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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8/30 13:22:22
Name 고드헨드
Subject [일반] 꿈을 접은 사회초년생.
<백수 리즈시절>

'더 이상은 무리다.이러다 히키코모리나 악성 우울증환자가 될 지도 몰라. 에라 모르겠다. 꿈은 무슨..현실이 시궁창인데'

"그래~내가 하고 싶은일 따윈 없다. 그냥 일하고 돈버는 기계가 되자.그렇게 사회에 조금씩 무릎꿇고 사는거야.나라고 별 수있나..

어쩌다 보니 정치관련 사무실에서 일을 하게 되었네요..

일하면서 초반엔 아주 매우 심하게 힘들었어요.허허..저같은 그냥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도 힘들어 죽겠는데, 혹시 나만 힘든가..
이 일하다가 저 일 시키고..저 일하고 있으면 다른 일 시키고..이런 과정이 중복되고 중복되서..겹겹이 쌓이죠. 아 혼란스럽네.참

이거 할 줄 알아? 라고 물어보면 "당연하죠. 제 전문입니다" 그냥 내뱉고 봅니다. 그리고 집에와서 연구하고 공부하고..
결국 할 줄 알게 된 제 자신이 뿌듯하기도 하고..물론 맘구석엔 뭔지 알 수 없는 쓰라림이 느껴지기도 하고..


<사회 초년생>

최근들어서 요령을 피우기 시작했네요.  "내가  이거 열심히 한다고 대한민국 정치판이 좋아지겠어?'

맞습니다. 제가 열심히 하는거랑 정치판은 완전 별개더군요. 그동안  참 많은 걸 알고 겪었는데. 이판이 되게 잼있더라구요.
특히 식사를 좋아하는 분, 특정 지역 밤문화를 좋아하는 분, 뉴라이트 성향의 몇몇 분...보좌관이나 전화받는 놈까지 개판이더군요.

이건 완전 전화받고 있는 나를 삼국시대 백성의 개념으로 생각하더군요.'어디 감히..주제도 모르고'
물론 정말 친절하고 좋으신 분들도 많죠. 특히 생각치 않았던 의원들 보좌관들은 그 매너에 다시 보게된 경우도 있었구요.


일한지 이제 6개월 정도 되었는데.....일 시작할때는 너무 행복했어요. 일이라는걸 할 수 있었으니까요..'그래 꿈 그런건 없어.'

일을 하고 월급을 받고, 조금씩 통장에 돈을 모으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여러 사람 만나고..
이런 재미에 이런 패턴으로 나이먹다가 돈 좀 모이면, 장가가고 뭐...그렇게 사는거지.이게 젤 행복한 길이었구나..하하하


아니었나봅니다. 적어도 저에겐 아니었나봅니다. 아직 저에게 꿈에 대한 열정이 자격지심이란 이름으로 남아있었나 봅니다.

<친구와의 술자리>

나:XXX야 좋겠다. 학벌좋아서 알아주는 자산운용다니고..개XX  (술이 좀 많이 되었죠)

친구: 친구야...갑자기 왜 그러냐?

나: 야이 xxxx 니가 나보다 뛰어난게 뭔데? 스펙?외모? 그렇다고 니가 투자를 나보다 잘하냐? 패키지 사용도 못하고, 오피스도
     쓸줄 모르는 단지 학벌만 좋은 무식한 xx..사람 다룰줄도 모르고, 대할 줄도 모르는 멍청이가..왜?왜? 왜에애애애애?

친구:...............

나: 야..나 있잖아..사는거 힘들어 죽겠어..정말 원하지 않는 일 하는거..진짜 무섭다..나 하고 싶은 거 있는데..왜 못하게 하는거야..
     왜 xx 세상은..왜 하필 나야..나 노력 많이 했다고..진짜 죽도록 노력했다고..여기서 뭘 어떻게 더 하라고....흐흐흑...
    
나:야...너 나 살아온 거 봤잖아? 왜 나는 안돼? 난 노력해도 왜 안돼?누군 진짜로 원하는 거 하며 살고, 누군 하기 싫은 거 하며 살고..
    대한민국..이 XX...미치고 답답해서 완전 돌아버리겠다..친구야 나 어케 해야되냐?

