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8/10/06 22:55:47
Name happyend
Subject [일반] 바람이 불면 통장수가 돈을 번다
조금 참담합니다.

YTN 노조간부와 직원들에 대한 해고와 징계가 이뤄졌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우리에게 웃음을 주었던 돌발영상도 못볼지도 모르겠네요.
그보다, YTN을 지켜달라며 울부짖던 후배녀석의 얼굴이 자꾸 떠오릅니다.
눈물이 워낙 많은 녀석이기는 하지만 무엇이 저렇게 절실할까...싶더군요.
좋은 학교 나오고, 남들이 인정해주는 직업을 가졌으면서 말이죠.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책 중에 '철학에세이'란 것이 있었지요.물론 지금은 전국민의 필독서가 되었지만 말입니다.
홍성대씨가 일본 참고서를 이용 공전의 히트작인 '정석시리즈'를 만들어냈다면,철학에세이는 인문학계의 '정석'이라 부를만할지도 모릅니다.일본책의 짜집기본 답게 일본 속담인 '바람이 불면 통장수가 돈을 번다'는 다소 낯설은 말이 나왔었죠.

최진실법을 만든다는군요.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최진실씨의 자살이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자살의 원인은 '우울증'입니다.
우울증은 조성민씨와의 파경직후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들어서 우울증이 심해졌습니다.(어떤 처방을 받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울증환자를 알고 있거나 겪어보신 분들 아실겁니다. 대부분은 병원에 가기 싫어서 간단한 약처방과 종교에 의지하여 해결하려 합니다.하지만 심각한 우울증인 경우엔 끔찍한 일이 벌어집니다.우울증인 주부가 아이와 함께 투신하여 자살한 뉴스를 수도 없이 보아왔습니다.

게다가 최진실씨는 소주 3병을 매니저와 밤늦게까지 마셨다고 합니다.의학적으로 이것은 꽤 불안정한 상황을 야기할 것입니다.아마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술을 마신 우울증환자를 혼자두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이 무수한 연관고리속에 '악플'과 '괴소문'이 있었습니다.
누가 그녀를 죽인 것일까요?

연예인은 엄밀하게 말해서 '사생활'도 '상업적 도구'가 될지도 모르는 일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파파라치가 사진을 찍어도 연예인들은 '초상권침해'라고 소송을 걸지 않으며, 괴소문이 넘치는 '스포츠찌-라시'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죄로 고소하지 않습니다.대중들은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안주삼아 잘근잘근 씹어먹으며 불만을 해소하고, 그 댓가로 연예인들은 노동의 댓가치곤 꽤 큰 금전적 보상을 받아왔습니다.

그렇기에 악플에 대처하고,괴소문에 대처하는 일은 연예인들의 기본적 소양이기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그렇지 못한 연예인도 있었겠죠.그들은 '병리학적' 도움을 비롯한 여러가지 도움을 주어야 하겠지만 그것을 대중탓,선정적 언론탓으로 돌려서는 안됩니다.

물론,언론도 선이 있습니다.미성년자는 보호해야 하고, 형사상의 불법행위를 저지르거나 사회적 상식에 반하는 행동을 해선 안되겠지요.그런 일은 물론 논외이기도 합니다.

정치인도 연예인과 마찬가지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아마 그래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진실법'에 그토록 열을 올리는 것이겠지요.그바람에,YTN의 노조원들은 쥐도새도 모르게 해고당하고 징계를 받았습니다.바람이 불자 통장수가 돈을 번것일까요?

우리나라는 현재 하루에 약 38명이 자살한다고 합니다.원인은 다양합니다.그러나 압도적인 이유는 '경제적으로 곤란해서'입니다.

건설회사가 돈에 눈이 멀어 미분양을 했다면, 나라가 책임져야 한다고 합니다.
금융회사가 파산하면,나라가 공적자금을 줘서 살려냈습니다.
기업들은 세금을 들여서 살려줍니다.하지만 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은 자신의 파산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합니까?

경제논리로는 회사를 살리는 것이 당연히 이득일 것입니다.하지만,왜 정치가 필요할까요? 99마리의 양떼보다 길잃은 한마리의 어린 양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그게 정치가 아닐까요?

경제적 이유로 죽어가는 목숨값이 얼마나 작으면 하루에 수십명씩 죽어나가는 그들을 위한 '법률'은 하나도 없는 것일까요?최진실씨 목숨값이 그들의 목숨값에 비할바 없이 큰 것인가요?

