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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 14:51
보통 저상황이면 제사 지내는게 맞지않냐고 말 꺼낸 동생이 '준비는 저희집에서 다 할게요' 라고 나와야 자연스러운 흐름 아닌가 싶은데...
20/03/11 14:52
결혼전에 저런부분도 충분히 상의해둬야 합니다.
저 같은경우엔 양가 부모님중 한분이라도 먼저 돌아가시면 모시고 사는걸로 약속해 두었는데 불행히도 저희 아버님이 6년전에 돌아가셨네요. 약속대로 저희 어머님을 모시고 5년정도 살고있습니다만 와이프나 어머님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5살난 딸아이가 있는데, 아버님이 돌아가신 다음해에 태어났는데 이녀석덕에 더욱 불화없이 지낼수 있는것 같기도하구요. 결혼은 정말 현실입니다. 사랑만으로 결혼한다는건 철부지때나 가능한 소리고 결혼은 가족과 가족끼리의 만남입니다.
20/03/11 14:53
그래도 제사는 지내는 게 맞지 않냐 = 제사까지 안 지내면 내가 죄책감 드니까 내 마음 편하기 위해서 형이 마저 수고해라
정도로 읽히네요.
20/03/11 14:55
크크크 명절때 와이프 근무+딸래미 아픔+와이프 기분 완전 안좋을때+남편 전날 계모임 술진탕 콤보 걸려봐야
그깟 제사가 무슨 소용이 있는지 느끼죠. 이번 설때 저희 가족 싸우는거 보고 아버지가 심각하게 제사 간소화 서비스 신청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좋아하신 피자, 치킨 배달로 끝내기로 크크
20/03/11 14:58
'제사'라는걸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소위 말하는 제기에 제사음식 차리고 한자로 지방 쓰고 절하고 하는걸 말하는거라면 이미 안 하는 집도 많을거고, 그냥 돌아가신 분 기일에 가족들이 모여서 식사라도 같이 하면서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수준이면 앞으로도 몇 세대 동안 더 지속되지 않을까 싶네요.
20/03/11 15:01
저희집 상황이랑 비슷하네요. 정확히는 아버지 상황이겠죠.
아버지가 8대째 장손, 제가 9대째 장손인데요. 모두 상경해서 서울에서 살고 있었죠. 할머니는 저희 집 근처에서 혼자 사셨고요. 그 와중에 고모 한분이 할머니보고 자기 애기들 봐달라고 하더군요. 한 3,4년 정도 무보수로 아기 봐주면서 고모랑 같이 살았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할머니 건강이 많이 안좋아지셨어요. 기침도 잦고 병원갈 일도 잦으니 고모부가 눈치를 줬나보더군요. 애들한테 안좋다고 흐흐 그제서야 동생들이 합심해서 어머님은 장남이 돌보는게 맞지않냐고 아버지에게 장남 책임론을 강조하더군요. 결국 할머니 돌아가실 때 까지 저희 어머니가 병수발 다하면서 모셨습니다. 돌아가시는 과정은 진짜 말그대로 별별 꼴 다보면서 친척들이랑 연끊는 과정이었네요. 할머니가 말년에 치매 오셔서 대학병원에서 치료 받는데 병원비 한푼도 안보태면서 가끔씩 문병와서 눈물 한번 짜고 엄마한테 할머니 좋아하는거 이거저거 좀 해달라고 하질 않나.. 크 병원비가 도저히 감당않되서 집근처 요양원에 모셨는데, 돈한푼 안내는 것들이 돈때문에 할머니를 이런데 모실 수 있냐며 아버지한테 쌍욕하면서 달려들기도 하고.. 참 인간 추태의 만상을 다봤습니다. 또 돌아가신 담에 화장해서 납골묘 모시려고 했는데, 자기 엄마 두번 죽일 수 없다면서 생 난리를 쳐서 결국 시골 산소에 안장했는데, 그 이후 15년이 넘도록 한명도 콧배기도 안비치네요. 저희 부모님은 매년 차례 지내고 벌초하고.. 참 옛날 생각 나네요.
20/03/11 15:08
저도 비슷한 내용으로 고모들한테 벼르고 있는 중이라 감정이입해서 그런지 글만 읽고 있어도 부아가 치미는데 부모님 참 존경스럽네요... 특히 어머님이 참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20/03/11 15:31
사실 아버지한테도 당시에는 조금 실망한 부분들이 많았죠. 말기 치매환자는 진짜 말그대로 똥오줌 치우는게 일인데, 그걸 며느리가 다 했거든요. 아버지는 한숨쉬고 나가시고.. 엄마가 고생 많이하셨죠
시간 지나니 조금 이해는 되더군요. 본인 엄마지만 그전에 여자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겠죠.
