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인류에게는 가장 친숙한 천체입니다. 지구와 제일 가깝게 있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유일하게 인류가 직접 방문했던 천체이기도 하죠. 지금은 우주탐사의 초점이 화성에 맞춰져 있지만 인류 우주 탐사의 첫 관심지는 달이었습니다. 오늘은 달의 지형들 가운데서 "바다"와 "고지"에 대해서 좀 알아볼까 합니다. 저 역시 이 분야의 문외한이기에 그냥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내용을 나열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맨 눈으로 달 표면을 보게 되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달이 밝은 부분과 상대적으로 어두운 부분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육안으로만 봐도 쉽게 구분이 되는 것으로서 달을 관찰할 때 제일 처음 알아보게 되는 특징입니다. 달의 어둡게 보이는 곳을 "바다(maria)"라고 부르고 밝게 보이는 부분은 "고지(highlands, 또는 terrae)"라고 부릅니다. 딱 봐도 뭔가 차이가 있어 보이는 이 두 지형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고지(The Highlands)
달의 지각은 약 45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달이 형성된 바로 직후에는 용암이 마치 지구의 바다처럼 달의 표면을 덮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주로 알루미늄이나 규산염과 같은 마그마 안에 있는 밀도가 낮은 물질들이 표면 위로 떠올랐는데 그러다가 이런 물질들이 식으면서 달 표면의 지각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약 4억년 후 우리 태양계는 "후기 대폭격기(Late Heavy Bombardment)"라 불리는 시기를 맞게 됩니다. 이때 달 뿐만 아니라 태양계 내의 많은 천체들은 소행성들과 유성들의 융단폭격을 맞게 되었죠. 현재 달에 있는 많은 크레이터들이 거의 다 이때 생겼다고 합니다. 달의 고지는 이러한 융단폭격에 살아남은 초기의 달 지각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이 고지는 거의 달의 형성 시까지 생성시기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지역이 색깔이 엷게 보이는 것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초기 마그마 속에 있던 밀도가 낮은 가벼운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고지는 이어 설명드릴 "바다"지형보다 더 오래된 지형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달의 대부분 크레이터들은 다 이 고지 지형에 몰려있습니다.
바다(The Maria)
달의 바다 지형은 달의 평원으로서 색깔은 고지에 비해 더 어둡고 고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지형적 특징이 더 단조로운 곳입니다. 이 지역이 바다(라틴어로 maria는 바다라는 뜻입니다)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예전의 천문학자들이 달의 이 어두운 지역이 실제로 바다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변변한 대기가 없던 달은 후기 대폭격기에 정말 제대로 두들겨 맞았습니다. 강력한 소행성의 충돌은 생성된 지 얼마 안 된 달의 지각에 큰 충격을 안기면서 커다란 균열을 만들었고 이 벌어진 사이로 지각 밑에 있던 용암이 다시 지표면 위로 분출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지각 활동은 달 표면에 커다란 현무암 용암평원 지대를 만들었으며 이 현무암으로 된 용암평원이 식으면서 지금의 바다 지형이 형성된 것입니다. 현무암은 화산 활동으로 흔하게 형성되는 암석이고 색깔이 어둡습니다. 따라서 달의 현무암 지대인 바다 역시 우리 눈에는 어둡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후기 대폭격기 이후에 형성이 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지에 비해서 크레이터들의 수도 적습니다(이전의 크레이터들은 다 현무암 용암에 덮혀 버리고 그 이후로는 그렇게 두들겨 맞지를 않았죠).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으로 달의 바다 지형을 측정해 보면 연대가 약 30억에서 35억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바다는 위의 고지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젊은 지형이지요. 지금까지 달 표면에서23개의 바다지형이 확인이 되었고 각각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그리고 이 바다 지형의 대부분은 달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쪽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달을 봤을 때 보이는 쪽의 반대쪽, 소위 말하는 "dark side"쪽에는 상대적으로 바다 지형이 적다고 하네요.
결론적으로 달의 밝은 부분인 고지는 달 생성 초기에 형성된 지각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부분이 되겠고 달의 어두운 부분인 바다는 그 이후 후기 대폭격기에 지각이 갈라지면서 그 밑에 있던 현무암 용암이 흘러나와 달의 지각을 한번 도포한 지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땐 앞으로 미래에 달에 수학여행을 가는 시대가 올 거란 얘기를 듣곤 했었는데 그건 이미 틀려먹은 것 같고 앞으로 우리 미래세대의 아이들은 달의 바다를 직접 걸어보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