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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0/02 21:12:11
Name 레드빠돌이
Subject [일반] 아... 미드차이 팀운망겜 (수정됨)
이 말은 롤에서 질 때 많이 나오는 말이다
분명 게임이란 건 실력을 경쟁하는 것인데
우리는 왜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사실 게임이 겉으로 보기엔 실력만으로 경쟁하는 것 같지만
실력만으로 경쟁하는 게임은 거의 없다.

롤, 오버워치 같은 팀 게임에서 내가 아무리 잘해도
우리 팀이 못하면 질 수도 있다.
RPG 게임에서는 내가 아무리 잘해도
돈과 시간이 없다면남들에게 뒤처질 수도 있다.
오토체스류나 하스스톤 같은 게임에선 내가 아무리 잘해도
운이 없으면 질 수도 있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게임에서는
상성, 맵, 스타팅 위치 등등 실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많다.
심지어 체스나 바둑 같은 오래된 보드게임들조차
선후공에 따라 유불리가 다르다.

내가 상대보다 잘해도 질 수도 있다는 건
내가 상대보다 못해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실력만으로 경쟁하는 게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격투 게임이나 리듬, 슈팅 게임 등
실력만으로 경쟁하는 게임도 존재한다.

하지만 격투 게임의 실력이 높다고 리듬 게임을 잘하는 것도
리듬 게임의 실력이 높다고 슈팅 게임을 잘하는 것도
슈팅 게임의 실력이 높다고 격투 게임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가진 능력과 각 게임이 원하는 능력이 일치해야만
그 게임의 고수가 될 수 있다.

게임이란 건 실력만으로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실력이라는 것도 누군가 원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는 것이다.

최근 들어  온라인상에서
공정한 사회를 위한 능력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보인다.
정말 능력만으로 경쟁하는 사회는 실현할 수 있는 것일까?
능력만으로 평가하는 사회가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능력을 정의하는 주체가 있다면
그걸 공정한 사회라고 말을 할 수 있을까?

능력이라는 것을 정의하는 주체가 존재하는 사회를 원하는 게 아니라면
사회라는 것도 게임과 마찬가지로 실력만으로 경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환경을 탓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나 보다
또한 내가 잘해서 사회에서 성공한 것만은 아니란 것도 알아야 한다.


ps.그래도 난 실버에 있을 실력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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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바꾸다
22/10/02 21:15
수정 아이콘
PS,크크크
뭐 사실 속으로는 아니라 부정해도 수백 수천판 넘어가면 거기가 본인 위치라는건 명확하다는게 ㅠㅠ
레드빠돌이
22/10/02 21:42
수정 아이콘
게임에서는 수백 수천판해서 본인위치를 명확하게 할 순 있는데 현실은 한판뿐이라...
22/10/02 21: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커맨더지코라는 비제이가 있는데 솔로큐는 브론즈거든요. 근데 도인비(롤드컵 우승자)와 듀오를 하자 플래티넘까지 올라갔습니다.

현실은 돈만 있으면 듀오 트리오, 아니 애초에 우리편에 100명 1000명까지 붙여줄 수가 있죠. 능력주의는 허상 그 자체입니다.

한국 학벌 사회의 끝판왕이라는 의대도 진짜 저런 애가 의대에? 수준의 수시 합격자가 매학번 1-2명씩 있어요.(한 학번 50명 정도) 알고 보면 교수 아들이고. 근데 이런 애가 나중에 유급 서너번하고도 인기과 해서 교수까지 하고 잘 삽니다.

결국 능력주의의 허울을 쓴 인맥사회, 배금주의인거죠 현재 한국은(625 이후 어느 순간엔 능력주의였을지도).

