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0/05/25 02:18:22
Name becker
Subject (10)경기관람, 이제 미래를 봅시다.
0. 들어가기에 앞서

안녕하세요. 피지알과 포모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becker라고 합니다. 취미는 스타크래프트 관람이고, 특기는 피지알 포모스 두 사이트를 왕래하면서 눈팅하면서 스덕질하는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는 1999년 프로게이머 코리아오픈 이후 몇년의 휴식기가 있었지만 어쨌든 지속적으로 보아왔습니다.

저는 지난 2010년 5월 22일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펼쳐진 2010 대한항공 스타리그를 일행 두분과 함께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아시다 시피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결승직후의 대혼란의 퇴장속에 저 역시 긴 시간동안 기다려야 했고,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퇴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했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정리함과 동시에 그동안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았던 E-Sports의 관전시설에 대해서 일침하는 글을 적기 위해 2010년 5월 23일 새벽 2시경, "누구를 위한 이스포츠인가?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free2&no=41676)" 라는 글을 피지알 게임게시판 및 포모스 매니아 칼럼에 올렸습니다.

그러나 저 당시 글의 원래 목적이였던 "관람환경의 결핍함과 결승 오프에 대한 아쉬움"이라는 주제를 모두 논리있게 정리하는 것을 다 제대로 이야기 하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빠르게 많은분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앞서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이야기 하지 못하였고, 또 이스포츠의 팬으로서 제가 바라는 점을 제대로 이야기 하지 못한채 감정적인 이야기만이 논지를 감싼 것 같아서 이렇게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글을 적어 봅니다.

같은 사람이 한 주제로 두번 글을 적는다는 점, 그리고 계속해서 이 주제로 피지알의 게임게시판이 과열되고 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만 첫 글을 쓴 후의 분위기 속에 어느정도는 왜곡되고 있는 사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스포츠가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취해야 할 자세에 및 제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너그럽게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결승 이후 밤에 있었던 일에 대해.





사실 현재 게시판에 돌고 있는 글중 그날 경기가 끝난 후의 사태를 가장 제대로 묘사하고 있는 글이 이악물기 님 블로그에 있는 "여러분들은 이스포츠의 소중한 호구이십니다 (http://sininus.egloos.com/5322844)" 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저 글 대부분이 맞는 내용이긴 하나, 개인적으로 좀 아닌데하는 구절이 있어서 조금 덧붙혀봅니다. 실제로 저와 같이 갔던 일행의 일행분이 저 이악물기님이라... 아마 저 분이 본것과 제가 본것은 거의 일치할겁니다.

i. 안전요원.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이 안전요원 및 온게임넷 스태프들의 태도가 왜곡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악물기 님 외 다른분들은 어떻게 느끼셨을진 모르겠으나, 적어도 제가 만나뵜던, 그리고 제가 대화를 나누었던 안전요원 및 스태프분들은 상황에 대해 너무나 통감을 느끼고 안타까워 하고 계셨습니다. 거듭 죄송하다는 말, 최선의 노력은 다하고 있다 등. 분명 모두가 짜증이 나는 상황임에는 분명했습니다만 어쨌든 결승 스태프분들 대부분은 쏟아지는 빗줄기에 흠뻑 젖어가면서 죄송하다고 이야기를 하였고, 저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께 퇴장하는 길에 고생이 많으셨다. 수고했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저와 같은 타이밍에 퇴장을 했던 많은 분들도 그 상황에 대해서는 굉장히 짜증내 하셨으나 어쨌든 스탶분들에게는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대부분 건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아수라장을 통제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과 관객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는 지키고 있었던것을 다들 이해하고는 있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쓴 글에도 스태프 분들은 정말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드렸고, 또 다시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설사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더라도, 대부분의 스탶들은 그러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이부분만큼은 왜곡이 없었으면 합니다.


ii. 문제의 본질

한편에서는 드림콘서트와의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오는데요. 아마 콘서트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퇴장하는데 소요된 시간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드림 콘서트는 경기장에서 진행되기에 자신이 위치해있는곳에서 가장 가까운 출구를 찾아서 퇴장하면 됩니다만, 이번 결승은 어쨌든 만여명의 팬들이 모였음에도 단 하나의 출구만으로 빠져나갈수 있었으니까요.

