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Date 2021/02/15 23:22:19
Name 섹무새
출처 내 메모장
Subject [텍스트] 여러분은 공부하고 있습니까?.txt
"기하서 교수님, '실해석(1)' 수업 중에서. - 중간고사 성적을 언급하시며

'여러분은 공부하고 있습니까?'

2008년 5월 1일.

(지난주에 보았던 중간고사의 결과가 나왔고, 전체 class의 점수는 형편없었다.)

여러분에게 정말로 실망했습니다. 끔찍한(terrible) 점수네요.

시험 문제는, 대단히 평이한, 일반적인(standard) 문제들이었는데, 점수는 도대체 왜 이런 거죠. 뭐가 잘못된 겁니까. 1등이 91점이고, 그 다음은 60점이군요. 제가 보기엔 91점이 정상이고, 나머지는 모두 뭔가 문제가 있는 걸로 보입니다.

예전에, 내가 학부생일 때, 이 수업을 들을 때도, 1등과 나머지의 점수 차가 상당하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내가 알기로, 여러분은 대학에 들어오기 전부터 정말 많은 돈을 들여 정말 많이 공부하는 걸로 아는데, 이게 현실인겁니까?

여러분은 어느 나라 학생들과 경쟁할 생각인겁니까.
세계 일류와 경쟁하지 않을 건가요.
Caltech(교수님은 이곳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셨다.)의 학생들이라면, 글쎄요, 이 정도 문제라면 모두 95점은 넘을 텐데요.

나는 여러분이 그들과 비교해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잠재력은, 그들과 큰 차이가 없어요. 다만 공부 량에서 차이가 나는 겁니다.

도대체 여러분은 얼마나 공부를 하고 있나요?매일 드라마를 보고, 카페에 가고, 남자친구/여자 친구와 매일 놀러 다니는 건가요?
수학이라는 과목은, 다른 어떤 과목보다도 어렵(tough)습니다.인문학뿐 아니라, 화학, 심지어 물리학에 비해서도 훨씬 어렵다고 나는 생각합니다.그건 어떤 천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천재가 아니지만, 공부하지 않는 천재가 있다면, 나는 그를 손쉽게 이길 수 있습니다.

수학에 있어 세계 최고라 일컬어지는 Caltech에서도, 학생들은 숙제 하나를 하기 위해 40시간을 투자합니다.매 시간, 매 순간, 그들은 공부를 합니다. 여러분도 조금만 훈련을 한다면, 펜과 종이가 없어도 수학을 공부할 수 있어요. 박사 과정에 있을 때, '천재'라 불리던 동기생이 한명 있었는데, 그런 그도 종일 공부를 했어요.

나도, 세 아이의 아빠로 저녁에 퇴근해 집에 가면 가족들과 TV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내지만,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11시부터 공부를 시작합니다. 보통 새벽 3시까지 공부를 하다가 잡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어떤가요.내가 보기엔 여러분 중엔 천재나, 똑똑한 사람(strong man)도 없는 것 같은데요. 그러나 그들보다도 훨씬 노력하지 않는 것 같네요.

그러나 포기하지 마세요.
지나버린 성적은 잊어버리고, 또 다시 주어질 기회, 기말고사를 위해 공부하세요.앞으로 50일 가량만, '열심히' 공부해 보세요.
여러분은 젊습니다. 적어도 앞으로 10년간은, 늘 '또 다른 기회'(second chance)가 주어질 겁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매 순간, 공부하세요. 죽을 만큼 열심히. (extremely hard)

수학이 모든 것은 아닙니다. (Mathematics is not everything.)어쩌면 모든 것일지도 모르지만, (Maybe everything) 나에겐 모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엔 더 아름다운 것들도 많이 있죠.
그러나, 여러분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이 과목, 수학을 수강하고 있고 적어도 앞으로 50일간은,모든 것이 되어야 합니다. 수학은 어려운 학문입니다. 그게 수학입니다.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세요.
그리고, 공부합시다. (Let's study.)"

----------------------------
오늘은 자고 내일부터 해야겠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조말론
21/02/15 23:25
수정 아이콘
영강이었나보네요 이름부터 뭔가 수학자네요
이디어트
21/02/15 23:28
수정 아이콘
91점 친구가 연구실 들어가는 엔딩으로 마무리될것 같은 느낌이....
21/02/15 23:34
수정 아이콘
대단히 뛰어난 사람들은 보통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내가 5시간 공부해서 이해했다면 니네가 나보다 좀(많이) 떨어진다 한들 사람이면 5일 정도면 이해할탠데,
이걸 못하는걸 보면 니네는 5일도 할 의지가 없는거 아니냐?'

여러 곳에서 많이 느꼈지만, 보통 사람들은 5일이 아니라 5년을 줘도 못 이해할수도....
21/02/16 05:48
수정 아이콘
보통 사람들에게 하는 소리가 아니라 자기 과목 듣는 학부생들한테 하는 소리죠 이건.
1학년 교양도 아니고 해석학 듣는 학생이 교수가 5시간만에 이해할 내용을 5년을 줘도 이해 못하면 빠르게 자퇴하는게 답 아닐까요
만취백수
21/02/15 23:44
수정 아이콘
수리물리 듣고 편미방이 좀 부족한것 같아서 수학과 편미방 과목을 들으러 갔는데 같은 주제임에도 완전 딴나라 이야기더라고요. 실해석 복소해석 군론같은 이야기를 하나도 모르니 텍스트건 강의건 이해가 안되요 엉엉...
고물장수
21/02/15 23:53
수정 아이콘
세상에... 다른 과목도 아니고 수학과 학부에서 나름 보스급 과목에 도전하시다니...

