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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2/21 00:57:10
Name 라쇼
Subject [일반] 크리스마스, 연말,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영화 만화 게임들. (수정됨)
코로나 사태로 일년 내내 답답했던 2020년 한 해도 어느새 열흘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는 크리스마스 시즌이건만 마음 편히 성탄절을 즐길 분위기는 아니군요. 하지만 일년이 가고 다시 새해가 찾아오는 이 시기가되면 어김 없이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보고 즐겼던 영화, 만화, 게임들의 장면들이죠. 한 해가 끝나감을 실감하니 문득 지난 날에 보았던 작품들이 떠올라 pgr회원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생각에 글을 써봅니다.








image.jpg
겨울이야기 - 하라 히데노리

하라 히데노리의 만화는 아다치 미츠루와 장르가 겹칩니다. 스포츠, 연애를 주로 그린 만화가지요. 아다치 미츠루보다 좀 더 인지도가 낮은 작가인데 작품을 보면 비슷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뭔가 다른 맛이 느껴집니다. 아다치 쪽이 풋풋하고 상큼한 청춘들의 사랑을 다룬다면 이쪽은 구질구질하면서도 아련한 사랑을 다룬다고 해야 할 까요?

겨울이야기의 스토리를 요약하면 주인공인 재수생 히카루가 짝사랑하는 시오리와 자기를 좋아해주는 나오코란 두 여자 사이에서 우유부단 갈팡질팡하다가, 참다 못한 나오코는 떠나버리고 뒷북치며 후회하다가 나오코에게 매달려 다시 합쳐진다는 내용입니다. 줄거리만 봐도 참 답답하고 칙칙하죠? 크크크크. 지금 보면 뭐이런 병X이 다있냐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고 찌질남 히카루에게 다시 돌아온 나오코도 이해가 안가지만 저는 참 이런 찌질한 사랑이 좋았습니다. 잘생기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인싸들의 사랑 얘기보단 감정을 컨트롤 못해 자다가 이불도 뻥뻥찰 실수도 하는 찌질남의 사랑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 같아서 감정이입이 되었죠.

고등학생 때 영점프에서 나왔던 단행본을 소장했었는데 잃어버린게 아쉽습니다. 다시 읽어보고 싶은데 하라 히데노리의 다른 만화들은 e북에 있어도 겨울이야기는 없더군요. 8,90년대 감성의 사랑 이야기지만 연말이 되면 겨울이야기 같은 감성의 사랑이야기가 보고 싶어집니다.









메종일각 쿄코의 고백 씬


메종일각 소이치로 묘 앞 고다이의 고백 씬

메종일각은 딱히 겨울하고 이미지가 겹치는 작품이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겨울만 되면 메종일각이 보고 싶어지더군요. 주인공 고다이 유사쿠가 구직과 사랑이란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기가 겨울이고 오타나시 쿄코에게 사랑고백을 하여 사귀게 된게 봄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메종일각도 겨울이야기와 비슷하게 좀 답답한 러브스토리입니다. 쿄코는 츤데레의 원조답게 속시원히 속마음을 밝히지 않고 어장관리하는 그런게 있고, 고다이도 우유부단해서 쿄코 일편단심이면서도 좋다고 달라붙는 나나오를 정리하지 못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메종일각은 너무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입니다. 쿄코가 고백하는 장면을 다시 보면 정말이지 이 무딘 남정네의 가슴도 울컥하여 눈물이 찔끔 나오더군요. 메종일각같은 명작을 20대에 연재했으니 타카하시 루미코 여사의 만화의 여왕이란 별명은 괜히 붙은게 아닌가 봅니다.









러브히나 ost WINTER WISH







School Days 애니메이션 op 이노센트 블루








화이트앨범 ost WHITE ALBUM


화이트앨범2 op 닿지 않는 사랑 届かない恋


화이트앨범2 ost 상냥한 거짓말 優しい嘘  

leaf사에서 제작한 성인미연시로 즉 야겜이죠. 저는 화이트앨범이 사랑 이야기적인 측면에선 elf사의 동급생 시리즈보다 더욱 완성도 높은 명작이라 주장합니다. 주인공의 선택으로 사랑하는 여성과 맺어진다면 여자친구의 가슴에 못을 박아야하는 그 이별의 절절한 아픔이 훌륭하게 묘사된 작품이었죠. 성적인 묘사 부분을 떼어내고 게임 내 텍스트만 읽어봐도 한 편의 연애 소설을 보는 느낌이라 정말 좋았습니다. 게임을 할 당시엔 제대로된 번역도 없이 후커로 낮은 퀄리티의 요상한 번역을 보면서도 게임에 몰입했으니 더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D.C II ost Especially






파이널 판타지 6 ost 티나의 테마


티나의 테마 프랑스어 버전


티나의 테마 오케스트라 버전

메종일각과 마찬가지로 파이널 판타지6도 사실 겨울하고 상관 없는 게임이지만, 오프닝 시퀀스에서 주인공 티나가 마도아머를 타고 설원을 걸어가는 그 장면이 뇌리에 남아서인지 첫 눈이 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티나의 테마가 떠오릅니다. 명곡이 많은 파판6에서도 티나의 테마는 단연 으뜸으로 게임 팬들은 역대 게임bgm에서도 최고의 명곡 중 하나라고 평가하는 노래이죠.







