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aljazeera.com/indepth/features/2017/05/young-south-koreans-turning-religion-170524144746222.html어느 일요일의 따뜻한 봄날, 서울 성공회 대성당 안쪽에 있는 행렬은 찬란한 오르간 소리와 함께 전통적인 찬송가를 부르는 신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신도들 중, 30대 초반의 현재 2살과 6살 된 자녀를 기르는 중인 박현정씨는 서울에서 열렬한 성공회 신자 부모 밑에서 자라나 열심히 교회에 나오는 모범적인 신자였다. 하지만 그녀가 자라면서 수능 준비를 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동안, 점차 교회에 나가질 않게 되었고 지금은 1년에 2~3번 정도만 예배에 참석할 뿐이다.
"저는 애들을 키우고 집안일을 하느라 바빠서 (교회에 갈)시간을 낼 짬이 없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녀와 같이 성인이 되면서 교회로부터 발을 끊는 일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매우 일반적이다. 그리고 이는 젊은이들 사이에 부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세속주의 성향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이 말하길 한국의 젊은이들은 입시와 취업에 너무나 얽매여 있기 때문에 종교활동에 시간을 낼 여유조차 없다고 한다.
많은 한국의 도시에서 교회는 편의점보다 더 많다. 약 20%의 한국인은 자신을 개신교 신자라고 정의하는데, 이 비율은 한국에서 가장 높다. 뒤를 이어 15%가 자신을 불자로, 8% 정도가 천주교 신자로 자신을 정의한다.
이와 같은 교회의 풍성함은 국가와 가족을 송두리째 파괴한 한국전쟁 이후 파송된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도입된 구조와 가르침에 한국인들이 얼마나 기울었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유산이다. 그러나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자신을 무교라고 여기는 한국인의 비율은 2005년 47%에서 2015년 56%까지 늘어났다. 이렇게 종교성이 사라지는 모습은 한국 젊은이들에게 두드러진다. 갤럽의 같은 해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한국인 중 종교인의 비중은 2005년의 46%에서 31%로 하락했다.
박씨가 다니는 서울 성공회 대성당은 126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몇 안되는 성공회 예배당 중 하나로서 청년 신자들이 종교적 무관심에 빠질 가능성에 대비해 설교를 인터넷으로 업데이트하고 전형적인 TV 토크쇼와 같은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단지 성경을 강의하는 것 대신에 청년들은 개인적 혹은 영적 문제에 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또래 신도들과 교회 지도자들의 지원을 얻을 수 있다.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영락교회(Young Nak Presbyterian Church)는 신도 수를 유지하기 위해 '유희열의 스케치북'(Yoo Hee-yeol's Sketchbook)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얻었다. 목사들은 이제 교회 신도와 격의없는 대화 이벤트를 통해서 개인적 또는 신학적 질문을 나누고 토론할 수 있도록 한다.
일각에서는 젊은 한국인들을 종교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스마트폰을 지적해 왔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작년에 일부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을 끄고 예배하는 것을 목표로 한 '업라이징(Uprising)' 라는 공동기도 행사를 조직했다. 한편 다른 교회들은 젊은이들이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에서 스마트폰의 우월성을 받아들였다. 한국 최대 규모인 사랑의 교회는 검색 가능한 성경이 포함된 자체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
성공회 서울주교좌 주낙현 신부(49세)는 젊은 신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조직하고 있다. 교회에는 약 3,000명의 신도가 있으며, 그중 약 절반은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주 신부는 교회는 젊은이들에게 관련성이 있고 교회에 맞는 모임을 개최하기 위해 교회의 가르침을 새롭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많은 오래된 신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교회 활동에 덜 참여한다고 주장한다. 교회가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롭고 젊은 신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주 신부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맥주 신학(Theology on Tap)'에서 영감을 얻었다. 교회는 격식없는 환경, 대체로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강의와 토론을 한다.('tap' 이란 이름은 첫 맥주를 붓는 데 이용되는 레버에서 나왔다).
매주 셋째주 목요일 저녁, 주 신부는 교회의 신자들과 그들의 친구들, 호기심 많은 무신론자들로부터 신학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관심과 사회적 관심사 혹은 정치적 화제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커피집에서 모임을 주선한다. 대개 약 20명 정도가 참석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며, 아님 그들이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면서 조용히 있기도 한다.
이 교회는 또한 기독교 전통의 기초에 기반한 13주 동안의 교육 프로그램 및 새신자를 위한 교회의 사명을 지니고 있으며, 20대와 30대 신자가 약 3분의 2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 신부는 말한다.