YTN의 후배 기자의 눈물이 저를 조금 흥분시켰습니다.죄송합니다.(술핑계를 좀 댄다....후다닥=3==3)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morncafe
08/10/06 23:03
수정 아이콘
통감(痛感) 합니다.
yellinoe
08/10/06 23:08
수정 아이콘
통감(痛感) 합니다.(2)
홍승식
08/10/06 23:26
수정 아이콘
통감(痛感) 합니다.(3)
08/10/06 23:35
수정 아이콘
후우...........
그레이브
08/10/06 23:36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자살자중 가장 많은 연령은 노령층입니다. 노령층의 자살은 수십명이 죽건 상관없이 내버려두더니 최진실씨의 자살을 어떻게든 이용해먹으려는 더러운 행태는 정말 보기 괴롭습니다.
08/10/06 23:59
수정 아이콘
고 최진실씨가 자살을 택한 이유가 뭔가요?
대중탓인가요, 선정적 언론탓인가요, 아니면 악플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요령이 부족했기 때문인가요.

만약 악플에 대처하는 요령을 키우는 것이나, 우울증의 치료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을 주된 해결방법으로
생각하신다면
매년 마다 자살하는 여성 연예인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연예인은 자신이 가진 예술적 내지는 상업적 가치에 의하여 생활을 영유하는 자이지만
다른 사람의 밥상에서 반찬 대신 쓰라고 있는 직업은 아닙니다.
dopeLgangER
08/10/07 00:38
수정 아이콘
통감(痛感) 합니다.(4)
찡하니
08/10/07 00:43
수정 아이콘
zigzo님// 최진실씨 자살의 원인을 따지자는게 이 글의 논점은 아니죠.
그에 관한 논란은 지난 페이지에서 엄청 봤으니.. 이제 그만 봤으면 하네요.


최진실법이 아니라 자살예방법이 먼저여야 한다라는 기사들도 나왔었죠.
하지만 국내 자살의 문제가 입법 같은걸로 예방이 될수 있는 수준인지..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저 언발의 오줌 누기라고 생각합니다.
매너플토
08/10/07 00:44
수정 아이콘
통감(痛感) 합니다.(5)

우리나라가 어찌 돌아가는지 저도 머리가 아프네요..

돌아가신지 단, 며칠만에 사이버 전담반 900명을 투입하여 한 달간 집중적인 단속을 하더군요
이건 국민탄압을 위한 희생양을 기다렸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진정으로 빈다면, 공중파 방송 및 케이블 tv 에서 고 최진실씨 방송 좀 그만하세요!! 제발!!
내일은
08/10/07 00:56
수정 아이콘
악플에 대처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것이 실명제 이상을 넘어서는 법적인 처벌, 더욱이 이번 사이버 모욕죄와 포탈에 대한 긴급 명령 등의 신설등은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이버가 아니라 현실에서 악플보다 더 심한 말들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족속'과 '무리' 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가 없는 현실에서 연예인이나 일반인 등 악플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 아닌 비판을 받아야 할 정치 '모리배'들에 대한 글들이 이 법으로 처벌하려는 의도가 너무나 뻔합니다. 이렇게 뻔하기도 참 쉽지 않은 일인데 말입니다.

저 일당들을 민주주의 체제의 정상적인 정당이라고, 권력이 주어져도 된다고 말하던 정치학자들은 빨리 학위나 반납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국민들이 그들에게 투표하는거야 뭐라 할 수 없지만, 학자들이라면 이성과 상식, 그리고 지식으로 제대로 판단했어야 될텐데...

어쩄든 4년 5개월 (만세!!!) 남았습니다. 제발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08/10/07 01:02
수정 아이콘
전 전정부때 어쩌면 지금도 전가에 보도처럼 사용되고 있는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말을 절대 믿지 않았습니다.
잘못했다고 생각도 안했지만 한사람에 힘으로 그정도까지 잘못할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어느정도 바뀌었습니다.
한사람에 힘으로 세상은 많이 변할수 있습니다.
후대에 사람들은 지금시대를 어떻게 평가할지...솔직히 두렵습니다.
켈로그김
08/10/07 02:46
수정 아이콘
우울증은 추상적인 [마음의 질병] 이 아닌, 실제 원인기전과 치료방법이 있는 [질병] 입니다.
한 5년쯤 뒤엔, 우울증을 어렵지 않게 치료받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이것만 제대로 care해도 자살율은 엄청나게 줄어들건데 말이죠.
sway with me
08/10/07 03:10
수정 아이콘
최진실법에 대한 궁금증들...

1. 최진실 씨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인터넷의 악플이었을까?
2. 1이 사실이라고 해도, 최진실 씨의 자살은 인터넷 악플에 대한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는 반응이라고 봐야할까?
3. 2가 사실이라고 해도, '최진실법'은 그렇게 발빠르게 이슈화시켜 입법을 추진해야 하는 법이었을까?
4. 3이 사실이라고 해도, 왜 이름이 '최진실법'일까?

