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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6/02 10:06:42
Name 요하네
Subject 덕후들에게도 이로운(과연?) 락,메탈 공연문화 소개 (움짤주의) (수정됨)

- 본문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주관에 의해 작성된 글이므로 이하에 소개된 일련의 행위등을 따라했을시
불쾌함이 발생하였다든가 부상을 입었다든가에 대한 일체의 도의적인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 전반적으로 매우 과격하고 직접적인 신체적 충돌이 자주 발생하므로 항상 안전에 주의를 요합니다. 




1. 서론

락, 특히 헤비메탈은 현재 메이저 장르로써의 생명력이 완전히 사장된 씬입니다.
물론 개중에서도 여전히 양질의 밴드는 존재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올드스쿨이니 리바이벌이니 하는 키워드와 함께
부흥의 움직임을 선도하려는 시도도 내부적으로 없었던건 아니지만, 규모적으로 보나 영향력으로보나 과거의 찬란했던 향수를 기억하는 매니아들 입장에선 (물론 그 찬란했던 시절은 거의 4,50년 전으로 회귀해야 하는 수준입니다만) 사실상 추억팔이로 만족해야 하는게 현실이죠.

이렇듯 비록 메인스트림에서는 한없이 멀어져있지만, 어쨌든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장르의 명맥만큼은 계속 유지되어 오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락, 메탈 팬들이 장르를 향유하는 방식이 의외로 덕후문화(?)와 꽤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장르 자체가 지니고 있는 특유의 폐쇄적인 분위기도 그렇고, 그로 인해 내부적으로 매니아들끼리의 결속력이 강해지고
분류가 세분화되어 맘만 먹으면 한없이 파고들어갈 수 있는 장르의 심도적인 측면도 그렇고요.

물론 만화,애니,게임,영화 등등을 중심으로 일본의 영향을 주로 받아 형성된 서브컬쳐와는 달리
음악적 소양의 토대가 서양에서부터 건너왔고 표면적으로 대단히 거칠고 과격한 사운드를 표방하는 락/메탈과는
일견 큰 차이가 있어 보일수 있겠지만. 의외로 해당 장르를 만끽하는 방법론과 그 사유의 근간이 상당히 유사합니다.




1) 소수의 인원이 향유하는 문화라는 데에서 오는 특별함과 그로 인한 예술적 허영심을 엄청나게 충족시켜주며
(이게 심해지면 메탈우월주의로 빠지게 되는데 이는 따로 언급하면 한세월이니 여기서는 건너뛰는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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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떤식으로든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를 동반하는 서브컬쳐와 유사하게 이쪽은
굉장히 원초적인 청각적 자극을 동반하므로 그 중독성이 어마어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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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수가 보컬 & 악기 세션들이 함께 모여 결성된 밴드의 형태를 띄고 있으므로 각 멤버들의 조화와 개성에 따른 매력을 직접적으로 조명할 수 있기에 일종의 아이돌 그룹이나 유닛 등의 덕질을 할때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타 장르에도 솔로로 활동하는 케이스가 존재하듯 원맨밴드의 형태로 활동하는 케이스도 분명 존재하나 엄연히 다수의 케이스는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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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어지는 부분인데 밴드음악 특성상 멤버들이 악기를 실제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일렉기타, 베이스, 드럼 등 악기를 연주하는 능력과 합주 등 밴드 음악 전반적인 소양에 대해 탐구할만한 소지가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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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된 요소 등은 사실 방돌이 방순이들도 리스너로써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만, 제가 본문을 통해 소개하고자 하는 바는


중소규모의 클럽이나, 라이브하우스
혹은 수천, 수만명까지 수용가능한 대규모 실내공연장이나
몇십만명까지도 운집가능한 야외 락페스티벌 등등 외부 실황 공연에서 이루어지는
락,메탈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구축되었던 공연 문화의 형태에 대해 좀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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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물품보관소라고 불리우는 이 짤방을 보신 분들이 적잖으리라 생각합니다.
오타게라고 불리우며 양손에 야광봉을 쥐고 음악에 맞춰 특정 군무를 추는 저 행위는 이제 각종 미디어를 통해(주로 유튜브와 SNS의 영향이겠습니다만) 많은 분들에게도 소위 덕후들이 오프라인 행사에서 노는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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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앞서 소개되었던 오타게와 분명 다르지만 뭔가 약간 비슷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농담 아니라 이런식으로 락,메탈 덕후들도 노는 법이 의외로 비슷합니다 물론 디테일하게 뜯어보면 또 다르지만.

