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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23 22:36:42
Name 알수없다
Subject [기타] [기타] 관심병사..
이병편

06:00 기상소리와 동시에 몸을 웅크린다. 밍기적거리다가 주섬주섬 모포를 갠다.
옆에있던 분대장이 뭐라 한 마디 하려던 것 같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저번에 소원수리했더니 터치가 없어서 좋다.


06:20 구보중에 부대가를 부르란다. 부대가가 뭔지도 모른다. 선임이 종이에 부대가를 써서 주었지만 어디다 뒀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06:40 뒤에 선임들이 기다리던 말던 느긋하게 씻고,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까지 한다.


07:20 내무실에 왔더니 선임들이 밥먹으러 가려고 날 기다린다. 취사장에서 느긋하게 먹는다. 어차피 출근시간은 08:30이다.
밥을 먹고 나왔더니 선임들이 모두 줄서있다. 대충 뒤에 껴서 걸어간다.


08:30 느긋하게 출근한다. 출근했더니 근무지 선임들은 근무지 청소와 일지 정리를 다 끝내놓고 기다리고 있다. 난 선임 옆자리에 앉아서
어제 읽다만 소설책을 피고, 맥심 커피 한 잔을 즐긴다.



10:00 옆 근무지 간부가 놀러왔다. 선임이 일어나서 간부에게 커피를 타준다.


11:40 점심시간이 되기 20분 전이다. 행보관님이 자리에 없어서 그냥 일어나 밥먹으러 간다.


12:30 근무지 선임이 나보고 어디갔었냐고 물어본다. 행정반 전화대기가 오늘 내 담당이었나보다. 날 보고 꾸중을 하는 데
다음 소원수리에 찔러야겠다.


15:20 대대에서 점호인원보고서를 보내 달라고 한다. 선임이 아직 안 했다고 하니까 대대인행관이 나를 혼낸다.
선임이 뭔가 가르쳐주긴 한거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적당히 해서 보냈다.


17:30 일과시간이 끝났다. 밥 먹기가 싫어서 그냥 PX가서 냉동으로 떼우고 내무실에 들어갔다.


18:30 PX갔다가 내무실에 가보니 나보고 왜이렇게 늦었냐고 묻자 PX다녀왔다고 말했다.
순간 내무실 분위기가 싸해졌지만 걍 선임들은 한숨 쉬면서 밥먹으러 간다.
난 아무도 없는 내무실에 드러누워 TV를 본다.


19:30 오늘도 싸지방을 이용하면서 페이스북에 내가 얼마나 힘들게 군생활을 했는지 쓴다.
악마같은 선임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애들이 좋아요를 연신 눌러주니 흐뭇하다.


20:30 싸지방끝나고 돌아가보니 선임들이 청소를 하고 있다. 난 왜이렇게 배가 아픈지 분대장한테 화장실 다녀온다고 하니
날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 숨을 쉬고 갔다오라고 한다.


21:30 행정반 선임이 당직사관에게 불려갔다. 나도 같이 불려갔는데, 점호인원보고서가 틀렸다고 한다.
내 선임은 하는 일이 뭘 그리 바쁜척을 하는 지 참 무능하다.


22:00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하는 날이다. 잽싸게 리모콘을 잡았는데 오늘 TV시청이 없단다.
당직실에 가서 당직사관한테 TV시청시간 달라고 건의하니 당직사관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분대장 데려오란다.
분대장한테 당직사관이 부른다고 전해주고 난 내 자리에 누워 잔다.


일병편




06:15 연병장에 나가보니 이번에 새로온 신병과 함께 선임들이 미리 줄을 서있다. 난 가장 뒤로 가서 줄을 선다.


06:30 구보할 때 구보가를 난 아직 모른다. 대충 소리 내는 척 뻐끔거리면서 뛴다. 뒤를 보니 일주일 전 온 신병이 부대가를 부른다.