결국 이것은 본질적 문제로 이어집니다. 전 대놓고 엄빠일정도로 엄재경 해설위원을 좋아하고 그분의 감사문도 잘 읽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납득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생각했던것 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라는 구절이였습니다. 생각했던 인원이란 즉 안전사고 및 여러 돌발상황이 발생하였을때 컨트롤 할수 있는 만큼의 관중, 즉 전문용어로 이야기하면 '수용인원'을 이야기합니다. 격납고가 축구장 3개의 크기라고 축구장 3개에 들어갈수 있는 모든 사람들을 들어보내는 것이 아니라, 원할한 출퇴장을 진행시킬수 있을 정도의 인원만 받고 나머지는 정중히 돌려보냈어야 합니다. 그 넓은 격납고에 4천명만 있으면 너무 휑하다고 느껴졌다면, 차라리 예상인원(여기서는 수용인원)을 최대한으로 생각하여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전 대비에 한해서는 적당한것 보단 넘치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앞으로 야외무대를 계획할때는 "얼마정도의 사람이 올것 같으냐?" 라는 질문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까지 통제가 가능하느냐?"로 접근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 오프





여기서 작년 스타리그 크리스마스 오프 갔다 오신분 계십니까? 전 갔었습니다. 용산 이스포츠 스타디움에 약 천여명의 사람들이 왔다 갔다고 들었습니다만, 아마 그 자리를 찾은 인원은 그 이상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의 입장 상황 역시 어제의 퇴장 못지 않게 만만찮았습니다. 용산 가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 경기장으로 통하는 그 통로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대기시킬수 있을정도로 넓지는 않습니다. 그날도 그래서 팬카페 운영자분들이 많은 사람들을 줄세운다고 다 건물 밖 옥상으로 내보냈는데, 작년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습니다. 눈내리고 뼈깎듯이 추운 겨울, 경기를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팬들은 건물밖으로 내던저져 벌벌떨면서 팬카페 운영자가 부르는 번호대로 줄을 서야 했습니다. 그중 절반은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팬카페 운영자얘기가 나와서 말입니다만, 빅매치의 오프를 안가보신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용산/문래에서의 오프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보통 첫주자는 오전 7시에서 8시경 해당 경기장에 도착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실제로 가본적은 없습니다만...) 그중 대부분이 팬카페 회원및 간부들이고, 그들이 준비한 종이에 사람들의 이름을 적기 시작합니다. 1번 김듣보, 2번 이듣보, 3번 최듣보... 이런식으로 순서세우기를 시작합니다. 저 크리스마스날 번호는 600번쯤까지 갔다가 팬카페에서 더 이상은 어차피 입장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더이상 번호를 받지 않았습니다.

용산 이스포츠 스타디움으로 이전하기 이전, 한때 오전에 일찍 와서 좌석에 미리 "자리있어요"를 테이프에 붙혀놓고 좌석을 독점한 팬카페들이 비난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러한 운영역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악명높던 "자리있음"과 진배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름만 적고, 혹은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10, 20개씩 적어주고 점심을 먹은 뒤 4~5시쯤 등장해서 줄을 세우기 시작하니까요. 그것도 모르고 일찍가면 자리가 있을꺼라고 생각해서 2시, 3시쯤 용산에 도착한 팬들은 호구가 되는것이죠. 이미 좌석은 다 빼앗긴채 비좁은 공간에서 스탠딩으로 보는 일만 남았는데 말이죠.

리그의 준비때문에 경기시작 1시간전부터 입장을 시킨다고 하는데, 차라리 몇시간전부터 개방해서 2~3시간부터 미리 기다렸다가 헛걸음 하는 일 없이 당장의 상황을 보고 그 자리에서 직접 좌석을 앉게 한다던가, 온게임넷/엠비시게임이 자체적으로 좌석 확보시스템을 인터넷으로 만들어서 일인당 한정되게 좌석을 예약받는다던가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용산에서의 퇴장도 때로는 고역입니다. 이제동 vs 정명훈 박카스 09 4강전에서 수많은 팬들은 용산 아이파크 몰의 폐장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사무실에 있는 화물용 엘레베이터(..)로 이동되어졌습니다. 이때도 경기 후 건물밖의 공기를 마시는데까지 시간은 30분정도가 걸렸습니다. 거기에 엘레베이터 문을 열었을땐 일반적인 출구가 아닌 주차장에서 관객들은 마치 무거운 짐짝마냥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오프는 끝까지 함께하진 못했는데, 과연 그때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직접 갔다 오신 분이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스타리그 결승 퇴장사태와는 약간 다른 문제일수도 있으나, 이러한 내용도 추가시킨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체적으로 이스포츠의 관람환경이 너무 구리거든요.