20/03/11 15:13
쇼잉용 효자/효녀 병원에 있으면 엄청 자주 보죠.......................................................
20/03/11 15:20
아... 혹시 고모님들께서 교회 다니시나요? 그것만 컨펌되면 저희 집안이랑 99.9999% 싱크로율이거든요.
저희는 고모 4인팟이 서로 집사님 권사님 하면서 아주 환장의 그레이트 개막장 콜라보를 달리는 중인데 본인들 귀찮은건 출가 외인이라고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명절때마다 사람의 도리를 강조하는데 아마 저희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면 연 끊을 것 같습니다.
20/03/11 15:28
교인 맞습니다. 흐흐
사실 장례식장에서도 엄청난 이벤트들이 많았는데.. 고모중에 한분은 향 피우는 단지 던지고 신위 종이 찢고 난리도 아니었죠. 그와중에 작은아버지 한분은 화투치다가 조의금 박스에서 돈 꺼내가시고.. 지금에야 다들 거의 연끊고 살아서 꽤나 지낼만 합니다 그려.. 흐흐
20/03/11 15:31
사람 사는거 다 비슷비슷 한 듯..
작년에 보훈청에서 연락와서 이번 5월에 할아버지, 할머니 호국원으로 이장합니다. 625 참전 용사라고. 우리 아버지가 장남인데 아버지와 작은아버지, 큰고모 돌아가시고 지금은 작은아버지 2분 더 계시고 고모들 4분 계십니다. 묘 파서 화장하고 이장하려면 돈 들어가죠. 원래도 우리 집과는 연 끊었고 나머지 끼리끼리만 만나는거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연락했더니 돈 내라는 이야기 할 까봐 이장 얘기 들은 이후 연락두절 상태입니다. 크크 선산이 조그마하게 있었는데 아버지가 장남이기도 하고 계속 제사 지내와서 상속받으려 했더니 고모들이 죄다 상속 불포기해서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로 있네요. 어머니가 제사도 안지내고 무덤도 안 오는 것들에게 땅 줄 수 없다고 하셔서... 저는 어머니 돌아가시면 제가 땅 포기각서 쓰고 고모들에게 주고 앞으로 제사 안지낼테니 늬들이 알아서 하라고 할겁니다. 그리고 연 완전히 끊으려구요.
20/03/11 15:35
진짜 살다보면 혈연관계인 것들 중에 x같은 인간들이 참 많더군요. 저희도 시골 선산 일부가 아예 아버지 명의인데 그래봤자 워낙 시골이라 다해도 얼마 안되거든요. 사실 수십년 아버지가 산소 관리비(일일히 내려오시기 어려우니 용역비), 벌초비, 이동 교통비, 세금 다 내오셨고.. 실제로 땅값보다 그돈들 sum이 더 클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친척들은 수년전까지 우리 자식들 세대를 위해서 땅 나눠야하지 않겠냐 이런 얘기 했었죠.
20/03/11 18:03
와.. 시대 종교 성별 국적 불문 천하의 잡것들이라고 소개 했어도 될 뻔 했습니다.
친척 이야기라니 유감입니다. 위로의 말씀을 뭐라 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ㅠㅠ
20/03/11 15:06
저희집도 아버지와 제가 장손인데, 아버지께서 노년에 삼촌들 동의(및 숙모들의 강력한 지지) 하에 제사를 중단하고 가족식사모임으로 바꾸셨습니다.
그런데 몇년 지나더니 삼촌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찾아와서 '그래도 제사는 지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아버지가 '그렇게 지내고 싶으면 돌아가면서 지내자'고 해서 삼촌들 동의(물론 숙모들은 옆에서 오만상) 하에 형제들이 순서대로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다음해에 삼촌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찾아와서 '죄송한데 다시 중단하자'고 하더군요. 추측컨대는, 각자 집에서 제사 한번씩 지내고 숙모들에게 엄청 털리셨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년만에 다시 가족식사모임으로 전환되어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까지 꾸준히 모였습니다. 그 후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가 되었는데, 아무래도 삼촌들의 참견이 걱정 되셨는지, 유언장 첫머리에 "1. 제사는 폐한다"라고 적어 놓으셨습니다.
20/03/11 15:24
저희 친가도 딱 한 집안이 저런식인데가 있어서 흠...
