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2/26 16:20:46
Name 알테마
Subject 멕시코는 왜 이렇게 되었나? 카르텔판 삼국지 (3) (수정됨)
엘 차포가 체포되던 1993년은 멕시코 현대사에서도, 그리고 카르텔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살리나스 대통령이 NAFTA를 체결했고,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사살되었습니다.

1994년 1월, NAFTA가 효력을 발휘하자 멕시코는 미국으로가는 마약 유통창구로서 점점 더 독보적인 입지로 올라서게 됩니다. 후아레스와 같은 미국과의 접경도시들은 더 큰 마약특수를 누리기 시작합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해상과 항공 수송이 힘들어지자 이러한 기조는 더욱 강해집니다.

학자들은 NAFTA와 9.11 테러가 멕시코 카르텔들의 양적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한 Factor라고 평합니다. 이제 남미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마약들이 멕시코로 모였고 이러한 상황속에서 가장 먼저 치고나온 것은 '아마도 카리요 푸엔테스'의 후아레스 카르텔이었습니다.

삼촌인 '돈 네토'(가야르도의 측근)를 따라 마약의 세계에 입문한 아마도는 후아레스의 플라자 보스 '파블로 아스코타'의 휘하에 있었습니다. 그는 가야르도의 카르텔 가입에 회의적이던 아스코타를 끈질기게 설득했고, 후아레스의 카르텔 참여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아마도는 전통적인 마리화나 생산업 보다는 코카인 유통에 카르텔의 미래가 있다고 믿었고, 아스코타의 참모로서 콜롬비아의 카르텔과 접촉한 뒤 그들의 파트너가 됩니다. 1987년 파블로 아스코타가 멕시코 연방사법경찰에 사살되었고, 그 뒤를 이어 후아레스의 보스가 됩니다.

NAFTA가 체결되기 전, 정보를 미리 얻은 아마도는 농산물 및 축산물 기업들을 인수하여 새로운 유통 루트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는 새로이 개척한 루트로 콜롬비아 카르텔들의 마약을 운반했으며, 수수료를 받고 시날로아 등 타 멕시코 카르텔들도 이용을 가능케 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아마도는 역사상 가장 부유한 마약왕 중 한명이 됩니다.

아마도는 자신이 소유한 술집에서 총격세례를 받는 등, 무수한 암살시도를 받고 있었습니다. 아마도는 그 배후에 티후아나 카르텔의 아레나요 형제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1993년 메데인 카르텔, 1996년에 칼리 카르텔이 무너진 뒤, 미국 DEA는 이제 아마도를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마약왕들과 달리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기 보단 은인자중 하던 스타일이었던 아마도는 완벽하게 자신의 존재를 지울 것을 계획합니다. 1997년 아마도는 산타모니카 병원에서 얼굴 전체를 뜯어고치는 성형수술과 지방흡입수술을 받던 도중 사망했습니다.

아마도가 어이없이 사망하고 조직은 아마도의 동생 '첸테'에게 넘어갔습니다. 첸테에겐 아마도만큼의 리더십이 없었고, 멕시코 32개주 중 21개주를 지배하고 있었던 마약제국 후아레스 카르텔은 점차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다시 시간을 돌려 1993년, 엘 차포는 본인이 하지도 않은 오캄포 추기경 살해혐의로 체포되고 감옥에 수감됩니다. 그는 자신의 동생 '엘 포요'를 시날로아의 대외적인 보스로 내세운 뒤, 본인은 호화로운 옥중생활을 하며 7년간 카르텔을 옥중경영 합니다.

2001년 미국-멕시코간의 범인인도가 가능하다는 판결이 멕시코 대법원에서 나오자, 엘 차포는 즉시 탈옥하고 시날로아 카르텔의 보스로 복귀합니다. 그리고 같은 해에 카르텔의 역사를 격변시킨 대사건 9.11 테러가 벌어집니다.

엘 차포는 카르텔의 미래가 국경도시를 통한 육로운송루트에 있다는 걸 직감했고, 아마도가 개척해 놓은 후아레스 루트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아직까지도 후아레스 시는 멕시코 카르텔들의 전쟁터입니다.

하지만 엘 차포에게는 후아레스를 차지하는 것 이전에 처리해야할 선결과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일생의 대적 티후아나 카르텔의 아레나요 형제였습니다. 엘 차포는 흔들리던 후아레스 카르텔과 휴전 협상을 통해 운반 루트 몇개를 양도받고 다시 아레나요 형제를 쫓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 엘 차포는 본인이 매수한 경찰을 통해 라몬 아레나요를 사살하고, 벤하민 아레나요를 체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티후아나-시날로아의 전쟁은 다시 시날로아의 승리로 귀결되었습니다.

아레나요 형제를 처리한 엘 차포는 다시 후아레스를 조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후아레스 카르텔의 핵심 3인방 '삼바다', '엘 아술', '코로넬'을 포섭했고 후아레스는 절반으로 쪼개졌습니다.

