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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23 22:36:29
Name 토다기
Subject [일반] [개똥철학] 테란 기지에 질럿이 들어간다면?
평소에 잡생각을 많이 하는 저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런 잡생각 중 하나입니다.

이론이라고 하기엔 뭐하고 그저 그런 술자리 잡담 같은 것입니다.


그럼 먼저 가정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두 팀이 있습니다.

한 팀엔 여러분이 속해있습니다.

팀원은 각각 3명이 있으며

PGR의 역사와 함께해온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으로 대결을 합니다.

종족전은 제목에서 보셨듯이 프로토스와 테란의 경기


여러분의 팀은 테란입니다.

내기가 걸린 게임이며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GG를 선언할 수 있는 A라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GG를 늦게 칠 수록 더 큰 돈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A를 제외하면 여러분은 B 혹은 C가 됩니다.

A는 스타크래프트를 모르는 사람이며

B와 C는 스타크래프트를 할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플레이는 B와 C 둘 중 한명이 합니다.(여러분이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옆에서 훈수를 둘 수도 있죠.)



그렇게 게임이 시작됩니다.

초반 열심히 일꾼을 미네랄에 나눕니다.

원팩더블을 할까 투팩을 할까

열심히 B와 C는 대화를 나눕니다.

A는 스타크래프트를 잘 모르니 그저 지켜볼 뿐이죠.


프로토스가 상대이니

입구를 막기로 합니다.

그리고 상황이 발생합니다.


질럿 한 기가 기지로 들어오고 맙니다.


B가 말합니다.

"이거 큰일났다. 가뜩이나 평지맵이라 토스의 견제가 심한데 질럿까지 들어왔어. 게다가 아직 마린도 안 나왔고. 와 망했다 망했어"

C가 대꾸합니다.

"괜찮아 마린 나오면 컨트롤로 막으면 됨. 입구는 질럿 추가로 더 못 들어오게 막아놨고 SCV랑 마린으로 잡자. 침착해"

다시 B

"아니 상대편 D 컨트롤 좋단말야. 막아도 SCV 피해 있을거고 마린 여유도 없을거고 그냥 빨리 스겜하는 게 나을거 같아

C

"뭔소리여, 질럿 한 마리때문에 왜 GG를 쳐. 막을 수 있다고, 피해 좀 있어도"

B

"GG늦게 치면 돈 더 나가는데, 굳이 질질끌거 있냐 빨랑 스겜하자"



그리고 A는 그저 듣고만 있습니다.

A는 잘 모르니까요.


여러분이라면 어느 의견에 동의하시겠습니까?

B?  C?


스타를 많이 하셨던 분이면 C의견이 많겠죠.

물론 질럿 한마리가 게임의 패배의 원인이 될 수 는 있는데 결정적인 것도 아니고 극복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렇지만 좀 오버해서 생각하면 B의 말도 아예 말도 안되지는 않죠. 프로브 한 마리로도 테란이 말릴 수 있으니까요.




사회에는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정치, 경제, 과학, 사회,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죠.

그리고 이게 옳으냐 그르냐로 논란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게의 경우 우리들은 만능이 아니기에(가끔 인터넷 게시판에는 만능인 사람들이 있지만)

잘 모릅니다. 관심을 가진 이슈도 아니었고, 공부한 적도 없기 때문이죠.


즉, A의 입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모르는 A의 입장으로서는

B도 맞는 얘기 같고

C도 맞는 얘기 같죠.


도대체 뭐가 가장 옳은 선택인지 헷갈립니다.

B나 C 둘의 말대로 될 가능성이 0이 아니니까요.


둘다 있을만한(한쪽은 오버하는 거 같지만) 얘기를 하니

평소에 잘 모르고 관심없던 A는 선택에 있어서 혼란이 오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평소에 A의 입장인 우리들이

한 번은 B와 C의 입장에 있어보자 라고 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최근에 에볼라 바이러스 국내 의료진 파견을 예로 들어봅니다.

한창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세계적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의료진을 파견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PGR에서도 많은 의견을 나누었는 데



나중에 우리나라에서 에볼라 환자가 나올 걸 대비해서라도 파견을 해야한다.

아직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준비가 미흡한데 파견해서 의사가 감염이라도 되면 어떻게 하냐 반대한다.


대게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뉘었죠.


저도 둘 중 한 의견에 동의를 했었습니다만

위에 A 처럼 헷갈리는 사안입니다. 둘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결론은

세상엔 수많은 일들이 있기에 모두를 파악할 수는 없으며 헷갈려도 어쩔 수 없다 입니다.



예, 사실은 크게 생각안했습니다.

개똥철학이니까요.

단순히 평소 A의 입장(이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그래서 판단을 하지 못하는 사람)인 제가 B와 C의 입장(어떤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자신만의 생각이 있는 사람)을 체험해볼 수 있는 거 자체가

이 테란 기지에 질럿이 들어간다면 이론(?)의 핵심입니다.


~ 해야 한다. 라기 보다는 이러이러 합니다. 라는 설명의 그런 개똥철학이죠.


