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3/04/03 14:36:26
Name 주본좌
Subject 똥이야기
똥아, 똥아.
어떨때는 설사똥. 어떨때는 물똥. 어떨때는 아이스크림똥. 어떤때는 소시지똥.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몸속에서 떠나보낸적이 똥이 수천녀석정도는 되는듯 하구나.
수많은 똥들이 기억나지만 그중에서도 나를 힘들게 했던 녀석들이 떠오르는구나... 애증일까?


몇일전주말... 기억나니?
밤12시가 넘어간 시각. 난 지하철을 놓치고 버스에 몸을 실었지. 지하철을 탈때보다 몇십분이 더 걸리기에 짜증나더구나.
정류장에서 내려서 걸어가는데 순간 불길한 예감이 스쳤었지만 30분정도의 거리는 괜찮을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
그때까지는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고 난 이하이의 신곡 'ROSE'를 흥얼거리며 계속 걸어갔지.
그렇게 집까지 10분쯤 남았을즈음.. 서서히 너가 요동치는게 느껴지더구나. 며칠전 읽었던 '바지에 똥싼적 있나요?'란 글이 계속
머리에 떠올랐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어.

하지만, 서서히 불안감이 엄습했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냅다 화장실을 찾았지. 하지만 상가의 화장실을 발견하고 달려가기를
반복했지만 절망스럽게도 잠겨있더구나.. 슬펐어.. 나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걸 알았거든.
방황하다가 겨우 열려있는 화장실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바지와 팬티를 급하게 내렸지만... 안타깝게도 니가 조금 더 빨랐지...

어제 먹은 컵밥때문이었는지... 붉은 물똥이 주르륵 쏟아지면서 바지에는 한두방울 튄걸 보고 얼마나 가슴을 쓰려내렸는지 모른단다...
비록 팬티는 버릴수밖에 없었지만 회색바지에 니가 조금 더 영역표시를 했었더라면 집에 어떻게 가야 했을지...
아직도 돌이켜보면 정말 아찔하구나.



고등학교시절.. 아침마다 너는 나에게 두려움을 주었었지.
아슬아슬한 등교를 밥먹듯이 하던 나에겐 모닝똥이란 개념은 없을때였지던것 같아. 장운동이 활발해선가 거의 매일 똥을 싸던 나에게
너는 상당히 두려운 존재였어. 집에서 나와 학교까지 1시간반 가까이 걸리는 나에게 갑작스런 기습만큼 무서운건 없었지.
그나마 근처에 화장실이 있으면 다행이었지만 그렇지 않을때는 정말... 지옥이 따로 없더구나.
결정적 순간을 코앞에 두고 위기를 넘긴적이 셀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위험했던 그날은 안잊혀지는구나.

여느때처럼 너는 어김없이 찾아왔어. 어제 저녁에 고작 빵하나 먹고 잤는데.. 아침은 걸렀는데.. 어째서였는지 이해가 안가.
이런 기습은 익숙했기에 난 평정심을 찾기 위해 노력했어. 일단 화장실을 찾아야 했지만 찾기가 쉽지 않았지..
주변 상가에는 닫혀있는 화장실들뿐.. 계속해서 괄약근에 힘을주고 돌아다녔지만 끝끝내 일을 해결할 화장실은 발견하지 못했었지
괴로었어. 머리를 굴려봤지만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고 뱃속에서는 남아있는 시간이 머지 않은것을 알려주었지

최후의 수단을 써야했어. 노상방똥...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을만한 곳을 찾았고 한 4층건물이 눈에 들어오더군.. 그 방법밖에는 없다 생각했어..
무척이나 죄송스럽지만 뒤처리가 쉽게 신문지를 깔아놓고 덩어리똥을 싼걸로 내가 할 도리는 어느정도 했다고 생각해..




중1때.. 난 무척이나 소심했지.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같지만 그때는 똥을 싼다는 그 자체가 참 부끄러웠던거 같아.
"선생님 화장실 다녀올게요"란 한마디면 다 해결되는걸 바보같이도 참... 덕분에 너와 겨뤘던 1시간의 싸움이 생각나는구나..

