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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30 17:31:46
Name Leeka
Link #1 http://worlds.leagueoflegends.co.kr/news/view/367
Subject [LOL] 폭군들: 삼성 화이트, A조를 지배하다
작년 월드 챔피언십 진출 당시 삼성 화이트에겐 오직 찬사와 감탄만이 뒤따랐습니다. 팀의 선발 미드 라이너인 ‘다데’는 SK T1 K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Faker)와 함께 세계 최강의 미드 라이너로 손꼽혔고,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 역시 엘리트로 불리며 기대를 불러모았습니다. 당시 글로벌 브랜드 삼성의 스폰서십을 얻으면서 화이트는 모든 걸 갖췄었습니다. 누구나 아는 스폰서, 모든 포지션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당시 화이트가 보여준 인터뷰 내용과 플레이 스타일에 많은 해외 팬들까지 화이트의 자신감에 매혹됐습니다.

하지만 작년 그룹 스테이지에서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 ‘다데’는 사용하던 주력 챔피언들이 너프된 상황에서 자신이 잘 사용하지 못하는 챔피언으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세계 최강이라고 많은 이들에게 손꼽히던 간판 봇 듀오 임프와 마타는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거침없는 말들과 자만에 찬 경기 스타일은 독이 되어 돌아왔고, 결국 넉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해보지도 못하고 짐을 싸야 했습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삼성 화이트는 그 후 1년 내내 한국 소환사들과 언론의 비난과 비판을 견뎌가며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무력한 모습을 곱씹어야 했습니다. 그 이후 2014 년 LoL 챔피언스 리그 서머 시즌까지 삼성 화이트는 3 시즌 연속 리그 준결승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대중들에게 삼성 화이트는 가장 강한 한국 지역을 대표해 나간 월드 챔피언십에서 전 세계 LoL 팬들 앞에서 좋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인 팀으로 인식됐습니다. 2014년 내내 삼성 화이트의 경기력은 출중했고 여전히 한국 지역의 강팀으로 여겨져야 마땅했지만, 다시 월드 챔피언십에 나가 이전의 실수를 만회하는 길 외에는 이마에 박힌 주홍글씨를 지울 길이 없어 보였습니다.


간결한, 그리고 무결점 승리



삼성 화이트의 구원을 향한 여정은 중국 1위 시드 팀이자 그룹 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에드워드 게이밍 (Edward Gaming, EDG)과의 경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명한 AD 캐리 ‘Namei’가 이끄는 정교한 팀 전투와 경기 후반의 우월한 운영으로 칭송 받던 중국의 희망 EDG는 새롭게 태어난 삼성 화이트에게 경기 초반부터 계속 발목을 잡혔습니다. 공격적인 봇 듀오 ‘마타’와 ‘임프’의 활약으로 삼성 화이트는 EDG의 핵심이었던 ‘Namei’를 킬하며 빠르게 초반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한국 2위 시드팀 삼성 화이트는 ‘탈수기’로 알려진 강력한 운영을 시작하며 협곡 내 모든 부쉬와 길목에 와드를 설치했습니다. 경기 중반에 이미 1만 골드를 앞서나가던 삼성 화이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EDG가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 계속해 강력한 압박을 가했습니다.

작년 삼성 화이트가 자만심에 가득 차 누구도 우릴 따라잡을 수 없다고 으스대던 철없는 소년들이라면, 올해 삼성 화이트는 이와는 완전히 반대로 철저한 준비와 빈틈없는 경기 운영을 선보이면서 완벽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정규 리그 중의 한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로 경기에 임한 삼성 화이트는 매 경기마다 마치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삼성 블루를 맞서는듯한 투지를 보여줬습니다. 어디선 온 팀이던 간에, 어떤 강점을 지닌 팀이던 간에 삼성 화이트 앞에 선 적팀은 그저 삼성 화이트가 작년 LA에서 겪었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였을 뿐이었습니다.