러브레터 ost Winter Story


러브레터 명장면

오겡끼데스까~ 러브레터를 안보셨더라도 이 대사는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90년대는 아직 일본 영화의 저력이 남아있었고 한국영화는 쉬리를 시작으로 도약하려던 시기였죠. 러브레터가 우리나라에서 개봉되던 시절만해도 일본 영화는 좋은 작품이 많구나 생각했었는데 문화 갈라파고스화가되면서 애니나 애니 실사화 같은 영화밖에 흥행하지 않는 현실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다시 봐도 가슴이 절절해지는 명작 러브스토리 영화인데 정작 자국 일본에선 흥행이 저조했다는게 신기하네요.





러브 스토리 ost Snow Frolic





러브 액츄얼리 ost All You Need is Love






러브 액츄얼리 ost christmas is all around love actually





나 홀로 집에 ost  Somewhere in My Memory





가위손 명장면







이터널 선샤인 ost Everybody's Got To Learn Sometime





여러분들은 겨울하면 어떤 작품, 노래들이 떠오르십니까? 늦은 밤 같이 공유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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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시간
20/12/21 01:29
수정 아이콘
아다치 만화의 주인공들은 보통 고등학생이고 하라 만화의 주인공들은 대학생-사회인이죠.
전자가 그 나이에 맞는 풋풋함을 느끼게 해 준다면 후자는 그보다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요.

별 건 아니지만 겨울 이야기 한국판은 영점프가 아니라 영챔프에서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꺼내 보니 90년대에 나온 책이라 좌우반전 된 제책본인 게 아쉽네요.
한사영우
20/12/21 02: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렸을때는..
러브스토리 (눈밭에서 날개짓..), 가위손 (가위손이 내려준 눈 )
젊은날엔 러브액츄얼리,이터널선샤인
지금은 겨울왕국이네요.

게임 추가 하면..그 종 밟으면사 올라가는 토끼게임?(플래쉬게임)
20/12/21 04:22
수정 아이콘
러브 스토리를 왜 깜빡했는가 모르겠군요. 가위손이나 러브액츄얼리도 겨울하고 주제가 맞는 영화네요. 이터널선샤인은 작품 유명세에 비해 아직 못챙겨본게 아쉽네요. 그 명작을 아직도 못보고 있다니. 관련 영상들 올렷습니다. 겨울왕국은 디즈니가 무서워서 뺏어요 크크크.
류지나
20/12/21 03:11
수정 아이콘
겨울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스쿨데이즈 재방영
20/12/21 04:28
수정 아이콘
Nice boat는 전설이죠.
클로에
20/12/21 03:35
수정 아이콘
제일 먼저 생각나는건 러브히나의 Winter Wish네요. 덕질 초창기에 빠져든 작품이라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죠.

그리고 항상 크리스마스 파티가 루트의 분기점이었던 다카포 시리즈, 그 중에서도 인기가 최절정이었던 D.C.Ⅱ의 세컨드 오프닝인 Especially.

본문에도 언급되있는 화이트앨범... 저는 화이트앨범2를 더 좋아합니다. 마루토 후미아키 게임의 정수를 그대로 녹여낸 명작이죠.
오프닝인 届かない恋도 명곡이지만 저는 優しい嘘를 제일 좋아합니다. 가사가 정말 게임의 스토리를 잘 담아냈는데 요네자와 마도카가 커버한 버전은 애절한 보이스가 잘 어울려서 좋아합니다.
20/12/21 04: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스토리는 화이트앨범2가 더 좋았죠. 화이트앨범2 노래도 윈터위시랑 같이 올렸습니다. 그나저나 윈터위시 노래 엄청 좋네요? 전에도 댓글에서 추천 받아서 들었었는데 지금 들으니 느낌이 다르군요. 제목처럼 겨울느낌이 물씬 풍기는 명곡이네요.
20/12/21 04:10
수정 아이콘
오히려 일본 사람들이 러브레터 영화를 잘 모르더군요 ..

만나는 일본인 마다 러브레터 얘기를 했는데 거의다 모르더라고요

크리스마스 시즌 저는 여전히 나홀로집에 그리고 러브액츄얼리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흐흐..
20/12/21 04: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러브레터가 다른 나라에선 가장 유명한 일본영화 중 하나인데 일본에선 그런 영화도 있었어? 하는 반응인게 좀 신기하죠 크크크.
맥컬리 컬킨 근황을 보면 나홀로집에에서 매년 보던 꼬꼬마 케빈이 저랑 비슷한 연배의 아저씨가 되었다는게 참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AaronJudge99
20/12/21 08:10
수정 아이콘
저는 뭐니뭐니해도 겨울왕국....
어렸을때 친구들이랑 레릿꼬 레릿꼬 그렇게 노래를 불렀었죠 크크
피알엘
20/12/21 14:36
수정 아이콘
저는 영화 철도원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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