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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2/21 22:32:55
Name BK_Zju
Subject [일반] [성경이야기]유다와 다말 - 이것은 막장인가? 은혜인가? (수정됨)
재미있는 성경이야기.
오늘은 야곱 인생의 10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주제로 적는 “소설”입니다.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말이 안 될수도 있지만 너무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성경 세계관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에 동감을 하는 재밌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야곱의 아들들이 요셉을 상인들에게 파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야곱은 이스라엘로 거듭나기 위해 라헬의 죽음에도 슬퍼하지 않았고,
다른 열명의 아들들을 찾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사랑하는 아들 요셉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요셉의 죽음이었습니다.
이 후 야곱의 신앙은 무너지고 몇 번이나 자살 기도를 하면서 인생을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까스로 정신을 회복한 야곱은 이제 라헬의 마지막 유산 베냐민에게 병적으로 집착하고
나머지 아들들은 아예 아들 취급을 안 해버립니다.

요셉을 팔았던 주동자 유다는 아버지의 이런 모습에 배신감을 느낍니다.
아버지가 슬퍼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과연 내가 죽었어도 아버지는 이렇게 슬퍼했을까?
결국 유다는 “나는 아버지 같은 삶은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집을 뛰쳐나와 독립을 합니다.
독립한 유다의 삶은 어땠을까요?

무일푼으로 뛰쳐나온 유다가 뭘 먹고 살아야 했을까요?
다행히 유다에게 도움을 준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이름은 “히라”였고 귀족이었습니다.

형제들이 요셉을 죽이자고 할 때 바로 돈 계산부터 했던 유다입니다.
그런 유다가 귀족 히라와 어울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으며,
더 큰 부를 원했던 유다는 가나안 사람 부자였던 수아의 딸과 결혼합니다.
(근데 몇 번이나 말했죠? 성경에서는 절대 가나안 여자와 결혼하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수아의 딸로부터 아들 3명 - 엘, 오난, 셀라를 낳습니다.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유다는 아버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는 세 명의 아들 - 엘, 오난, 셀라를 동등하게 차별 없이 사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유다는 아버지 야곱이 공정하게 후계자를 선택하지 않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일찍이 장남 엘을 후계자로 삼고 엘을 [다말]이라는 여자와 혼인 시켰습니다.

부자 여자와 결혼해서 돈도 많이 얻었고, 아들 3명을 가졌으며 장남도 훌륭히 자라서 결혼을 했습니다.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가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다의 가정에 곧 불행이 다가옵니다.


유다의 장남 “엘”이 다말과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급사합니다.
장남을 잃은 유다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순간 자신이 예전에 야곱을 보며 “고작 아들 하나 잃은 것 가지고 저렇게 무너지는게 말이 되는가?” 라고 실망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하지만 유다는 곧 냉정함을 찾았습니다.
아들을 잃은 것은 슬프지만 사실 유다는 어느 정도 엘이 죽을 만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면 성경에서는 엘이 워낙에 악해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죽이셨다고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아들이여도 악한 자는 벌을 받아야 하는 것!! 이런 생각으로 유다는 버텼습니다.

엘이 죽고 나니 그의 아내 다말은 과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의 법령 “계대혼인”이 나옵니다.

앞전에도 잠깐 설명했는데 성경 시대의 여자는 인권 이라는게 없었습니다.
여자는 자기 이름으로 어떤 재산도 가질 수 없으며 어떤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 여자는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까요?
어렸을 때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먹고 살아야 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남편의 도움으로 먹고 살아야 합니다.
만약 남편이 먼저 죽는다면 아들의 도움으로 먹고 살아야 합니다.

아버지는 아무래도 딸 보다는 먼저 돌아가시겠죠?
따라서 이 당시의 여자는 만약 아들 없이 남편이 먼저 죽는다면?
남편에게 수십억의 유산이 있더라도 그 유산은 아내에게 상속되지 않고
다른 친족에게 상속되거나 공중분해 됩니다.
즉 아들 없는 과부는 아무것도 의지할게 없는 버림받은 여자가 됩니다.
다른 남자와 재혼을 한다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누가 이 당시에 과부와 결혼을 할까요?