말 나온김에 한가지만 더 얘기하겠습니다. 스포츠 직관의 묘미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많은것들이 있겠지만 야구, 축구같은 여타 스포츠의 경우에는 직접 경기를 관전하면서 먹는 치킨 한조각, 맥주 한장, 라면 한사발...같이 먹거리의 매력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리그에는 그런것이 없습니다. 아직 성장중이기에 제대로 된 스타디움도 옹기종기 모여있기에 힘들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주로 경기가 펼쳐지는 시각은 저녁식사시간입니다. 편의점에서 사온 과자, 음료같은것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식사를 나중으로 미룹니다. 굳이 제가 식탐이 쩔어서(..) 그런건 아닙니다만, 어쨌든 스포츠를 보는데 먹는건 정말정말 중요합니다. 보는 눈이 즐거운만큼 먹는 입도 즐거우면 즐거움이 두배가 되거든요. 제발 맥X날X나 버X킹 같은 패스트푸드점, 혹은 스태디움 안에 핫도그 바, 사발면존 같은 거라도 입점된다면 마구마구 사줄 의향이 있으니 고려를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3. 사과와 개선사이




처음 글을 썼을때는 솔직히 사과를 바라고 쓴 글은 아닙니다. 물론 사과를 하면 당한 피해자야 어느정도 위로만족이 됩니다만, 이것은 그 사과라는 감정에 치우쳐 만족만 하고 끝날 문제는 분명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람 환경만 개선이 된다면 사과따윈 정말 필요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불행중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스태디움이 터질듯한 오프를 가본적이 이번이 세번째였는데, 세번 모두 "와 이러다 안전사고 터지겠다" 라는 생각이 제 머리속에 스쳤습니다만 단 한번도 그런 불상사는 고맙게도 일어나진 않았습니다. 팬들이 성숙한것인지, 안전요원들이 고마운것인지, 아니면 사람이 원래 잘 안죽는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중요한것은 관람을 하러 간길/하고 돌아온 길에 이러한 생각이 팬들의 머리속에 주가 된다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이 다섯글자가 가지는 의미와 진정성을 판단하는건 사과를 하는 시점이 아니라 그 후의 행동을 지켜봐야 가늠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몇분들이 원하시는 TV에서의 대면사죄, 간부들의 사퇴가 설사 일어나더라도 변화하나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사과는 빈말이 됩니다. 많은 분들은 현 온게임넷의 사과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만, 만약에 정말로 온게임넷이 책임을 통감한다면 다음시즌부터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정말로 안전사고 하나 나지 않은것을 모두 다행이라고 안도하며,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는것 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건 미래의 문제를 보는 일입니다.










4. 왜 오프를 가는가?

오프 자주 가신분들께 묻습니다. 당신은 오프에 왜 가십니까?

앞서 말한대로 큰경기에서의 안전사고를 여러번 걱정을 했음에도 저는 계속해서 종종 오프를 뛰었습니다. 그런데 저 같은 사람들이 세상에 많나 봅니다. 결승전에는 아시다시피 만여명의 사람이 왔구요. 이스포츠 동정론때문에 온이들도 있겠습니다만, 정말 오프의 묘미를 맛보기 위해서 온 이들도 많았습니다. 오프의 묘미...는 직접 가보신분들은 알겠습니다만 '고작' 게임으로 사람들이 환호하고, 그 환호에 나도 맞혀서 기뻐하는 특별한 맛이 있습니다. 경기 내적인 면에서는 TV스크린이나 오프에서의 큰 화면이나 다른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경기 외적인 것들 -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게이머들의 표정 변화, 경기를 바라보며 보이는 팬들의 탄식과 환호, 그리고 거기에 장단을 맞추며 리듬을 타는(...) 해설진들... 그 분위기만으로도 오프의 맛은 살아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의 문제는 그 맛을 끝까지 어떻게 이어가느냐의 이야기 입니다. 이스포츠가 탄생한지 11년이 되었고 공개방송을 시작한지도 10년, 처음엔 등받이도 없이 엉덩이만 올릴수 있던 의자가 이제 와서는 어쨌든 의자다운 의자로 변하기는 했습니다만, 게이머들의 연습환경, 스폰서의 스케일, 판의 크기, 올라간 연봉등 미칠듯한 성장을 했던 다른 요소들과는 달리 이스포츠의 오프환경은 아직까지도 많이 모자랍니다. (먹을꺼! 먹을꺼! 먹을꺼!) 굳이 스타크래프트를 모르더라도, 팬들과 해설자들의 열기와 열정만으로도, 다른 제약 없이 esports의 매력에 흠뻑 빠질수 있는곳, 용산 esports 스타디움과 문래동 LOOX, 그리고 모든 야외 경기장은 이스포츠가 자랑스럽게 선보일 수 있는 많은 이들의 놀이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1-21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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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iabal
10/05/25 02:21
수정 아이콘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건 이런 글이었습니다.
온게임넷 관계자분들은 필히 읽으시고 대책 마련에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내에, 그리고 경과를 알려주시면서 진행하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사실좀괜찮은
10/05/25 02:23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면, 관람료를 받지 못해도 먹을 것 장사만 잘 할 수 있다면 꽤나 짭짤한 수입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먹을꺼! 먹을꺼! 먹을꺼!)