07:00 어느새 선임들이 전부 씻으러 가있고, 난 내 세면도구를 챙겨 샤워를 하러간다.
신병녀석은 피부 관리도 안하나? 비누만 가지고 들어간지 2분만에 샤워를 마치고 경례까지 하고 나온다.
이상한 녀석이네


07:20 밥을 먹고 있는 데 분대장이 일어나서 취사장 왕고와 이야기 하더니 계란후라이 하나를 가져와서 신병 츄라이에 얹어준다.
신병은 '괜찮습니다!'를 연발한다. 바보 아닌가? 주면 먹어야지. 그러다 결국 '감사히 먹겠습니다!'를 왜치며 '맛있습니다!'를 연발한다.
그런데 난 왜 계란후라이를 신병 때 못 받았지?


08:30 근무지에 가니 행보관님이 먼저와서 똥씹은 표정으로 일일계획서를 프린트하고 있다.
맞선임이 행보관과 대판 싸우고 병장정기휴가를 전역 3개월 전에 썼다.
행보관님이 빗자루로 행정실을 청소하신다. 행보관님이 하고 계시니 난 안해도 되겠지


10:00 옆근무지 간부가 놀러왔다. 행보관님이 일어나 간부에게 커피를 타주려고 하시는 데
간부가 깜짝 놀라며 자기가 직접 탄다.


11:40 배가 고프다. 행보관님에게 밥 먹으러 갔다온다고 하더니 아직 점심시간이 안 됐다고 안 된다고 하신다.
쫌생이 같은 행보관님


12:00 식당에 뛰어가서 제일먼저 밥을 받았다. 츄라이를 들고 취사장 선임에게 목례로 충성을 했더니
선임 얼굴이 찌푸려지며 나에게 밥을 퍼준다.
내가 밥을 먹던 중 갑자기 자율배식으로 바뀐다.


13:30 밥 먹고 내무실에서 자다보니 늦잠을 잤다. 행정실에 가보니 행보관님이 안 계신다.
아싸, 안 걸렸다. 역시 난 행운아


14:00 중대장님이 행정반에 찾아오셨다. 난 숨겨두었던 아라비카 커피를 중대장님에게 타드렸다.
그랬더니 중대장님이 선임이 휴가나갔는데 힘들지 않냐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역시 중대장님은 참군인이시다.


15:00 대대에서 점호인원 보고서 다 되었냐고 물어본다.
행정반 선임이 휴가가기전에 정 안 되면 자기 동기 부르라고 했었다.
선임 동기 근무지에 전화에서 그 선임을 부른다.


17:00 행보관님이 행정실에 안 계신다. 외투도 없고 구두도 바뀐걸로 보아 퇴근하신 듯 한다.
중대장님도 중대장실에 안 계신다. 나도 퇴근해서 내무실에서 빈둥거린다.


17:30 오늘 메뉴를 보니까 영 아니다. PX가서 해결하기로 한다.
PX에서 물건을 사고 보니까 내무실 선임 3명과 신병이 PX에서 회식을 하고 있다.
날 못 본건지 오라고 하지를 않는다.
그냥 다른 자리 앉아서 혼자 볶음 우동에 냉동, 바나나 우유를 먹는다.
신병녀석은 연신 '감사히 먹겠습니다!'를 외칠 뿐이다.


18:30 신병녀석이 청소시간도 아닌 데 식사를 하러간 선임들이 오기전에 내무대를 걸레로 닦고 있다.
난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해주었지만 신병녀석은 '아닙니다, 하겠습니다!'를 외치며 내무대를 반짝이게 닦는다.
난 반짝이는 내무대에 벌렁 드러누워 TV를 본다.


20:30 청소하기가 귀찮아서 행정반 청소를 해야한다고 말한 뒤 행정반에서 TV를 켜놓고 문을 잠근다.
적당히 20분 쉬다가 내무실로 돌아가니 청소가 다 끝나있었고, 말년 병장이 신병과 함께 건빵을 먹고 있다.