최근에 제가 저런식으로 덕후들의 오타게와 메탈헤드들의 슬램존을 번갈아 올리며
덕후들과 메탈돼지들의 공통점이라는 글을 다른 커뮤니티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그거 보고 제대로 써보자 싶어 쓰는 글입니다.





2. 장점?

이게 생각해보면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위입니다. 떡대가 곰만한 남정네들이 땀 뻘뻘 흘려가며 이제까지 일면식도 없는 생면부지의 타인을 그냥 막 팔로 밀쳐버리고 냅다 상대에게 어깨빵을 꽂아버린다는게 일반적인 통념으로는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간혹 여성분들도 있습니다. 요새 락페 예매율보면 오히려 여성비중이 더 높게 나오기도 하고)

그럼 당최 이 미친 짓거리를 왜하느냐?

락,메탈 공연장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아니고서는 허용될 수 없는
이 폭력성을 비록 약간 정제된 형태긴 하지만 외부로 분출한다는 점과
이런 사회적 통념을 무시하는 일탈을 저지르는데에서 오는 쾌감이 장난아닙니다 짜릿짜릿해요.
이 재미에 한번 맛들리면 쉽사리 헤어나오기 힘듭니다.

당연한거지만 이게 다 놀려고 하는거지 정말 작정하고 누구 하나 사람 담그려고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모인거였으면 공연장에 모여야 하는게 아니라 경찰서 정모를 해야 되겠죠.
따라서 당연히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암묵적이든 표면적인 룰이나 매너, 에티켓 등이 존재합니다.
락페의 스탠딩존은 기본적으로 수천에서 많게는 수만명의 인원이 다닥다닥 붙어 극도로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당연히 다치지 않아야 되는건 당연하고, 혹시라도 무게중심을 잃고 넘어져서 인파에 깔리거나 하면 진짜 자칫 참사로 이어질수도 있으니까요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고 물건 떨어뜨리면 찾아주고 이런 에티켓은 기본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막 온갖 사람들이 뒤엉켜서 밀치고 어깨로 찍고 이러니까 정신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안전이 최우선이라는것
이러니 저러니해도 오프라인 실황에서 해당 장르를 만끽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니만큼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다들 한번씩 시도해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락,메탈 팬 입장에선 꽤 예전부터 라이브 실황에서 관객석에서부터 형성된 일종의 관중문화를
덕후들이 따라하기에도 좋지 않을까? 하는 헛된 망상을 품고 한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3. 소개

관객석 규모에 따라 나뉘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 스탠딩존에서 이루어지고요
(지정 좌석구역에서 그랬다간 대번에 기물파손 및 부상으로 이어질 것이므로)

떼창(싱어롱)이나 해드뱅잉 같은건 워낙에 기초적이고 단어에서부터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공연문화이자
락/메탈 관객석에서만 보여지는 형태의 공연문화도 아니므로 여기서는 제외하기로 하겠습니다.
해드뱅잉은 메탈 성향의 밴드 자체적으로는 이제 조금 독자적인 형태로 진화한 양상이 있긴 한데 그것만 따로 좀 언급하는 것으로.

가끔 해외 아티스트들에 대한 관객호응이 좋다는 레퍼토리로 잊을만하면 한번씩 국뽕드립처럼 언급되는 국내의 떼창문화도 사실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이게 간혹 음향 세팅이 안좋으면 보컬 사운드 다 씹히고 순식간에 노래방이 되어버리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하거든요. 물론 노래방 반주기가 아니라 실제 밴드 세션들이 직접 라이브로 연주해주는 차이는 있습니다만....




