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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2/21 13:25:34
Name 이쥴레이
File #1 movie_image.jpg (2.15 MB), Download : 100
Subject [일반] 사바하 -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소서(노스포) (수정됨)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유난히 사이비(?) 종교단체와 인연이 좀 많았습니다.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인해서 가족때문에 혹은 친구때문에 어쩔수 없이 그런 종교단체들을
혐오하고 진저리가 날 정도였죠. PGR에서도 아주 옛날 글을 쓴 기억도 나네요.

학생시절부터 깨달은것은 그런 종교인과 싸우거나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쪽 경전과 교리를 알아야 된다는것이었습니다.

상대를 알고 실체를 알아야 맞게 상대할수 있으니까요.

사바하는 얼핏보면 사이비 종교단체를 쫓는 미스테리 종교 스릴러일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러한 관점 영화가 아닐까 하고 예상하였고 초반은 제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흘러 갔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그런 제 생각과는 다른 종교영화적인 색채와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영화를 영화로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곡성과 유사한 느낌이었고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 입니다. 다만 주제의식과 결말에 있어 논란을 좀 다르게 그리고 간결하게 처리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는 합니다.

영화 러닝타임이 긴편인데 기승전결 관점에서 기승전전전전결 로 약간 늘어지면서 결이 너무
아쉽다는것입니다. 좀더 임팩트 있는 마무리가 되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입니다.

중간에 여러번 꼬아서 관객을 착각 빠트리면서 여기서도 과도하고 친절하게 주인공인 이정재를 통해서
충실한 해설(?)자로 풀어줍니다. 이정재는 관객과 같은 관찰자가 아닐까 합니다.

감독 전작인 검은사제들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러한 오컬트적인
장르 영화가 나온게 대단하였고 재미와 비주얼이라고 쓰고 강동원이 모든걸 해냈죠.

저는 호러영화나 공포영화, 잔인한 영화들을 싫어하고 잘 보지 못합니다. 그동안 여름철에
나오는 한국 공포 귀신 영화들은 참 싫어하였습니다 깜작 놀라게 하거나 저주라거나 괴물등이
나오는 등등..

하지만 검은사제들은 이와 다른 전혀 다른 미스테리/스릴러/오컬트 를 재미나게 보여주었죠.
이영화 이후 곡성이 저에게는 귀기어린 영화와 영화적인 해석요소등을 많이 던져주면서 완성형을
봤습니다.

사바하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전작인 검은사제들보다 더 발전된 이야기 전개와 깊이 있는
주제를 던져 줍니다. 연출도 개인적인 느낌으로 더욱 감독색깔에 맞게 진일보 했다고 생각합니다.

곡성이전에 이영화가 나왔다면 한국에서 이런 오컬트
영화에서 가장 추천할 작품이겠지만, 아쉽게도 곡성이라는 영화가 나왔기에 벽이 있을수 있네요.

저는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거리를, 그리고 영화 대사와 장면을 회상하면서 아 그래서 그런 대사가
나왔구나, 아 그래서 그런 장면이 설정되었구나 하는걸 좋아합니다. 바둑 이후 복기하듯 이영화 그렇게
복기하는 맛이 상당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간에 정말 딱 소름끼치면서 울컥하게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무서운 장면이 아닙니다.)
감독의 연출이 더 세련되었구나라고 하는 장면인데 영화를 보시면 누구나 비슷한 감상에 빠질거 같네요.
이 감독은 검은사제에서도 가장 연출에 중요한 포인트를 강동원을 통해 보여줬는데 사바하에서도 유감없이 울컥하게
만들어주는 진실의 장면을 사람이 아닌 소품을 통해 보여 줍니다.

그래서 앞으로 감독에 차기작이 더 기대가 됩니다. 1편인 검은사제들과 2편인 사바하.. 그리고 마지막 3편으로 1&2편 크로스
오버도 고려하고 있다는데 시리즈물로서 괜찮은 플롯 입니다.

감독이 노린것인지 모르지만 검은사제들 배경이 2014년이었고 이영화도 배경이 2014년 입니다.
사바하에서 전작 검은사제 패러디인지 모르지만 검은수녀들 이라고 농담을 주고 받는 장면이 있어서
1편주인공인 김윤석&강동원 사제신부와 2편 이정재 목사&스님 조합까지 나왔기에..

3편은 이슬람이나 힌두교일려나 합니다. 크크

보는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수 있는 영화이지만, 이감독에 검은사제들을 재미있게 보신 사람이라면
이번 사바하 역시 재미있게 볼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종교인이라면 기독교이던 불교이던 혹은 다른 종교단체이던 사람에 따라 불편한 영화가 혹은 불편하지
않은 영화가 될수도 있겠네요.

본질을 따지면 사바하는 믿음에 대한 종교 영화 입니다.

작년하반기부터 올해초까지 본 한국 영화중 가장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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