지금은 흔히 고인물 망겜들이 그렇듯이 금수저 부캐가 진짜 일부의 뉴비 영재들을 희생양으로 엘리트라는 가면을 쓰고 능력주의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스토리북
22/10/02 22:08
수정 아이콘
전 그 예제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건 능력주의의 문제가 아니예요.
지금의 입시는 능력주의가 아닙니다. 재벌가에서도 서울대 입학이 자랑이었던 수능 ONLY 세대가 능력주의죠.
능력주의가 옳다, 본고사가 옳다, 수시가 옳다 의 논쟁을 떠나서, 일단 현 입시가 능력주의를 논할 수 있는 잣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유자농원
22/10/02 22:16
수정 아이콘
궤변님의 글은 아마,
능력주의적 잣대가 아닌데 능력주의의 프레임을 씌우고 능력주의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그 지위를 획득하고 능력의 결과인 것처럼 호도한다.
는게 메인 주장이신 것 같아요. 랭크게임이나 입시나 마찬가지로.
능력주의의 허울을 썼다고 뒷부분에 평가하시는 걸 봐서는...
사실 수능조차도 환경의 측면을 생각하면 온전히 능력싸움만이 되긴 힘들죠. 물론 선생을 누굴 붙여도 안되는사람은 안되지만요.
22/10/02 22:17
수정 아이콘
제 의도의 정확한 해석 감사합니다.
22/10/02 22:17
수정 아이콘
능력주의의 문제라는 게 아닙니다. 능력주의가 아닌데 능력주의인것처럼 믿어지는 현 사회가 문제라는 의도였는데 제 글솜씨가 미천한 바람에. 능력주의가 옳다 그르다까진 제가 논할 수준이 안되어서.
스토리북
22/10/02 23:22
수정 아이콘
저도 어느 쪽의 의미인지 고민하다가 썼습니다. 제가 오해했다면 다른 어떤 분도 오해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분께 제 부족한 댓글로 궤변님의 생각이 좀 더 명확하게 전달됐기를 바랍니다. 좋은 밤 되세요.
김재규열사
22/10/02 22:25
수정 아이콘
수능 only도 따지고 보면 국영수과사를 제외한 과목의 능력치는 측정되지 않고 있죠. 그래서 다른 분야의 능력도 본다 어쩐다 덕지덕지 교육정책을 뜯어 고쳐서 여기까지 온 것이고요.
소독용 에탄올
22/10/03 02:35
수정 아이콘
능력주의는 실적으로 개인을 판단한다는거고, 개인들은 실적을 위해 가용자원을 써서 경쟁하고 그 결과인 실적에 따라 보상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가용자원에는 다양한 자본이 들어갑니다…..

사회자본인 인맥을쓰건, 경제적 자번인 돈을 쓰건간에 실적을 달성하면 보상을 받는게 메리트시스템이고 이게 정당하다는게 메리토크라시죠.
우울한구름
22/10/02 21:52
수정 아이콘
능력으로만 평가하는게 가능하거나 그게 완전히 공정하다는 게 아니라, 능력주의를 추구하는게 그나마 좀 더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이 아니라 차선 혹은 차악이죠. 우리사회의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듯이요.
닉네임을바꾸다
22/10/02 21:54
수정 아이콘
뭐 능력이란걸 명확하게 객관적으로 외부개입없이 평가가 되면 좋은데 사실 그렇지 않으면 차선이나 차악조차 될 수 있을지는 또 다른거같긴 해서...
우울한구름
22/10/02 21:58
수정 아이콘
그럼 혹시 좀 더 나은 시스템이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아직 좀 더 나은 시스템을 알지 못해서요
닉네임을바꾸다
22/10/02 22:30
수정 아이콘
뭐 문젠 능력이란걸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다면 능력주의자체가 불성립하는거죠...
전혀 공정하지 않는걸 능력이란걸로 포장해버리는 용도가 되기 좋으니까요...
우울한구름
22/10/02 22:49
수정 아이콘
음 저는 능력의 평가가 완벽할 수야 없겠고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실 영역에세 어느정도, 그러니까 유의미 한 만큼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정도로도 다른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요.
소독용 에탄올
22/10/03 13:45
수정 아이콘
능력주의로 번역된 메리토크라시는 실적이라는 나름 명확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사용합니다.
엄밀히 보면 실적으로 능력을 측정한다기 보단 실적에 따른 보상이 정당하다는 입장에 가깝죠...
닉네임을바꾸다
22/10/03 14:06
수정 아이콘
흠 차라리 실적주의라하면 직관적일거같네요...
이미등록된닉네임
22/10/03 00:35
수정 아이콘
능력에 의한 분배를 추구하는 건 혈통에 의한 분배를 추구하는 것보다야 낫긴 합니다. 그러나 능력에 의한 분배는 보완적 가치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능력에 의한 분배가 불완전해서는 아니고요,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서요. 개인적으로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현실적으로야 ‘인생은 딱 한 판 하는 팀게임이다’겠지만 저는 이론적인 면에서 ‘격투 게임이 있어야 격투 게임을 잘할 수 있다’라고 봅니다. 어떤 개인의 능력 발휘는 그 능력을 사회가 유용하게 여기기 때문인 만큼, 사회도 그 과실에서 지분이 있다고 보는데, 그런 관점이 우선한 뒤에야 능력주의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 어려움과 이론적 고려 없는 능력주의는 차선이 아니라 차악으로 갈아입는 최악이죠. 혈통주의가 능력주의로 바뀌는 건 노예제가 농노제로 바뀐 정도?
달달합니다
22/10/02 21:53
수정 아이콘
실버가 아무리 잘해도 천상계가 보면 그놈이 다 그놈....맥문철 보고 더 확실히 느꼇습니다 크크
다레니안
22/10/02 23:01
수정 아이콘
자기보다 낮은 티어 사람들에게 "아니 왜 여기까지 못 올라와요? 생각없이 겜하지 말고 열심히 좀 하세요 나도 딱히 실력없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님들은 왜 이걸 못 함?" 하는 것도 뭔가 현실과 비슷하네요. 크크크....
"실버티어의 사람도 내가 가르치면 다이아 갈 수 있음" 하는 허세부리는 사람들이 가득하다는 것도 비슷한데.... 현실은 허세뿐만이 아니라 사기칠 의도까지 가졌다는게 더 무섭군요....
22/10/02 23:27
수정 아이콘
애들 공부하는거보면 진도 수2 실력정석 쯤 나가면
능력별로 티가 좀 나는 듯..
좌종당
22/10/03 09:37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궁금한게 있는데
게임상에서 mmr에 따라 팀을 배분하는데
그 팀 배분이 정확한건가요?
롤같이 오래된 게임이야 십몇년동안 사람들이 만져대니 이상한게 있으면 고치겠지만
어처구니 없는 부분이나 기초적인 거에서 실수가 있을 수도 있으니 오래되지 않은 게임은 못믿을 수도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
아님 mmr에 따른 팀 분리는 내부적으로 잘못 판별될 수 있다는 가정자체가 개념적으로 불가능한 건가요?
닉네임을바꾸다
22/10/03 14:07
수정 아이콘
뭐 통계적으로 많이 뺑이치면...수렴하긴하죠...
MMR 근본적으로는 ELO레이팅이란게 그런거니까요...
이건 뭐 어설프게 건들면 오히려 왜곡만 느는거라 안건드는게 나을걸요...
양파라면
22/10/03 12:16
수정 아이콘
저는 공평하다는 착각 어쩌구 하는 사람한테 물어보고 싶어요
그래서 대안은 있나요?
이 세상은 단 한번도 순수하게 공평한적이 없어요
부자들이 자식들 학원 보내는거 누가 모르나요 학교 안다녀본 사람 있어요?
문제는 학원을 보내면 실제로 능력치, 성적이 올라간다는 점이겠죠
부자들이 바보겠습니까 학원이 사기꾼이에요? 실제로 돈을 쓰면 성적, 즉 능력이 올라갑니다
그럼 수능은 돈많은 놈들이 이기는판 아니냐 이게 왜 공평하냐

