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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04 22:59:43
Name Love.of.Tears.
File #1 Cena.jpg (40.7 KB), Download : 49
Link #1 https://brunch.co.kr/@loveoftears/346
Subject [일반] [WWE] 존 시나를 아낌없이 응원하게 되다 (수정됨)


WWE 산하단체 OVW의 노랑머리





외모는 수려하고 말 주변도 뛰어났으나 사람들은 그에게 주목하지 않았다. 하긴 사람은 처음부터 주목받는 법은 없지만... OVW를 거쳐 WWE에 입성한 그는 한낱 풋내기에 지나지 않았다. 내 말이 아니라 언더테이커의 말이다. 그랬던 그가 힙합과 만나고부터는 그야말로 급성장하게 됐다.





Word Life. 그리고 Basic Thuganomics. 그 옷을 입은 시나는 마치 전성기 시절 숀과 같았고, 더 락 같아 보였다. 아. 말 주변 말이다. 선을 넘는듯한 아슬아슬한 마이크워크. 그러나 흔히 요즘 하는 말로 사이다스러움 때문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Word Life란 말과 Basic Thuganomics라는 테마가 한 몸이라고 느껴질 즈음 WWE는 그에게 새로움을 원했다. 절대 굴복하지 않는 오뚝이 같은 존재. 그게 지금 존 시나의 모습이다. “Never Give Up”이라는 캐치프레이즈 때문일까? 사내에서는 그에게 패배를 원하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오죽하면 ECW를 재현한 그 링에서 랍 밴 댐과 겨루어 이기게 했으니. 그것이야 말로 계란 세례 맞기 딱 좋은 처사였다.





늘 팬들로부터 비판이 난무하면 ‘우리는 나무 한 그루를 보는 것이 아닌 숲을 본다.’면서 이른바 빅 픽처론을 내세우는 WWE였기 때문이었을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당시 경기는 회사 스스로가 제 얼굴에 펀치를 날린 격이다. 그 날 이후 팬들은 시나에게 야유를 퍼부었고, ‘지겹다.’ ‘꺼져라.’등의 막말도 감수해야만 했다.





솔직히 이런 역반응을 예상치 못했다면 거짓말일 터. 내가 보기엔 로먼 레인즈의 현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으니. 이미 엎질러진 물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었는지 연전연승의 무패행진을 달렸던 그였다. 나중엔 각본이나 상대에 관계없이 존 시나의 승리를 많은 팬들이 점쳤고, 점점 혹시나의 기대는 역시나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테마곡인 ‘The Time Is Now’가 꼴 보기 싫을 정도였고, 가뭄에 콩 나듯 상대 선수가 그를 꺾으면 마치 내가 그를 꺾기라도 한냥 ‘Yes’를 외치기도 했다. 그를 싫어한 데는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던 이유인 ‘경기력’ 때문이다.





한국 팬들에게 익히 알려진 나쎄형(엄청나게 힘센 형을 속어로 표현한 줄임말)이란 별명을 입증이라도 하듯 강철체력이었다. 상대에게 공격당해도 어느새 다시 일어나 숄더 어택(Shoulder Attack) 2번에 슬램 유 캔트 씨 미(You Can't See Me) 이후 어깨 툭툭 털고 파이브 너클 셔플스(Five Knuckle Shuffles), 바로 애티튜드 어드저스트먼트(Attitude Adjustment). 카운트 1-2-3!!! 이 구도로 어떤 상황이든 모조리 승리를 쓸어담았다.





그러니 링 바깥에서의 선행을 제외하곤 좋아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이 조금씩 변화한 계기가 있다. 다름 아닌 US 챔피언 오픈 챌린지 때부터다. 전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확실하게 기억하는 건 세자로와의 경기와 새미 제인과의 경기다. 또 그 후 어느 PPV에서 열린 케빈 오웬스와의 경기도 내 뇌리에 남았다.





그 경기들을 접하기 전만 해도 그냥 레슬링을 잘 모르는, 그러니까 기술을 구사하는 방법도 상대의 기술을 받는 법도 잘 모르는 허울뿐인 탑 이벤터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합이 이루어지니 아름다운 레슬링이 탄생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시나의 기술 구사력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치열한 공방전이 승패의 향방을 갈랐고, 그 과정이 납득되기 시작했다. 시나는 그때 비로소 프로가 된 것처럼 보였다.





그는 설정상 나쎄형일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센 사람이었다.





Many times life will hit you hard, knock you down, and hurt you. Persevere, Never Give Up, and do your best get up and keep going #NGU (삶은 항상 나를 아프게 하고, 쓰러뜨리고, 다치게 한다. 인내하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일어나서 계속 전진해야 한다. #NGU)”





2015년 9월 경, 큰 목 부상을 겪은 후 그가 남긴 트윗이다.





그의 불굴의 의지 때문이었을까? 부상의 중함에 비해 빨리 돌아와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그리고 근래에는 과거에 무조건적인 승리만을 누릴 때보다는 더 많은 패배와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오랜 세월이 흘러서 자신을 애송이라 칭했던 거물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의 커트 앵글이 관중들의 You Sucks 챈트에 반가워하듯 시나 역시 John Cena Sucks 챈트를 지휘하는 마에스트로가 됐다.