1교시 국어수업이던걸로 기억해. 지금 생각해봐도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일격이였어.
수업시작한지 5분정도 지났을무렵.. 신호가 오더군.. 새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버텼어. 그 50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전혀 모르겠어.
중간중간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꽈배기. 괄약근봉쇄. 싸면난끝이다. 유체이탈심법등으로 끝끝내 겨우 버티는데 성공했어.
정말 필사적이었어. 중1때.. 바지에 싸면 난 끝이라 생각했거든... 정규수업시간을 5분오버 했음에도 난 끝까지 참아내는데 성공했지.
옆에서 말을 걸어도 못들을 정도로 온 신경을 너와의 싸움에 집중했고 난 너를 결국 이겨내고 말았지.




더 어릴때였나.. 초등학생때.. 내가 아직 너란 존재를 잘 모르고 나 스스로 성장이 덜 되었을무렵 너에게 패배했을때가 떠오르는구나.
초등학교를 마치고 학원가는길.. 친구들과 학교가 끝나면 30분정도 걸리는 거리를 걸어가고는 했지.  
근데 갑자기 뱃속에서 너의 존재가 느껴지는거야.. 아기가 꿈틀대는것처럼.  

그때는 그게 어떤 건지도 몰랐어.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거든. 똥을 싸고싶은데 화장실이 없다는거말야.
노상방똥을 하거나 쌀만한데를 찾아서 싸면은 되는건데 그런 인식자체도 없을때였던것 같아. 그렇게 얼굴에서 식은땀이 날무렵
구세주처럼 학원차량이 오는게 보이더구나. 살았다 싶었어. 근데 그 학원차는 학원으로 가는게 아닌 애들을 태우러 가는거더구나..
기쁨도 잠시.. 다시 사색이 되어갈 무렵, 다행스럽게 학원에 도착을 하고 내려야했지만... 난 차마 그럴 수 없었지..

문옆에 앉아있던 내게 선생님이 내리라고 하셨지만 난 내가 내리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어..
하지만 선생님은 고맙게도 말하지 않아도 그 이유를 아시더구나..




난 똥은 항상 사람의 몸속에서 내쫓기만하지. 똥때문에 사람이 죽을수도 있다라는 생각이나 말은 전혀 들어보지를 못했었어
하지만 넌 나를 죽일뻔도 했었지.. 만약 그때 죽었더라면 해외토픽감이었을거야..

그때는 내가 몇살이었는지도 모르겠구나.. 그저 천진난만하고 뛰어놀기 좋아할 때였지.
작은마을에서 태어나 또래형들하고 노는걸 좋아했던걸보면 10살쯤..? 더 어렸을때였나..?

그날도 어김없이 날이 좋았었어. 그리고 어느날처럼 형들과 놀다가 그때는 마침 술래잡기를 했지.
술래가 정해지고 안잡히기 위해 숨을곳을 찾다가 수세식화장실이 보이는거야.. 변기가 아닌 밑에는 똥이 바글
거리는 그곳. 우리집마당에도 있었고 해서 구조도 알고 딱 사각에 몸을 붙히고 있으면 똥냄새도 나고 왠만해선
찾기가 쉽지 않은곳이거든.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하고 형이랑 같이 그곳에 숨었지. 근데 이게 또 사방이 막혀서 대낮임에도 문을 닫으면
칠흙같이 어두워!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였지만 그러면 술래는 더 찾기 힘들거라 생각하고 더 기뻤었어.

그렇게 숨어있다가 밖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라고. 누군가가 잡혔던거지. 그리고 술래가 근처까지 와있네?
같이 있던 형이 피해야겠다며 밖으로 뛰어나갔어. 그리고 나도 같이 화장실에서 나가려고 딱 발을 내디뎠는데, 어라...??