좀더 큰 그림에서 보자면, 삼성 화이트는 작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전패했던 팀 미네스키 (Mineski)를 상대로 22킬을 헌납했습니다. 태만하게 경기하던 삼성 화이트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킬을 헌납하며 실망스러운 킬 데스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그룹 스테이지 8 경기에서 1 승도 기록하지 못한 팀에게 에이스를 당하는 장면은 별로 볼만한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올해 역시 전패 팀인 다크 패시지 (Dark Passage)를 상대로 첫 경기를 펼치며 삼성 화이트는 세계적 강팀 EDG를 상대하는 것처럼 약팀에게도 전력을 다했습니다. 불필요하게 개인 플레이를 하고 타워 다이브를 통해 경기를 서두르기보다는 속단을 경계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전투도 없이 초반 경기를 운영하던 삼성 화이트는 중반에 이르자 오브젝트 컨트롤과 강한 라인전에서 우위를 나타내며 이득을 챙겼습니다. 결전의 시간이 되자, 삼성 화이트는 경기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장악하고 작년 미네스키를 상대할 때 사람들이 기대하던 강력한 모습으로 와일드 카드 팀을 제압했습니다.

작년 미네스키에게 22킬을 헌납한 데 비해 올해는 다크 패시지에게 단 2 킬만을 허용했습니다. 그나마 이 2 킬도 후반 경기가 완전히 기울고 삼성 화이트가 경기를 장악했던 시점에서 발생했습니다. 삼성 화이트는 경기 초반부터 킬을 만들어내고 경기를 빨리 끝내려 할 수도 있었지만, 만약 그렇게 했다면 다크 패시지가 반등할 빌미를 줬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전 맵에 골고루 와드를 뿌리고 ‘댄디’가 완벽하게 다크 패시지의 정글러 ‘Crystal’의 동선을 파악한 가운데 삼성 화이트는 깔끔하고 완벽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매의 눈



보통 미드 라이너나 AD 캐리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요즘 LoL 프로 팀과는 달리 삼성 화이트에서는 정글러와 서포터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그 어떤 팀과도 달리, 삼성화이트의 강력한 원투펀치는 펜타킬의 영웅 AD 캐리 ‘임프’나 행복한 암살자 미드 라이너 ‘폰’이 아니라 그 누구와도 다른 방식으로 소환사의 협곡을 완전히 장악하는 두 정글러와 서포터입니다.

‘마타’는 첫 여섯 경기 동안 260개의 와드를 박았습니다. EDG를 상대로 한 첫 경기에서 ‘마타’는 무려 84개라는 경이적인 숫자의 와드를 박으며 중국 1위 시드 팀을 상대로 삼성 화이트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또한 단 10회 죽으며 (A, B조 서포터 중 최소 데스) 동시에 10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마타는 (A, B조 서포터 중 최고 어시스트) 전 맵을 누비며 와드를 설치했습니다. 적의 동선을 속속들이 파악하며 길을 안내한 동료 ‘댄디’의 도움이 있었기에 큰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이 소환사의 협곡 전체의 시야를 확보하며 삼성 화이트표 탈수기의 위험한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마타’의 파트너 ‘댄디’ 역시 시야 싸움과 맵 장악능력으로 협곡을 봉쇄하며 삼성 화이트가 지금의 강력함을 이루는 데 크게 일조했습니다. 작년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최고의 정글러로 꼽혔지만 삼성 화이트가 그룹 스테이지에서 악몽 같은 부진을 보이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꽃피울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올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재정비한 삼성 화이트에서 ‘댄디’는 삼성 화이트의 최전선에서 성공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댄디’는 소극적으로 기다리며 상대방을 카운터정글할 기회가 오기를 꿈꾸지 않습니다. ‘댄디’는 경기 내내 모든 구역에서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부지런하게 상대 정글러의 경로상 허점을 파악해 이를 공략하려 할 것입니다. ‘댄디’는 항상 상대 정글러보다 한 발 앞서 움직입니다. ‘댄디’는 상대방 도마뱀 장로가 리스폰 되기 몇 분 전에 벌써 이를 스틸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팀 동료의 도움으로 상대방 팀이 취약한 포지션을 잡도록 조종한 후 완벽한 타이밍으로 안전하게 상대방의 오브젝트를 스틸할 것입니다. ‘댄디’에게 “스틸의 황태자”라는 별명을 선물한 그의 전매특허인 바론 스틸 능력과 상대방의 동선을 예측하는 그의 재능은 ‘댄디’를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의 정글러로 만들었습니다.

