함께 게임 수치상으로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게 아닐까 싶네요. 매력이라는 것도 나중에는 인간 상성 같은 거 때문에 애매모호해진 것 처럼, 통솔이라는 것도 너무나 상대적인 개념이라... 한신 같은 애의 능력은 어떻게 해야 겉으로 드러날 수 있는지...
19/02/24 17:16
예전 회사동료는 상사가 없을 때 빛나더라고요. 출세를 해야 빛을 볼 타입은 일단 기회부터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한신 같은 타입은 기회 잡기도 힘들고, 밀려나기도 쉬운듯;;;;
19/02/24 14:05
옛 사람들 일화를 보면 격동기일수록 연공서열이나 경력에 근거하지 않은 채용이 많아지고 영웅이 되고 명재상이 되고 하는데..
저도 그런 안목 (이라고 말은 하지만 무조건적 신뢰에 가까운 것들)이 어떻게 나오나 생각해봤는데 요즘엔 확률론 + 사람의 종합적인 인상이 줄 수 있는 정보량이 기대 이상이다. 정도로 느낍니다.
19/02/24 17:09
그러게요. 결과만이 중요한 시대라서 더 그랬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소하는 수많은 인물들을 봐오면서 그런 극강의 안목을 길렀겠죠. 그래도 장군이나 군사가 아닌 재상이 대장군의 재목을 알아보다니 엄청나긴 합니다.
19/02/24 14:55
헛소리를 한번 해보자면
오히려 난세였기떄문에 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기도.. 설사 그게 제2의 조괄이라 할 지라도요 평시였다면 절대 기용안했을 거 같아요
19/02/25 09:21
한 때 유행(?)했던 유비패왕설 대신 한신패왕설 밀어봅니다.
한신이 가랑이 사이를 기어갔던 이유는 힘조절 잘못했다가 사람 크게 다치게 하거나 죽여버리면, 당시 아무것도 아닌 자신의 위치에서 인생이 굉장히 고달퍼지기 때문입니다. 소하가 한신의 진가를 알아본 이유는 소하가 한신에게 줘터졌기 때문이죠. 하후영도 마찬가지. 소하가 지략만으로 한신을 평가했다면, 관료나 참모가 아닌 대장군으로 천거한 게 이해가 잘 안 가죠. 둘이 입을 다물었던 이유는 한신의 협박 + 쪽팔림 + 당시의 정국 불안정 때문이었고, 한신이 떠났다가 행여 항우가 한신을 기용하기라도 하면 큰 일 난다는 생각에 급박하게 추천한 거죠. 유방이 군말없이 등용한 건 소하의 상처를 봤기 때문이구요. 한신이 초나라에 있을 때 잠자코 있었던 건, 하필 중국 역사 상 최고존엄 항우가 있었기 때문이죠. 머리도 잘 돌아가는 놈이니, 항우랑 연이 없는 자신이 넘버2로 떠오르면 받을 온갖 견제가 바로 떠올랐고, 항우랑 붙었다간 자기가 작살날 판이고, 그러니 문제 안 일으키고 조용히 있었던 겁니다......
19/02/24 12:19
잔머리를 굴려보고 싶었지만 잘 안되는 사람..
사실 유방 진평 소하가 다들 소싯적에 이런 잔머리로는 도가 튼 사람들이라 이런 정직한 잔머리로는 상대가 아예 안되죠..
19/02/24 14:50
창피해하실 일은 아니에요. 킥킥.
