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유예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비수도권 지역 식당 등의 영업시간을 9시에서 10시로 연장하는 것으로 거리 두기가 대부분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어제 발표되었습니다.
예외로는 1) 가족 구성원이 이동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거나, 2) 미취학 아동의 경우, 3) 가족의 임종을 지키는 경우, 4) 같은 주소에 거주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지난 추석 때는 이동 제한 권고여서 개개인에 따라 자유도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제한이 있으면서, 3인 이상의 가족은 명절에 친지 방문이 많이 어려워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11월 이후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사적인 모임과 외식을 99.9% 수준으로 줄여도 불편함을 견딜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명절 전날에 칠순을 맞으시는 부모님을 이미 상당 기간 뵙지 못했기 때문에 아주 아쉽네요.

아이들만 KTX로 양가에 보내는 방법, 부부가 찢어져서 각자의 부모님을 뵙는 방법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명절을 보내는 것도 고려하고, 마스크 벗지 말고 세배하고 짧은 이야기만 나누고 복귀하는 건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시답지 않은 생각도 하는 중입니다.
물론 거리 두기 완화 조건을 하루빨리 달성해서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는데 협조해야 하지만,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집단감염으로 확진자 수가 마음처럼 줄어들지도 않으니 답답한 마음에 이런저런 잔머리만 굴려 보는 거죠.

1월 31일 확진자가 305명으로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때만 해도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였는데, 금번 주말에는 IM 선교회 산하 국제학교 집단감염 발생 이후 늘어난 수치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양상을 보이지 않아 설 연휴 거리 두기 유지가 맞는 것도 같습니다.

설 연휴 기간 못 쉬고 일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고 특히 방역에 힘쓰시느라 연휴를 반납하시는 분들께는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그런데도 민족 고유의 명절이다 보니 많은 분이 고민 중이신 것 같습니다.
일 년 동안 자식들 못 본 어느 어르신께서는 이번에는 무조건 오라고 했다고도 하고, 추석 때 이동 제한 권고로 찾아뵙지 못했는데 부모님 중 한 분이 갑자기 돌아가신 안타까운 경우도 주변에 있었습니다. 후자의 경우 정말 후회스럽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상황에 불편함을 조금 덜고, 거리 두기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설 연휴를 선택적 공휴일로 전환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실현이 쉽지 않겠지만, 이동이 제한되는 설 명절에 상황이 허락하는 경우, 출근해서 정상 근무를 하고 다음에 대체휴일을 제공하는 것이죠. 회사마다 재택근무 비율도 높아지고, 나중에 명절 기분을 낼 수 있는 직장인들의 고민도 줄이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여러모로 고민이 되니 제가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오늘 확진자는 최근 최소 수치에 다시 근접하는 277명으로 집계가 되었습니다.
조금씩이라도 상황이 나아지고 희망이 싹트는 한 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