친구: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을까? 세상에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사람들 얼마나 되겠어? 다들 일하면서 내성이 생기고 익숙해진
        거지...꿈? 좋지...그건 어릴때 꾸는거 아닌가? 지금은 꿈이 아닌 니 주위를 둘러봐야 되는 나이잖아..
        미안하지만 친구라서 냉정하게 말할게..접어라. 이 악물고 접어.  평생목표말이야.지금 하는게 싫으면 딴 거 찾아봐.
        근데 니가 원하는 일을 하긴 많이 힘들거야. 벽이 좀 높아. 이게 니가 못보고 있는 진짜 현실이다. 친구야....미안하다.

나: ................




겨우 6개월 남짓 일하고 벌써부터 하나하나 접고 포기하며 살아가는데, 나중 되면 제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 두렵습니다.

사람 사는거 그게 그거지만,  그래도 욕심도 부려보고 싶고,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네요.

꿈을 접으니 낙이 없네요..이건 정말 몰랐어요. 과연 사회 선배님들은 어떤 맘가짐으로 어떤 목표로 어떻게 살아가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앞으로 전  어케 살아나가야 할 지 참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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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30 13:36
수정 아이콘
예전에 금융권 회사에 들어가시려다가 학벌의 벽에 부딪혔던 사연을 올리셨던 그 분 맞죠? 워낙 임펙트가 강해서;;
자기가 꿈꾸던 일과, 자기가 잘 하는 일과, 자기가 해서 돈 버는 일이 일치하는게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셋 중의 하나는 버리고 두가지 정도만 충족시켜도 만족하고 살아야 하는게 현실인듯 합니다.

사실, 소위 명문대를 나왔다는 사람도, 자기 전공 살리는 직장에 들어간 사람.. 제 판단으로는 50%가 안되는것 같아요.
뭐, 이런식으로 다른 사람 예를 들어가면서 위로해봐야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건 저도 알지만서도...
- 그렇잖아요? 아프리카에서 어린애들이 굶어죽건 말건, 사실 나랑은 상관없잖아요. 내가 불행한거랑 걔들이 불행한거랑 무슨 상관인데???

아뭏든 힘내세요. 그리고 '버티세요'. 그러다보면 길이 생기기도 한답니다.
제 얘기를 하는게 좀 웃기긴 하지만, 전 사회생활의 시작을 조폭들과 함께 했습니다;;
뭐, 알고 들어간건 아니고, 들어가고 보니 돈 대주는 사람은 조폭두목이고, 사장은 사기꾼이고... 뭐 그렇더라구요;
거기서, 금 같은 청춘의 2년 세월을 날려먹었죠. -_-+

그다음에는 벤처회사 한답시고(IMF 직후, 한창 벤처열풍 불때) 그동안 모아둔 돈 다 까먹고, 또 1년여 날려먹고,
그다음에서야 쫌 괜찮은 중소업체에 들어갔는데, 그 회사도 1년 만에 망하고...
그렇게 구르다보니, 어느새 경력 8년차더라구요? 이쯤 되니까 몸값도 꽤 오르고, 업계에서 B급 이상 인재로 쳐주데요?
(스스로 A 급이라고 하기엔 좀 쑥쓰럽네요. 전 아직 C 급 같아보이지만...)

저 같은 경우가 좀 극단적인거 같긴 해도, 사회생활이라는게 원래 다 그런거더라구요. 후우...
... 갑자기 담배가 땡기는군요.. -_-)y=..ooOOO
08/08/30 13:43
수정 아이콘
두분다 장난아닌.. 후우...나도 곧 졸업하는데 한숨만..
이쥴레이
08/08/30 13:45
수정 아이콘
자기가 꿈꾸던 일과, 자기가 잘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돈 버는게 적어 걱정이 많더군요 ^^

하지만 만족중 입니다.

조금씩이라지만 돈을 모아 집을 사는 그날까지!

