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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2/26 23:48:52
Name 김티모
Subject [일반] 내가 살아오면서 본 유명인들. (수정됨)
문득 제가 살아오면서 만난 유명인들은 어떤 분들이 있을까? 하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써봅니다.
여러분은 어떤 유명한 분들을 만나보셨나요?

봤다는 기준은 먼 발치는 아니고 제 주변 3미터 내에서 본 경우에 한정했습니다.

1. 김한국(개그맨)
당시 제 나이는 잘 기억이 안나고 아무튼 어린이 시절 김해공항에서 뵈었습니다. 한참 쓰리랑부부, 동작그만 등으로 잘 나가시던 때였는데, TV에서 본 순둥한 모습이랑은 다르게 대단히 카리스마있고 강렬한 인상이었습니다. 부인이랑 신혼이시던 무렵이지 싶네요. 잡지 인터뷰에서 사진을 본 적이 있어 얼굴을 기억하고 있던 부인이랑 다정하게 대화를 하고 계셨습니다. 코미디언이라고 마냥 웃긴사람이 아니구나 하는걸 어린 나이에 깨달았던 순간이었죠.

2. 김영삼(정치인)
중학교 때였는데, 그날 오후부터 학교에서 선거유세가 있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 즈음에 갑자기 예고도 없이 후배들 보러 왔다며 학교로 들어오셨습니다. 당시 시절 생각해보면 예고하고 왔으면 입구부터 선생님들이 도열해있어야 정상이죠. 근데 다 점심드시려 가셔서 운동장에서 놀던 학생들만 신나게 악수를 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꼬꼬마들의 악수 받아주시고 내가 누군지 아나? 요런 질문 하시다 유유히 다시 학교 밖으로 나가셨고, 점심 드시고 온 선생님들은 뒤늦게 소식을 전해듣고 혼비백산을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 모습에 이끌려 오후 유세도 들으려고 학교에 남아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의 급작 방문을 유세 첫 머리에 넣으셨더군요. 나머지 유세 내용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당시 대통령이었던 노태우 까는게 반, 백담사에 가있던 대통령 친구 까는게 반이었습니다.

3. 민해경(가수)
김포공항에서 뵈었는데... 처음엔 민해경씨인걸 모르다가 비행기 타고 내릴 때 선글라스를 벗고 계셔서 알았습니다. 키가 생각했던거보다 더 작고 그에 비해 비율이 대단히 좋아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4. 이봉걸(씨름선수)
서울에서 부산가는 기차 안에서 뵈었는데, 제가 살아오면서 직접 본 사람중에는 제일 컷지 싶습니다. 2미터 5센티시니... 당시에도 이미 선수생활 하신것은 오래 전 일이라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는게 당연할텐데, 어마어마한 덩치의 초로의 신사가 성큼성큼 걸어가니 자연스럽게 모든 이목이 집중되더군요. 근데 전 당시만 해도 이만기선수 팬이어서 사인 요청은 안 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후회가 되네요 크크.

5. 임하룡(코미디언, 배우)
리버사이드 호텔(지금은 코리아나 호텔이죠?)의 식당에서 뵈었는데, 역시나 TV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대단히 날카로운 인상이시더군요. 한참 김정식씨랑 밥풀떼기 마른장작 뭐 이런거 하시던 때였습니다. 당시 제 아버지랑 이미지가 비슷해서 눈도 못 마주치고 우와... 하고 잠깐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다른 테이블에서 좀 용기있는 어린이가 사인 요청을 했는데 살짝 미소지으시면서 정중히 거절을 하시더군요. 연예인은 절대 티비 모습 보고 평소 모습 예단하면 안됩니다. 특히 개그맨들이 그렇다더군요. 예를 들어 신동엽씨 같은 분도 만나보진 못 했는데 실제로 보면 다르...지 않을까요?

6. 최동원(야구선수)
프로야구를 구덕야구장에서 잠깐 했던 시절에, 선수들은 경기 끝나고 나면 시설이 열악했던 구덕야구장 라커룸 대신 근처에 있던 목욕탕중에 제일 최신 시설이었던 제가 살던 동네에 목욕탕으로 자주 목욕을 하러 왔습니다. 당연히 부산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그분들은 목욕하고 나오면 동네꼬마들의 사인 공세에 시달리곤 하셨죠.  최동원 선수도 그 분들중 한분이셨습니다. 꼬마들이 사인 해달라 조르면 "하 이노마들이 맡겨놨나" 하시면서도 일일히 사인해주시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한마디 덕담도 잊지 않으셨고, 어쩌다 경남중 야구부 학생이 보이면 동생을 만나신 것 마냥 반가워하시면서 짧은 시간이나마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시곤 하셨습니다.
그 뒤로도 몇번 뵈었는데 사직구장이 신축되고 구덕야구장 쪽엔 올 일이 없어지자 자연스레 못 만나게 되었죠. 요즘도 많이 그립습니다.