이번 기회에, 평일의 일반적인 경기 때에도 편의시설을 주변에 설치해보는 시범운용을 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로트리버
10/05/25 02:26
수정 아이콘
사실 안전사고가 안났다는게 기적적일 정도로 이상한 상황이였습니다.
첫번째 이기에 믿어봅니다. 두번째는 사과고 뭐고 없습니다. 진심을 담아서 말해도 추악한 거짓말이 되는겁니다.
언제나 발 빠른 대처를 보여왔던 온게임넷이였기에, 저는 한번 더 믿어봅니다.
쌩양파
10/05/25 02:38
수정 아이콘
배고픈 오프는 싫습니다. 먹을꺼의 혁신을 기대합니다.
Judas Pain
10/05/25 02:44
수정 아이콘
퇴장하는 지옥길에서 안전요원 분들은 '안전'엔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팬들도 욕보는 중임에도 통제에 정말 잘 따랐고요.
그랬기 때문에 12시 즈음에 김포공항 역에 도착한 것이기도 하고 퇴장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뒤의 '안전'은 회사의 관심사가 아니였던듯 합니다. 대한항공 건물 밖이기도 하고 기자의 카메라도 꺼져 있으니까요.

퇴장이 끝나고 온겜쪽 직원으로 보이는 한분이 길바닥에서 어쩌지 못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집을 물어보고 택시비를 쥐어주기도 했는데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에겐 한번 물어보곤 다시는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전 이번 사태가 분노의 표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스포츠 오프 직관 환경에 대한 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온겜은 프로리그 전 전국방송으로 한번, 그리고 홈페이지에 글로 한번 총 두번 공식 사과했습니다.
천운으로 사고가 안난 상황에서 얌체의 체면을 그정도로 구겼으면 충분히 구기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러 팬분들도 피맛나는 할복보단 오프환경 개선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하시는 다음 수순을 밟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Lucifer†
10/05/25 02:57
수정 아이콘
"2. 오프" 관련 글은 통감 하며 동의합니다.
특히 "자리있어요(자리있음)" 이건은 예전 메가웹 때부터 이야기 나왔던것이지요... 이건은 온겜 엠겜 양쪽다 다를게 없구요...
실제로 제가 메가웹 다닐때 위에 같은일 몇번 당하고(호구가 된...) 나서 그후로 오프가는 것을 많이 줄였으니까요...
우선 시설, 상황 은 둘째치고 정말 화가 많이 납니다.
fd테란
10/05/25 03:19
수정 아이콘
잘 읽고 갑니다.

사족으로 12시 40분쯤 김포공항 3번출구에 잠시 있었는데요.
웬 수상해[?]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담배를 피우면서 슬쩍 다가오더니 집에 가지 못한 주위사람들에게
'어디서 왔는냐' '데리러 올 사람이 있는냐' '차가 있으니 시내로 데려다 주겠다' 식으로 말을 걸더라구요.

처음에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밑도끝도없이 시내까지 데려다 주겠다.
식으로 나와서 사람들이 '웬 이상한 사람이지' 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건넸던 기억이 납니다.

조심스럽게 누구냐고 묻자 그 이상한 아저씨[?]
'온게임넷 직원인데 미안해서 어떻게 좀 도와줄려고...' 말을 흐리더라구요.

