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4/09/27 15:24
참 긍정적이시네요. 저는 올해 기점으로 한국 사회는 포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포기했다는 뜻이 아니라, 이 사회가 제가 생각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겠다..라는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놓은 거죠.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들은 하겠지만요.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라는 출처 모를 말을 참 좋아하는데, 제가 본 이 사회 구성원들 상당수는 그 꿈이라는 걸 말 그대로 불가능한 것으로 보게끔 만드는 것 같습니다.
추가로 왜 사람들이 자조적이 되었느냐, 경험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스스로 자조적으로 되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14/09/27 15:38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만 각설하고..개인적으로 세월호 사고 이후 여러 국민들이 자원봉사를 하기위해 진도로 달려가는 모습에서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정부 대처나 인명사고 문제를 정치문제로 끌고가서 국민들이 분열되고 9월말 현재 사고가 난지 5개월이 넘었는데도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이 모습에서 저는 절망을 보았고 점점 좌절하게 되네요..세월호 문제도 그렇고 군 문제도 그렇고 대체 몇년이 되었는데 변하지 않는건지..안타까울 뿐입니다.
14/09/27 15:40
한국은 자정작용을 상실했습니다.
지난 정권에는 센덜, 이번 정권에는 피케티의 저서에 열광하고,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세월호 사태에 대한 전환점을 기대했죠. 내부의 지식인이나 종교인들에게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본문을 읽으면서 섬찟한 것이, 공직자들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권력을 사유화하는 순간 독재자가 나타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나라의 녹을 먹는 공직자들이 국민에게 헌신하길 바라는 것이 봉건국가나 공산주의 국가의 사고 구조라뇨. 국민이 주인으로 대접받는게 민주주의 입니다.
14/09/27 16:09
자조적이 되면 안된다는 말이 아니였습니다.
저도 현실에 대해 자조적이고, 또한 경험에 의해 자조적이 되었고, 우리 모두가 자조적인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른 어느 나라 국민보다 먼저 시스템의 한계를 정확하게 꿰뚫어보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스템 내에서 자조하는 것은, 착한 일은 아닐지 몰라도 매우 똑똑한 일입니다. 자조하지 않고 분노하고 노력하며 어떻게든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려 시도하는 것은, 본문을 빌려오면 '반란을 일으키고 폭군을 몰아내서' 잠시 조용한 세상을 만드는 것에 불과하죠. 저도 지금의 우리 사회를 포기한지는 오래 되었습니다. 저는 일하고, 취미생활을 즐기고, 친구와 노는 중에는 정치와 사회 문제에 눈을 감습니다. 다만 평생 이런 사회에서 살고 싶지는 않고, 장기적으로 보자면 한번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가끔씩 이런 글을 쓰거나 대화를 하기도 하는거죠. 댓글분들의 의견에 저는 100% 동의합니다. 절대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애초에 어떠한 기대를 하기에는 사실 아무런 대접을 하지 않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국회의원 기본급을 확 줄이고, 충분한 액수의 인센티브 - 국민의 평가에 의해 분배되는 - 를 놓고 서로 제로섬 게임을 벌이도록 하는 것도 꽤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다른 글의 한 부분을 또 옮겨볼테니 읽어보시고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5 부정부패가 만연한 현실을 제하고 보면, 정치인이라는 직업은 그에 필요로 하는 능력과 져야하는 책임에 비하면 지나친 홀대를 받는 직업이 아닌가 싶다. 그들이 해야하는 일을 보면, 과연 오로지 당선 혹은 낙선으로만 평가받는 이 시스템이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가? 나는 상상해본다. 대기업 사장과 다른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기업용 전기세를 정상화 할 능력과 인맥을 지닌 사람이 있다면, - 일단 있다고 친다면 - 만약 내가 그라면, 과연 그 엄청난 능력과 인맥을 겨우 이런 일에 소모하고 싶을까? 어쩌면 우리는 정치능력이나 인맥이라는 것이 상당히 소모적인 자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누군가에게 손해를 감수하도록 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은, 그것이 언젠가 그에 합당한, 혹은 더 큰 무엇인가를 돌려줄 암묵적인 약속 - 주로 불법적인 - 이 되어 있지 않다면, 지속될 수 없다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애초에 인맥을 가지고 자라난 상류층이 아니라, 자수성가한 엘리트가 논리와 여론을 무기로 공격적으로 선행을 강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한 사람이 나에게 주입할 수 있는 잔소리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것이 올바른 길이라 해도, 다수를 적으로 돌리는 공격적인 행동을 영원히 지속할 수 있는 정치인은 없다. - 적어도 이 세상에서는 - 하나라도 바꿀수 있는 만큼 바꿔놓고, 능력이 다하고 이미지가 소비되고 나면 물러나는 것 보다는, 남들보다 조금만 더 올바르게 행동하며 오래오래 당선되는 길을 택하는 것이 그들에게 더 이득인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14/09/27 19:09
저는 좀 달리 생각하는 것이, 지난 수 년 간 한국 사회에 만연해온 것은 패배주의와 열등감이며, 이 양자가 결합하면서 하향평준화 지향성과 사해x신주의를 낳았고(너나 나나 다 x도 없긴 매한가지 아니냐), 자조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착한 보호색과 같은 것이라고 봅니다. '저도 여러분과 똑같은 x신이에요 ㅠㅠ'와 같은 식으로 말이죠. 조금만 진지하고 사려 깊게 이야기해도 허세, 씹선비, 진지병 같은 용어가 동원된 욕을 먹으며, 감정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엄밀한 방식으로 논의를 취하기만 해도 쿨한 척 허세 쩐다 쯔쯔라며 조롱당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자신보다 나은, 사해 중에 x신이 아닌 케이스가 있는, 하향 평준화로부터 예외가 나오는 상황을 못 견디는 거죠.
14/09/27 23:52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데 동의합니다.
그리고 대다수는 구밀복검님의 분석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국민을 대상으로 정신분석을 하기 위해 글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를 위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도 국민이 거부할 정도로 우리가 막장인게 아니라면, 답이 없다는 결론으로 수렴하는 현재의 프레임 대신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해보자는 의도로 글을 썼습니다.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관점을 공유하기 위해 그것을 전달할 해석을 지어낸 겁니다. 생각해보면 분석이라는 것은 애초에 허구일 뿐이죠. 어떠한 목표를 이루거나 정확한 예측을 하기 위한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너도 나도 절대 진실을 알 수 없는 제 3자의 마음에 대해 누가 더 정확하게 분석했느냐를 따지는 것은 참 의미없는 일이지 않을까요?
14/09/27 22:08
수 년전, 씨랜드 사태를 똑똑히 관찰하면서 저는 한국 땅을 떠나기로 결심했고, 바로 타국생활을 시작했죠. 그리고 한 동안 국내 뉴스는 쳐다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제 집 마당의 테이블에는 충무공의 액자와 도산의 초상화가 걸려있죠. 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