수리물리는 수박겉핥기죠.
만취백수
21/02/16 00:04
수정 아이콘
뭐 그래도 상대평가의 가호에 힘입어 순방은 했는데 기말 끝나고도 뭔가 싸다 이상한데서 끊긴 느낌이 흐흐.
21/02/15 23:45
수정 아이콘
찾아보니 연세대 수학과 교수님이던데... 교수님 시험이 어려웠던 거라구요 ㅠㅠ
21/02/15 23:47
수정 아이콘
열심히 공부했는데 저렇게 말씀하시면 좀 눈물날거같은데...
티모대위
21/02/15 23:50
수정 아이콘
노력을 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올수는 없다는 확신이 있으신 것 같은데... 대부분의 학생에게는 맞는 이야기라면 정말 정성스러운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대 수학과 학생들이면 당연히 재능이 있는 학생들일테니...
멋있는 분인듯.
고물장수
21/02/15 23:57
수정 아이콘
어느 대학이든 수학과가 없으면 없었지... '수학과'라는 이름이 갖는 벽은 상당해서

굳이 그걸 선택해서 들어온 학생들은 확실히 제정신은 아닐겁니다.
고물장수
21/02/15 23:56
수정 아이콘
죽을만큼 공부하다간 죽어요...
우그펠리온
21/02/16 00:02
수정 아이콘
야간 업무를 제외하고 어떤 분야든 간에 밤 12시 넘어서까지 뭔가를 한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건 정말 별로라고 생각...
고물장수
21/02/16 00:08
수정 아이콘
자랑스럽게 여기고 부러워할수는 있는데.

남한테도 요구하면 안되죠. 특별한 체력을 타고났거나, 악마에게 건강을 팔아먹는 짓인걸요...
분란유도자
21/02/16 00:02
수정 아이콘
머리 좋은 분들의 논리 전개
난 머리가 좋은데도 이걸 이해하기위해 이만큼 노력해!
넌 나보다 머리가 나쁜데도 이걸 이해하기위해 이만큼 노력을 안하네?
니가 사람이냐?
ㅠㅠ
한걸음
21/02/16 00:13
수정 아이콘
정석 미적분책에 위 정리의 증명은 고교교육과정을 벗어나므로 인정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멘트에 빡쳐서? 공대생임에도 불구하고 수교과 실해석 개론 들으러 갔는데 진짜 어렵더군요. 첫학기 박살나고 2학기 수업 예습까지해서 전체 2등 달성했는데 A0... 문제는 1등도 A0...
예습해본 과목은 이게 첨이자 마지막 과목이었는데 해도 숙제는 진짜 못 풀겠더라구요.
2021반드시합격
21/02/16 00:30
수정 아이콘
저는 대학 다닐 때
우리편 트롤링에 빡쳐서
치킨 시키는게 일상이었는데......
한걸음님은 책에 빡치셔서 A0를 받으셨군요......
한걸음
21/02/16 00:46
수정 아이콘
유이하게 학생답게 공부한 과목입니다. 이것빼곤 대학생활 내내 음주와 게임과 축구만 했었습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98498 [텍스트] 파리 대학교 학생들의 지역별 모욕.jpg  [16] 주말6047 24/04/15 6047
486986 [텍스트] 후배 밥 사준 썰 .txt [38] 졸업14123 23/09/18 14123
463715 [텍스트] 20-30대 공부만 했다는 교수님 [54] Rain#114882 22/09/30 14882
461473 [텍스트] 오천석 - 아버지의 손 [7] 비온날흙비린내8295 22/09/01 8295
451923 [텍스트] 군대 못생긴 후임이 과탑녀랑 사귄 썰.txt [32] 11375 22/04/08 11375
450615 [텍스트] 10년 전과 인식이 많이 달라진 수능 과목 [65] Rain#113228 22/03/21 13228
447855 [텍스트] (스압)다양한 일본 게임회사 직원들의 후기.txt [23] 14550 22/02/08 14550
447176 [텍스트] [완결난 거 알게 된 기념]하치만 선생님 어록집 [16] Rain#111205 22/01/29 11205
446084 [텍스트] 전업주부하라는 여자친구 내 이야기 같아서 써봄.txt [3] 9139 22/01/19 9139
446081 [텍스트] 새내기때 동아리 누나 좋아했던 펨코썰.txt [3] 9025 22/01/19 9025
445536 [텍스트] 개인적으로 대학생때 최고의 강의.txt [7] 10319 22/01/14 10319
443478 [텍스트] 대학교 1학년의 일반적인 연애 루트 [15] 11190 21/12/22 11190
441749 [텍스트] 번역] 사귄지 3년된 여자친구에게 갑자기 차였다 [13] 12224 21/12/02 12224
441743 [텍스트]  2CH 번역] 오늘 양아버지한테 아부지하고 불러줬다 [11] 12017 21/12/02 12017
441374 [텍스트] 흔한 주갤럼의 투자원칙.txt [55] 18064 21/11/28 18064
441249 [텍스트] (2ch)미래에서 왔습니다.txt [4] 11076 21/11/26 11076
441247 [텍스트] 3일간의 행복 三日間の幸福.txt [3] 12448 21/11/26 12448
436013 [텍스트] "대변노트" [4] 파랑파랑11114 21/10/10 11114
434844 [텍스트] 폴더가 뭐에요? [52] 추천9947 21/09/29 9947
430006 [텍스트] 사촌형 연애썰.txt [31] 추천13035 21/08/13 13035
424783 [텍스트] 맞춤법 한번 공부하고 가세요.. 15문제 [33] 파란무테8802 21/06/13 8802
422827 [텍스트] 흙수저 애들이 노력을 안하는건 맞다...txt [101] 추천13489 21/05/21 13489
413510 [텍스트] 여러분은 공부하고 있습니까?.txt [18] 섹무새11472 21/02/15 1147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