명절때마다 큰고모랑 저희 아버지랑 욕하기 바쁘십니다 크크 아직 할머니께서 살아계셔서 그렇지 아마 할머니까지 돌아가시면 영영 안볼 것 같은 기세더라구요
20/03/11 15:28
딱 저희 고모,작은아버지 보는거 같네요... 가뜩이나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아부지가 먼저 가신 상황에 제사 하는거 가지고 할머니까지 동참하셔서 저희 가족들 대놓고 무시했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서 크크크
20/03/11 15:35
제사가 별 건가요. 가족들 모여서 돌아가신 분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는 거죠.
이렇게 변해가겠죠. 더군다나 지금의 3-40대도 많아야 셋 형제자매인데... 이런 걸로 싸우면 좀 그렇죠.
20/03/11 15:41
제사를 정말 지내고 싶다면 동생들이 본인들이 할테니 제사를 지내자 이야기 했어야죠. 저건 아 형이 다해 이거니.. 형이 보살이네요 쌍욕도 안하고..
그리고 제사는 저희집도 점점 줄어들더라구요 정말 별의별 제사를 다 지냈었는데 지금은 할아버지. 그리고 돌아가신 고모 정도 지내고 이것도 아버지. 작은아버지 본인들 까지고 저나 사촌동생들에게는 하지 말라고 이미 못박아 두셨죠.
20/03/11 15:45
저건 형제간 갈등이지만 저는 저와 아버지가 저 경우였습니다.
장손이시라 제사를 어릴때부터 입에 달고 사셨는데, 어떤 사건을 계기로 제가 중3때 제사 참석안할거고 제사를 제가 지내는일 없을테니 아버지가 원하시면 아버지대에까지만 제사를 지내라고 선언해서 지금도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살아생전 잘하고, 돌아가신 뒤에도 늘 마음으로 그리고 하면 된다고 생각한건 중3 뒤로 아직도 변함이 없네요.
20/03/11 15:46
일단 저부터 제사지낸생각이 없습니다.
내가 제사상차릴것도 아니고 집사람 고생시킬 생각없어요. 형제도없고, 누나뿐인데, 누나는 지금도 명절에만 잠깐보는데.. 그런데 어머니 아버지는 제가 이말 하니 좀 서운해 하시긴 하더군요.
20/03/11 15:48
제 처가쪽 할머니가 치매에 요양병원에 삼년째 계시던데 저희 장인어른이 독박으로 간병하시더라구요
처가쪽도 노후대비가 제 기준 50점밖에 안되는데 월 100넘게 쓰고 계신걸 보고 저게 다 내 부담 아닌가? 란 생각이 드니까 처가 어른듫한테 화딱지가 나네요 제 돈 월 몇십만원씩은 갉아먹고있는거 맞겠죠? 처가 일에 간섭하기도 뭐해서 속만 앓고 있네요
20/03/11 16:40
아뇨 그건 아닙니다만 장인어른 노후를 제가 책임질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상황입니다 그건 진짜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해드릴건데 부족해보이는 장인어른 노후자금이 그쪽으로 흘러들고 있다는게 문제죠 다 제 부담인거 같아서요
오형제인데 나머지 네명이 한푼도 부담을 안합답니다 후우...
20/03/11 16:43
여러분 진짜 미리 대비하세요. 어머니 암 걸리셔서 모셨던 병원 복도에서 한 6개월간 저런 가족 10가족 넘게 봤습니다. 돈 앞에서, 상황 앞에서 형제, 자매 들 무너지는데 정말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계실 때 잘 모셔야지요.. 저는 아직도 어머니가 멀쩡하실 때 같이 콩나물 국밥 먹으러 가자고 했는데 싫다고 혼자 가시라고 한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눈물 죽죽 흐릅니다. 혼자 드시고 오셨던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얼마 후 아프셨던 어머니가 바로 연결되어서 정말 괴로워요..
20/03/11 17:08
제사에 어그로(?)가 끌려서 그렇지 제사 빼놓고 보면 나몰라라 큰 형과 큰 형한테 부모님 모시는 거 떠넘기는 염치랑 양심 없는 형제들 이야기이지요. 제사만 아니었어면 저 형제들이 사이가 100% 좋았을까요? 서로 간의 배려도 이해도 없는 것이 제사라는 매개체로 터지는 거 뿐이죠. 그리고 또 살아계실 때 잘하고 제사 지내는 집도 많습니다.
20/03/12 00:38
제사 없어지지 않게 하는 법 사실 간단하지 않을까요. 그냥 모시러 - 모인다, 이거면 되니까, 다 모여서 치킨 피자 올려놓고 큰절 두번 반절 한번 하고 치킨 피자 나눠먹고 어르신들 이야기 좀 하다가 헤어지는걸로
취지 자체가 나쁜 게 절대 아닌데 부담때문에 없어진다면 너무 슬플거 같으니, 저렇게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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