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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1/29 23:04:54
Name nm막장
Subject 흰머리 단상 (수정됨)
반말체인 것 양해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은 흰머리를 보면 드는 생각이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

내가 처음 경험했던 흰머리는 중고딩시절 부모님의 희끗희끗해진 머리였다.
그땐 철이 나지 않았으므로 흰머리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가끔씩 두분이 신문지로 자리 깔고, 앉아서 플라스틱 통에 냄새나는 염색약을 짜서 서로 빗으로 빗겨주는 정도의 기억이 그것이다.

그러고는 꽤 시간이 흘러 나는 신입으로 직장에 들어가서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흰머리를 만나게 되었다.
직장에서 나보다 댓살이나 많은 선배 머리에 어느 날부터인가 흰머리가 마구마구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룹장님이 얘기 했다. 그 선배는 승진케이스라서 실적을 내야 한다고.

그때까지도
"아 차라리 탈모랑 흰머리 둘중 하나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난 그냥 흰머리 선택할 텐데.. X대리님은 탈모가 아니어서 좋겠네" 정도의 원숭이 같은 사고수준이었다.

세월이 흘러흘러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게 되었다.
그때까지 내 철없음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티비보는 와이프 뒷통수 옆통수 앞통수를 보는데 직모머리 가르마 사이에 흰머리가 삐죽삐죽 나와있는게 아닌가.
한 성깔 하는 와이프인데도 요즘 고객이랑 팀장 사이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여서 지쳐있던 모습이 떠올랐다.

난 그날 처음 느꼈다. 온몸으로 내게 지워진 짐을...
내가 책임져야 할 식솔들과 부모님, 회사의 후배들.

어처구니 없지만 그날부터 나도 흰머리가 났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생각해보니 조금 억울했던 것이다. 나름 꽤나 신경쓰고 있는거 같은데 왜 흰머리가 안나는 거지?
그냥 나도 누군가를 책임져 주고 있다는 증거 같은게 필요해진 것이다.

...

요즘 한 두개씩 거울볼 때마다 보이는 흰머리가 난 자랑스럽다.
흰머리랑 새치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에겐 꽤나 미안한 일이지만, 철없는 나는 오늘도 흰머리가 더 생기면 좋겠다 생각해본다.

물론 오늘도 난 나와 나의 사람들을 챙기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럼에도 아무도 흰머리따위에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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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9 23:23
수정 아이콘
'갖고 싶다'
manbolot
23/01/29 23:51
수정 아이콘
10대부터 새치가 나고 30대부터는 구렛나루에 흰머리가 더 많은 사람으로서는 염색비용도 부담입니다..
아 물론 탈모는 없어서 탈모보다는 낫긴 합니다
녹용젤리
23/01/29 23:51
수정 아이콘
왠일인지 어릴때부터 듬성듬성 흰머리가 있었어요.
마흔이 되었을 무렵 듬성듬성 나던 흰머리가 좀 많아져 있네요.
아이고....탈모(아부지가 전두환스똴)도 오기 시작했어요.
탈모는 의학의 힘으로 막아지네요.
성기능장애 같은 부작용들 말이 많았지만 지킬수 있다는 믿음이 더 강했죠.
뭐...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니기도 하고요.
올해 마흔 여덟이 됐는데 자연스런 회색빛 제 머리결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별빛다넬
23/01/30 09:56
수정 아이콘
저도 탈모는 막았지만, 부작용은 못 막았.... ㅜㅜ
녹용젤리
23/01/30 15:41
수정 아이콘
저는 부작용이 오지 않았읍니다.( >д<)
우리는 하나의 빛
23/01/30 00:18
수정 아이콘
중학생때부터 흰머리가 좀 있었는데, 대학 다닐때에는 멀리서 봤을 때 회색, 지금은 반백.. 몇 년전까지 염색을 하다가 이제는 안합니다. 귀찮아요. 자꾸 신경쓰게 되는 것도 짜증나고요. 놓으니까 편합니다.
그래도 아직 완전 하얗지는 않으니까 뭐..
서쪽으로가자
23/01/30 07:36
수정 아이콘
크크 원글과 상관없이 흰머리 고백타임

저는 국…아니 초등학교부터 흰머리가, 그것도 꽤 많이 나서 어릴때 별명은 할아버지니 영감이니 ㅠㅠ
대학때 한두번은 염색하다가 대학원 다니고 나서야 계속 염색했네요.
외국에 지낼때도 염색하고… 아 진짜 지겹습니다 크크
아직 아이가 어리고, 직업적 커리어도 아직은 좀 젊은 느낌이고 싶어 염색은 계속하는데, 몇 년내로 그만둘 타이밍은 잡고 있습니다. 근데 안하게되면 처음엔 제가 더 어색하고 보기 싫을것 같네요.
중간단계로 몇달 정도는 회색염색을 할까도 싶네요
Life's Too Short
23/01/30 08:54
수정 아이콘
3개월 간격으로 세치염색 한지 4년차입니다
젊을때는 펌을 많이 했는데, 이젠 세치염색으로 대체합니다 ㅠㅠ
설탕가루인형형
23/01/30 09:11
수정 아이콘
흰머리는 거의 없는데...
왜 흰 콧털이 자꾸 나는건지..ㅠㅠ
nm막장
23/01/30 11:28
수정 아이콘
본문에 차마 적지 못했지만 저도 흰머리보다 흰콧털이 먼저 났습니다…
설탕가루인형형
23/01/30 12:11
수정 아이콘
앗...이제 흰머리가 날 차례인가요...ㅠㅠ
23/01/30 09: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희 집안이 새치가 엄청 심한데요. 부모님 모두 백발에
남동생은 30대에 백발이 됬고 저도 태어날때부터 일부(구렛나루)새치에 40대가 된 지금은 반백인데
제가 저희 식구중에선 그래도 새치가 제일 적네요.

그나마 다행인건 식구들 모두 머리숱은 너무 많아서 미용실가면 선생님들이 다 한마디씩 하는 수준입니다.
백발이 되도 나름의 멋이 있고 필요하면 염색하면 그만이라 불만은 없습니다. 탈모와 비교할건 아니에요.
염색이 거의 필수라 식구들 모두 염색을 할줄알고 가끔 집에 모이면 부모님이 직접 해주시네요
23/01/30 09:49
수정 아이콘
30대초반부터 흰머리가 나기 시작해서 올해 마흔인데 염색을 주기적으로 해주고 있습니다. 그냥 받아들이는 방법도 있겠지만 확실히 나이가 10년은 더 들어보여요..
탈모도 먹는약이 있는 시대인데 왜 흰머리는 약이 없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살려야한다
23/01/30 09:55
수정 아이콘
매달 염색하고 있는데 40되면 백발로 다닐 계획입니다. 근데 만나이 바뀌면 2년 더 염색해야돼!!
녹용젤리
23/01/30 15:42
수정 아이콘
저도 마흔부터 염색 포기했습니다.
얼른 편안해 지십시요
안전마진
23/01/30 10:47
수정 아이콘
머리는 주기적으로 염색으로 커버하겠는데 수염이나 거기(?)가 참 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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