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살기가 힘들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옥죄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정신적 고통이 그만큼 극심하다. 그 때문에 정신과에 다니고 온갖 심리치료나 상담을 다 받아봤고, 그 담당의나 심리치료사나 결코 만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 정신적 고통은 도저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참고 또 참는다. 어떻게든 미래에 행복을 맛볼 순간만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렇게 고통을 감내하다 보면 분명 행복할 순간이 올 것이다. 그렇게 믿고 있다.
근데, 언제까지 참고 인내해야 하지?
스스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을 해보았다. 당장이라도 행복이라는 이름의 과실이 눈에 보이면 맛보고 싶다. 하지만 도저히 행복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 와서 보니, 암이 이미 다 전이돼서 암세포가 알아서 생산되듯이 내 마음은 고통을 자기가 알아서 생산하고 있다. 처음부터 암을 갖고 태어나지 않듯이, 나도 처음부터 고통을 안고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내 마음은 고통에 찌들고 또 찌들더니 어느샌가 자기가 알아서 고통을 생산하는 공장이 되어서 나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고통은 나 자신에 대한 분노를 낳고, 그 분노는 다시 고통을 생산하는 원동력이 되고, 그 고통은 다시 나 자신에 대한 분노를 낳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던 것이다.
해답은 단순하다. 이 악순환을 끊는 것. 내 자신에 대한 분노를 그만두는 것이다. 하지만 도저히 그만두고 싶지 않다. 내 자신이 고통을 받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든 분풀이를 해야 하니까. 그렇다고 그 분노를 외부로 돌릴 수도 없다. 돌리는 순간 나는 전과자가 되 버릴 테니까. 그래서 나 자신이라도 부숴야 직성이 좀 풀리니, 이런 짓을 하는 것이다. 내 자신을 욕하고, 쓰레기 취급하고, 온갖 안좋은 말만 골라서 나 자신을 폄하하고...
이대로는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을 것 같다.
내 자신에 대한 분노를 그만두고 싶다. 하지만 내 자신은 그걸 원치 않는 듯하다. 당장 분풀이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으니까. 그렇다고 이대로 가면 나락은 불 보듯 뻔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나, 정말 헛산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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