지금 기억나는건 마치 물속에 뛰어들은듯한 기분과 함께 기억이 끊겼다는거,, 그리고 이후에 다시 정신이 들때는
마을사람들이 날 물로 씻기고 있는게 보였지.. 그냥 이게 뭔가 싶었어. 뭔일이지? 마치 잠자다가 일어난 기분이었거든..

내가 떨어지고 나서 시간이 얼마나 지난건지는 모르겠지만 후에 듣게된 얘기로는 마침 옆에 아저씨한분이 볼일을 보고
계셨기에 내가 떨어질때 난 소리를 듣고 날 꺼내줬기에 내가 살 수 있었다고 하시더군...


돌이켜보면 이때부터가 아닐까 싶어.. 남다른 생존력이 있는게말야....

* 信主님에 의해서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05-08 23:59)
* 관리사유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목화씨내놔
13/04/03 14:45
수정 아이콘
똥은 닥추입니다. 이제 글 읽으러 갑니다.
류화영
13/04/03 15:16
수정 아이콘
아 지금 배아픈데 똥싸러 가야겠네요
리그오브레전드
13/04/03 15:37
수정 아이콘
마지막 에피소드를 읽으니 노틸러스가 생각나네요.
13/04/03 15:46
수정 아이콘
또 똥이야기 인가요 ?
요즘 똥이야기가 너무 많이 올라와서 이젠 지겹기까지 하군요
아무리 피지알의 정체성이 똥으로 익스큐즈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런 냄새나는 게시물은 더이상은 naver ...











두달전이었어요

용산역에서 집에가는 전철을 타려고 하는데 배가 조금씩 아파오더군요
'화장실엘 갈까?'하고 고민하는데 마침 동인천행 급행이 들어오는 거예요
급똥은 아니라고 생각되어 일단 탔지요
신도림역까지는 그냥저냥 참을 만했는데 신도림역 지나서 부터 조짐이 안좋더군요
구로역에서 한번출발하면 역곡역까지 5정거장을 정차하지않고 급행으로 가기 때문에, 구로역에서 전철 출발하기 전에 내렸어야 했는데 ...
그랬는데 .... ㅠ.ㅠ

아 .. 놔 ...

나 왜 또 간증하고 있니 ㅠ.ㅠ
불량품
13/04/03 20:54
수정 아이콘
뿌.. 뿌직하셨나요..
루크레티아
13/04/03 16:03
수정 아이콘
똥셉션의 임팩트가 너무 강해서 이젠 똥글만 보면 똥셉션만 생각납니다.
13/04/03 16:06
수정 아이콘
피지알도 똥게시판 만듭시다 그냥...
13/04/03 16:26
수정 아이콘
저번 똥글(?)에서 간증 했는데, 여기서도 해야하나요? 크크크
13/04/03 16:39
수정 아이콘
진짜 똥냄새가 나는 것처럼 코가 얼얼하네요. 크크
불량품
13/04/03 16:39
수정 아이콘
피지알을 관통하는 두단어는 역시 솔로와 똥이죠
달팽이
13/04/03 16:58
수정 아이콘
어우 글에서 냄새가 아주 그냥
王天君
13/04/03 17:24
수정 아이콘
똥차 불러야겠네요. 이래서야 제가 친구들한테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이트 라고 추천한 명분이 서질 않네요;;;;
라리사리켈메v
13/04/03 17:26
수정 아이콘
제목에 똥있으면 무조건 추천 아닙니꽈.
스타트
13/04/03 17:33
수정 아이콘
피지알 글 하나 보고 화장실 가야지 했는데 똥글이 가장 먼저 눈에..
피지컬보단 멘탈
13/04/03 17:50
수정 아이콘
된 굵은똥싸고 뒷처리하다 혈흔뒷처리해보신분계세요?
13/04/03 17:50
수정 아이콘
왜 핸드폰에서 냄새가 나는거 같지? [m]
가나다라마법사
13/04/03 17:54
수정 아이콘
이글 읽으려고 똥마려울때까지 참다가 화장실에서 봅니다
불량품
13/04/03 18:49
수정 아이콘
다시 읽고 생각났는데
상가 화장실을 모두 잠그지말고 개방시켜놓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진짜 급박한순간 모든 화장실이 잠겨있을때의 그 절망감과
상가 점주들에 대한 미칠듯한 증오가 치솟아오르죠... 평화 사회 구현을 위해서라도 필요합니다
아라리
13/04/03 19:21
수정 아이콘
어휴...똥..
Colossus
13/04/03 19:28
수정 아이콘
저녁으로 똥 먹고 왔는데 카레 얘기는 안봤으면 좋겠네요.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3/04/03 20:20
수정 아이콘
똥맛 카레 vs 카레맛 똥

