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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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목표들은 서로 경쟁한다. 너무 많은 걸 한 번에 하면 안 된다.
올바른 식습관과 휴식이 의지력의 근원이다.
의지력은 늘릴 수 있지만 이를 유지하긴 어렵다.
자기절제를 잘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절제가 필요한 행동을 많이 하지 않는다. 이들의 행동은 자동적으로 행해지는 경향이 크다.
아주 작은, 하찮은 변화를 추구하되 많이 반복하는 것이 습관 형성에 유리하다.
안녕하세요 22입니다.
1. 의지력이 필요한 상황을 줄인다. (스킬을 아껴 쓴다.) - 기본 원칙
2. 의지력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마나 리젠을 늘린다.)
3. 의지력을 키운다. (마나통을 늘린다.)
4. 의지력을 조금만 써도 되게끔 훈련한다. - 습관화, 환경 변화 (마나 코스트를 줄인다.)
지난번 글에서 4번 전략, 의지력을 조금만 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봤습니다.
그와 함께 작고 하찮은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습관 형성에는 유리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번엔 조금 더 시스템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오디세우스와 세이렌
오디세우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트로이 전쟁 시절 그리스 최고의 지략가입니다.
그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그리스로 귀향하는 길에 수많은 시련을 겪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세이렌의 유혹입니다.
세이렌이라는 바다요정들은 배가 지나가면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합니다.
근데 이 노래소리가 너무 매혹적입니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자는 테러 옹호자로 만들어 버릴 정도죠.
세이렌 근처를 지나는 뱃사람들은 노래소리에 홀려 뱃머리를 세이렌을 향해 돌리게 됩니다. 그리고 세이렌은 그들을 잡아먹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어떤 방법으로 이 바다를 건넜을까요?
그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어마어마한 인물이었지만
본인의 의지력을 과대평가하지 않았습니다.
오디세우스는 노를 젓는 병사들의 귀는 밀랍으로 막아버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은 돛대에 묶어두고 병사들에게는 본인이 발버둥 칠 수록 더 세게 묶어두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는 유혹에 맞서지 않았습니다. 대신
유혹에 맞서는 상황 자체를 애초에 차단해버림으로 위기를 이겨냅니다.
코끼리와 기수
‘스틱’으로 유명한 딥 히스, 칩 히스 형제는 ‘스위치’라는 책에서 행동설계의 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는 브라이언 원싱크의 연구를 소개하는데요.
연구팀은 영화관을 찾는 손님들에게 관람 후 설문조사에 응하는 것을 조건으로 무료로 팝콘과 음료를 제공합니다.
관객중
일부는 중형 용기에 팝콘을 받았고 다른
일부는 대형 용기에 팝콘을 받았습니다. 중형이든 대형이든 팝콘 용기는 모두 매우 큰 편으로 자신의 몫을 모두 먹은 피실험자는 없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영화 관람동안 관객들이 먹은 팝콘의 양을 비교해봤습니다.
그랬더니
큰 용기의 팝콘을 받은 사람들이 작은 용기의 팝콘을 받은 사람들보다
53%나 더 많은 양을 섭취했습니다. 이는 21차례나 통에 손이 더 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팀은 영화도 바꿔보고 장소도 바꿔보고 하며 다양하게 실험했지만 이런 요소들은 실험 결과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습니다.
결과는 단순합니다.
큰 그릇을 받은 사람들이 더 많이 먹는다.
이런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심리학자 헤이트의 비유를 인용합니다.
우리의
감성적 측면을 코끼리에 비유한다면 우리의
이성적 측면은 코끼리 위에 탄 기수인 셈입니다.
기수가 고삐를 쥐고 있기 때문에 언뜻 보기엔 기수에게 통제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수와 코끼리의 의견이 서로 충돌한다면? 아무리 유능한 기수라도 코끼리를 이기지는 못합니다.
코끼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의지가 부족해서 못하는거야!” 라고 말하는 건 코끼리 위에 탄 기수에게 채찍질을 하는 셈입니다.
코끼리를 올바르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기수를 잘 훈련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끼리가 올바르게 움직이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 이들 중 상당수는 상황과 환경의 문제입니다.
호스의 물이 잘 안 나온다면 수도꼭지를 더 세게 틀기 전에 호스가 꺾여 있는지부터 확인해야죠.
마찰을 이기는데 집중하기 보단
마찰 자체를 줄이는 방법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전략의 방향 - 환경 설정
‘부의 추월차선’으로 유명한 엠제이 드마코는 ‘언스크립티드’라는 책에서 변화에 대한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그 중 한 가지는
‘전투지를 올바르게 파악할 것’입니다.
살을 빼고 싶은 사람들의 전투지는 어디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부엌이라고 대답하지만 그는 실제 전투지는 식료품점이라고 말합니다. 맛있는 걸 잔뜩 사 놓은 순간 이미 진 것과 마찬가지란 거죠.
좀 더 극단적으로, 나도 모르게 소파에 누워서 생각없이 TV를 시청하며 시간을 날린다면? 전투지는 소파가 아니라 전화기 앞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전화기를 들고 케이블 TV를 해약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란 겁니다.
비디오 게임을 그만 하고 싶으면? X-Box를 팔아버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조금 극단적인 조언들이긴 하지만 맞는 말인 것은 분명합니다.
앞선 글에서 소개한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목표 따위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라고 말합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목표를 버리고 시스템을 만드는데 초점을 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의 공통점은, 우리의 의지력이 약하다는걸 인정하고 억지로 이겨내려 하지 말고 시스템으로 맞서자는 겁니다.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다?
결심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내가 그 습관을 하기에
편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운동을 자주 하고 싶다면 운동복, 운동화가 눈에 띄게 해야 하고 건강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주말에 과일과 채소를 용기에 잘라서 소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나쁜 습관을 없애고 싶다면 그 행동에 필요한 단계를 늘려야합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Active X 시스템이 당신의 지갑을 지켜주는 최고의 골키퍼였다는 걸 생각해 보십시오.
범람하는 핀테크 시스템, 각종 XX페이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우리의 지갑을 보세요.
이래도 Active X 가 없어져야 할 기술입니까?
마무리
어떤 통계에 의하면 새해 계획의 성공 확률은 8%라고 합니다.
8%나 성공한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경찰 추산 8%인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더 나약합니다.
기수는 코끼리를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니 코끼리를 유혹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사용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