7. 여운계(배우)
제가 만난 유명인중에 가장 가까이서 오래동안 만난 분입니다. 돌아가시기 몇년 전이었는데, 서울에서 부산행 기차를 탔는데 바로 옆자리에 앉으셨어요. 아마 수원에 있는 어딘가에 가시는 중이었나 봅니다. 당시 대장금으로 젊은 층에서도 그냥 할머니역 많이 하는 배우가 아니고 최고상궁님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는데, 매니저도 없이 혼자 가시면서 낡은 수첩에 볼펜으로 스케쥴 관리를 하시고 통화를 하시다 수원에서 내리시더군요. 통화할때 상대가 받자 "네, 여운계에요"하시던 맑은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8. 이병헌(배우)
당시에 김은정씨랑 같이 했던 런어웨이라는 영화 홍보차 부산을 방문했을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참 신인 연기자로 주가를 날리던 시절인데... 지금은 없어진(cgv 남포라고 아주아주 작은 극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부산 국도극장 앞에서 혼자 길을 잃으셨는지 저한테 길을 물어보시더군요. 부영극장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보셨고. 바로 길건너 모퉁이 돌면 보이는 곳이라 길을 가르쳐 드렸는데... 알겠다 하시고는 자갈치시장쪽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시더라고요; 방향치 이신건지 위치 알았으니 자갈치 구경이나 하러 가려고 하신건지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9. 이효리(가수)
모 게임사에서 한때 이효리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적이 있는데... 지스타의 전신이던 카멕스 사인회에 가서 만났습니다. 이게 제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연예인 사인회 간 거였는데, 저는 사실 SES의 슈를 좋아했어서 좀 시큰둥 했는데 직접 보니 과연 아이돌이더군요. 너무 이쁘시더라고요. 당시에 태닝을 좀 진하게 하셨었는데 태닝 갈색톤 별로 안 좋아했는데도 다시 안보고 그냥 봐도 선녀같으셨습니다.

10. 량현,량하(가수)
JYP에서 처음 듀오로 낸 가수들입니다. 한참 비트매니아가 붐을 일으키고 DDR이 전국에 깔리기 직전 쯤? 이었으니 98년 초 쯤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고래잡는 오락실로 바뀐 충무동 오락실에서 아버지로 보이는 분과 비트매니아를 한판씩 하고 나가더군요. 그때는 셧다운제 같은게 없어서 밤 10시 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1년쯤 뒤에 티비에서 보고 당시 같이 목격했던 여사친이랑 음? 쟤들 오락실에서 본 걔들 아님? 헐 진짜네? 하고 놀랐었습니다. 어린 꼬꼬마들이 머리 노랗게 물들이고 외모도 워낙 기억하기 좋아서 그날 같이 봤던 두사람이 다 기억을 하고 있었다는게 좀 재밋었네요.

프로게이머들도 꽤 많이 가까이서 봤는데, 요거는 생략을 하겠습니다. 쓰다보니 겜게에 어울리는 글이 되어버려가지고 크크크
김대기, 기욤페트리, 김대호(쇼타임), 황태민, 서지수 같은 분들을 가까이서 봤습니다. 새삼 맨 앞줄은 거의 선수랑 붙어서 경기를 봤던 메가웹이랑 세중게임월드가 그리워지는군요. 아 세중은 거리가 좀 있었네요.
김동준해설은 만난건 아니고 당시 지인 무리 중 스타 1:1 지는걸 본 적이 없는 한 친구가 프로게이머 엔투루키한테 발렸다면서 리플을 줬는데, 본진에 갇혀 말라죽어가던 친구의 발키리 몇대가 퓽 하고 미사일을 쏘니까 뮤탈이 사방으로 흩어지는걸 보고 컬쳐쇼크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유명한 분들은 제가 요새 시골에 쳐박혀서 살다보니 잘 못 만나뵙네요. 서울 사시는 분들은 막 길가다가도 만나고 그러시겠죠?
꾸라를 티비 안 통하고 직접 보고 싶은데 부산에서 공연 한번 안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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