‘마타’와 ‘댄디’의 협동 플레이는 삼성 화이트 운영의 기초입니다. ‘임프’와 ‘폰’은 ‘댄디’의 예측성 카운터 정글링과 ‘마타’의 완벽한 시야 장악에 힘입어 쉽게 킬을 따내고 경기 후반을 지배합니다. 이미 세계 최강의 라이너로 꼽히는 이 두 선수는 아군 캐리들에게 이득을 만들어주는 데 있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마타’, ‘댄디’라는 보너스까지 얻었습니다.


적을 옥죄는 The White BOA



삼성 화이트는 적을 무너뜨릴 수많은 방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라인전에서 개인 역량으로 상대를 누르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고 기계 같은 팀 전투로 적 팀을 분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 화이트는 적에게 팀 전투를 통한 신속하고 고통 없는 패배 대신, 경기 내내 상대방의 목을 서서이 옥죄어 오는 전법을 택했습니다. 마치 보아뱀처럼, 운영에 방점을 찍은 채 삼성 화이트는 적의 위치를 항상 파악하고, 오브젝트를 연이어 탈취하며 더 이상의 저항이 무의미할 때까지 상대방을 서서히 짓누를 것입니다.

완벽한 타이밍으로 와드를 설치하고 전 협곡의 시야를 팀에게 제공하는 서포터가 있는 팀을 상대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직 자기도 잘 모르는 자신의 미래 동선을 2분 먼저 파악하고 움직이는 정글러를 상대로 어떤 대처방법이 있을까요?
안전한 라인전, 그리고 2대2 전투에서 거의 지지 않는 봇 듀오가 존재하는 삼성 화이트는 경기 초반 오브젝트를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만약 상대방이 라인전에서 어떻게든 승리해 킬을 따내지 못한다면 삼성 화이트는 무난하게 경기 중반전에 진입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타’와 ‘댄디’의 와드 관리와 카운터 정글링은 빛을 발할 것입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삼성 화이트가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인 건 너무 자만하거나 (팀 전투 승리 후 절반의 체력으로 상대 블루 버프를 스틸 시도함) 경기에서 너무 앞서 있어 와드 설치를 게을리 했을 때 (EDG와의 첫 경기 시 바론 앞 전투에서 패배하며 적에게 실낱 같은 희망을 안김)뿐이었습니다. 



다음 상대인 팀 솔로미드 (Team SoloMid, TSM)는 어떻게든 이 폭주기관차를 멈추고 각 라인에서 자신들을 압도하는 삼성 화이트 선수들을 상대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현재 월드 챔피언십 참가 팀들 중 삼성 화이트를 상대로 1 승이라도 뺏어낸 팀은 삼성 블루가 유일합니다. 삼성 블루 역시 압도적인 팀 전투능력으로 유명하지만, 블루의 승리에는 형제 팀으로 매일같이 서로 내전을 하며 닦은 내공 덕도 있었을 겁니다. 2주 만에 TSM은 한국 최강팀의 탈수기 운영을 상대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TSM 역시 전 맵에서 적을 압도하며 서서히 적을 옥죄는 삼성 화이트의 부활의 제물이 되고 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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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지핱
14/09/30 18:40
수정 아이콘
부활의 제물이 되고 말겠죠;;
원추리
14/09/30 18:43
수정 아이콘
네... 부활의 제물이 되고 말겠죠..
一切唯心造
14/09/30 19:22
수정 아이콘
제물이 될듯...
현실의 현실
14/09/30 19:51
수정 아이콘
뭔가 번역체 말투네요 크크
현실의 현실
14/09/30 19:52
수정 아이콘
가아니라 뉴스게시판이었구나...
바다님
14/09/30 20:41
수정 아이콘
여기 루퍼 라는 선수가 탑 인걸로 아는데 아예 한 마디도 언급 조차 안돼…;;;
14/09/30 21:49
수정 아이콘
The White Boa라니 너무나도 적절한 별명이네요. 체스 챔피언 중 티그란 "the boa constrictor" 페트로시안이 생각납니다. 체스판 위에서 상대가 공격하기도 전에 그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며 점점 조여간다고 해서 붙여졌던 별명인데 쌤쑹 화이트에게 잘 아울리네요!!
다다다닥
14/10/01 08:47
수정 아이콘
네.. 부활의 제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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