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여름. 오늘도 평화로운 영국.
작전이 취소되는 바람에 더운 여름 날
밖에서 대기를 타게 된 것이 짜증이 난
영국 제 10 공수대대의 두 장교가
뜬금없는 주제로 논의를 하기 시작했다.
["닭은 실제로 날 수 있을까?"]
한 장교가 무슨 당연한 소리를 하냐는 듯 "미쳤냐." 고 말할 때,
우리의 팻 글로버 중위는
"? 날개가 있는데 못 난다고?
님 도른?"라고 주장했고.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실제로 인근 농장으로 가 닭을 한 마리 잡아왔다.
(물론 영국답게 주인의 동의 같은 건 없었다.)
그는 갑자기 병영에 닭을 한 마리 잡아온 걸 두고
무어라 하는 상관들에게
["이건 살아 있을 뿐인 비상식량입니다."]
라고 주장했고, 실제로 이 변명이 통해서
이후 낙하 훈련이 재개될 때까지
계속 데리고 있게 되었다.
얼마 뒤 이어진 공수 낙하 훈련.
군용 배낭에 장비 대신 닭을 집어넣고
비행기에 오른 글로버 중위는
낙하 후,
[50피트(15미터) 상공에서
가방을 열고 닭을 꺼낸 다음 앞으로 집어 던졌고,]
괴성을 지르며 떨어지던 닭이
무사히 착륙하는 걸 본 그는 호기심에
이후
[여섯 번을 더,
점점 더 고도를 높여 집어 던지게 되었다.]
[다행히(불행히)닭은 그때까지 죽지 않고 살았고,
그렇게 6번의 공수 훈련을 완료한 닭은
목에 영국 공수 부대의 공수 배지를 달게 되었다.]
(영국군엔 6번의 낙하 훈련을 이수한 병력에게
공수 기장/패치를 달아주는 규정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대망의 9월.
디데이 이후 놀기만 하는
공수부대를 쓰고 싶었던 미국과
어떻게든 전쟁이 끝나기 전에
전공을 세우고 싶었던 영국의 합작으로
마켓 가든 작전이 시행되고...
https://namu.wiki/w/%EB%A7%88%EC%BC%93%20%EA%B0%80%EB%93%A0%20%EC%9E%91%EC%A0%84
결연한 표정으로 비행기에 오르는 글로버 중위의 가방에는
어느새 머틀이라는 이름이 붙은 닭이 한 마리 들어 있었다.
시간이 흘러 비행기가 네덜란드 상공에 도착했을 때.
글로버 중위는 다른 병력들과 함께 낙하를 시도했고,
다행히 가방에 넣어둔 닭과 함께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
(닭이 다칠까봐 반대쪽으로 구르기는 했지만.)
그런데 낙하하자마자 이어진 총격전에서
가방이 모든 총알을 흡수하는 바람에
글로버 중위는 살고 머틀은 죽음...
그렇게
[닭도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위대한 머틀]은
실험 정신만 투철한 게 아니라 똘끼까지 충만해서
전쟁터에까지 닭을 데려간 임시 주인(비허가)에 의해
머나먼 타향인 네덜란드에, 가방 채로 묻히게 되었고...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자리에서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이야기.
일신 주 : 인간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