때문에 이 불쌍한 과부를 구제하기 위한 법이 바로 “계대혼인” 법 입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죽은 남편의 친형제가 과부와 잠자리를 가져서 아들을 낳게 하여 남편의 족보와 재산을 이어가게 하는 법입니다.
만약 남편의 친형제가 없으면 남편의 친족 중 가장 가까운 사람의 순서대로 과부와 잠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것은 결코 근친을 조장하는 법이 아니며 
불쌍한 과부를 구할 수 있는 - 당시로서는 유일한 복지제도였고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시는 제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계대혼인 법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엘은 죽었고 다말은 과부입니다.
엘의 동생이자 유다의 둘째 아들인 오난이 계대혼인법으로 다말과 잠자리를 가져서 아들 Son를 낳습니다.
그런데 누가 아기 Son과 엄마 다말을 먹여 살릴까요?
다말은 엄마지만 여자라서 돈이 없습니다.
결국 동생 오난이 다말과 아기 Son을 양육하는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해야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 한명 키우고 가장의 역할을 하는 데는 만만치 않는 돈과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Son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럼 Son은 정식으로 죽은 형님 엘의 아들로 입적이 되고, Son은 엘의 모든 유산을 상속 받습니다.
그리고 다말은 이제 아들 Son을 의지하며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오난은?]
Son에게 있어 오난은 그저 삼촌일 뿐입니다.
반대로 오난의 입장에서 Son은 자신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자신의 분신이며,
오랫동안 때로는 훈육하고 때로는 사랑하며 죽을 힘을 다해 양육한 친자식 이지만
결국은? 자신의 아들이 아니고 자신의 조카일 뿐입니다.
Son은 법적으로 오난의 아들이 아니며 엘의 아들입니다.

[즉 이 계대혼인법은 오로지 과부만을 위한 법이며 그것을 위해 죽은 남편의 형제에게 일방적으로 과도한 책임을 지우고 있습니다.]

유다는 둘째 아들 오난에게 계대혼인법을 준수하여 형의 족보가 끝나지 않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오난이 불쌍한 형수 다말을 챙겨주기를 원했습니다.
며느리도 딸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다말은 유다의 딸이나 다름없습니다.
자식들을 골고루 차별 없이 사랑하기 원했던 유다는 다말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오난은 이에 순종하는 듯 다말과 잠자리를 가짐으로 계대혼인법을 준수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잠자리를 가져도 다말에게 아이가 안 생겼습니다.
왜냐면 이 치사한 오난이 다말과 열심히 섹스는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안에다 안싸고 밖에다 쌌기 때문입니다... 
(즉 질외 사정으로 피임을 한겁니다.)

진짜 치사한 행동입니다.
계대혼인법으로 희생을 하기 싫으면 아버지에게 하기 싫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됩니다.
그런데 겉으로는 형수를 위해 희생하는 척, 계대혼인법을 준수하는 척 합니다.
그리고 형수 다말과는 신나게 섹스를 즐깁니다.
하지만 질내 사정을 안하니 임신이 될 리가 없습니다.

진실은 오직 오난과 다말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의 신분인 다말이 시아버지 유다에게
“아버님.. 흑흑.. 작은 도련님이 저랑 즐기기만 하고... 안에다 안싸서...흑흑.. 제가 아이가 안생겨요”
감히 이런 망측한 말을 할 수가 있을까요?

하지만 여호와 하나님은 이 진실을 알고 계셨습니다.
이런 파렴치한 오난에 모습에 분노한 하나님은 오난도 죽입니다.
그리고 유다는 장남은 잃은 지 얼마 안 되어 둘째도 잃게 되었습니다.

유다는 장남을 잃은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엘은 자신이 봐도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악했으니까요.
그런데 둘째 오난은? 저렇게 열심히 형수를 위해서 희생하려고 했던 우리 둘째 오난은?
왜 착한 나의 둘째 오난마져 죽었단 말인가...
유다의 마음은 찢어집니다.