21:30 점호시간에 당직사관이 오늘 행정반 전화 안 받냐고 묻는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5시 20분에 전화를 했었다고 한다.
어떻게 변명할까 하다가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다고 하니 대충 수긍하는 눈치다.


22:00 선임들이 막내에게 보고싶은 거 보라며 리모콘을 건네준다.
막내는 '괜찮습니다!'라고 외치며 선임들에게 '안녕히 주무십시오'라고 한 뒤 잔다.
난 막내 자리에 있는 리모콘을 잽싸게 가져와 로드 넘버 원을 틀고는 전우애가 무엇인지 만끽한다.


24:30 갑자기 누군가 날 깨워서 일어나보니 선임이 날 깨운다. 아차, 오늘 초소 근무 서는 날이었지
대충 군복을 입고 근무를 나간다.

상병편

06:00 대충 일어나서 점호를 나간다. 나가보니 내 맏후임이 새로들어온 막내한테 점호시 해야할 것을 알려준다.
나한테 배운 것도 없을텐데 대견해 보인다.


06:20 저번에 당직사관한테 혼나서 부대가를 외우긴 외웠다. 그냥 대충 부르면서 뛴다.


07:20 말년이랑 분대장이 휴가를 나가서 부분대장인 내가 인솔해야된다.
그냥 말없이 앞장을 서서 걸어가니까 맏후임녀석이 애들 잘 인솔해온다. 난 후임 잘 둔 듯 하다.


08:30 행정실에 가보니 오늘 전역하는 근무지 선임이 행보관님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윽고 행보관님에게 크게 경례한 근무지선임이 잠시 나를 밖으로 부르더니
'널 미워하진 않는다. 하지만 너를 위해서라도 고쳐라'라고 하더니 간다. 주위에 그 내무실 후임들이 달라붙는다.
나보고 뭘 고치라는 거지? 자기가 잘못해서 군기교육대 다녀온 거 아니던가?


10:00 다른 근무지 간부가 놀러왔다. 저 간부는 심심하면 놀러오는 듯 하다. 내가 커피를 타주려고 하니까
내가 타주는 커피는 맛이 없다며 걍 앉아서 책이나 보란다.
앉아서 책이나 본다. 군대와서 읽은 책만해도 100권 정도 되는 듯 하다.


12:00 근무지 선임이 전역해서 그런지 행정반 대기를 할 사람이 내가 되었다.
지금까지 근무지 선임이 했으니 내가 해야되는 듯 하다.
행보관님한테 근무지 대기해야된다고 말해서 11시30분에 밥먹고 12시에 들어와서 1시간 낮잠 잔다.
방금 전화가 온 것 같았는데? 꿈인가?


13:30 중대장님이 오시더니 왜 전화 안받았냐고 하신다.
전화 안왔었다고 하니까 전화기에 있는 통화목록을 보여주신다. 아차, 아까 전화가 왔었구나
중대장님이 나한테 급한 전화인데 안받아서 문제 생길뻔 했다고 화를 내신다.
내가 중대장님을 잘못 본 것 같다. 중대장님은 참군인이 아니다.


15:00 중대장실로 불려간 행보관님이 오더니 나한테 화를 내신다. 나는 대충 예, 예하면서 답한다.
그러더니 행보관님은 다 혼내셨는지 의자에 털썩 앉고는 담배만 피신다.


17:30 저녁을 먹어야하는데 오늘 메뉴가 별로다. 그냥 맏후임한테 식당 다녀오라고 하고 난 PX에 가서 냉동을 먹는다.


19:00 내무실에 와보니 복귀한 말년병장이 피자와 치킨을 잔뜩 사와서 회식중이었다.
난 배가 불러서 손도 못데고 그냥 자리에 누웠다.


