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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0 21:40
'돈키호테' 이후에 쓰여진 모든 소설은 '돈키호테'를 다시 쓴 것이거나 또는 '돈키호테'의 일부를 쓴 것이다.
모든 소설가는 어떤 형식으로든 세르반테스의 자손들이다.
23/09/20 22:14
반 이상은 읽은것 같은데 읽어본 작품 중 신화는 제외하고 읽는 재미가 가장 좋았던 작품 꼽으라면 모비 딕, 노인과 바다, 1984 꼽겠습니다.
근데 단테의 신곡이 없는건 좀 의외네요?
23/09/20 22:41
어려운 책들이 많네요. 오만과 편견, 폭풍의 언덕, 롤리타, 눈먼 자들의 도시, 카프카 단편선 등등은 재미있었지만 백년의 고독도 현대소설 치고 따라가기 쉽지 않아 1독이 어려웠습니다.
혹시 신곡을 다 읽으신 분이 계실까요? 지적 허영이 최대치였던 20대 초반 대학교 2학년때 읽으려다 결국은 포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23/09/20 22:45
이태리어로 읽어야만 운율이 맛깔나게 산다는 신곡..
우리는 능력의 한계가 있는 휴먼이므로 씹덕 망상 난교물인 데카메론(인곡)을 읽읍시다.
23/09/20 22:49
제 인생 최악의 책 빌러비드 있네요
콘래드 로드짐급으로 재미도 없는데 박사논문 이걸로 쓴 교수한테 서평 단어 하나로 트집잡혀서 무려 3주동안 지적당하고-나 상경곈데 굳이 왜 건드리는지 더 화나는 건 지 빌러비드 박사논문 30분만에 베껴온 동기한테는 알아보지도 못하고 "어디서 이런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왔니?" 이러고 있질 않나
23/09/20 22:52
개인적인 픽으로는 불안의 책 / 악령 / 밤 끝으로의 여행 / 압살롬 압살롬 / 픽션들 / 특성없는 남자... 가 인상적이었네요
이렇게 놓고 보니 좀 doomer lit 느낌이긴 한데 크크
23/09/20 22:59
정확히 말하자면 '서구' 문학사상이라는 단서를 달아야 하겠지만..., 대단한 작품들이긴 해요. 읽어보지 않았어도 이름은 들어본 것들이 거진이네요
23/09/20 23:19
모수가 너무 적은 게 아닌가 싶네요. 54명이라니. 그러다 보니 SF 3대장이나 르 귄, 애트우드 책은 없네... 심지어 반지의 제왕도 없고.
23/09/20 23:36
제 기억이 맞다면 당시 설문조사 방식이 작가들에게 10권씩 적어내라고 했기 때문에 장르문학이 적극적으로 포함되기는 어려웠을 거라고 봐요. ㅠㅠ 하지만 르 귄 책 하나 정도는 솔직히!! 참고로 설문 참여 작가 중에 존 르 카레가 있었는데 - 제가 이분 팬이라서 사실 이 내용을 기억하는 거랍니다 - 이분은 뭔가 장르문학 선정 해줬을거 같긴 하지만 역부족이었겠죠.
23/09/20 23:26
이게 벌써 20여년전 자료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가 없어서 항상 불만입니다! :) 근데 자료 맨위 설명에 54개국 유명작가들을 대상으로. 라고 해서 참여자들이 많을듯 하지만 실제로는 백여명 정도고 노벨 연구소 의뢰로 패널단 구성해서 실제로 진행한 곳은 노르웨이 북클럽입니다.
23/09/20 23:59
돈키호테 완역본 양장판 2권 합쳐 1700페이지 정도 되는데요, 이거 엄청 재미있습니다. 고전을 읽을 때 느껴지는 세대의 장벽이 별로 느껴지지 않고 스토리가 물흐르듯 흘러가는데, 당대의 기사 로망스를 통렬하게 돌려까면서 재미는 재미대로 챙겨가는 세르반테스 성님 필력이 엄청납니다. 1권이 유명한 풍차돌진 에피소드가 나오고, 1권이 전유럽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자 가짜 후속편 해적판이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빡친 세르반테스 성님이 친히 2권을 집필했는데, 1권의 엄청난 성공으로 돈키호테가 전유럽에서 셀럽의 지위에 오른 현실을 소설 속 설정으로 차용해서 가져옵니다. 스페인 문학 특유의 마술적 사실주의의 시작이라 하겠고, 2권의 소설에서 느껴지는 광기와 조롱, 풍자, 유머의 반이성주의적 분위기는 이후 스페인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해적판이 나올 수 없게 세르반테스 성님은 2권에서 돈키호테를 죽여버리죠. 명작의 조건이라 할 화끈한 결말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돈키호테의 영원한 귀부인 둘시네아 델 토보소는 작중에서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아십니까. 1600년대에 이미 맥거핀 개념을 도입하신 세르반테스 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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