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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2 23:34
그리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멀리서 보면 바보같이 보여도 안에서 직접 겪으면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걸 알고 나니까 이젠 이상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22/07/02 23:57
당황하면 사리분별하기 힘들죠
예전에 산에서 안전사고가 났는데, 보호자가 주위에 119 구조를 요청했고, 옆에 지나가던 행인이 핸드폰을 열어 119로 전화하려고 했는데 119 전화번호가 기억이 나지않아서 보호자에게 되물었다는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22/07/02 23:59
이 글을 보니 반년전 일이 생각나네요
와이프는 일찍 출근하고 제가 아이(6살)를 어린이집에 데려줘야 하는 날이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날이 추워 잠옷에 패딩만 입고 나와 차에 시동을 걸고 히터를 켜놓고 다시 집으로 갔죠 그런데 집 현관문 도어락이 무반응인겁니다;;.. 몇번 해보다 안되서 집 앞 편의점으로 가서 주인한테 5천원 빌려서 사각 건전지를 샀습니다. 전원을 연결하면 열린 적이 한두번 있었거든요.. 방전인가 해서요 그런데 전원을 연결해도 도무지 무반응... 게다가 이제 아이가 잠에서 깼는지 울기 시작합니다.. 저희 아이는 집 열고 나가는걸 모르거든요.. 그런데 아이는 아무도 없어서 놀랬는지 우는 소리는 심해지고 저는 패닉에 빠집니다;; 문너머에서 아이에게 열림버튼 눌러봐~~~ 라고 해도 "아빠 엄마 어딨어? 으앙" 하면서 계속 심하게 울기만 하구요..... 도저히 안되겠어서 옆집 벨을 누르고 핸드폰을 빌려서 문에 붙어있는 스티커에 있는 열쇠집에 전화를 합니다. 제발 빨리 와달라구요.. 결국 열쇠집 불러서 도어락을 부수고 들어갔는데(뭐 결국적으로는 도어락이 고장난 겁니다..하필 그 순간에요) 그때 자고 있던 아이가 ? 하는 표정으로 나오더니 그때부터 울기시작하더군요.. 제가 아이가 울고 있다는 환청을 들은겁니다. 본문을 보니 급 생각이 나서 댓글 남깁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 교육을 잘 시켜서 문 열고 밖에서도 비번 치고 문 잘열고 들어옵니다 크크
22/07/03 02:43
제가 이걸 본 이후로(혼자사는집)
소변보러 들어갈땐 그냥 문을 열어두고, 큰거보러 들어갈땐 꼭 폰을 들고 갑니다... 혹시 저한테도 이런일이 발생할까 싶어서요..
22/07/03 00:11
마지막 말씀 보다 보니 떠오르는게 있는데요,
보이스피싱 뉴스를 보시는 많은 분들이 "나는 당할 리 없어" 라고 생각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외국계 고연봉 받는 똘똘한 친구가 혼자 계시는 어머님이 사고로 중태라는 소식에 혼비백산해서 눈물 콧물 제대로 닦지도 못하고 수술보증금(이런 게 있긴 한가요?) 급히 입금했다가 그대로 날렸습니다.
22/07/03 00:43
중학교때 친구들이랑 친구네 할머니댁으로 여행간 적이 있었는데, 가까운곳에 현지인들만 아는 깨끗하고 좋은 계곡이 있어서 놀러 갔습니다. 친구중에 키도 크고 운동신경도 좋고 수영도 잘하는 놈이 있었는데 걔는 여기저기 헤엄치며 신나게 놀고, 키도 작고 수영도 못하는 저는 튜브를 끼고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걔랑 같이 놀게 되었는데 걔가 갑자기 첨벙첨벙 난리를 치더니 물에 들어갔다 나오며 "발이 안닿아!" 라는 거였습니다. 저는 튜브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취할 행동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 자리를 유지하면서 그 친구를 구조하는 거였는데 저의 행동은 180도 틀어서 도망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너무 무섭고 공포에 질려서 이 자리에서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뿐 이었습니다.