20:00 사지방에서 글을 올리는 것도 요새는 재미가 없다.
친구들도 다 군대를 가서 그런가 페이스북에 답장을 해주는 녀석도 없다.
몇몇 남은 녀석들도 있지만 시험때문에 페이스북 볼 여력이 없단다.



20:30 행정반 청소는 해야하는데 귀찮다. 그냥 이번에 들어온 신병 중 하나 데리고 간다니까
맏후임녀석이 알았다고 한다. 신병녀석한테 행정반 청소 시키고 난 이번 휴가때 가져온 CDP로 음악을 듣는다.
신병녀석이 날 계속 흘끔흘끔 보는 것 같다.


21:30 말년병장이 복귀해서 내가 점호인원보고를 안해도 된다. 앞자리에 앉은 다른 선임들이 똥씹은 표정으로 말년병장을 바라본다.
말년병장은 '괜찮다'라는 말을 한다. 뭐가 괜찮다는 거지?


22:00 말년병장이 복귀한 날이고 내일이 전역이라서 당직사관이 TV를 틀어준다.
아싸, 오늘도 드라마 볼 수 있다. 난 리모컨을 잡아서 TV를 틀었다.
그런데 말년병장이랑 선임들은 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 자기들끼리 모여앉아 회식을 한다.
다른 후임들은 다 부르는 데 나는 부르지 않는다.

병장편

03:00 누군가가 나를 깨우고는 내무실 불이 켜진다. 누군지 보니까 당직사관이다. 왜 불침번근무 안서냐고 물었다.
아차, 오늘 내가 불침번 근무인데 까먹고 있었다. 부랴부랴 옷 입고 불침번 근무를 선다.
오늘 전역하는 말년병장이 '야, 그냥 자자'하니까 선임들이 뭔가 말하려다 그냥 잔다.


06:00 분대장이 된 맏후임한테 오늘 나 점호 빼라고 했다.
맏후임은 낮게 한 숨을 쉬더니 알았다고 하고는 애들을 데리고 나간다.
병장을 갓 달았지만 어느새 내무실 왕고가 되었다.
왕고가 되니 역시 편하다. 점호는 제끼면 된다.


06:20 갑자기 당직사관이 들어온다. 날보고 무엇때문에 점호를 빠지냐고 묻길래
아파서 그렇다고 하니 체온계를 나한테 대보더니 열도 없는 데 뭐가 아프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대충 아픈 연기를 하니까 당직사관은 '하!'소리를 하더니 그냥 나가버린다.
아픈사람을 왜 건드리는지 모르겠다.


06:40 대충 씻으러 갔다가 돌아오니 이제막 점호를 끝낸 애들이 씻으러 간다.
내무실에 왔는데 애들이 경례를 안한다.


07:20 오늘 메뉴가 별로라서 내무실에서 뽀글이로 끼니를 떼운다.
분대장 후임이 애들을 데리고 밥을 먹으러간다. 저녀석도 두달 뒤면 병장이구나


08:30 행정반에 가니 행보관님이 나한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청소를 하는거냐고.
생각해보니 요새 이주일동안 행정반 청소를 한 적이 없다.
대충 죄송하다고 하고 걸레를 집어서 슬근슬근 청소를 시작한다.
아, 그런데 병장터치를 하네


10:00 오늘 옆 근무지간부가 왔다. 전출을 가게 되어서 인사를 왔다는 것이다.
알고봤더니 우리 행보관이 그 간부 고등학교 선배였던 것 같다.
커피를 타서 가지고 가다가 간부 정복에 커피를 엎질렀다.
앗, 뜨거워!!


10:30 행보관이 나한테 꾸지람을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마음에 안 든단다.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린다. 나 아니면 이 행정반이 돌아갈리가 없으니 말이다.