열심히 정진 해야겠죠!
08/08/30 13:54
수정 아이콘
피스님// 그래도 지나고 보면 다 술안주거리밖에 안됩니다.
그때는 진짜 죽을거 같고, 죽고 싶고.. 그래도, 나중에는 다 파란만장한 무용담이죠. 흐흐흐...
08/08/30 14:03
수정 아이콘
백수시절보다는 100배 낫다고 봅니다. 원하는 일을 하는 곳에 가셔도 같은 고민 하실거에요. 원하는 곳에서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제 시작인데 급할거 없어보이는군요. 첫 직장인데 조금 충돌이 있어도 꾸준히 몇년 정도는 경험삼는샘치고 다니는게 멀리보면 이익이 될 것 같습니다. 의지가 있으시니 길이 열릴 겁니다.
08/08/30 14:14
수정 아이콘
10대때 하던 고민을 20대가 되어 돌이켜 봤을때 느낌하고
20대때 하던 고민을 30대가 되어 돌이켜 봤을때 느낌이 비슷한거 같더라구요
어쩌면 그렇게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며 훈련을 시키는게 삶이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
켈로그김
08/08/30 14:48
수정 아이콘
친한 형이 말씀하시길..
인생 졸라 길다고..
지금 당장을 보면 저도 인생 한 턴 한 턴이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데,
돌이켜보면 인생 길긴 길더라고요.
퍼플레인
08/08/30 15:05
수정 아이콘
제 경험담입니다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영 아닌 거 같아도 이리저리 굴러가며 하고 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게 다 쌓여서 가고 싶었던 쪽으로 열리더군요^_^
바로가나 모로가나 서울만 가면 됩니다. 좀 걸려서 그렇죠. 지금 일도 잘 해 놓으세요. 금융권에서 일한다고 정치랑 담쌓는 거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거기서 인맥 잘 쌓아 놓으시면 득이 될 겁니다:D 힘내세요~!
고드헨드
08/08/30 15:57
수정 아이콘
AhnGoon님// 헉..어케 그걸 기억하시다니..부끄럽습니다..

지금 하는일을 계속 해보는것도 좋을거 같네요. 리플들 읽어보니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요. 감사합니다.
08/08/30 16:37
수정 아이콘
이제 스무살인데...벌써부터 참 무섭네요...
08/08/30 17:15
수정 아이콘
고드헨드님// 퍼플레인님의 댓글에 약간 사족을 달자면...
진짜 중요한건 자신의 꿈을... 사회생활 8년차, 10년차가 돼서도 잊지 않고 있느냐 입니다.
저 역시 중간에 외도(?)를 1년정도 했지만, 못견디고 뛰쳐나왔습니다. 거기는 꽤 안정된 대기업 계열사였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지금은.... 아직 그 회사에 있었더라면 느끼지 못할 즐거움을 누리면서, 연봉도 그 때 이상 받으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1년동안 익힌 노하우가 아니라면, 지금 회사에서 지금만큼의 역할은 해 내고 있지 못하고 있을겁니다.
그러니까 너무 짧게 보고 절망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진짜 앞으로 어찌 될지 아무도 몰라요.
사회생활 선배(?)로서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지구사랑
08/08/30 20:08
수정 아이콘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세파에도 의지가 퇴색하지 않으면... 결국은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이야 있겠지만, 사실 그런 것도 없으면 별 재미 없지 않을까요?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순항 미사일처럼 그렇게 살아 보아요. ^^
고드헨드
08/08/30 20:22
수정 아이콘
AhnGoon님// 감사합니다ㅠㅠ 역시 선배들이 좋군요..
상신유지
08/08/30 20:26
수정 아이콘
자기가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제 생각입니다만, 1000명중에 2명정도나 될까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만족하면서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그정도도 안될꺼라 생각합니다.

남들도 다들 그렇게 살아갑니다. 저 또한 다르지 않고 항상 술을 먹고 평소 부끄럽고 꺼내기 힘든 마음이 스물 스물 목구멍으로 올라올때 한마디씩 하죠. "아 열여덟, 내가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건 이게 아닌데..."

남들처럼 살지 않으려면 남들의 배만큼 노력해서는 안됩니다. 제생각엔 남들보단 1000배이상의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말은 멋지지만 저 또한 타협하며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아 열여덟....
펠릭스~
08/08/30 20:29
수정 아이콘
꿈이 우주정복인데
도대체 어찌해야 할지
Best[AJo]
08/08/31 01:05
수정 아이콘
펠릭스~님// '우주' 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를 찾아 아내로 맞이하면 됩니다.
쭈너니
08/08/31 11:07
수정 아이콘
나도 곧 졸업인데...휴~~~~~
이뿌니사과
08/08/31 12:18
수정 아이콘
냉정하게 말해서, 글쓰신분이 원하시던회사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막상 거기서 하게 되는 일은 원하는 일이 아닐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이구요.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는 사람은 반이 안되고, 직장에서도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그 반의 반이 안되는거 같습니다.
위 어느분의 리플대로, 인생 정말 길고 열심히 살아가다보면 또 생각 못했던 기회가 찾아오고..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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