다행이도 친구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서 제 튜브의 끈을 잡았고, 저는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내 헤엄친 덕분에 큰 사고없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빠져 나온 상황에서 눈물콧물 범벅이 된 친구는 저를 끌어안으며 고맙다 고맙다 우는데 저는 그제서야 친구를 버리고 도망쳤다는 사실을 깨닫고 저도 울면서 미안해 미안해 했었죠. 시간이 좀 흐른 뒤에 친구놈과 얘기를 나눠보니 자기는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직후부터 기억이 사라졌고, 정신을 차렸을때는 빨빨거리며 헤엄치는 제가 보였다더라구요. 워낙 오래되고 식상해져서 이젠 더이상 술안주거리도 안되는 얘기지만, 패닉에 빠지면 사람이 얼마나 무력하고 한심해 지는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한동안 심각하게 자괴감에 빠져서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22/07/03 00:57
일단 해프닝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다행이네요..
https://youtu.be/yb-bYbgxFYg 이 영상이 생각납니다.
22/07/03 01:25
저도 예전에 화장실 갇힌 적 있네요. 하필 폰도 없고, 몇 시간 버티면 가족 오는 거 아는데 진정이 안됨. 문고리 살짝 헛도는 느낌이었는데, 쉴 새 없이 돌리다가 결국 탈출하긴 함. 근데 그 30분 얼굴 벌게지고, 심장 소리 겁나 크게 들리고, 숨은 헉헉 쉬어지던 게 기억에 남아있음.
22/07/03 06:10
모든 비상훈련의 최종목적은 멘탈훈련이죠. 그냥 계속 주의하고 있으라 한들 되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알되 이론이 아니라 원래 있던 일처럼 느껴질만큼.. 단순히 훌륭한 교관은 오히려 많자만 일터졌을때는 밖에서 보고 들어온 상식있는 사람이 나을수도 있는거죠.
문고리라는게 명답은 없는것같네요. 잘때 방문조차 열어놓고 지내는 독신자..
22/07/03 06:57
저도 원룸 화장실에 갇혀본 적이 있었는데 폰도 밖에 두고 들어가서 진짜 죽나 생각이 든 적이 있네요..
상황만으로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호흡이 가빠지더군요. 문을 20분동안 계속 비틀어대니 열리긴 얼렸는데 진짜 무섭고 별 생각은 다 나고..
22/07/03 13:58
저도 수능 칠때 멘탈깨진적 있었는데 크크….수능장 들어가자마자 본 1교시가 너무 어려우니까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어야했는데
엄청 어버버때리고 시험은 그대로 조지고 참 이렇게 꼬일수도 있구나 그때 느꼈네요
22/07/03 20:36
저도 안방화장실에 아이가 들어가서 문이 안열린다고 해서
이방법 저방법 찾다가 그냥 물리(?)력으로 뜯어냈습니다. 그냥 힘으로 조지니까 손잡이가 뿌셔지긴 하더라고요
22/07/04 09:29
정선에 화암약수캠핑장이라는 곳이 있는데 국가에서 하는 거라 가격이 저렴(당시 1박 5천원?)한데다가 개별 부스로 된 온수 샤워장도 있어서 방문했습니다. 늦은 밤에 혼자 샤워를 마치고 개별 부스 (유리)문을 열려는데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12시에서 3시 방향으로 돌려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의 잠금쇠가 안 돌아가는 갔습니다. 너무 뻑뻑해서 그런 거였죠. 일단 힘으로는 안 돌아가서 비누칠도 해보고(...) 문을 흔들면서 돌려보기도 했는데 꿈쩍도 안 하더군요. 알몸 + 핸드폰도 없었고, '도움!'을 외치기에는 너무 떨어진 곳인지라 선택지는 3가지였는데
1. 누군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도움을 요청한다? 근데 새벽 2시다? ... 아침까지 기다린다? 2. 유리문을 부순다? (...) 3. 새벽에 없어진 걸 눈치챈 와이프님께서 112, 119에 신고하기를 기다린다? 근데 과음해서 아침까지 안 일어날 것 같다? 일단 1번을 선택하고 바닥에 수건 한 장 깔고 쭈그려앉아 잠을 청했습니다. 실종되었던 제랄드씨(4X, 서울, 무직) 샤워부스에서 알몸으로 발견돼... 같은 상상을 하면서요. 1시간 정도 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2번으로 갈아탔습니다. (...) 발로 차서 부수면 부상의 위험이 있을 것 같아서 주먹질을 딱 한 번 했는데, 틱! 소리와 함께 뭔가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나서 돌려봤더니 잘 열리더군요. (BGM. 할렐루야~ 할렐루야~) 여담으로, 그냥 나가기는 너무 아쉬워서(?) 다시 안에 들어가서 잠갔다가 또 갇힐 뻔 했습니다. 이게 여는 요령이 있는데 말로 설명하긴 좀 애매해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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