12:00 밥먹으러 간다. 상꺽되고 나서 전화대기 그냥 없애 버렸다. 간부들도 그러려니 하더라
PX에 갔더니 이번에 관심병사가 된 녀석이 PX를 보고 있다.
생긴 것부터가 참 병.신같은 녀석이다.


14:00 대대인사계에서 오늘 신병이 왔단다. 데리러 가야겠다.


14:30 우와, 친구가 우리 중대로 들어왔다. 이녀석 훈련소에서 뭘 했길래 나한테까지 존대말을 한다.
내가 너 군생활 쫙폈다고, 내가 내무실 왕고라고 하니까 이녀석이 나를 하느님 보듯이 한다.
괜히 가슴이 펴진다.


15:30 행보관님한테 신병이 왔다고 보고하고, 친구를 내무실에서 쉬게 했다. 누워있어도 된다고 했는데
친구녀석이 극구 괜찮다고 한다. 쉬래도 못 쉬는 게 참 불쌍해 보인다.


17:00 퇴근하자마자 친구 데리고 PX에 갔다. 친구녀석은 아직 긴장이 안풀리는지 나한테 꼬박꼬박 존대말을 쓴다.
억지로 말을 놓게 할 수도 없어서 그냥 냅두고 먹을거나 많이 사줬다.


18:00 내무실에 가니 분대장 후임이 나보고 누구냐고 묻는다. 이번에 새로들어온 신병이라고 말했다.
분대장 후임이 '웬일로 신병에게 관심이 있습니까'라고 물어보길래 '친구'라고 대답하자 분대장 후임의 표정이 묘하게 바뀐다.


20:30 친구녀석을 데리고 행정반에 가려고 하니 분대장 후임이 나를 부른다. 왜냐고 물으니 신병 데리고 가지 말란다.
기가차서 내가 신병도 마음대로 못하냐고 하니까 '선임다운 일 못하면 대접해줄 때 잘하란다.'어이가 없어서 분대장 후임의 멱살을 잡으니
분대장 후임도 내 멱살을 잡는다. 신병까지 병.신만드는 꼴은 못보겠단다. 내 주먹이 분대장 후임의 얼굴로 날아갔다.


21:00 당직실에서 진술서를 쓴다. 중대장하고 행보관도 왔다.


22:00 내무실에서 후임녀석들이 쓴 진술서까지 모으더니 행보관이 내 앞에 내민다.
행보관이 모든 내용이 나를 신고하는 내용이라며 나에게 꾸중을 한다.


23:00 영내근무자를 소집해서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나한테 영창 14박15일이라는 벌목이 나왔다.
왜 나만 영창을 가야하는 거지? 먼저 하극상을 벌인 건 후임인데?


24:00 내가 항의하자 중대장과 행보관은 중대원들이 쓴 탄원서를 보여준다. 맏후임은 영창 안가야한다는 내용의 글이
1인당 A4용지 하나급으로 써있었다.


02:00 내무실로 들어가서 내무실 불을켰다. 어이가 없어서 한 소리를 해야할 것만 같았다.
분대장 후임이 '영창 두 번 가고 싶지 않으면 불 끄십쇼'라고 말을 한다. 화가나지만 어쩔 수 없이 불을 껐다.
잠이 안온다.

전역날

17:00 복귀하기전 치킨집과 피자집에 들러 치킨과 피자를 잔뜩 샀다.
그래도 전역하기 전날인데 애들 먹을거나 먹여야겠다.



19:00 먹을 것을 들고 게이트를 통과하려고 하니 헌병애들이 안 된단다.
전역 날이라서 가져온 거라고 봐달라고 하니 그래도 안 된단다.
선임들은 도대체 어떻게 통과한거지? 실랑이를 하던 중 나를 챙겨주던 간부 한 분이
게이트 하사에게 부탁하여 통과할 수 있었다.
간부에게 크게 경례하고는 내무실로 들어섰다.