전설에겐 애송이, 팬들에겐 레슬링을 모르는 사람이었던 자가 곧 전설의 반열에 오르려 한다. 그 세월의 무상함 앞에 눈물짓는다. ‘The Time Is Now’가 이젠 더 이상 듣기 싫지 않다. 만일 테이커와 시나가 만난다면 늘 그렇듯 각자의 캐릭터로 붙어주길 바라나, 정말로 American Bad Ass로 테이커가 돌아오면, 시나 역시 Basic Thuganomics를 테마로 쓰던 시절로 돌아가 이 구역 최고가 누구인지 결정 지어주길 바라본다.


Image Courtesy of © WWE. All Rights Reserved.


Written by Love.of.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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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과자
18/04/04 23:01
수정 아이콘
이러고 언더테이커가 진짜 안나오면 개꿀잼.
경기장에서 관중들 폭동 일으킬듯
조이스틱
18/04/04 23:04
수정 아이콘
제가 레슬링 안본 지 오래되서 그런데 원래 존 시나 피니셔가 FU 아니었나요? 언제부턴지 AA라고 부르더라고요. 언제부터 바뀌었나요?
두부과자
18/04/04 23:07
수정 아이콘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존시나가 무적선역으로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과 우상이 되고 WWE가 PG시대로 들어가면서 FU라는 나쁜단어는 못쓰게됬죠. 그래서 Attitude Adjustment라는 착한 이름으로..
아유아유
18/04/04 23:08
수정 아이콘
언제부턴가 참 멋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하게 되더군요.존경하는 인물 중 한명입니다.하하
동굴곰
18/04/04 23:11
수정 아이콘
적당히 해드쇼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미워하지까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로오만이 나타났... 으아악 아니야!!!
18/04/04 23:26
수정 아이콘
시나가 캐릭터를 유지하면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리얼리티 에라를 정말 너무 잘 이용해먹었기 때문이죠.
그 전까지는 마이크웍 좋네 어쩌네 해도 캐릭터가 발목을 붙잡았는데 저 때 이후 시나가 조금씩 바뀌죠.
나는 이 바닥을 10년동안 캐리한 베테랑이다. 나만큼 한 놈 있냐. 브록처럼 알바뛰고 돈쳐먹는 놈이랑은 달라.
자신에게 맞지 않은 캐릭터를 오랫동안 연기한 그 세월이 시나에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고 그 이후로 시나의 세그먼트는 예술이죠.
F-word나 음담패설 없이도 마이크 하나 가지고 10분 넘게 관중을 스토리에 박아넣어버리고 밟을 놈 밟고 띄울 놈 띄우고.

15년 로럼 트리플쓰렛부터 지금까지 시나는 베테랑의 표본입니다. 파트타임하면서 한 2주 노답되나 싶더니 그 다음주 바로 만회하더군요.
경기 뽑아내는것도 지금 WWE에서 시나면 거의 탑레벨이고...
능숙한문제해결사
18/04/04 23:43
수정 아이콘
AJ랑 하는 경기보면 정말... 꿀꿀잼이죠
젠야타
18/04/05 00:00
수정 아이콘
ECW 원나잇스탠드에선 랍밴댐이 이긴 걸로 기억납니다만..

시나형 몸 잘 챙겨서 매주는 아니더라도 오래 보자.
18/04/05 00:00
수정 아이콘
래퍼 기믹으로 여기저기 찝적(?)대던 풋내기 시나가 산전수전 다겪고 이제는 베테랑이자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네요.
WWE 역사상 이렇게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고 본인에게 쏟아지는 야유를 리스펙트로 바꾼 선수가 있을까요?
지난 몇주간 시나의 세그먼트를 보면서 유럽축구의 메날두처럼 어쩌면 우리는 WWE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보는 행운의 시대에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눈물날 정도로 감동 했거든요. 각본이 어떻든 상대가 누구든 그동안 고통과 인내의 시간으로 쌓인 내공으로 로드투 레슬매니아를 만드는 모습 때문이었어요.
시나는 최고의 존경을 받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겨냈으며 버텨 왔습니다. 본인의 캐치프레이즈인 Never give up을 몸소 실천했기에 응원 받기에 마땅합니다.
공원소년
18/04/05 06:23
수정 아이콘
뭔가 실시간으로 어린 시절부터 함꼐 해 오던 존재라서 그런지 참 기분이 묘하죠.
及時雨
18/04/05 11:15
수정 아이콘
Rise above hate.
六穴砲山猫
18/04/05 12:12
수정 아이콘
지금 로만의 상태를 보면 사실상 시나가 마지막 아이콘다운 아이콘으로 남을거 같아서 시나의 시대가 끝나가는게 더 아쉬운거 같습니다. 대니얼 브라이언이 조금만 더 젊고 몸 상태가 괜찮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자마린
18/04/05 20:39
수정 아이콘
존시나의 뒤를 잇기 바로 직전이있던 사내들이....약쟁이에 망나니였어 가지고 크크....
참...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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