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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8/31 13:00:39
Name 시드마이어
Link #1 https://brunch.co.kr/@skykamja24/177
Subject 카고 컬트(Cargo cult)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 미국은 태평양 전쟁을 하고 있었다.


사모아 제도에 파견된 미군들은 무전기로 자신들의 물자(Cargo, 화물)을 지원받았다. 현대인들에겐 무전기와 비행기는 전혀 놀라운 게 아니지만 원주민들에게는 달랐다. 그들에겐 비행기는 거대한 새였고, 그런 동물들을 명령하는 미군들은 [신]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사모아 제도엔 새로운 종교의식이 나타났다. 바로 [카고컬트(cargo cult)]라 불리는 종교의식이다.
그들은 군인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했다. 나무로 총을 만들고, 짚으로 비행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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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모든걸 똑같이 따라했다. 군인들처럼 걷고, 군인들처럼 무전했다.
비록 나무토막 무전기였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하늘에서 거대한 새가 나타나 자신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보내주길 기다렸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나무 총, 나무 무전기, 짚으로 만든 비행기까지 모양은 흡사했지만, 하늘에서 카고(Cargo, 화물)가 떨어지는 일은 절대 없었다.


원주민들만 이런 미신을 믿을까?

우리도 미신을 믿고있는게 아닐까?



"일찍 일어나야 성공하지!"
"방 정리도 안 하면서 회사는 잘 다니겠니?"
"규칙적으로 생활하지 않으면 성공 못해!"



한 때 아침형 인간이 트렌드였던 시절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성공한 인물들 중엔 올빼미형도 많고, 평범하게 일어나는 사람도 많다. 도리어 늦게 자는 이들이 일찍 자는 이들보다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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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알아주는 부자 빌 게이츠 형님을 보자. 그는 일찍일찍 일어나고, 정리도 잘했을까? 규칙적으로 삼시세끼 챙겨먹고, 꾸준히 운동도 하면서 최고의 기업을 만들었을까? 그는 부모님도 포기할 정도로 [심각하게 방정리를 안하는 아이]였고, 그의 삶은 규칙적이지도 않았다. 한창 바쁠 땐 한 달에 20시간 잤다는 썰도 있다. 빌게이츠 뿐 만이 아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인 아인슈타인도 정리를 하지 않기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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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갖고 싶은 [나무토막 무전기]가 많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선 저것만 있으면 될 거 같은게 너무 많다.
그 뿐이랴? 열성적인 [무전기 판매원]들로 가득차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메세지를 채웠다.
"아직까지 나무 무전기로 고생많으셨죠? 이 무전기는 나무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어요! 이건 정말 카고가 떨어집니다!"


서점, TV, 유튜브, 신문 등 온갖 곳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무전기를 판매한다.
"여러분이 고생한건 다 구식 무전기 때문입니다. 여기 신식 무전기는 다릅니다!"


나는 모든 종류의 무전기에 관심을 끄기로 했다.

이 참에 공식적으로 밝힌다.
["무전기 안 삽니다! 안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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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31 13:04
수정 아이콘
근데 하루에 20 시간 자도 성공하는 건 빌 게이츠나 그런 거고,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잠을 줄이고 일을 많이 해야 그나마 풀칠이라도 하는 건 사실일 겁니다. 카고 컬트도 문제지만 카고 컬트가 컬트인 것을 깨달았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별로 없다는....
시드마이어
18/08/31 13:06
수정 아이콘
잘못 보신거 같은데 하루가 아니라 한달입니다;;
18/08/31 13:11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영화 보다가 댓글 달았더니 이런 참사가.... ㅠ
사악군
18/08/31 13:09
수정 아이콘
한달에 20시간 잤답니다..