20:00 내무실에 들어서서 애들한테 치킨이랑 피자를 먹으라고 하니 애들 반응이 시큰둥하다.
아까 밥 먹어서 배가 안 고프단다. 그래도 성의가 있는데 먹으라고 하니까 못먹겠단다.
따뜻했던 피자와 치킨이 내무실 한 구석에서 식어간다.


21:00 분대장 후임이 내무실에 음식물 있는 거 걸리면 안 되니까 치킨이랑 피자 버려야 된다고 한다.
너무아까워서 내가 먹겠다고 하니 지금 빨리 먹으란다.
식은치킨과 피자를 꾸역꾸역 먹으려니 괜시리 서럽다.
내모습을 바라보던 분대장 후임이 후임들한테 빨리 먹어치우라고 말하니
애들이 마지못해서 치킨과 피자를 먹어치운다. 점호시간전에 그래도 치킨과 피자는 다 먹었다.


21:30 점호시간에 당직사관이 인원보고를 받더니 날 흘끔보더니 그냥 나간다.
원래 말년자들한테는 말 한 마디쯤은 해주던 사람이었는데 나를 못 본 걸까?


22:00 나는 전역자들이 항상 당하는 행사인 모포말이를 대비해서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그러나 내무반이 조용하다. 코를 고는 후임들까지 있다.
그렇게 30분이 지났는데도 후임들이 아무런 반응이 없다.
괜히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모포를 들춘다. 분대장 후임이다.
나보고 나오란다.


22:40 분대장 후임이 당직사관에게 허락을 받고 잠시 생활관 밖으로 나왔다.
내가 오폐수처리병으로 바뀌고 나서 행정병이 되었던 내 친구도 같이 나왔다. 어느새 일병이다.
밖에서 담배를 피면서 분대장 후임이 나보고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란다.
지금 여기서 섭섭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사회나가서 군대에서 했던 실수 두번 다시 하지 말란다.
괜히 눈물이 난다. 난 분대장 후임을 안고 눈물을 흘렸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겹쳐졌다.
뒤에서 친구녀석이 내 등을 토닥여 준다.



08:30 중대장한테 전역신고를 하고 행보관한테 가겠다고하니 알겠다는 말 뿐이다.
게이트를 향했지만 게이트에 날 기다리는 후임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침에도 후임들은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렇게 전역증을 보여주고 게이트를 지나갈 때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얌마' 뒤를 돌아보니 분대장 후임이다. '전역축하한다.'
그 한 마디를 들으니 내 속에서 눈물이 뿜어져 나오려고 한다.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게이트를 지났다.
그렇게 내 군생활은 끝났다.