3.1. 슬램 (Sl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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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서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형태의 공연 문화입니다.동시에 가장 큰 범주에 속하기도 하는데요. 
전문 슬래머들을 비롯 몇몇 바람잡는 관객들이 나서서 유도를 하면 관객들이 뒤로 밀려나면서 원의 형태로 빈 공간을 형성하는데
이 공간이 슬램존입니다. 여기에서 슬램을 비롯해서 후술하게될 모쉬 핏을 형성해 모슁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서클핏을 만들어 냅다 관중들이 한쪽으로 내달리기도 하고 스카댄스가 락/메탈 공연장 형태로 기묘하게 진화한 스캥킹을 추기도 하죠

무대에서 연주하는 밴드의 성향에 따라 무대에 올라와 공연이 시작하는 동시에 슬램존이 형성되기도 하고
셋리스트상에서 특정 곡이 나올때 해당 곡의 벌스나 코러스 부분에 맞춰서 슬램존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작부터 첫 벌스가 나오는 지점까지(0:00-0:44) 슬램,모슁,써클이 혼재되어 있는 형태


시작부터 첫 벌스가 나오는 지점까지(0:23-0:49) 저기서 규모가 더 커지면 월오브데스(Wall of Death)의 형태로 변합니다


슬램을 한다는 사전적 의미 자체는 슬램존 안에서 관객들끼리 팔로 밀치거나
혹은 와칸다 포즈로 엑스자 형태로 팔을 교차로 취한 상태에서 가슴팍에 붙인상태에서
팔 부분이나 어깨쪽으로 냅다 상대방의 어깨끼리 부딫히는 몸통 박치기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본인의 체구가 크고 단단할수록 유리합니다(?)
멸치 타입의 메탈헤드들은 여기 등쌀에 끼이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말그대로 무한 에어본에 준하는 놀이기구 체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것도 쫌 재밌긴합니다.
국내 공연에서도 이따금씩 서양에서 오신 백인 성님들이 냅다 웃통 까고 숄더어택 할때가 있는데
동양인과는 기본적인 체급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분들과 슬램을 할때는 다소 주의를 요할 필요가 있습니다.




3.2. 모슁 (Mo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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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https://namu.wiki/w/%EB%AA%A8%EC%8B%B1?from=%EB%AA%A8%EC%8A%81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팔과 다리를 마치 풍차돌리듯이 그냥 무작정 마구 휘두르는 것으로
서양에서는 사실 슬램존이란 표현 대신 전부 모쉬 핏이라고 통칭하곤 합니다.

나무위키 설명상으로는 저렇게 되어있긴 한데 국내 공연장에서는 저 정도로 태권도 대회 경연장마냥
사정없이 돌려차기를 내지르는 형태의 모슁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관객석은 수많은 관객들이 밀집되어 있는 공간이고 암만 넓게 슬램존을 만들어서 거기서 모쉬핏이 형성된다해도
저렇게 막 휘두르기에는 가용범위의 한계가 있기에 해외의 경우는 모를까 국내에서는 적어도 제가 체험한 바로는 팔은 휘둘러도
킥모션까지 연계되는 모습은 잘 못봤습니다. 아예 소규모 관객만 참여해서 스탠딩석이 텅텅 비어있으면 가능할지도?

겉보기엔 저것들 약빤거 아닌가 싶긴 할텐데 놀랍게도 저 와중에도 본인이 휘두르고 내지르는 팔다리의
사정거리를 어느정도 인식하고 최대한 다른 상대방과 맞부딫히지 않는 본인만의 고유 영역을 설정하고
내지르는 겁니다. 이런거 보면 락,메탈 덕후들이 은근히 츤데레끼가 있습니다.
(물론 주변에 있는 관중들이 맞으면 아프니까 알아서 피해주는 부분도 무시할 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남들과 부딫치게 되면 위험한 행위라는 점에는 진배없으니
본인의 윙스팬과 다리길이를 잘 인식하고 휘두르도록 합시다.





3.3. 스캥킹 (Sk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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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다리를 교차하며 추는 일종의 춤 동작입니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스카와 펑크 장르에서 주로 보여지는 퍼포먼스인데 메탈 공연에서도 사람들 잘만 춥니다.
앞서 언급한 모슁과 더불어 일단 이것도 춤이라 펑크 계열/스카계열/하드코어 계열로 구분하면서
특정 동작에 따라 전문적으로 강의하는 영상이 유튜브 등에도 올라와 있기에 참고 하실 분들은 참고하셔도 되지만

락페 공연장은 이성 번호따러오는 클럽과는 성격이 아예 다른 공간이므로
근본적으로 락/메탈 공연장에서 추는 모슁이니 스캥킹이니 걍 죄다 막춤이기 때문에
잘추려고 사람들 눈치보면서 출 필요가 전~~~~혀 없으므로 그냥 본인 흥에 맞춰서 되는데로
팔다리를 흔들어 주시면 되겠습니다.