개인적으로는 본문에 쓰인 바와 같이 최진실씨의 자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1. 심각한 우울증
2. 최근의 스트레스(정황상 사채와 관련된 루머 역시 일조 했을 겁니다.)
3. 결정적으로 당일의 과음
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의 이유 때문에 인터넷 상의 음해성 정보에 대한 어떠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최진실법'이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아 그리고 사소한 것이지만...
'병리학적' 도움이라는 표현은 그다지 적절한 표현은 아니군요.
그냥 '의학적' 도움이라고 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sometimes
08/10/07 09:04
수정 아이콘
요즘 뉴스도 안봅니다.
보기만 하면 천불이 나서...
담배피는씨
08/10/07 10:4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소요유
08/10/07 15:06
수정 아이콘
요즘 같이 불안한 적도 없었던거 같습니다.
97년이야 초등학생이라서 암것도 몰랐지만,
요즘같아선 이런 일련의 효과들을 보고있자니 고인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네요.
오소리감투
08/10/07 19:10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정부의 친재벌적 국정운영과 법집행으로 인해 해마다 수많은 중소기업 사장들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것을 언론에서 절대 이슈화하지 않는다는 거죠.
또한 이걸 문제삼으면 '그건 개인이 못나서 죽은거야' 라고 치부해버립니다.

사이버모욕죄는 고인의 죽음을 빌미로 온라인을 통제하겠다는 역한 발상일 뿐입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유언비어 유포죄와도 그 행태나 목적이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happyend
08/10/09 09:19
수정 아이콘
sway with me 님//아...감사합니다. 이 글을 맨정신에 쓴게 아니라,지금이야 보았습니다.늦게나마,저의 실수를 지적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311 [일반] [해외축구계층] 본격 인테르팬 뒷목잡는 사진과 뉴스 [15] pErsOnA_Inter.™5046 09/12/16 5046 0
17951 [일반] [만화책] 추천만화 '영원의 안식처' [8] 6425 09/12/01 6425 0
17810 [일반] 살면서 먹었던 '약' 중에 가장 충격적인 약들....(수면제, 비마약성진통제) [16] 햇살같은미소32198 09/11/25 32198 0
17664 [일반] 정신질환과 일상생활의 상관관계 [12] Nybbas3439 09/11/19 3439 0
16559 [일반] [KBL의 역사] 대구 동양 오리온스 편 2. 제 1차 동양 참사 [15] 라마크레이그4589 09/10/09 4589 0
16500 [일반] [잡담] 나의 청소년기... [9] Ascaron4390 09/10/07 4390 1
16328 [일반] 결혼 후 아기를 가지실 예정이거나 키우고 계신 남자분들에게 드리는 글 [57] 타츠야8802 09/09/29 8802 49
16236 [일반] 역사) 나폴레옹- 사람은 변하는게 좋은거다? [17] swordfish4017 09/09/25 4017 0
16156 [일반] 잡담 두 가지... [8] 땡초3093 09/09/22 3093 0
15743 [일반] <메타루> 2009년 지금까지의 메탈계를 정리해보자. [20] 탈퇴한 회원3900 09/09/05 3900 0
15034 [일반] 쌍용차 문제는 지금 우리 사회의 중심입니다. [37] 나야NaYa3760 09/08/06 3760 6
13833 [일반] [인증해피] 심심풀이연재물 - 나도 연애좀 해 보자 2탄 [15] 해피4726 09/06/19 4726 0
13244 [일반] 노무현 前 대통령의 서거, 삐딱하게 보기 Ver.2.0 [301] 파란별빛8908 09/05/30 8908 9
12273 [일반] '얼짱출신' 신인배우 우승연 자택서 사망 [13] Enjoy6207 09/04/28 6207 0
12016 [일반] [세상읽기]2009_0417 [21] [NC]...TesTER3590 09/04/17 3590 0
11871 [일반] 그래도 죽지는 않았으니 천만다행이군요. [31] The xian5874 09/04/08 5874 0
11250 [일반] 의정부 남매 살인사건 범인은 엄마라는군요.... [29] 마빠이9621 09/03/05 9621 0
9982 [일반] [단편소설] 이별 [1] Just3642 08/12/26 3642 0
9148 [일반] 빅뱅 탑 자살시도.. [35] 세상속하나밖10502 08/11/05 10502 0
8849 [일반] 자살을 막으려면 이것부터 고쳐야 할 것 같네요. [18] A certain romance5542 08/10/17 5542 0
8676 [일반] 바람이 불면 통장수가 돈을 번다 [18] happyend5465 08/10/06 5465 1
8233 [일반] 심리학 이야기 -2- [22] muhamad5532 08/09/05 5532 6
8123 [일반] 꿈을 접은 사회초년생. [18] 고드헨드4715 08/08/30 471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