무엇을 더 좋아하시나요?
불량품
13/04/03 20:53
수정 아이콘
똥맛 카레로 익스큐즈 된거 아닌가요? 똥맛 카레는 똥맛이지만 먹을수 있는 카레고
카레맛 똥은 카레맛이지만 똥이니..
RookieKid
13/04/03 21:51
수정 아이콘
오늘도 피지알의 아이덴티티는 똥으로 흘러갑니다
13/04/03 22:55
수정 아이콘
똥싸면서 똥글보니까 기분이 똥같네요 ^^
13/04/03 23:41
수정 아이콘
그나마 서울은 어딜가나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으니 희망이 있는 편이죠.
지방은 정말..
방구차야
13/04/04 13:33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때는 응가하러가는게 죄악시되는 분위기가 있었죠. 누가 화장실에서 응가하고 있으면 득달같이 몰려가 물세례 휴지세례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내가 장본인이 될줄이야... 끝까지 참으며 집까지 기어가다가 어기적 흘러나오는 경험을 하게됩니다. 몇학년 때인지는 말할수가 없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460 화장실 청소 팁 [92] 김홍기2747 22/03/12 2747
3290 응급실 체험기 [22] ohfree7906 20/06/12 7906
3257 200만원으로 완성한 원룸 셀프 인테리어 후기. [108] sensorylab13445 21/03/28 13445
3243 미운 네 살이 앓고 있는 병들 [70] 비싼치킨9528 20/05/29 9528
3175 이 막대기는 무엇인가? 무엇이냐고 물었어. 뒷처리의 역사. [59] 라쇼19885 20/07/10 19885
3009 TMI - Too Much Information 에 관하여 [69] 앚원다이스키13143 18/10/24 13143
2793 [영화공간] 배우 하정우와 이병헌을 말하다 [72] Eternity23196 16/09/23 23196
2620 변비는 위험하니 이 아이들 중 하나를 데려가렴 [92] 리듬파워근성42509 15/05/01 42509
2537 나를 알아봐준 사람. [21] Julia15848 14/05/11 15848
2488 화장실 변기를 5박 6일동안 뚫었습니다. #2 [84] 은수저39651 14/01/03 39651
2487 화장실 변기를 5박 6일동안 뚫었습니다. #1 [30] 은수저24972 14/01/03 24972
2473 피지알하면 모다? [54] 연필깎이11144 13/12/17 11144
2356 내 생애 최고의 순간 [12] tyro8751 13/06/14 8751
2313 [미술] 나도 저건 그리겠다 [74] A.디아13169 13/05/27 13169
2237 똥이야기 [26] 주본좌8693 13/04/03 8693
2166 [요리따라하기]'다시한번말해봐'님의 탕수육에 도전 [27] 터치터치9138 13/02/18 9138
2094 [스타2] 자유의 날개 캠페인 공략 (1. 마 사라 임무) [25] 이슬먹고살죠5858 13/01/06 5858
1999 똥인간 연애함 [110] 이명박12514 12/11/05 12514
1997 똥에게 [37] 이명박6388 12/11/01 6388
1996 똥의 힘 [33] 이명박8792 12/10/31 8792
1994 똥을 싸며 [19] 이명박7839 12/10/22 7839
1987 똥을 싼다 [20] 이명박9249 12/10/21 9249
1737 연인보다 먼, 우정보다 가까운 남녀 이야기 [26] 유유히8567 12/02/27 856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