분노한 첸테는 자신이 매수한 연방사법경찰을 동원해 엘 차포의 동생 엘 포요를 체포시켰고, 시날로아와 후아레스는 다시금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엘 포요는 1년 징역형만을 선고 받았습니다)

엘 차포는 첸테가 자신을 어른으로 모시고 후아레스 3인방의 시날로아 가입을 승인한다면 더 이상 후아레스의 영역을 넘보지 않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협상은 타결되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했습니다.

엘 차포의 시카리오들은 3인방이 빠져나간 이후 후아레스 카르텔의 2인자로 올라선 첸테의 동생 '로돌포'를 암살했습니다. 한달 뒤, 수감중이던 엘 포요는 첸테가 보낸 시카리오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각각 동생을 잃은 두 카르텔의 보스였지만 그들은 다시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는 새롭게 물리쳐야할 적이 생겼고, 또 다시 휴전에 합의하고 손을 잡았습니다.

그 적은 바로 '로스 세타스(Los Zetas)' 였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부기영화
20/02/26 16:36
수정 아이콘
다음편이 빨리 보고 싶네요. 나르코스도 아직 멕시코 편은 못봤습니다.
여자친구
20/02/26 16:48
수정 아이콘
너무 좋아요 이런 글 XD
묘이 미나
20/02/26 17: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구글에 los zetas victims 이미지 검색하면 제대로 고어물 볼수있습니다.
제가 왠만한 영화 고어물을 많이 봤는데 애넨 너무 쇼크함.
알테마
20/02/26 17:17
수정 아이콘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갔지만 한 때 미국 언론들은 로스 세타스를 가장 조직적이고 가장 잔인한 카르텔로 뽑았습니다.
DownTeamisDown
20/02/26 17:45
수정 아이콘
바이러스도 워낙 독하면 오래 생존 못하듯이 이녀석들도 워낙 독한녀석들이라 금방 사라진건가요?
알테마
20/02/26 18: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금방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로스 세타스는 한 때 멕시코 동부를 장악하고 엘 차포의 시날로아에 이어 멕시코 제2의 마약 카르텔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날로아 카르텔, 걸프 카르텔, 멕시코 정부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2010년대에 세력이 크게 약화된 뒤 조직이 파편화 되었습니다.
관지림
20/02/26 18:34
수정 아이콘
뭐죠.. 앵간한 영화보다 몰입감이 상당한데..
왜 끊어서 연재하는거죠 ...?? 크크
알테마
20/02/26 18:42
수정 아이콘
가독성 때문에 글을 끊고 있습니다. 아마 다음 글이나 다다음 글 정도에 마무리 될 것 같네요 :)
관지림
20/02/26 19:41
수정 아이콘
네 감사합니다
Jedi Woon
20/02/26 20:20
수정 아이콘
범죄자들의 세계는 무협의 세계와 닮은점이 많은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저런 카르텔급의 조폭이 없는걸 다행으려 여겨야겠죠?
20/02/27 11:27
수정 아이콘
오..나르코스는 계속 나오겠군요 흐흐르
다음편도 기대되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공지]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게시판을 오픈합니다 → 오픈완료 [53] jjohny=쿠마 24/03/09 14545 6
공지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47739 0
공지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24280 8
공지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47354 28
공지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16991 3
101194 시리즈 웹툰 "겜바바" 소개 [9] 겨울삼각형279 24/03/28 279 1
101193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마침표와 물음표 사이.(노스포) [2] aDayInTheLife2214 24/03/28 2214 1
101192 고질라 x 콩 후기(노스포) [20] OcularImplants3270 24/03/28 3270 2
101191 미디어물의 PC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78] 프뤼륑뤼륑6879 24/03/27 6879 3
101190 버스 매니아도 고개를 저을 대륙횡단 버스노선 [49] Dresden9594 24/03/27 9594 2
101188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17] Leeka9827 24/03/26 9827 0
101187 Farewell Queen of the Sky!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400(HL7428) OZ712 탑승 썰 [4] 쓸때없이힘만듬3524 24/03/26 3524 5
101186 [스포없음] 넷플릭스 신작 삼체(Three Body Problem)를 보았습니다. [48] 록타이트7838 24/03/26 7838 10
101185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5) [3] 계층방정3047 24/03/26 3047 7
101184 [웹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추천 [56] 사람되고싶다6578 24/03/26 6578 19
101183 진짜 역대급으로 박 터지는 다음 분기(4월~) 애니들 [57] 대장햄토리6247 24/03/25 6247 2
101182 '브로콜리 너마저'와 기억의 미화. [9] aDayInTheLife3869 24/03/25 3869 5
101181 탕수육 부먹파, 찍먹파의 성격을 통계 분석해 보았습니다. [51] 인생을살아주세요4874 24/03/25 4874 68
101179 한국,중국 마트 물가 비교 [48] 불쌍한오빠6313 24/03/25 6313 7
101177 맥주의 배신? [28] 지그제프8210 24/03/24 8210 2
101175 [스포있음] 천만 돌파 기념 천만관객에 안들어가는 파묘 관객의 후기 [17] Dončić5864 24/03/24 5864 7
101174 [팝송] 아리아나 그란데 새 앨범 "eternal sunshine" [2] 김치찌개2689 24/03/24 2689 4
101173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143] 천우희7085 24/03/23 7085 10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