매월 마지막 일요일에, 그는 젊은 사람들을 위해서 특별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거기서 그는 성찬례를 받기 위해 교회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인 제단에 참가자들을 초대한다. 이 행사를 하는 동안 주 신부는 설교대 없이 설교한다. 그는 교회 내에 있는 위계질서에 대한 어떠한 감각도 없애려고 한다.
"우리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젊은 세대를 가장 거룩한 곳으로 보내주기를 선택한다"고 주 신부는 말한다. 그는 이러한 노력으로 자신의 교회에서 젊은이들의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송재룡 교수는 젊은 신도를 유지하려는 교회 현상을 연구하고 한국의 교회들 또한 기업과 마찬가지로 경쟁이 치열한 생태계라고 주장한다. 그는 "기업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처럼, 교회는 신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며, 신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교회의 건강함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용된다." 고 말했다.
송 교수는 한국 교회가 여태까지 젊은이들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것은 많은 한국 젊은이들에게 긍정적으로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서 많은 한국 교회는 권위주의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수평적 또는 민주적인 의사소통 구조가 없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교회 내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몇몇 교회가 도입한 생방송 형식의 토크쇼가 젊은 신도들이 자신이 사용하기에 편한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교회 지도자들은 여전히 젊은이들이 선호하지 않는 구식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그의 연구인 '세대 간 신앙의 언어 불일치' 에서 묘사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청년실업의 증가와 함께 점차 젊은이들은 그러한 문제들에 종교가 직접적인 해결책을 주지 못한다고 느끼면서 이것이 젊은 종교인구의 감소에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본다.
한국은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구직자는 종종 시험을 보거나 스펙을 공들여 쌓아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20대 한국인은 일자리를 구하는데 평균 111일이 걸렸다.
서울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김은기 교수는 "요즘 젊은이들은 대학 입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직장을 구해야 하며, 여가를 즐기기 위한 기술과 선택의 여지가 많다. 이러한 모든 것들로 인해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게 되었다. 한국인들은 계층적 조직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으며, 종교(교회)에서 벗어나는 것은 이의 일부." 라고 주장한다.
이어서 그는 "젊은 한국인들은 부모보다 교육 수준이 높으며 종교 지도자들의 주장에 회의적일 가능성이 더 크다. 게다가 실업은 한국 사회에서 커다란 사회적 낙인이기 때문에 청년 백수들은 교회와 같이 (다양한 계층이 섞여 있는)사회적 환경에 들어가는 것을 아마 피할 것이다." 라고 덧붙였다.
이에 주 신부는 젊은 신자들과 정기적으로 상담하고 있으며 많은 젊은이들은 직업이나 재정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는 그들에게 무엇이 잘못되었다든가 그들의 삶이 옳고 그른지는 얘기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들의 말에 귀기울여 들으면서 기독교 전통에 관해 교육하려고 노력하죠." 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한국인들은 교회를 포함해서 종교가 젊은이들이 가장 시급한 요구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다.
"저희는 취업이나 경제적 어려움에 관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정서적인 위로를 제공하고 마음의 평화를 북돋아 주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라고 주 신부는 덧붙였다.
김영아(27세)는 대기업 취직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시간을 내서 서울 성공회 대성당 주일 예배에 참석했다.
"이곳이 개방된 교회라서 왔어요. 여긴 분위기가 좋아요."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도전적인 시기에 가끔씩 교회에 나가는 것도 그녀 자신의 영혼을 부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배가 끝난 후 그녀는 가까운 커피숍으로 가서 인터넷 구직검색을 재개하기로 계획하고 있다고 하면서 "때로는 이곳에 오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일자리를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 가는 건 (취직에)별 도움은 안될거에요." 라고 말했다.
요약-한국의 젊은이들은 취업과 입시에 시달리느라 교회에 갈 시간도 없다. 특히 한국 젊은이들은 교회의 권위주의적 질서와 목사들의 구식 설교에 신물이 났으며, 교회가 한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본다. 결국 몇몇 교회에서는 한국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한국 젊은이들이 교회에서 떠나는 걸 완전히 막지는 못할 것이다.이 글은 5월 28일자 알자지라 영문판 기사 'Why young South Koreans are turning away from religion?' 을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중에 의역이 많은 관계로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원문 제목은 종교(religion)이지만 이 기사 내용이 주로 한국의 기독교를 다루고 있는 관계로 교회로 번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