3.4. 서클핏 (Circle P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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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없습니다.
형성된 슬램존 내에서 시계방향 내지는 반시계방향으로 관객들이 마구 내달리는 것을 말합니다.
대규모 써클핏은 다수의 인원들이 떼지어서 돌아가는 모습이 스테이지 위에서 보면 꽤 인상적인지
무대에 올라와있는 밴드측에서 관객을 향해 써클핏 콜을 외치며 팬들을 고양시키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재생 시작지점(3:07)부터 4:00초 지점까지. 써클핏에서 슬램으로 전환하는 형태

써클핏이 형성되면 이제 달리는 측과 써클핏을 둘러싸고 있는 관객들 측에서 각자 손을 뻗어 손뼉을 맞추는 상호작용도 동시에 이루어지곤 합니다. 스테이지에 모인 메탈헤드들 및 페스티벌 걸즈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이로인해 피어나는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면 이 기회에 적극적으로 임해보도록 합시다.

저는 서클핏 콜 나오면 손뼉이고 뭐고 그냥 내달리기 바쁩니다.






3.5. 다이브 (D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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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공연하는 측이 군중한테 직접 몸을 던진다고 해서 연주자측이 수행하는 것을 다이브,
관객들이 이제 다른 군중들 머리 위로 마치 파도에 휩쓸리듯 굴러다니는 것을 바디서핑이라고 구분짓기도 하는데
관객들 중에서도 다른 관객위에서 목마 타고 있다가 난데없이 나자빠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저는 그냥 혼용해서 다이브라고 칭하는 편입니다.



재생시점(0:52초)부터 첫 벌스 등장 시점(1:04)까지


재생시점(3:04)부터 코러스 지점 이후(3:35)까지


보통은 관객들이 자체적으로 관중들 머리위로 기어올라 앞쪽까지 굴러가는 경우가 일반적으로
대개의 경우 스테이지 맨 앞까지 굴러가게 되는데 그때 무대 앞쪽에 비치된 안전요원들이 해당 다이버의 허리춤을 잡아 스테이지 밖으로 던져버리 끌어내리곤 합니다. 덕분에 락페 안전요원 알바들이 가장 극혐하는 공연문화 1순위로 손꼽히는데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게 밑에 깔려서 받춰주는 사람들의 고생(?)을 댓가로 본인만 재밌는 공연문화라는 이미지가 좀 있어서
의외로 국내에서는 그렇게 엄청 대대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데, 일본쪽 공연에서 이 다이브가 대단히 활성화되있습니다.
특정 밴드 공연시에는 공연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시종일관 관객들 머리위에서 형형색색의 다이버들이 굴러다니는 진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관중 호응 여부에 따라 이렇게 극단적인 형태로 나뉠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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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드렸던대로 스테이지에서 연주하는 연주자 측에서 흥에 못 이겨 먼저 관중들 품으로 돌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엔 이제 에지간히 놀다가 관중들 및 안전요원들에게 이끌려 다시 스테이지로 올라옵니다. 남은 곡들 계속 연주해야될거아녀.





3.6. 월옵댓 (Wall of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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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락/메탈 공연문화의 끝판왕으로
그냥 간단하게 말하면 초대규모로 이루어지는 거대한 슬램입니다.

다만 저 무시무시한 명칭에 걸맞게 해당 퍼포먼스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슬램존이 원형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반해
월오브데스는 정말 모세가 홍해가르듯이 한줄을 계기로 양쪽으로 쫙 벌어집니다. 마치 가상의 벽을 하나 두고 거기에 떨어져 있는것처럼요.
그리고 일련의 신호와 함께 맞은편을 향해 그냥 죽어라고 중앙으로 돌진하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한 곡 중에도 빈번히 발생하는 슬램이나 모슁과 달리 월오브데스는
그 규모와 사이즈 자체에 존재의의가 있으므로 셋리스트 전체를 봐도 한번 내지 두번에 국한됩니다.
이게 저 정도로 대규모 인원이 반을 가르려면 준비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매번 스테이지 전체를 저렇게 반가르고 하려면
아무리 슬래머들이더라도 공연에 쉬이 집중하기 어렵겠죠. 무대에서 관객을 바라보며 공연하는 밴드들도 지겨울거구요.