저도 어려서 외할아버지 장기 두는 거 구경하며, 장기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그게 초한지의 초나라와 한나라 싸움이라는 것도 몰랐었네요. 특히나 저는 빨간색으로 써진 한나라가 빨간색이라 강력한 악의 세력 정도로 컨셉을 잡고, 녹색인 초나라가 정의의 우리편 세력 정도로 컨셉을 잡으며 놀았는데... (장기 두는 게 아니라 장기알을 가지고 놀았어요.) 나중에 보니, 빨간색이 역사의 승리자... 두둥!! 삼국지를 무척 좋아해서 여러번 읽었고, 초한지는 크게 관심이 없이 등장인물들 이름과 짤막한 업적 같은 거만 알고 있었는데, 의외로 알면알수록 유방, 항우, 한신, 소하, 장량 등등... 삼국지보다 등장인물들 간의 이야깃꺼리나 엮이는 인간관계가 재미있더군요. 유방.. 그 신하들이 대놓고 건달이라고 말하는 인물인데, 참 알 수 없는 인물이에요. 처음 제가 느낀 항우와 조조는 비슷한 이미지였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삼국지에서 아무래도 승자 포지션을 지닌 조조는 이름값이 엄청나게 높아졌는데, 항우는 알면 알수록 어째 이름값이 떨어지는 효과가 느껴졌고 (그래도 패왕별희를 생각하면 인생의 승리자, 사나이라면 짧고 굵게 항우처럼 살다가는 게 이상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유방과 한신. 패현이라는 동네는 도대체 뭐하는 동네길래 소하, 장량 같은 애들이 북적 거린 동네였던가... (알고보니, 400년쯤 후에 조조가 태어나는 동네네요.) 아..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초한지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진시황 이야기에서 바로 이어지는 게 초한지다보니, 초한지는 단편이 아니라 장편 시리즈 중 하나인 느낌이네요.
19/02/24 17:02
사실, 책이 아니더라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고 제작된 게임들도 있다는 걸 아는데...
대표적으로 조조전 모드. 정말 성심성의껏 공들여서 제작된 모드만 제대로 게임해봐도 책 읽은 것만큼 많은 내용을 알 수 있을텐데도, 게을러서 안 해보네요. 징기스칸도 조조전 모드 중 징기스칸 모드를 통해 인물과 스토리를 다 배웠는데...
19/02/24 13:44
지휘력 전투력은 최강이지만 정치력은 평균이하인 대장군 느낌이군요
처세나 정치력이 부족하면 장비같이 유방에게 충성심이라도 좋았어야죠 제가 유방이라도 한신을 제거했을듯 합니다 유방이 대장군 자리를 한번에 주었는데 그후에 성공하면서 계속 간보는 부하라면 통일후에는 제거가 당연한 수순이죠 유방 부하들도 간보는 부하들이 많았군요 유방이나 한신도 영웅호걸이지만 우리같은 인간이죠 실수도하고 간도보고 또 정에 이끌리기도 하구요 다만 자신의 그릇을 과대평가한 점이 결국 자신을 다치게 한거죠 확실히 알면 알수록 유방이 큰그릇 같아요 배신의 위험이 있는 사마의 같은 대장군을 잘이용하고 후환도 없애구요
19/02/24 13:49
` 한편으론 기뻐했고, 한편으론 안타까워했다. `
이 마음, 조금은 알 것 같군요. ` 기뻐했다 ` 가 먼저이니 한신에 대한 유방의 심중이 어느 정도 읽힙니다.
19/02/24 13:53
가만보니, 사람 마음이라는 게 기쁨이 먼저 오고, 나중에 아쉬움이 뒤따르더군요.
아쉬움이 먼저 오고, 그 다음에 곰곰히 곱씹을수록 기쁜 상황은... 아직 세상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 생각나지 않네요.
19/02/24 14:06
'한편으론 기뻐했고, 한편으론 안타까워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드라마 사마의 2부 때 조씨 왕을 죽이라고 말한 사마의가 떠오르네요. 유방 입장에서는 한신을 컨트롤할 자신이 있으니, 능력있는 그를 죽이는 것이 싫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여치 입장은 달랐고, 아마도 그들은 "당신이 있을 때는 그를 통제할 수 있지만, 당신이 갑자기 죽는다면 누가 그를 막을 수 있겠는가?' 등의 말로써 유방을 압박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결국 그들은 한신을 죽여 미래의 화근을 제거했지만, 유방이 죽기 전에 흉노가 쳐들어와 한나라가 무릎을 꿇고 조공을 바치며 훗날을 도모하기에 이르렀고, 이 때 유방이 "한신이 살아있었다면..." 이라는 말을 했었다고 들었는데, 진위여부를 떠나 한신이 있었다면, 흉노와의 전쟁이 참 재미있었을 거 같은데, 아쉽네요.
