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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16 23:14:44
Name 비야레알
Subject [질문] 이런글 보고 눈물이 나는데 정상인가요?
정상인가요? 는 표현이 좀 그런것 같고 저같은 분들이 계신지 궁금해요.

예전에 보고 감동적이고 뭉클해서 저장해놓은 글인데

볼때마다 펑펑우는건 아니지만 눈물이 나는데

이런 미담? 보고 우시는 분 계세요?


동기들끼리 술을 마시다가 말이 나왔다. 
"야, 근데 너는 군대 안 가냐?"
"군대? 가야지." 
나는 그리고 서둘러 잔을 들었다.
"야, 잔 비었다 잔." 

나는 군대를 안 간다. 
못 간다고 쓸 수도 있는데, 그렇게 쓰기에는 군대를 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가장이다. 엄마아빠는 둘 다 고아라고 했다. 보육원에서 같이 자라고 결혼했다고.
그리고 내가 열두 살 때, 두 분은 버스사고로 돌아가셨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었을까, 일곱 살짜리 동생과 두 살짜리 동생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새벽엔 배달을 하고, 다섯 평짜리 방에서 셋이 잤다.
학교에서는 장학금도 줬다. 수급자비도 정부에서 줬다.
분유, 기저귀, 대부분 그런 걸 사는데 썼다. 물론 그 때는 지금보다는 쌌다.
그래도 꼬박꼬박 저축도 했다. 한 달에 오만 원, 많은 돈은 아니었다.
사실 그것도 주인집 아줌마 명의였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아줌마가 나를 앉혀두고 말했다.
"너, 대학 갈 거니?" 
"아, 일하려고요."
"아니야, 잘 들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가. 그래서 과외를 하렴."
어린 나이에 몸이 상하면 나중에 더 먹고 살기 힘들다고 했다.
몸도 커서 다섯 평에서 자기도 힘들 텐데, 돈 많이 벌어서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라고.
세상에 착한 사람이 있다는 걸 나는 이 아줌마 덕에 믿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믿기 어렵게도 이 대학에 붙었다. 물론 기회균등 전형이었지만.
과외 전단지를 만들어 돌렸다. 한 달만에 내 손에 60만원이라는 돈이 들어왔다.
학교에서는 생활비 장학금을 줬다. 정부에서도 아직 지원을 끊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이사를 했다. 아줌마한테 감사하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
그리고 동생들과 며칠 전에 아줌마를 찾아갔다. 
뭘 사갈까 고민하다가 고구마케이크랑 음료 세트를 양 손에 들고 갔다.
아줌마는 고생했다고 우리 등을 다독여주셨다. 
큰동생은 이제 고삼이다. 작은동생은 이제 중학생이 된다.
그렇게 계산하더니 아줌마는 정말 빠르게 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괜히 눈물이 났다. 결국 우리 넷은 울었다. 

이 자리를 빌어,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아줌마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
저는 이제 졸업을 합니다 아줌마. 다 아줌마 덕분입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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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인생
17/05/16 23:15
수정 아이콘
감성은 저마다 다르니까요.
마스터충달
17/05/16 23:15
수정 아이콘
저는 김진호 가족 사진 동영상 볼 때마다 눈물 납니다...
태엽감는새
17/05/16 23:21
수정 아이콘
정상 비정상을 물어보시니까 정상같네요.
비정상인은 자신이 이상하다는걸 고민하지도 않겠죠.
Citrus7744
17/05/16 23:35
수정 아이콘
저도 이 글 볼때마다 우는데요? 정상이시라 믿습니다.
반전여친
17/05/16 23:36
수정 아이콘
저도 울었어요
아이오아이
17/05/16 23:52
수정 아이콘
전 아직도 타이타닉 영화에서 침몰 할 때 4중주 보고 눈물이 찔끔 납니다. 오히려 남녀주인공 로맨스엔 무덤덤했는데...
어릴때 처음 봤을때부터 최근에 다시 봤을때도 딱 그 장면에서 눈물이 또로록 하고 떨어지더라구요. 뭔가 엉엉 울기보단
네이버후드
17/05/17 00:00
수정 아이콘
울고 웃고 하고 하지 않는다고 정상이고 비정상 인거는 아니죠
Rhm-Borsig
17/05/17 00:14
수정 아이콘
감성차이죠. 저는 짱구극장판 보고 울었습니다.
꿈꾸는사나이
17/05/17 00:44
수정 아이콘
감수성이 풍부한 거지 비정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풍부한 감수성이 장점이 될 때도 많죠.
네가오늘수고했어
17/05/17 09:00
수정 아이콘
저는 원피스 초파 이야기에서 울지 않았습니다
눈에서 땀이 흘렀을뿐.
미스터칠드런 - 쿠루미 뮤직비디오를 보고도
울지 않았습니다
눈에서 땀이 흘렀을뿐.
토끼호랑이
17/05/17 11:32
수정 아이콘
하아. 보고 저도 눈물날 뻔 했네요.
Outstanding
17/05/18 07:26
수정 아이콘
저도 피쟐에서 그 글 보고 눈물났어요.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결론이 '아줌마는 정말 대견하다며 등을 두드려 주셨다' 정도로 끝맺어져 있었다면 눈물이 나진 않았을거 같아요. 눈물은 전염된다는데 글만 봐도 전염이 되는건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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