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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9/27 21:15:23
Name 메모네이드
Subject [일반] 글쓰기의 즐거움
안녕하세요, 눈팅족 메모네이드입니다.
오랜만에 글쓰기 버튼을 누릅니다.
언젠가 써야지, 써야지, 하던 이야기가 있는데 왠지 오늘에서야 쓰고 싶어졌습니다.
마감이 닥치면 마감 빼고 뭐든 다 재미있다더니 그 말이 딱이네요.

-

저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합니다. 좋아했습니다.
정말 그림밖에 모르는 분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남들은 가고 싶어도 못가는 대학에서 미술학사를 받았으니까요.
대학 동기들은 정말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투성이었습니다.
제 그림은 개성있는 편이지만 잘 팔릴만한 그림은 아니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그림을 그립니다. https://blog.naver.com/memonade/220609467926

대학을 다니면서 좌절을 많이 했습니다. (존잘님들 넘 많아 내 그림 쓰레기야) 졸업하고 거의 그림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 그림과 전혀(거의) 상관없는 일을 하고 심리학을 배우고 그러다가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습니다.
가끔 블로그에 생각을 적어놓고, 좋은 책이나 영화를 만나면 감상을 적어놓고,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때 가뭄에 콩 나듯 커뮤니티에 뭔가 적고, 저에게 글쓰기는 딱 그런 용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동안 읽은 책을 정리하다가 10년 전에 쓴 독서 감상문을 발견했습니다.
이걸 내가 썼다고? 참트루??
믿지 못해서 세 번이나 읽었습니다. 너무 내 취향으로 잘 써서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쓴 독서 감상문이었거든요.
백영옥 작가의 스타일이라는 소설을 보고 적은 감상문이었는데 책 내용, 감상, 생각, 이런 걸 어찌나 잘 버무려 썼는지...

그날 이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잘 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게 올해 5월 중순이었습니다.

-

곧 10월이 됩니다.
웹소설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한 달동안 길지 않은 로맨스 하나를 마무리했습니다.
웹소설 아카데미를 등록했습니다. 요즘은 주 7일, 매일매일 서너 페이지를 쓰고 있습니다.
연재하는 날을 기다린다는 댓글을 받았습니다.
좋아하는 플랫폼의 무료 순위 끝자락에 올랐습니다.
출간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쁜 소식은 제가 매일매일이 무척 행복하고 즐겁다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 등원시키고 노트북 앞에 앉는 순간만큼 행복한 때가 없습니다.

처음 글을 쓸 때는 나의 일부를 꺼내놓는 기분이라 부끄럽기도 했는데
점점 이야기를 엮고 풀어나가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살아서 머릿속을 노니는 기분이, 그들을 지켜보며 자판에 옮겨 담는 순간이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마감도 없이 수익도 없이 그저 글을 쓰는 이 시기가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솔직히 이런 행복이 무너질까봐 출간하기 싫은 마음도 큽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어떻게 30년이 넘도록 모르고 살았을까 싶습니다.

피지알에는 꼭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가끔, 어쩌다 와서 남기고 가는 글에 잘 읽었다는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주신 용기도 글쓰기를 시작하는데 한 몫했으니까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선비사이트라 불리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덕분에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좋아하는 일, 사랑하는 일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이런 행복을 나만 아는 건 너무 아깝거든요.
저는 저녁먹고 또 쓰러 갑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

마속 나무위키 문서 2.3. 가정의 패전 인용

"그런데 여기서 마속은 제갈량의 명령을 무시하고 길목에 세워야 할 방어진지를 산 꼭대기에 세우는, 전쟁사상 다시 없을 바보짓을 한다.
부장 왕평이 필사적으로 말렸지만 이마저도 무시해버린다."
마스터충달
18/09/27 21:31
수정 아이콘
저도 언젠가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장편 쓰는 비법 좀 알려주십쇼;;; ㅠ,ㅠ 단편은 많이 쓰는데 장편은 감이 안 와요 ㅠㅠ
메모네이드
18/09/28 09:31
수정 아이콘
저도 모르겠어요 ㅠㅠ그냥 쓰다보니 길어지더라고요... 허허헣 판무처럼 몇 백 몇 천화 쓰시는 분들 정말 대단해요.
쭌쭌아빠
18/09/27 22:08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어떤 플랫폼에 어떤 방식으로 연재하셨는지 팁 좀 얻을 수 있을까요? 크크
메모네이드
18/09/28 09:32
수정 아이콘
저는 현대 로맨스라서 네이버랑 로맨스 플랫폼 몇 군데 연재했어요.
네이버가 보편적이긴 한데 보수적이고 댓글도 짜서 다른 플랫폼이 더 좋더라고요~
남자분들은 네이버, 조아라, 문피아 이정도에서 쓰시는 것 같아요!
쭌쭌아빠
18/09/28 09:54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건필하세요~!
18/09/27 23:34
수정 아이콘
취미가 업이되면 고단해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끝까지 재미를 유지하시면 대성하실겁니다
메모네이드
18/09/28 09:33
수정 아이콘
그랬으면 좋겠어요.
게임 좋아해서 게임회사 들어갔다가 완전 똥되서 나온 기억이 있거든요.
종일 게임하고 돈 버니 좋을 줄 알았는데...
돈 포기하고 취미로만 계속 쓸까 싶어요.
아마데
18/09/28 01:47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건 행운이죠
메모네이드
18/09/28 09:3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진짜 행복해요 >.<
카푸스틴
18/09/28 11:34
수정 아이콘
블로그에 만화를보니 그때 결혼담 올리셨던 그 분이신가 싶네요 크크크
그 분이라면야 필력은 이미...
메모네이드
18/09/28 12:01
수정 아이콘
맞아요! 그거 보셨구나. 헤헤 감사해요~
필력이라니 크크크
Thursday
18/09/28 13:14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흑흑..
메모네이드
18/09/29 09:55
수정 아이콘
흑흑 ㅠㅠ 감사합니다
근데 왜 우셔요 ㅠㅠ?
Thursday
18/09/29 12:43
수정 아이콘
감동의 눙물이에여
미요아부지
18/09/29 05:27
수정 아이콘
역시 게임을..와우를..
왜 베타테스트만 하고 말았단 말인가..흑흑
메모네이드
18/09/29 09:56
수정 아이콘
주변에 언니동생들 보면 다른 게임은 잘 안해도 와우는 확팩 나올 때마다 조금씩(?)은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미요아부지
18/09/29 15:18
수정 아이콘
지금 처음부터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괜찮다고 해주세요 엉엉
메모네이드
18/09/30 22:48
수정 아이콘
괜찮습니다.. 크크크크
무슨 게임이든 열심히만 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블소 아이온 열심히 달리던 언니들 많았는데 다 뭐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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