굳이 교훈(?) 같은 말을 하면



세상에는 많은 것들이 있으니 한 이슈에 대해 잘 모른다고 자학(?)하기 보다는 하나 더 알게 되는 계기로 생각하자 입니다.



이상 잡생각이었습니다.



ps. 로그인 하고 활동하는 사이트가 요새 없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름 PGR이 글쓰기의 무거움으로 자유게시판에 글이 오래 남는다는 걸 감안한 전략적인 글쓰기입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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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jyess
15/09/23 22:47
수정 아이콘
잘 모르면 입다물고 있어야죠 크 그래도 생각해볼만한 이론(?)이네요
토다기
15/09/23 23:09
수정 아이콘
의도한건 아니지만 A는 아무말도 못하고 있습니다. 크크
Colorful
15/09/23 22:54
수정 아이콘
그러기에 전문가들이 정말 중요하죠
토다기
15/09/23 23:11
수정 아이콘
그리고 그분들의 의견이 B와 C 처럼 나뉘면 더 혼란이...
Colorful
15/09/23 23:23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그러니 전문가들끼리의 토론도 중요하고요
또한 사회문제는 스펙트럼이 워낙 다양해서 단순히 B나 C가 아니라 B-a, B-b로도 나뉠겁니다.
간학문적인 연구도 중요한거죠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혼란이 없어지는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많아질 수도 있겠죠.
결국엔 이런 혼란 속에서 결정은 정치인이 내리는데
정치적 이익을 배제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저것들을 다 포괄하고 핵심을 볼 줄 아는 역량을 지녀야겠죠

저는 이런 능력을 지닌 사람이 제가 생각하는 정치인의 이상향입니다.
크라쓰
15/09/23 23:05
수정 아이콘
간만에 보는 깔끔한 미괄식 구성이네요.
추천 합니다.

저런 다양한 일이 생길때마다 마음 같아선 핵이라도 쓰고 앞장서서 리더가 되고 싶지만 항상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외면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요.ㅠ
토다기
15/09/23 23:13
수정 아이콘
지나치시더라도 어쩔 수 없으니 너무 마음 쓰지 말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해원맥
15/09/23 23:14
수정 아이콘
어떻게든 경기를 살리자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지형지물을 이용하던 비비기를 이용하던 질럿에 피해를 안입거나 줄이고(컨트롤로)
질럿 피를 최대한 깎던가 혹은 사살하면 이득일테니 B와 C의 실력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당,,

일단 A입장에서는 그냥 조용히 있는게 좋아보입니다
크크
토다기
15/09/23 23:30
수정 아이콘
실력이 변수로 작용해서 A를 더 혼란케하겠죠 크크크
15/09/23 23:51
수정 아이콘
입구를 안 막았으면 모르겠는데 막았으면 힘들어보이는데요...

특히 마린이 기지 밖으로 나오는 위치라면 거의 서렌각으로 보이고, 안으로 나오는 위치라도 막을 곳이 입구/일꾼 2곳인데다 드라군도 곧 견제 올 것을 생각하면...

두 번째 질럿이 입구를 치기 전에 SCV 로 질럿 가둬서 깔끔하게 죽일 수 있다면 해보고(상대의 컨트롤 미스), 아니면 포기하겠습니다.
Sydney_Coleman
15/09/24 00:00
수정 아이콘
괜찮은 글이네요. 추천합니다.
다만 질럿이 들어온 정도가 정찰나간 scv가 토스 본진 못 들어간 정도로 불리하다며 GG쳐야 한다는 사람이 있다면 문제겠지요.(가스러시랑 1질럿 들어온 거랑 뭐가 더 큰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결론은 A가 옆에서 열심히 pgr 사이트 찾아보고 있어야 한다는 걸로..
15/09/24 01:21
수정 아이콘
크크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15/09/24 02:21
수정 아이콘
요즘 LOL에서도 한국 전지훈련 온 해외 프로들의 방송을 통해서 한국의 빠른 미드 오픈 문화를 보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는데..
이 글을 보니 문득 떠오르네요.

본문처럼 돈이 걸려있진 않지만, 누군가에겐 돈처럼 소중한 시간... 비슷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수 있겠죠.

전 그동안 주어진 게임 시간 20분동안은 당연히 열심히 해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C의 입장이었는데요.
(사실 전 시간과 돈이 넉넉한 아저씨여서?)
시간과 돈이 부족한 젊은 B에겐 미드 오픈이 틀린 선택지만은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됩니다.
혹은 20분이 지난 후에 전세가 기울어지기 시작할때 항복 투표를 올리는 B도.......

이게 아닌가?... 게임게시판이 아닌데 댓글이 너무 산으로 간거 같네요 죄송합니다. 저또한 잡생각이 들게 되네요 크크;
토다기
15/09/24 12:37
수정 아이콘
요새는 스타크래프트를 접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으니까 롤로 예시를 들까도 했습니다. 워낙 3억제기 역전이 많이 나와서 '억제기 2개 밀린 후 서렌을 할까 더 버텨볼까'를 예시로 들 수도 있죠. 서렌이나 더 하는 거나 둘다 근거가 있으니까요
15/09/24 12:39
수정 아이콘
아아, 요새 롤판에 그런 이슈가 있었나요? 레딧인가요 한국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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