그리고 그는 이 모든 일의 원흉이 며느리 다말에게 있다고 판단합니다.
자신의 아들들은 별 문제가 없는데 며느리가 마녀라서 아들들이 저주를 받아 죽는다고 어리석게 생각하게 된겁니다.
이제 둘째 오난도 죽었으니 유다의 아들은 셋째 셀라만 남았습니다.
유다는 셀라가 아직 어려 잠자리를 하기가 이르니, 다말에게 친정 집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합니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마녀 다말로 인해 마지막 남은 아들 셀라마저 잃을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다말은 친정으로 돌아갔고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셀라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다는 여전히 셀라와 다말을 이어주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유다가 사랑하는 아내 - 가나안 사람 부자 수아의 딸이 죽습니다.
짧은 시간에 아들 둘 + 아내가 다 죽어버린 겁니다.

이제 유다에게 남은건 셀라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며느리 = 딸인 다말도 있었지만 유다에게는 셀라밖에 없었습니다.
며느리 다말은 계속 시아버지 유다에게 연통을 넣었습니다.
“아버님. 과부로서 살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언제쯤 셀라 도련님과 함께 할 수 있을까요?”

다말도 유다의 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유다는 아버지 야곱과는 달리 자식들을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사랑하겠다고 다짐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사랑했던 아내는 죽었고 아내의 마지막 유산은 셀라 밖에 없습니다.
셀라마저 죽어버리면? 유다는 그 미래를 상상조차 하기 싫었습니다.
때문에 유다는 계속 다말에게 “내 딸아. 조금만 더 기다리어라. 셀라가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 
이렇게 말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며느리 다말은 보통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다말은 시아버지 유다가 자신을 싫어해서 셀라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 챕니다.
다말은 시아버지 유다가 아내의 장례식을 끝낸 후 어느 동네에서 떠돌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합니다.
그리고는 친정 집에서 나와 섹시한 창녀의 옷을 입고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로 동네에서 떠돌고 있던 시아버지 유다에게 다가갑니다.
다말이 얼굴을 묘하게 가렸기 때문에 유다는 이 여자가 다말 인줄은 모르고 그냥 섹시한 창녀로만 여겼습니다.

마침 아내도 없고 쓸쓸했던 유다는 이 창녀에게 반해 바로 잠자리를 가질려고 합니다.
(잉? 근데 유다 니는 예전에 세겜 추장이 여동생 디나를 창녀로 여긴다고 세겜 사람들 죽이는데 동조한 형제들 아니었니? 내로남불 입니다.)

창녀 : 오빠 일로 와요~~ 내가 위로해 줄께요
유다 : 흑흑.. 내가 아내도 잃고.. 너무 슬퍼.. 날 좀 위로해줘
창녀 : 근데 오빠 돈은 있는거죠? 돈 얼마 줄거에요?
유다 : 나 돈 많은 사람인데.. 지금 장례식 막 끝나서 현금이 없어. 나중에 돈 줄게
창녀 : 이 오빠가 무슨 소리 하는거야~ 돈도 없는데 뭘 하자는거야~?
유다 : 그냥 나 믿어봐. 내일 당장 돈 가져올게. 뭐 담보라도 맡길까?
창녀 : 그럼 지금 당신이 들고 있는 도장하고 지팡이를 줘요. 나중에 돈 들고 오면 교환해요.

이렇게 다말과 유다는 잠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다말은 아침에 유다가 아직 자고 있을 때 먼저 일어나 도장과 지팡이를 들고 그 자리르 먼저 떠납니다.
깨어난 유다는 창녀가 옆에 없자 의아해 합니다.
나중에 돈을 들고 다시 그 동네를 찾았지만 아무도 그 창녀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3개월쯤 지난 후 유다에게 소식이 들립니다.
며느리 다말이 어떤 외간 남자와 바람이 나서 임신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다말을 마녀로 여겼던 유다는 당장 사람을 불러 다말을 붙잡아옵니다.
그리고 당장 사람들에게 다말을 불태워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다말이 바람이 난게 아니고 누구에게 강간을 당한 것일 수도 있는데 유다는 진실을 확인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냥 이참에 다말을 죽여 자신의 소중한 아들 셀라를 마녀로부터 보호하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다말은 옆의 사람에게 절규합니다.
“나는 억울합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임신 한건데요~!@!
이 도장과 지팡이의 주인이 날 임신시켰습니다.
시아버지께 빨리 이 사실을 알리고 나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그리고 유다는 그 도장과 지팡이가 자신의 것임을 알고, 자신이 관계했던 그 창녀가 바로 다말임을 깨닫게 됩니다.