워낙 그 사이즈에 있어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특정 한두곡에서 시행되며
공연자측이 무대에서 직접 해당 퍼포먼스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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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이런거?



당연하지만 슬램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그것도 오로지 한 방향으로 일점돌파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인파에 휩쓸리기 쉬우므로 안전에 더 유의해야 합니다.





3.7. 그 밖에

국내의 경우엔 대규모 실내공연장 혹은 야외 공연장의 경우
커스텀된 깃발을 가져서 휘두르는게 이제는 꽤 보편적인 공연문화로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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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깃발을 가져온 슬래머 분들을 중심으로 슬램존도 형성이 되고
월옵댓 같은 경우엔 저분들이 깃발을 교차해서 올리는 식으로 돌진 신호를 주기도 합니다.
따라서 스탠딩석에 들어와서 몸이 근질근질한데 주변에 슬램존이 안보인다?
그러면 깃발이 있는 곳에 가면 국내는 대개 그곳이 슬램존입니다.

그리고 슬램존 자체가 원형으로 넓게 형성되어 있다보니
써클핏에서 기차놀이, 강강수월래로 전환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요새들어 국내에서는 단체로 앉아서 노젓는 퍼포먼스도 시행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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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저같은 메탈찐따가 땀 뻘뻘흘리면서 떡대들이랑 어깨 부딫혀가며
헉헉퍽퍽 뛰어노는 덕후스러움과는 반대로 좀 심하게 인싸스러운 감이 있어서
썩 좋아하는 관중문화는 아닙니다만 거칠고 사나운거 대신 무난한 분위기를 즐기시기에는 더 괜찮은 선택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와 별개로 락페도 결국 사람 모이는 곳인지라 클럽마냥 떡춤(><) 추는 분들도 계시고...
나중에 공연끝나고 10년지기 죽마고우나 천생연분을 만난듯 서로 어깨동무하고 단체샷 찍는거 보고 있으면
저처럼 붙임성없이 독고다이로 락페에서 시종일관 슬램뛰는 찐따는 조금 소외감 들 때도 있습니다 (봇찌슬램)
사실 요새 락페가 말이 락페지 실제로는 걍 뮤페기 때문에
여성 관객 비중도 많이 높아졌고 라인업도 갈수록 말랑말랑해지기는건 어쩔수 없나봐요





해드뱅잉의 경우 이런 락/메탈 공연에서는 사실 그냥 그 자리에서 기본적으로 이루어지는 디폴트 자세인데
이따금씩 브릿지 부분에서 다운비트나 브레이크다운 (갑자기 드럼 비트도 느려지고 기타 리프 자체도 다운피킹 위주로 느린 연주를 하는 타이밍) 시점에 단체로 어깨동무를 하고 떼지어 해드뱅잉을 시전할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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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전혀 모르는 타인이더라도 어깨에 손올리는거 합법입니다.
이쪽 동네 룰이 그렇습니다.

내 양옆에 어깨를 빌려줄 분들이 없으면 앞에 사람 등이라도 손으로 기대고 고개를 흔들어야합니다.
혹시 공연중에 눈여겨 본 상대가 있다면 이 기회에 살포시 손을 얹어주도록 합시다.




4. 주의사항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부분은 안전입니다.
매니아이자 팬의 시각으로 보든 부외자의 시선으로 보든 거두절미하고 위험한 행위인 것은 맞습니다.
냅다 관객들끼리 모여서 몸통박치기 하는데 그게 안 위험할리 없지요.
특히 국내는 작년에 이태원에서 끔찍한 사고를 한번 겪은적이 있는 만큼 대규모 인원이 운집해서
서로 밀쳐지고 혹은 인파에 깔리는 것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국민이 익히 체감한 바 있습니다.

