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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 16:11
왜 있는 것은 도대체 있고 차라리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 라는 질문은 그 품위에 있어서 가장 광범위하고 가장 깊이 있고 가장 원천적인 질문이다.
20/03/01 16:29
파파고 : Why is it nothing?
구글 : 왜 아무것도 아닌지 전혀없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네이버 블로그에 나와있듯이 의역하면 도대체 왜 무(無)가 아니고 존재인가? 정도겠군요..
20/03/01 16:38
'있다'의 뜻을 존재(한다)로 생각하면 좀 더 읽기가 쉽겠네요.
(제가 본 경우 한정이지만)외국어만 잘 알고 한국어 능력이 어중간한 경우, 혹은 작업량 대비 페이가 적어서 단시간에 끝내려 한 경우에 저런 직역 위주의 결과물이 나오곤 하더군요.
20/03/01 17:07
저는 동양철학전공이라 저러한 식의 글을 보면 꽤나 난감할때가 있습니다. 다만.. 또 번역을 하게되면서 이해가 될때도 많습니다. 우선 전공자들이 저러한 어투에 이제 익숙해서 글을 읽는데 문제가 없는경우도 있고, 말씀하신데로의 번역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냥 여기 지금 있음을 나타내야할 '존재함'이 자칫하면 '삶을 살아감'으로 이해될 가능성도 높으며 그런점에서 독자들(특히 입문단계의)은 본문과는 다른 맥락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높죠. 존재로 번역한 이전의 책들을 보며 저를 포함한 많은 입문생들이 그랬을 겁니다. 사실 존재라는 단어가 있음보다 더 먼저 being과 sein의 번역으로 채택되어왔을거라고 봐요. 저 책은 존재를 있음으로 바꾼 그 이후의번역처럼 보이고요. 나름 이해가갑니다. 쉬운단어를 존재라고 번역해서 어렵게 이해되어왔거든오. 그래서 어찌보면 저렇게 불친절한 번역이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일반독자들을 고려하고 번역작업을 하지않다가 그게 출판사와 연결되면서 그런경우도 있고요(제가 참여했던 번역들도 그냥공부하는 와중에..로 시작된 경우였거요) 다만 그러함에도 서양철학번역서들은 언어의 격차때문에 여전히 불친절하며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당장 푸코책이 어렵다하더라도 프랑스사람들에겐 널리 읽혔잖아요. 그건 프랑스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똑똑해서 그런건 아니거든요.
20/03/01 17:16
그나마 말씀하신 방향을 잘 이행해준 사례로는 도가에서 말하는 무위이무불위 에 대한 번역이라봅니다. 기존엔 하는것이 없지만 하지 않는것도 없다 로 번역해왔는데요 말자체가 모순이되죠. (물론 어떤 사람들은 모순이야말로 도가의 묘미다고 말하지만) 하지만 저 무위라는 개념이 자연의 섭리 그리고 위정자의 통치에 맞춰 이해가 되었기에(노자를 정치서로 인식해왔죠. 그렇기에 출토된 노자의 주석서중 가장 오래된 것이 한비자의 주석이고요) 이후엔 '(따로) 하는 것이 없어도 이루어지지 않는것이 없다'라는 방향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서양철학이 들어온지 아직 100년도 안됬고 일본서적을 통해 연구되어왔기에 몇몇 분과에서는 좀 더 친숙한 번역서가 나오려면 걸릴거같습니다.(더군다나 하이데거면 전공자도 적은편이고요)
20/03/01 17:21
아 한가지 더 말씀드리면 저 책은 잘 모르겠지만 많은 철학번역서들은 연구과제를 따냈든 안따냈는 보통 번역을 다 한 이후에 출판을 해줄 출판사들을 찾는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다 한걸가지고 페이를 줄지 아니면 페이대신 몇권 찍어줄지를 정하는 경우가많죠..(돈받는 번역서가 많지는 않습니다. 돈을 받았다면 그 사람의 시장가치가 높아서겠죠) 저거야 유명한 책이니 다를 수가 있지만..기존 번역을 수정하고 새로나온 번역본이라면 아마 돈 못받았을거에요
20/03/01 17:00
그래 저런 번역서가 이해안가는게 나만이 아니었어!
하지만 대학교때 생각없이 저런 불평을 했다가 다음 학기때 해당 과목 원서로 바뀌어서 넌씨눈 소리 들었...
20/03/01 17:25
철학서 번역은 단어의 뉘앙스를 그대로 살려야 하거나 단어의 뉘앙스가 이후의 논리전개의 근거가 되거나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역에 가깝게 번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철학서 번역은 보통 해당 철학자에 대한 권위자가 번역하거나 혹은 석학들이 공동연구로 기준점을 만들기 위해 번역하는 경우가 많아 하청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20/03/01 17:50
전공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독일철학 쪽 글은 실제로 영어가 쫌만 되면 영문본 읽는게 국역본 읽는 것보다 체감 난이도가 훨씬 낮습니다. 영문본은 저 배배꼬인 느낌이 많이 완화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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