자... 흔희들 성경에서 가장 막장 스토리라고 유명한 다말 사건을 살펴봤습니다.
근데 이것을 너무 막장에만 집중하지 말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유다의 심리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유다는 아버지 야곱을 누구보다 싫어했고 증오했습니다.
아버지가 되어서 자신의 친엄마 레아는 사랑하지 않고, 오로지 라헬만 사랑하는 아버지가 미웠으며,
아들이 12명이나 있는데 오로지 라헬의 아들인 요셉과 베냐민만 사랑하는 아버지가 미웠습니다.
자신은 절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으나... 결국 유다는 아버지 야곱과 닮은 삶을 살고 있었던 겁니다.


유다의 아내는 악한 가나안 여자였습니다.
야곱의 아내 라헬도 악한 여자였습니다.
하지만 유다도 아내를 잃었고, 야곱도 아내를 잃었습니다.
아무리 악한 여자라도 아내는 아내였고, 그런 아내를 잃은 슬픔을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유다는 사랑하는 아들 3명과 역시 사랑하는 며느리 다말이 있었습니다.
야곱도 사랑하는 아들 요셉&베냐민과 역시 사랑하는 다른 10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유다는 아들과 며느리를 동등하게 사랑해줄려고 해서 둘째 오난에게 다말과 계대혼인을 하게 합니다.
하지만 유다는 오난을 잃자 마지막 남은 아들 셀라에게 집착하며 죄 없는 다말을 미워했습니다.
야곱도 가급적 요셉&베냐민과 다른 10명의 아들을 모두 사랑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요셉을 형제들을 찾는데 과감히 보낸 것입니다.
하지만 요셉을 잃자 이성을 잃은 야곱은 다른 10명의 아들들을 원수 취급하고 베냐민에게만 집착합니다.

유다가 정말 며느리 다말을 딸로서 사랑하지 않았을까요?
야곱이 정말 10명의 아들을 사랑하지 않았을까요?
아닙니다.
유다와 야곱은 분명 그들을 사랑했습니다.
다만 그들보다 각각 셀라와 요셉&베냐민을 더 사랑했습니다.
윤리 도덕적으로 셀라와 요셉&베냐민을 더 사랑 하는것은 분명 옳지 않습니다.
사랑을 받지 못한 다른 자녀들이 너무 불쌍하잖아요...
그렇다고 이게 죄일까요?
아니 이게 사람이 원한다고 컨트롤 할 수 있는 감정일까요?

유다는 분명히 아버지 야곱의 차별적인 사랑으로 인한 피해자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도 자연스럽게 아버지 야곱과 같은 차별적인 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해서는 안되는 것임을 잘 압니다.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마음이 그렇게 끌리는 것을...


여기서 유다는 아버지 야곱의 마음에 동감합니다.
아... 아버지가 요셉을 그렇게 사랑했던 이유.
그리고 요셉을 잃고 그렇게 미치도록 슬퍼했던 이유.
그리고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누구를 누군가보다 사랑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자신이 아버지 야곱의 차별적인 사랑의 피해자였듯이, 다말 역시 시아버지 유다의 피해자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피해자였지만 다말과 유다에게는 아주 큰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유다는 아버지에게 실망해서 아버지를 떠났습니다.
아버지를 위로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를 비난하고 떠났습니다.
아버지의 족보를 이어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족보를 떠나면 더 이상 복을 받을 수 없습니다.

반면 다말은 시아버지에게 실망했지만 시아버지를 떠나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폐륜적인 방법이었지만 자기 나름대로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서 
강제로라도 시아버지 집안의 사람으로 그 족보를 이어 가고 싶었습니다.

