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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0/06 23:33:29
Name 데브레첸
Subject [일반] 순문학 소설을 기반으로 한 게임은 왜 드물까 (제목 수정) (수정됨)
다들 아시다시피 원작이 문학작품인 영화는 많습니다. 명작에 한하자면 오히려 원작이 따로 없는 영화가 드물 지경이죠.

그렇다면 원작, 특히 순문학을 각색한 게임은 어떨까요?
있기는 하나 싶고(우선 들어본 게 없습니다), 있더라도 문학작품을 각색한 영화보다 훨씬 수가 적겠지요.  
최근에만 해도 김초엽의 '스펙트럼'이 벌새의 김보라 감독에 의해 영화화가 확정된 것과 너무 대조됩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순문학을 한때 즐겨 읽었던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이 많이 아쉽습니다.  
장르문학은 그나마 나은데, 순문학은 특히 고상하고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인지 진입장벽이 좀 있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시대에는 더더욱 읽는 사람만 읽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당장 저도 그러니...)
예전이라면 그냥 교양이니까 권장도서로 읽으라고 유도하는 것 말곤 답이 없었지만,
이제는 또 다른 대안이 있습니다.

바로 소설 줄거리를 게임에다 각색해 집어넣는 것이지요.

비디오 게임은 더 이상 옛날의 조잡한 미니게임이 아닙니다.
장르도 플레이 방식도 매우 다양해졌고, 스토리와 게임성 그래픽 등은 옛날과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죠.
슈퍼 마리오 갤럭시를 플레이하던 저를 본 아버지가, 80년대 처음 했을 때에 비해 엄청 발전했다며 감탄하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퀄리티의 게임도 많고, 제작자가 많아져 영화 수준으로 스탭롤이 길어진 게임도 수두룩하죠.  
청년,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게 점차 중장년, 여성에게도 넓어지고 있고요.  
과장 좀 보태서, 영화가 20세기에 본격적으로 발명되고 발전된 문화라면 21세기엔 게임이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제가 읽은 작품 중에서도, 돈이 될 만큼 재미있으면서도 깊은 철학을 지닌 순문학 작품이 제법 됩니다.

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인생',
미셸 우엘벡의 '소립자', '어느 섬의 가능성', '세로토닌'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1Q84'
엘프레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
페터 한트케의 '페널티킥 앞에 선 골기퍼의 불안',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

생각나는 작품만 적어도 이렇게 많습니다. 여기 나온 작품들이 게임화된다면 바로 사러 갈 겁니다.
스토리가 정해진 소설을 어떻게 게이머가 능동적으로 플레이하게 만들까 궁금하실 수도 있지만, 요즘 어드벤처, 비쥬얼 노벨, 인터렉티브 무비 등 장르가 매우 다양해져서 충분히 맞는 장르를 고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미 진로를 정한 상황입니다만, 만약에 제가 전문 게임제작자를 꿈꿨다면 진지하게 여기 나온 소설 중 최소 하나는 게임으로 각색했을 겁니다.

* 제가 의도했던 건 순문학이었는데, 장르문학 게임이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네요;; 문학을 순문학으로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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