19/02/24 14:11
흉노와의 전쟁은 기원전 200년의 일이고, 한신이 죽은건 196년입니다. 흉노가 문제된건 군사 능력의 차이라기보단 나라 경제가 워낙에 파탄이 나서 흉노가 도망치는걸 쫓아가다보면 먼저 뻗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죠.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 대규모 원정을 벌이는 것도 무리수였고요. 한왕 신이나 우현왕이 전한에 쳐들어왔다가 되려 혼쭐이 나는 등 굴욕적인 이미지에 비해서 방어전은 비교적 성과가 있었던 듯도...
19/02/24 17:01
애초에 한신은 참모로 종군할수 있던 상황이 와도 칭병하며 두문불출했습니다. 유방이 당연히 총사령관을 맡길리는 없겠지만 충분히 재능을 살릴수있음에도 나서지않은건 본인이죠. 오히려 유방따라다녔으면 죽는건 면했을지도 몰랐다고봅니다. 막판에 숙청당할때도 유방이 원정나간 사이에 여후가 반쯤 독단으로 처리했죠. 물론 묵인내지 동조는 했지만
19/02/24 14:58
다다익선도 사실 어떻게보면 군주앞에서 크게 실언한건데 적절하게 수습한거죠
(근데 막상 내용보면 내가 결국 너님에게 사로잡힌건 하늘의 탓이다라고 하는게 항우랑 비슷한거 같..)
19/02/24 17:04
하나하나보면 큰 실언 같은데, 유방의 부하라는 놈들이 하나같이
군주 면전에서 대놓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리니... (물론 그만한 발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있는 녀석들이었기에 그런 말을 할 수 있었겠지만...) 제가 군주였다면 정말 당혹스러워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을 거 같은데, 유방은 또 그런 부분에서 허허하며 웃어 넘길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입니다.
19/02/24 15:40
이 글을 읽고 꺼라위키를 찾아봤는데
한신 숙청과 관련해서 한고제가 견제하고 여후가 죽이고 소하가 돕고 장량이 그런 소하에게 상을 줄것을 청함으로써 지지했다라는 문구가 있더군요 그러면서 나온말 "한신은 당시 최고 실세 전원에게 찍혀있었다는 것이며 이러는 동안 유방의 신하들중 어느 누구도 한신을 옹호하지 않았다. "
19/02/24 15:54
당시 유방은 진승에서 시작하여 항량으로 이어졌던 반진 세력의 거두 중 하나로, 이후 천하가 친항우 반항우로 나뉘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반항우 세력의 대표였죠. 이 유방 세력 내에서 성장했던 한신이 독립한다는 것을 삼국지 게임하듯 간단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많은데, 당시 두 세력으로 완전히 나뉘어버렸던 천하에 또 하나의 깃발을 들어 나머지 두 세력과 모두 싸운다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일 겁니다.
게다가 한신이 그 시점에서 기반으로 가지고 있었던 제가 원래 두 세력에 속하지 않은 제3세력이 유방에게 귀속하려는 것을 한신이 뒤통수치고 괜한 전쟁을 벌여 억지로 병합한거라... 제 땅의 사람들조차 따를지 미지수였죠. 게다가 항우가 몰락하고 유씨의 천하가 된 뒤 한신이 완전 왕따 취급을 당하는 것을 보면.... 동맹 없는 싸움만 잘하는 군주, 이거 그냥 항우 mk.2 아닙니까.