아까 이 당시의 여자가 남편&아들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했는데 사실 그건 거짓말 이었습니다.
인류 최초의 직업으로 추정되는 것이자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는 여자의 직업이 있습니다.
바로 창녀입니다.
단번에 유다를 유혹할 정도로 매력있던 다말이 그냥 족보 따위 포기하고 
창녀로 살아갔다면 유다의 가정에 빌붙어 사는 것 보다 더 큰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다말은 그런 저질의 삶 보다는 정상적인 가정의 =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아브라함부터 이어지는 믿음의 족보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다말은 마지막까지 자신만의 방법으로 조심스럽게 이 비밀을 폭로합니다.
다말이 이 불타 죽을 수 있는 위기에서 확실히 벗어나려면 
“시아버지 유다가 날 창녀처럼 범했다” 라고 사람들에게 알리는게 가장 확실했습니다.
하지만 다말은 현명하게 “시아버지에게 이 도장과 지팡이의 주인이 누구인지 물어보라”고 주변 사람에게 말합니다.
만약 유다가 “이거 누구 꺼야? 난 몰라. 재 그냥 죽여!” 이렇게 오리발 내밀면 다말은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다말의 목표는 유다를 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어떻게든 유다의 족보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이렇게 조심스럽게 진실을 알린겁니다.

그 방법은 분명 옳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의도는 선했습니다.
그 의도만 선하면 하나님께서는 인정하고 그 뒤를 지켜보십니다.
야곱의 축복권 사기 사건 때도 하나님께서는 그러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보다는 비록 윤리적으로는 잘못할 지라도 
선한 의도로 과감히 행동하는 사람을 더 응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모든 사건이 지나고 유다는 깨닫습니다.

[다말이 나보다 낫구나... 다말이 나보다 현명하구나... 그래 이 모든게 내가 다말에게 셀라를 주지 않아서 그렇지... 그래 이 모든게 내가 셀라를 포기 못해서 그랬던거지... 다말은 죄가 없어.]

유다는 다말을 살려줄 뿐만 아니라 이 모든 사건의 경위를 모두에게 고백합니다.
현대의 사람들도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관계해서 아이를 낳는 것에 경악하는데 이 당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하지만 유다는 아버지의 마음을 깨달았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는다면 인류 최고 위의 아버지 - 하나님의 마음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비록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지라도 유다의 믿음은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유다는 이제 그 믿음을 행동으로 보여줄 차례입니다.

시간이 지나 다말은 아이를 낳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쌍둥이가 나왔습니다.
더 웃긴 거는 원래 큰 형이 먼저 나오려고 자궁에서 손을 먼저 내밀었는데 (장자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 아시죠?)
갑자기 뱃속에 있던 동생이 형을 자궁 속으로 집어넣더니 자기가 먼저 나왔습니다.
이 둘도 뱃속에서부터 서로 먼저 나오려고 경쟁한 것입니다.
[어라 이 스토리 어디선가 비슷한 거 보지 않았나요? 에서&야곱 쌍둥이의 탄생과 비슷합니다. 아버지를 그토록 싫어하던 유다는 아버지와 비슷한 아들을 낳게 되는 것입니다]

이 쌍둥이의 이름은 베레스와 세라입니다.
차별 없는 사랑은 없습니다.
결국 둘 중에 한명은 장자권을 이어 나갈겁니다.
결국 베레스가 장자권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유다는 자신의 후계자로 자신이 사랑하던 셀라를 포기하고 베레스를 후계자로 세웁니다.
결국 누군가는 선택을 받고 누군가는 버림을 받습니다.
그것이 성경의 역사입니다.

다말이 베레스와 세라를 낳자 유다는 이제 다시 아버지 야곱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버지를 떠난지 약 20년이 지났습니다.
아버지는 여전히 유다를 반겨주지 않았습니다.

버림받은 사람이 너무 불쌍하지 않냐고요?
성경에서 사람을 이렇게 차별해도 되는 거냐고요?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유다가 불쌍하지 않냐고요?
여기에 성경의 비밀이 담겨있습니다.
이 성경의 비밀이 창세기의 핵심 주제이자 성경의 핵심 주제입니다.
다말을 통해 맛보기만 봤고, 이제 곧 유다를 통해 확실히 그것을 증명합니다.

유다가 돌아온 그때 야곱의 가정에 변수가 생깁니다.
지난 7년간 풍요로웠던 가나안 땅에 갑자기 심각한 흉년이 든 겁니다.
그리고 저 멀리 이집트에는 어느 한 총리가 흉년을 대비했기 때문에 양식이 풍부하다는 소문이 나돕니다.