어휴....읽었는데 소름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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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23 22:43
수정 아이콘
저도 소름...
진짜 저런 찌질이들 있습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어영부영 짬먹어서 조용히 썩어지내는 거면 그래도 조용히 지내네. 인성은 좋구나. 하는데 이런 경우는 참 노답... 그리고 제 경험에 이거 보다 심한 개 찌질이가 있었는데 나갈 때 진짜 살벌했지요. 몇몇 다혈질인 애들은 나가는 애 붙잡고 사회에서 나 만나면 알아서 눈깔라그러고 크크
루크레티아
14/10/23 22:44
수정 아이콘
맏후임 진짜 진국이네요.
비와당신의이야기
14/10/23 22:50
수정 아이콘
그리고 복학한 후엔 이걸로 이어지는 건가요?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181741#.VDnVPUR3KKM.twitter
14/10/23 23:05
수정 아이콘
진심 스트레스.... 읽다가 더 이상 못읽겠어서 껐습니다. 크크크
어디서 이런 진국을 찾으셨는지
오스카
14/10/24 02:41
수정 아이콘
소름 돋네요
전크리넥스만써요
14/10/23 22:52
수정 아이콘
우워~~~ 짜증나짜증나짜증나짜증나짜증나짜증나
폴 맥카트니
14/10/23 22:53
수정 아이콘
진짜 소름이 쫘악 끼치면서 읽었네요
스웨트
14/10/23 22:57
수정 아이콘
개념은 없어도 후임복은 있네요 맏후임 진짜 착하네..
DarkArmor
14/10/24 14:04
수정 아이콘
맏후임도 저런 관심병사가 들어와야..
14/10/23 23:00
수정 아이콘
이럴 수도 있는건가요;;;
겨울삼각형
14/10/23 23:00
수정 아이콘
소설이죠? 소설이라고 말해줘요.
14/10/23 23:01
수정 아이콘
우리 왕고가 병장 때 저 분위기였죠.(상병 전까지는 모르겠지만)
투고가 저 맏후임 삘이었고.
14/10/23 23:01
수정 아이콘
맏후임이 주인공인듯
14/10/23 23:02
수정 아이콘
이거 후속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게 더 소름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14/10/23 23:03
수정 아이콘
원래 '맞후임'인데 본문이 틀려서 다들 틀리시는 거 아닌가요? 뜻으로 미루어 보면 '맏'보다는 '맞'이 맞는 접사 같아요.
14/10/23 23:03
수정 아이콘
협동 배려같은거 모르고 오로지 자기만 편하면 되는 이기적인 인간이 한명씩은 꼭 있어요
그래놓고 고참되면 짬대우는 받고 싶어한다는거
14/10/23 23:06
수정 아이콘
찌질이들은 FM으로 굴리면 정신차리게 되어있습니다
소원수리로 몇몇 선임들 영창에 전출가게 만든 찌질이는 권리에 따르는 의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줘야 합니다.
분대장 외에 터치 불가 하는 항목에 고의로 내 밑으로 분대 편성해서 끌어오고 일일보고 주간 보고로 항상 근무태만에 하극상 보고 올리면 알아서 군기교육대 갔다오고 영창 갔다오고 하다가 정신차리던데요. 해안 철책 근무 부대에서 영하14도의 날씨에 초소에서 앉지도 않고 서서 근무서는게 정말 힘들지만 그 후임 끌고 들어간 자리에서는 단 한번 앉거나 졸거나 한적이 없습니다. 물론 그 후임역시 단한번도 앉게 해주거나 편하게 졸게 해준적 없이 FM으로 근무서고 조는거 다 체크해서 보고 했더니 알아서 슬슬 기더군요. 물론 기수열외 했습니다. 선임 대접 안하는 사람은 선임대접 받을 자격이 없다는게 다수 의견이었죠.
저때는 기수열외라는 용어도 모르고 그냥 저거 밑으로 어쩌구 하면서 그냥 한거지만 제가 전역 전에는 그 찌질이 후임들이 찌질이에게 단한번도 경례 한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조금 포기하면 제대로된 병영 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14/10/2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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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은 좀 위험하네요... 마치 소원수리같은거 하등 쓰지 말라는 말씀처럼 들리네요.
14/10/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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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말라는게 아닙니다. 부당하면 하는게 당연하죠
구타 당하거나 성추행당하거나 불법행위를 목격했다거나 한다면 말이죠. 허나 정도라는게 있는겁니다.
다른분대선임이 지가 잘못한 일을 가지고 올바른 지적하고 욕몇마디 한게 그렇게 전출가고 영창가야될 일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야겠지요 소대장 부소대장에게 한것도 아니고 연대목사에게 찌른거라 답도 없더군요. 그리고 지가 욕들었다고 찌른놈이 정작 후임들에게 욕하는걸 어찌 두고 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요즘 군대문화에서 실제 전쟁이 나면 돌격 앞으로에 누가 앞으로 나갈까요? 병장이 이등병에게 식사하러가죠. 라는 판에 무슨 상명하복이 될런지 심히 의심 스러울뿐입니다.
걸스데이
14/10/2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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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전쟁나면 예전 군대문화에서도 돌격 앞으로 할때 누가 앞으로 안 나갑니다. 이등병이 병장한테 식사하러 가죠 하고 뒤에서 숲들숲들 거리는 판국에 무슨 놈의 상명하복입니다. 뒤에서 총이나 안 맞으면 다행이지
14/10/2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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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저렇게 깨닫기라고 하믄 다행이죠.
진성 노답에 친인척이 군관련인사라 간부도 못건들면 파워 노답..
보라돌이
14/10/2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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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후임이 저랬죠. 근데 현실은 저렇게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제아래로 후임 위로 전부 영창가고