특히 여성분들이 상대적으로 남성분들보다 체구가 작다보니 그만큼 무게중심을 잘 잃고 잘 넘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이게 낮이면 모를까 저녁무대로 넘어가면 관중석에 조명이 그렇게 잘 비춰지는게 아니기 때문에
본인만 넘어져버려도 주변에서 잘 모릅니다. 진짜 까딱 잘못해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죠.
노는 것도 좋지만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안전이므로, 항상 본인의 건강상태와 주변상황을 잘 인식해서
라이브 이벤트를 즐기도록 합시다.

몸도 저렇게 위험한데 한손으로는 촬영을 하겠다고 가끔 폰을 손에 쥐고 슬램에 뛰어드는 분들도 계신데
영락없이 폰 잃어버리는 지름길이니 슬램존에 파고들때는 최대한 몸에 지닌게 없는 상태에서 참여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사실 정말 본인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그냥 슬램존 근처에도 안가면 됩니다.
펜스를 붙잡을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락페 공연장에서 펜스는 상석중에 상석이라 바로 자리가 차버리는 구역이므로
그냥 가시거리가 멀어지더라도 멀찍이 떨어져 있으면 본인의 흐름에 맞게 여유로운 공연 관람이 가능하시니
이 점 참고 하시어 각자에 맞는 페스티벌 라이프를 즐기실 수 있기를...




그리고 또 다른 유의사항은 본인의 체력과 컨디션 문제.
진짜... 진짜 더럽게 힘듭니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는건 당연하고
이게 넘어지면 안되니까 무게 중심 안 잃으려고 하체에도 힘을 빡주고
이 악물고 어깨빵 하면서 몇곡 뛰다보면 진짜 바로 탈진증세 옵니다.

충분하고 정기적인 수분보충은 선택이 아닙니다. 필수도 아닙니다. 강제입니다.
몇번이고 말씀드렸지만 공연장에는 놀러왔지 누구 조지거나 내가 조져지려고 온것이 아니므로
정말 살아서 놀기 위해서 수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실내공연은 조금 낫지만 야외 공연의 경우 대개 국내든 해외든 넓은 공터에서 주로하게 되는데
락페 특성상 여름에 주로 개최되고, 더불어 각종 음향 기기, 대형 스피커를 늦게까지 빵빵 틀어놓고
대규모 인원이 운집할 수 있는 넓은 공터 특성상 대도시 한복판 보다는 강이나 바다 근처에 위치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더럽게 덥고 습합니다. 놀다가 이승하직 할수는 없으니 본인의 컨디션은 본인이 항상 잘 챙기셔야합니다.

저는 해외 체류시절 일본의 모 락페에서 처음으로 의료 부스 신세를 져봤습니다.
정확히는 탈진이 아니라 너무 덥길래 갑자기 급하게 찬거 먹고 배탈 증세와서...
거기서 주는 따뜻한 물이랑 스포츠 드링크 먹고 간이 매트릭스에 누워 있더니 좀 이따 낫더군요.
한 30분 쉬다가 바로 또 슬램하러 갔습니다.






5. 결론

이러니저러니해도 오로지 락페스티벌에서만 맛볼 수 있는,암묵적으로 합의가 된 공연 문화이기에,
해당 음악의 리스너이자 동시에 오프라인 공연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이면 한번 만끽해보는것도 어떨까 싶긴 합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덕후들을 위한 장르가 맞다니까요. 락 특히 메탈은.

저는 올해 8월에 인천 펜타포트 3일차와 오사카 서머소닉 양일차가 각각 예매되어 있긴한데
일정이 겹치지만 않는다면 전주에서 개최되는 JUMF와 난지한강공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렛츠락 페스티벌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부락은 너무 멀어서 제외;;) 요아소비 공연때 아마 수많은 야광봉이 난무하지 않을까 싶긴하네요.

