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의 변화로 인하여 급하게 이사를 할일이 생겨 집을 알아보게 되었다.
다행이 당분간 자유로운 편의 몸이라 매일매일 이사할곳 주변의 부동산을 여러군데 돌아다녔다.
매일밤 *방 시리즈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건 덤.

30년이 안되는 삶을 사는동안 솔직히 집을 알아보는 행위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았고
가끔 그럴일이 생겨도 대개는 금방금방 결정을 하는편이었는데,
이번결정은 매우 힘들었다.
동네자체가 내가 가진 것에 비하여 비싼 편이었고,
보는 집들은 무언가 어떤요소가 매우 맘에 안드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몇가지를 타협하면서 최적의 안을 찾는동안 나는 그 동네의 내가 볼법한 집의 상당수를 보게 되었다.
어떤 부동산을 들어가서 집을 소개받으면 이미 본집이 대부분이거나 이미 중개사들 사이에서
내가 봤다는걸 알구 다 보셨을거라는 이야기을 들었을 정도니깐.
어떤 사장님은 이제 이 동네에서 부동산 해도되겠다는 농담을 건내기도 했다.

공인중개사로 날 이집저집으로 데리고 돌아다니시는 분이나, 집을 내놓은 갓물주이신 분들은 대개
나의 삶의 반경에서 볼수있는 나이대보다는 매우 나이많은 어르신들이 많았다. 종종 젋은분들이 데리고 다니기도 했지만
집을 알아보는 동안 평소와는 다르게 참 많은 어르신과 대화를 해야할 일이 생겼다.

그분들과 만나면 받게되는 질문들은 몇가지로 한정되었다. '나이는 뭐냐', '어디서 살다 옮기려구 하냐', '결혼은 언제할거냐' '내 자식도 그 나인데 왜 요즘 젊은 사람들은 결혼을 안하려고 하냐'  혹은 본인들의 과거에있었던 대하 서사시, 필요한 대화와 그것만 하기에는 어색함을 없애기 위한.. 혹은 오지랖인 이야기들.

근데 종종 나이가 지긋이 드신 건물주 어르신들은 높은 확률로 몇 마디 대화중에 이런 질문을 종종하는데 이게 오히려 어색함을 증폭시키곤 했다.

"근데 혹시 어디 출신이에요?"

이곳 저곳에서 살아온 나로썬 왜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질문자체는 어르신들이 할수 있긴하니깐 대답은 한다

"광주(광역시) 출신입니다."

"전라도..?"

"네"

"...."

한 10~20초간의 정적이 흐른다 표정을 보면 왠지 모르게 이분들 굳어있다. 집 좋다는 이야기나 좀 더 하시지.
나중에는 그냥 저냥 대화를 하지만 이상한 위화감이다.
이런 경험이 한번이면 그냥 내 착각이려니 하지만, 한번이 여러번이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등학교 졸업한뒤, 살던데를 나와서 생활하면서 여러 출신 지역의 사람도 만나고, 나름대로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살던지역 때문에 무언가 무시를 당하거나 차별을 당한다는 느낌은 단언컨데 한번도 없었다.
아마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걸 대놓고 보이면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하지 않았을까?

그런 이야기는 부모님 대나 조부모님 대쯤의 역사가 되가는 느낌, 있었던일이지만 나와는 관련없을,
앞으로도 내가 무언가 차별을 받더라도 그건 그냥 내가 이너서클이 아니여서일뿐, 딱히 어디 출신이여서 이긴 힘들어 보였다.
종종 인터넷에서 정신못차리는 홍어 무새나 통구이 무새를 보곤 했지만 그냥 그런건 바보들이려니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불과 수십년전 일이며 누군가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인 것이다.
그런 거부반응을 실제로 좀 접하니 기분이 나쁘다기보단 2018년에서 1980년으로 잠시 시간여행을 갔다온,
뭐라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묘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