그 후임의 후임들은 심지어 두명이나 부사관 입대를 했습니다. 중대장이 저한테 저놈 진짜 영창 꼭 보낼테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날마다 상담하고

포상휴가를 5장이나 받았는데 전부 짤리고 정기휴가도 다 짤려서 모든 휴가 합쳐서 20일도 못채웠었죠. 아 서러운 기억나네요.
에위니아
14/10/2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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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래 후임도 저런애 하나 있었는데 전 분대장때부터 얘 데리고 못 살겠다고 차라리 견장 떼게 해달라고 할 정도로 빌고 빌다가 제가 견장달고나서 나 아니면 그놈 고르라고 포대장이랑 쇼부쳐서 간신히 다른 분과로 이동.. 그리고 5달 뒤 그 분과 폭발... 일과 다른 곳에서 하는 애 하나 빼고 지 위로 고참 5명을 모조리 찌르면서 전부 만창.
긁은것도 제대로 보고체계 거쳐서 그런것도 아니고 교회가서 여단장한테 다이렉트로... -_-;;
후.... 진짜 힘들었네요.
Frameshift
14/10/2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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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끔찍하다..
분대장은 참 멋진놈이네요 크크
에위니아
14/10/2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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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애들이 후임들한테 고참 대우는 제대로 받으려는 게 문제
Lunatic waltz
14/10/2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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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실화같네요..
R.Oswalt
14/10/24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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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병사제도를 악용하는 놈들이 많아져서 진짜 병약하거나 가정사 문제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끽해봐야 C급으로 명단만 채우는 경우도 허다하죠.
부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 행정반 대기(혹은 행보관 전용 작업병), PX-싸지방 죽돌이, 개인물품 및 용모관리는 특급병사 수준이라는 공통점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14/10/24 02:23
수정 아이콘
으어 글만 읽어도 끔찍하네

전 군대에서 진짜 별의별 인간 다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할일을 못하거나 안하면
그 일이 없어지는게 아니라 남이 대신 해주는건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악용하는...

진짜 상대하기 싫은 사람들이죠
14/10/24 02:33
수정 아이콘
읽으면서 소름돋았네요..
많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역으로서..점호때 버젓이 주머니에 손넣고 미소를 띄고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녀석들을 어떻게도 할 수 없다는것이 참..
나도 계급만 높았지 의무복무인건 마찬가지인데 왜 넌..
王天君
14/10/24 08:49
수정 아이콘
안타깝게도 저희 부대에도 저런 얘 한명 있었네요. 군대 문화 참 싫어하지만 그래도 무조건 상명하복 이런 것도 아니고 저희 부대는 병영 문화 하나는 굉장히 선진화된 부대여서 선임들이 전혀 때리지도 않았고 진짜 인간적인 선임들도 되게 많았거든요. 그런데 전입 들어온날부터 소대장한테 커터 칼을 빌리러 가질 않나, 말 끝마다 왜 그래야 합니까~ 하지 마십쇼~ 전 싫습니다~ 이딴 말 붙이고 살면서 일도 안하고 빈둥빈둥 지내더니.
나중에 상병 되고 계급 차츰 올라가니까 후임들 갈구는 게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야 너 나한테 왜 경례 안하냐? 내가 우습냐? 지 계급은 다 챙겨먹을려고 하는 게 진짜 소름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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