우린 그러면 죽습니다 빌게이츠 체력 짱짱맨인 것
롯데닦이
18/08/31 16:01
수정 아이콘
글에 하루를 한달로 바꿔도 똑같은거같은데요ㅠㅠ

빌게이츠 -한달에 20시간자서 성공함
나 - 죽거나 다음달에 20일 잠
18/08/31 13:06
수정 아이콘
꽃들에게 희망을.
사악군
18/08/31 13:10
수정 아이콘
'진짜' 무전기와 무전에 응답해줄 시스템이 필요한거죠 크크
CoMbI COLa
18/08/31 13:10
수정 아이콘
무전기라면 P96K정도는 써 줘야 대화가 되죠. 하지만 안 사요. 줘도 안 가져요.
최초의인간
18/08/31 13:16
수정 아이콘
보안과 전파거리가 뛰어난 PRC-999K 써보쉴..?
미트파게티
18/08/31 13:47
수정 아이콘
최고의 대화는 전기톱이 있어야..
Dark and Mary(닭한마리)
18/08/31 20:39
수정 아이콘
950K 안써보셨음 말도 마세요. 다이폴 어후
18/08/31 13:19
수정 아이콘
그럼 이제 방정리를 그만둬볼까 합니다..
아점화한틱
18/08/31 13:26
수정 아이콘
훌륭한 사람은 방정리를 안한다는 명제가 참이라고 해도 방정리를 안하는 사람은 훌륭하다는 명제가 참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산적왕루피
18/08/31 13:29
수정 아이콘
원빈 장동건은 술집에서 혼자 가만히 있어도 여자가 알아서 꼬이지만, 우리는 혼자 있으면 쫏겨나잖아요.. 우린 안될꺼야 아마...ㅜ_ㅜ
아점화한틱
18/08/31 13:25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봤던 일화네요. 원시 종교의 형성과정을 현 시대에서 재현한것 같은 일화인지라...
Dark and Mary(닭한마리)
18/08/31 20:42
수정 아이콘
이걸로도 단편소설 한편은 거뜬할듯요 . 실제로 있는지 검색해봐야 겠네요
최종병기캐리어
18/08/31 13:28
수정 아이콘
방정리는 성공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어머니한테 혼나지 않으려고 하는 겁니다.

방정리 안 하고도 혼나지 않으려면 빌게이츠만큼 벌어오거나, 아인슈타인만큼 천재거나....
치킨백만돌이
18/08/31 13:36
수정 아이콘
한국에 태어난 빌게이츠
:빌이병 관물대 정리가 이게 뭔가?
간바레
18/08/31 13:40
수정 아이콘
현실... 개금수저라 군대 편하게 가따옴
18/08/31 13:51
수정 아이콘
엇. 빌이병이 비리병이 되었어!!!
모모이 하루코
18/08/31 14:35
수정 아이콘
명문대 출신이라 사단장 아들 과외하러 갔답니다
Zoya Yaschenko
18/08/31 14:17
수정 아이콘
(내 생각엔)을 뺀 말들이 참 많죠.
아침바람
18/08/31 14:30
수정 아이콘
잔인한 말일 수도 있는데
(너는 재능이 없으니) 일찍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그래라.
(너는 못생기고 매력이 없으니) 깔끔하게 살기라도 해라 일수 있는거죠...
제가 그렇습니다.
vanillabean
18/08/31 14:35
수정 아이콘
자기계발 책을 읽어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던 사람이지만 새벽까지 놀다 자던 것도 좀 자제하고 밤에 카페인 음료 마시던 것도 절제하고 해서 좀 신경 쓰고 있어요. 이제 20대처럼 놀면 진짜 힘들거든요. 아침에 적당한 시간에 일어나고 규칙적으로 살려고 하는 게 성공을 좇는다기보단 몸이 조금이라도 편하려다 보니 그렇게 되는 거 같아요.
윌로우
18/08/31 16:13
수정 아이콘
의식에 청바지를 맞춰입는다고 한거겠죠? 뭔가 아이러니 하네요.
자루스
18/08/31 16:18
수정 아이콘
글쓴이님의 말씀에 대부분 공감합니다.
결국 사회가 요구하는 생활로 가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빌게이츠나 이런경우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서 재능없는 사람이 하기에는 좀 그렇잖아요.
또 그렇게 하다가 시간과 행복을 날려버린 사람들이 몇십배는 더 많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정리도 못할 정도로 하나에 파고 드는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봅니다.
적어도 한번은 가능하다면 몇번은 해봐라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지금도 시도할 수 있는, 시도하고 있는 나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은때까치
18/08/31 16:30
수정 아이콘
주제가 뭔지 모르겠어요. 분명 여러가지 사회규범 중
카고컬트가 있죠. 근데 그 중 뭐가 미신이고 뭐가 진짜인지 알수 있는 방법이 우리에게 있나요?