전 그 이상한 아저씨 입에서 온게임넷 직원이라는 소리를 듣기 전까지
도시괴담에 나오는 '새우잡이 브로커'가 아닌가 아주 잠깐 실없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히 대회운영이나 입장 퇴장관련해서 많은 불편이 있었고 짜증과 분노 비슷한것이 치밀어 올랐는데요.
회사에서 지시로 내린건지 아니면 그 직원분의 개인적인 감정때문인지 김포공항에 갇혀서 이도저도 못하는 학생들에게
어찌됐든 교통편을 마련해주려고 애쓰고 진짜 미안해서 사람들에게 섣불리 말도 제대로 못붙이면서 한숨쉬는 모습에서
정말 미안해하고 있구나 라는 감정을 받았기에 온게임넷에 대한 불만을 조금이나마 누그러 트릴 수 있게 되더군요.


진짜 그런거 감안해도 이번 오프는 정말 '정떨어지는' 그런 최악의 오프였다는건 변함이 없군요.

다시 한번 잘 읽고 갑니다.
10/05/25 03:34
수정 아이콘
http://dirox.egloos.com/5275670

http://www.fancug.com/bbs/view.php?id=starcraft&page=1&sn1=&divpage=7&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5166

전 이악물기님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단지 그이유때문에 신뢰를 안하는건 아니고요. 너무감정적으로 쓰셔서 좀 그렇습니다. 지적을 잘해주셨지만 차라리 이런글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거 같아서요. 밑에 밑에서 퍼왔습니다.
10/05/25 03:5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아무쪼록 이번 사건이 잘 해결되고

다음 번에는 온게임넷과 시청자 모두가 만족할 만 한 결승전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p.s)뻘글입니다만.. 1-2 끝 부분에 '바램'이 아니라 '바람' 이 맞는 것 아닌가요? 아니라면 죄송합니다 -_-;
아지다하카
10/05/25 04:0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무료입장에서 오는 문제점을 극복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네요.
제일앞선
10/05/25 05:42
수정 아이콘
드림 콘서트랑 비교가 되나요? 드림콘서트야 애초에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보고싶어서 무슨수를 써서라도 가는 팬들이 대부분이고 그들은 이미 어느정도의 귀가 불편은 감수하고 갑니다 하지만 이번 결승전은 팬의 요구가 아닌 스타판을 위해서 제발 많은 사람들이 모여주길 바란건 방송사인데 방송사의 태도나 현재 스타판의 위기가 아니라면 이번결승에 모인 팬들의 절반이나 모였을지 의문입니다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스타오프에 처음오신분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이런불편을 예상하지 못했을테고 업친대 덥친격으로 방송사의 대처는 굉장히 미숙했죠 과연 이번 불편을 겪은 그처음오프에간 팬분들이 다음 결승전때도 모든걸 감수하고 다시 와주실까요?
파르티아
10/05/25 06:08
수정 아이콘
옳은 말만하셨네요..
인간이란 이기주의자라서 자신에게 유리한거만 보죠.. 무사히 안전사고 안일어나게 최선을 다한것은 못보고 내가 늦게 빠져나왔다는거만 보는게 안타까웠는데.

아무튼 e스포츠는 다른 축구나 야구처럼 강자가 아니라 약자라고 보기때문에 실수해도 많은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하게 우리나라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강자에겐 한없이 약해지고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해지는거같아서 아쉽네요..

약자에게는 질책이 아니라 앞으로 더 신경쓰고 더잘하라고 격려를 해줘야할때입니다.

뭐 불쌍해줘 가줬다. 니네들이 오라고 해서 가줬다. 기껏 오라고해서 가줬더니 이게뭐냐 장난치냐,, 이런말은 정말 아닌듯싶습니다. 님같은 분들은 아예 그곳에 가지말았어야 하는곳입니다.
파르티아
10/05/25 07:42
수정 아이콘
사실좀괜찮은밑힌자님// 그게아닙니다. 마지막문장은 불쌍해서 기껏 가줬더니 이딴식이냐 이런 몰상식한 발언하신분들에게 하는 말이구요.

강자 약자 말은 축구나 야구에서 비슷한 형태의 사고가 일어났을시 팬들이 항의해도 축구나 야구는 흔들림없이 눈하나 깜빡한안다는 말을 비유한겁니다. 그만큼 팬들이 실망하거나 말거나 축구나 야구같은 스포츠는 아마 망할리가없겠죠.. 하지만 e스포츠는 미래가 불투명한 약자입니다... 말그대로 언제 소리소문없이 없어질지 모르는 스포츠죠... 그래서 질책보다는 격려와 응원으로 더잘하라고 지켜줘야한다는 말이구요.
10/05/25 10:1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역시 becker님이시군요.
이래서 제가 님을 좋, 좋,,,, 하여튼 그렇습니다.