바로 요셉의 스토리가 다음 시간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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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1 22:52
수정 아이콘
부모를 싫어하면서도 결국 닮게 되는 건가요. 파란만장한 인생이 계속 유전되는군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스테비아
20/12/21 23:07
수정 아이콘
족보에서 광야에서 사사와 왕정시대에서
돌고 돌고 돌고... 인데 재밌졍
파란무테
20/12/21 23:44
수정 아이콘
유다와 다말이야기는(시아버지의 며느리)
살몬과 라합(이방여인,기생)
보아스와 룻(이방여인)
다윗과 밧세바(부하장수의 아내)
요셉과 마리아(동정녀 임신)와 함께
예수님족보에 이름올린 5명의 여자들이야기 중 하나죠.

특히, 밧세바사건과 투탑일 만큼 임팩트가 강한데...
성경은 신기하게도 본문처럼 다말을 칭찬하죠.

성경을 읽을때 지금시절의 인권이나 문화로 바라보면.. 말도안되는 이야기들 투성이죠
20/12/22 10:34
수정 아이콘
네 맞습니다.
근데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님 족보에 기록된 여자는 정확하게는 (뭐 마리아는 당연히 친엄마니 제외하고)
다말, 라합, 룻 + 그리고 우리아의 아내입니다.

다말, 라합, 룻은 자신들의 믿음으로 당당히 족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는 믿음으로 행한 것이 아니었기에 족보에 이름을 남길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성경은 다말을 칭찬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밧세바 사건은 치욕으로 여깁니다.
(그렇다고 그 치욕을 일부러 감추지는 않습니다.)
8시 53분
20/12/22 00:39
수정 아이콘
잘보고있습니다. 사역때려치고 성서는 쳐다도 안봤는데 글 보면서 성서보니까 생각해볼 거리가 많아지네요. 고맙습니다.
티모대위
20/12/22 02:24
수정 아이콘
유다가 정말 얘깃거리도 생각할거리도 많이 던져주는 인물이죠.
저에게 성경 내용의 신빙성을 높여준 인물이기도 하고요. 이런 막장 사건의 주인공이 예수의 조상이라고? 이게 거짓이라면 과연 이런 내용을 지어냈을까??
그러다가 읽으면 읽을수록 유다와 다말이 이해되기 시작하는데 그것을 잘 설명해 주셨네요.
20/12/22 06:45
수정 아이콘
제가 사춘기때 자주 사용했던 구절이 드디어 나왔군요.
제가 이걸보고 금단의 관계에 대한 판타지가 생겨서 노말 취향으로 돌아가기가 힘들었습니다 ㅜ
구라리오
20/12/22 09:36
수정 아이콘
어... 과거형이라 다행이네요.
及時雨
20/12/22 10:05
수정 아이콘
아 딸감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군요
계층방정
20/12/22 09:14
수정 아이콘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유다지만,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다말에 대해 말하자면, 이 이름은 다른 기독교 문화권에선 이름으로 잘 안 쓰이는데 특이하게 조지아에서만은 흔히 쓰이더군요. 조지아의 명군으로 손꼽히는 타마르 여왕이라든지요.
구라리오
20/12/22 09:37
수정 아이콘
아들은 좋든 싫든 아버지를 닮을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또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죠.
VictoryFood
20/12/23 09:14
수정 아이콘
형사취수제에서는 형의 재산을 동생이 받게 되는데 계대혼인에서는 형의 재산을 관리만 하다가 아들에게 넘겨주는 것인가 보네요.
20/12/23 09:26
수정 아이콘
네 맞습니다.
성경의 계대혼인법은 형의 재산을 관리만 하고.. 실질적으로는 자기의 돈으로 아이를 다 키우다가
아이가 성인이 되면 아이에게 형의 모든 재산이 상속되고 본인은 아무런 보상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잘했다고 칭찬하는 보상!!)

근데 변수는 있습니다.
만약 형수와 관계를 계속 했는데 끝까지 아이가 안생긴다면?
그러면 형님의 유산을 상속 받을 기회가 있을겁니다.
오난은 이런 꼼수를 노렸을 겁니다.
훗날 룻기에도 이런 꼼수를 생각한 자가 있었는데 보아스로 인해 저지됩니다.
20/12/24 01:51
수정 아이콘
좋은글감사합니다. 이번화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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