유전자는 바꿀수 없으니, 바꿀수 있는걸 하는거죠. 공부나 방청소 같은거요. 뭐가 가장 효율적인지 각자 생각이 다를 뿐이고.

뭐가 올바른 노력이고 뭐가 미신인지를 구별하는건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공부가 방청소보다 성공과의 인과성이 높다, 라는 가설을 검증 혹은 반증하기 위해 필요한건 수십년간의 연구겠죠. 근거 없이 방청소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건 무의미합니다.
김뮤즈
18/08/31 16:59
수정 아이콘
제가 글쓴분은 아니지만; "아침형 인간이면 성공한다" 따위의 뭔가 '특별한' 방법이 적혀 있는, 흔히 볼 수 있는 자기계발서에 적힌
다른 사람의 성공사례에 자신을 맞춰 아둥바둥 살 바에는, 자신만의 성공의 길을 찾는 것이 더 낫다 아닌가요
은때까치
18/08/31 17:51
수정 아이콘
네. 저도 그 메세지는 동의하는데, 글 앞부분을 대부분 차지하는 카고 컬트 비유가 저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사람의 성공사례 대신 내가 생각하기에 최선인 길을 가겠다] 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 [전자가 틀릴 수도 있다] 라는 비유, 즉 카고 컬쳐를 가져오는건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두 측이 생각이 다른거죠.

글쓴분이 글을 통해 가치관을 강요받는 사회 분위기 ㅡ 무조건 일찍 일어나 ㅡ 를 비판하고 싶었다면, 저도 당연히 그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 경우에 부당한건 강요지, 일찍 일어나는게 틀려서는 아닙니다.
18/08/31 17:10
수정 아이콘
이 글이 방청소를 하지 말라는 글로는 전혀 안 읽히는데, 어떤 점에서 무의미한지 알려주세요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싶네요
은때까치
18/08/31 17:35
수정 아이콘
일찍 일어나기, 방청소 등을 미신이라고 표현하셨는데, 그게 성공을 위해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없지만 역으로 효과가 없다는 증거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아마 카고 컬트라는, 명확하게 무의미한 미신에 그것들을 비유한게 저는 맘에 안들었나 봅니다. 정확한 비유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내 행동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다른사람들은 신경꺼라ㅡ 라는 메세지는 사실 저도 크게 동의합니다. 선택에 대한 책임만 지면 되는거죠.
사악군
18/08/31 17:46
수정 아이콘
어떤 성공사례가 있을 때, 그 성공의 원인을 분명하게 파악하지 않고 외관이나 무관계한 성공자의 습관을 모방하는 것은 아무리 열심히, 정확히 따라하더라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은때까치
18/08/31 18:03
수정 아이콘
당연히 그 부분은 동의합니다. 써 주신 댓글이 카고 컬쳐 아날로지에서 말하고 싶은게 정확히 맞죠.

제가 뒷부분 - 열성적인 무전기 판매원이 피곤하다 - 때문에 헷갈린거 같습니다. 하나의 글에서 2가지 주제가 혼재되어 있어서 그 부분에서 제가 위화감을 느낀 것 같습니다.

1. 카고 컬쳐는 겉모습만 따라하는 것이므로 무의미하다.
2. 카고 컬쳐를 강요하는 사회가 피곤하다

1과 2는 별개의 주장인데, 1에서 2로 슥은하게 넘어가서 마치 1이 2를 부연하는것처럼 제가 이해한 것 같습니다.

첫 댓글을 명확하게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써서 오류가 많네요ㅠ 제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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