19/02/24 16:15
한신이 중앙에 연줄이 없다는 것도 이상하죠
공신연표 10위 권에 안에 들어가는 신하들만 추려봐도 같은 부대에서 싸운 조참, 장오, 관영, 부관이 있고, 처음에 목숨을 살려준 하후영, 천거해준 소하가 있었고, 그 밑으로도 한신 밑에서 공을 세웠던 장수들이 많고요 역상과는 철천지 원수 관계였을테지만 이런 인맥을 가지고 있어도 옹호해 주는 사람 하나 없던게 한신이죠
19/02/24 19:31
초한지 좋아하시는 분에게 "초한지 영웅의 부활" 관람을 추천합니다.(위에 본문에 있는 스샷이 그 영화의 해하전투를 다룬 부분입니다. 신불해님도 보셨을것 같네요...)
굉장히 독특한 영화입니다. 분위기 자체가 영웅들의 전쟁 이야기보다는... 진따들의 회상이야기 같은 느낌입니다. 분위기도 굉장히 우중충한 편이구요. 고증에도 신경쓴 티가 납니다. 의상, 무기, 세트 같은거 보면 그러합니다. 호불호가 갈릴 영화지만... 한번쯤은 볼 만한 영화입니다.
19/02/24 20:33
한신이란 제목을 보자마자 내용 안 읽고(흐흐) 댓글 다는데 한신이란 존재는 그 자체가 신기한 미스터리죠. 경력도 뭣도 없던 무지렁이가 소하와 유방에 눈에 들어 최고지휘관을 맡아 역사 속에 다시 없을 전공을 세우고 그 전공을 세운 대영웅님은 처세에는 백치라 통일 후에 아무것도 모타고 유방에게 캐관광당하고 몰락...
19/02/24 21:28
초한지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한신인데 신불해님께서 흥미롭고 재밌게 글 잘 써주셔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19/02/25 00:20
한신은 그냥 처세술이 모자람, 술한잔 사바사바도 잘 못함, 이 수준이 아니라 제 생각에는 인간관계형성 능력이 상당히 모자란 인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항우 밑에 있을때도, 그 전에도 한신과 인연을 쌓은 인물이 없음.
제 동창중에 극히 인간관계에 서툰 친구가 있었는데 그냥 뭐랄까 대화의 핀트가 안맞고 이야기 진행이 안됐습니다. 공부는 멀쩡하게 잘하는 친구였고 뭐 학교에서 괴롭히거나 왕따당하는 그런것도 아니었음. 단지 대화가 잘 안통했고 그 친구는 자연스레 나무와 대화를 하는 상황이 나와서 나무소년이라는 별명이 생겼지요. 굉장히 특이한 친구였음. 가끔 애들 모여서 노래방갈때 같이 데려가곤 했었는데 노래를 또 열과성을 다해 부르던...
19/02/25 12:04
인간관계로 인하여 망할정도로 처세술이 부족했던 이가 어떻게 사람끼리 싸우는 전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는지 정말 미스테리입니다. 전쟁을 잘하려면 부하 통솔도 잘해야 하고 상대의 심리도 읽어내 이용할 줄 알아야지 오타쿠처럼 병법서만 통달한다고 되는게 아닐텐데 ....
19/02/26 01:18
유방은 한편으로 기쁘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워했다..
불러도 안오고 왕시켜달라는 놈. 그냥 왕은 지도 찔렸는지 가왕시켜달라고하는 속터지는 놈. 그래도 능력하나는 기똥찬. 황제되고 나니 고맙긴고마운 놈. 반란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은데 반란 일으키면 감당이 안되고.. 유방입장에서 미운 정은 확실히 들었을 것 같아요. 관우가 죽었다는 소리를 듣는 조조 같은 기분이려나요..
19/03/01 18:16
후환이 될까 무섭긴 해도 덕본 게 얼만데, 인간인 이상 안타까워 할 수 밖에 없죠. 토사구팽 했다는 죄책감, 측은한 마음, 역사에 길이 남을 재능이 져버렸다는 마음 등 여러모로 싱숭생숭 했을 겁니다.
19/03/02 00:27
다른건 몰라도 죄책감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한신이 이상한 짓 하는 것 때문에 기신이나 주가같은 충신들을 잃었다고 생각하면 10년이 지나도 부글부글 끓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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