막판에 살며시 광고 겸 홍보 하나 하자면 함게 각종 페스티벌 라이프를 만끽하실 슬래머 분들이나
다양한 음악장르에 대한 프리토크 및 슬기로운 덕질생활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누시고자 하는 분들은
PGR덕질방 오픈톡방에 방문하셔서 언제든지 와서 같이 자유롭게 이야기 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open.kakao.com/o/gYgPPJLd)
혹여나 계실 수도 있는 피쟐의 락/메탈 매니아 분들의 참여를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다들 즐거운 덕질생활을 만끽하길 바라며....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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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23/06/02 10:21
수정 아이콘
저도 슬램을 즐겨했었는데, 2009년 지산에서 월옵댓 하다 다리 다치고난 후로는 무서워서 과격한 것은 못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때 생각해보면 정말 정말 정말 재미있었어요
카사네
23/06/02 10:30
수정 아이콘
제대로 된 신발이랑 물은 진짜 필숩니다, 헤드라이너 펜스 잡고 볼거라고 몇시간씩 한여름에 대기까면 어우
슬램도 어릴 땐 멋도 모르고 이것저것했는데 이젠 그 흥이 안나요 ㅠ.ㅠ
valewalker
23/06/02 10:57
수정 아이콘
이제 늙어서 모쉬핏 서클핏 들어갈 엄두가 안나네요 흑
요하네
23/06/02 11:04
수정 아이콘
체리필터 베이시스트 연윤근씨 표현에 따르면 늙어서 못노는게 아니라 안놀아서 늙는거라던.... 크흠
23/06/02 11:05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좋아요~ 저런 열정이 부럽습니다
저는 이제 콘서트 예매하면 2층 지정석 먼저 찾습니다. 늙고 힘들어서...

이 글과는 별로 상관없지만,
최근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한 조용필 오빠 콘서트 다녀왔는데 재밌는 관중 문화를 겪고 왔네요.
진짜 다양한 연령대이지만, 다들 신나게 즐기고,
공연 전에 초면인 옆좌석의 여사님들이랑 대화도 많이 하고,
어르신들 공연 중에 화장실도 자유롭게 다녀오고, 앞에서 일어나서 시야 가려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고...
공연 자체도 너무 좋았습니다.
RapidSilver
23/06/02 11:09
수정 아이콘
메탈이나 총기, 폭력같이 되게 마초스러운 문화가 일본 특유의 변태적인 감성이랑 섞여서 독특한 모습을 보이는 보면 항상 흥미로워요
킬빌을 처음 봤을때도 이걸 어떻게 자연스럽게 매력적으로 섞어놨지 싶어서 감탄했고
가끔 유튜브에 뜨는 메탈하는 아이돌들과 그 팬들의 모습을 보면 'xx같지만 매우 멋있어!'같은 느낌도 들고요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 저는 락보다는 힙합파다보니
힙합도 못지않게 마초스러운 장르인데도 락처럼 덕후문화와 잘 어울리는것같지 않다는 느낌을 가지고는 있었는데
근데 글을 읽다보니 왜 그런지 조금씩 이해가 되는것 같네요. 아무래도 힙합은 밴드뮤직처럼 단체위주보다는 개인위주 음악인게 영향이 있는것같기도 하고요.
Asterios
23/06/02 11:40
수정 아이콘
메탈은 좋아하지만 고질적인 무릎 상태 때문에 시도해볼 수가 없습니다...ㅠㅠ 항상 공연 때는 2층 지정석부터 찾고 있네요.
Endless Rain
23/06/02 11:45
수정 아이콘
모교 응원문화랑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전혀 이질감 없이 재미있게 읽었네요
물론 이제 힘들어서 공연 스탠딩은 안가지만....
Lainworks
23/06/02 13:21
수정 아이콘
어렸을때 쌈사페, 렛츠락 이런데 가서 삽질했던 기억이 나네요..
23/06/02 18:56
수정 아이콘
고딩 때 동급생 펑크 공연에서 슬램 입문했습죠.
23/06/02 19:27
수정 아이콘
거울 들으면서 슬램하고 싶네요 크크 .. 이제는 국카스탠이 인싸가되서 불가능하더라구요
1절만해야지
23/06/02 23:32
수정 아이콘
슬램 너무 재밌는것... 푸파 내한때도 넘 즐거웠었죠 ㅜㅜ
23/06/03 00:31
수정 아이콘
와 옛날 생각나네요. 잘읽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 기억인데 이 글 보니까 바로 떠오르네요.
이런 문화를 모르고 락페 갔다가 누구 공연인지는 몰라도 얼떨결에 휩쓸렸는데 정말 신기한 경험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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