같은 무대에 올라간다는게 중요하다고요

니가 더 좋은 무기를 쓰던말던 일단 올라와서 한판붙자
그것또한 네능력으로 인정해줄테니 제발 같은무대에서 실력을 겨뤄보자
부전승, 나는 무대에 오를 기회조차 없나
제발...님들이 말하는 경쟁 이전의 지점이라고요
공정한 경쟁 이전에 경쟁 비스무리한거라도 하게 해돌라고요
소독용 에탄올
22/10/03 13:49
수정 아이콘
공평하다는 착각이 아니라 공정하다는 착각이죠.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실적에 따른 보상이 정당하다고 단정해서는 않되니 실적을 쌓은 과정을 고려하고 실적을 쌓는 기회보장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실적주의도 같은 무대에 서는걸 전제하지는 않습니다.
메리트시스템은 같은 무대에 서느냐 마느냐에는 관심이 없고,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보상체계입니다.
실적에 따른 보상이 정당하다는 입장에서 같은 무대에 대한 합의가 형성되어 있는것도 아니고요.

경쟁 이전 지점과 시점들에 대한 관심을 위해선 능력주의가 강화되는게 아니라 약화되거나 조정되야 합니다.
나일레나일레
22/10/04 12:27
수정 아이콘
담론을 조금 오해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문제를 제기하는 지점은 공평하네 마네, 혹은 말씀하신 대로 공평한 판을 만드네 마네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게 얼핏 보면 공정하다고 보이는 링 위에서 싸워서 결과가 나왔을 때, 이긴 쪽이 더 능력있고, 더 잘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는 겁니다. 능력주의 하에서는 본인이 더 잘하고 능력있어서 경쟁에서 이겼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이는 패자에 대한 일종의 부채의식을 제거하거든요.
본인의 승리는 본인의 능력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며, 환경적/사회적/유전적 요인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에 대해 자신이 누린 것을 조금이나마 사회의 약자에게 환원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인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겠죠.

내가 잘해서 이긴거니, 모든 보상은 나에게 오는 것이 당연하고, 패자는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고방식을 모든 승자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 사회는 더 이상 패자가 제대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겠죠. 돈 없는 사람은 모두 본인이 노력하지 않고 게을러서 그런 것이라는 산업혁명 시대의 사고방식이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아직도 일반 대중의 삶은 산업혁명 이후 돈이 없어서 줄에 걸려서 자다가 얼어죽는 영국 노동자들의 삶과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이런 인식 자체가 일종의 말씀하신 대안을 찾는 시발점이 되는 겁니다. 현대의 민주주의가 수없이 많은 개량과 변화를 거쳐서 정착된 것처럼요.
완전한 대안이 없다고 해서, 문제 자체도 제기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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