최근 올라오는 글들 보면 지나치게 감정에 근거한 표현들로 보여서 좀 불편했는데, 이제는 이성에 근거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요구의 목소리들이 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프 뛰신 분들 화나시는 거, 당장의 사과만으로는 그 화가 풀어지지 않으시리란 거 잘 알겠는데요, 그렇다고 그냥 "다 짤라라, 다 나가죽어라, 그냥 망해버려라"만 외치는 건, '죄송합니다' 한 마디로는 실질적인 해결과 발전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분명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분들 중에서도, 엄 위원의 감사글과 온겜의 사과방송으로 어느 정도 감정 자체는 누그러진 분들도 있으신 것 같은데, 그건 그저 그 분들의 감정의 역치가 다른 분들보다 높기 때문이지, 그 분들이 거지근성, 호구근성을 가진 분들이거나 소비자로서의 의식이 결여되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글들에서 더 이상 감정적으로 화내지 않는 일부 팬들을 매도하면서 분노를 선동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읽을 때면 오히려 불편해집니다.

최초에 엄위원의 감사 겸 사과글이 올라왔을 때 여러분들이 원하셨던 1차적인 요구사항은, 그런 식의 비공식적 해명이 아닌 "공식적인 사과"였습니다.
그리고 그건 바로 어제 프로리그 방송 전에 즉각 이루어졌습니다.
만약 더 원하는 게 있다면, 구체적으로 이성적으로 논의하고 요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나 화났다, 알아서 풀어줘, 안 풀어주면 니들은 죽일 놈, 우리가 호구냐, 라는 식은 당하는 입장에서도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답답하고 소모적일 뿐입니다.
거기에 더 나아가 '너는 왜 계속 화 안 내냐, 너 호구냐' 라는 식의 선동은 지켜보는 입장을 더욱 안타깝게 만듭니다.
lovemind
10/05/25 10:46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이군요. 추게로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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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 스타 단체전에서 "에이스"의 의미. [39] ipa6376 11/11/17 6376
1591 (10)경기관람, 이제 미래를 봅시다. [21] becker5187 10/05/25 5187
1590 (10)[쓴소리] 안타까움과 허탈함, 그리고 의식의 부재 [75] The xian6507 10/05/24 6507
1589 (10)감사합니다. [220] 엄재경23285 10/05/23 23285
1588 다단계 피해 예방 혹은 ‘Anti’를 위한 글(+링크 모음) 本(본) 편 : 사업Ⅳ-① [13] 르웰린견습생3775 11/11/18 3775
1587 [2_JiHwan의 뜬구름잡기]타산지석(他山之石) [11] 2_JiHwan3641 11/11/16 3641
1586 (10)클랜 숙소 생활에 대한 추억, 그리고 여러분께 올리는 부탁. [8] Hell[fOu]6194 10/05/31 6194
1585 (10)드라마 “개인의 취향”의 너무 가벼운, 그래서 더 섬뜩한 폭력. [57] 김현서8451 10/05/04 8451
1584 (10)재미삼아 보는 10년간 이어진 본좌론 이야기 [50] 고지를향하여5845 10/04/07 5845
1583 교통 정체를 해결할 교통수단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9] Lilliput4942 11/11/18 4942
1582 11-12 프로리그 판도 예상 [25] 본좌6713 11/11/12 6713
1581 (10)검사와 스폰서 이야기. [27] ipa7812 10/04/22 7812
1580 (10)스막을 위한 나라는 없다. [21] becker7367 10/05/17 7367
1579 (10)승부조작설에 관한 관계자분들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132] becker15524 10/04/12 15524
1578 왕자의 난 - (완) 아버지와 아들 [11] 눈시BBver.23838 11/11/16 3838
1577 삼만, 하고도 일천, 하고도 칠백여일의 여정. [20] nickyo4522 11/11/15 4522
1576 여러분이라면 어떠겠어요? [63] 승리의기쁨이7603 11/11/15 7603
1575 수많은 이들을 떠나보내며 [8] VKRKO 5342 11/11/10 5342
1574 (10)'추노' 의지가 희망을 그리다... [35] forgotteness7216 10/03/26 7216
1573 (10)문선공(文選工)을 아시나요? [15] 굿바이레이캬5945 10/03/16 5945
1572 (10)게시판 글쓸때 도움이 될만한 html태그들... [28] ThinkD4renT4705 10/03/15 4705
1571 다단계 피해 예방 혹은 ‘Anti’를 위한 글(+링크 모음) 本(본) 편 : 사업Ⅲ [6] 르웰린견습생3377 11/11/15 3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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