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충달 님의 '날개를 접습니다'를 읽었습니다.
짤평을 즐겨 보던 한 사람의 독자로서 아쉬웠고, 그보다 그 글의 내용이
남얘기 같지 않아 서늘했습니다.
인문학의 언저리에서
미련과 싸우다,
누군가를 자꾸면 상하게 하는 자신을 봅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가도
달리 할 수 있는게 뭔가
싶은-
마스터충달님과
오늘의 불안을 견디며
창작의 길을 모색하는 분들께,
그리고
나름의 꿈들을 가슴에 안고 사는 모든 이에게
응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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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시] 인문학의 쓸모
그러니까 그 아주머니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진 않지만
은근히 특별하다고 말해야만 하는 그녀,
기어코 이천원어치를 사가시는 우리의 이웃은
졸업한 남의 아들에게 친절한 관심을 갖는다
어머니는 신문이나 뉴스
그보다는 풍문으로 들은 요즘 청년의 형편을
괜찮다로 정리하지만,
나는 그럴 리가 한다
바쁜 일이 마쳐지면
취업을 축하해 숙모로부터 받은 구두를 신고
졸업한 도서관에 이미 앉아있다
국가의 일부가 되길 원하는 전후와
기업의 톱니가 될 좌우가
청춘을 성실하게 찬양한다
나는 그들이 부러워
노트에 적는다
졸업 이후의 공부는 노력의 댓가가
한 없이 유예되기에 지독한 냄새를 풍긴다
아무도 읽지 않았음이 분명한
뻣뻣한 책을 펼치니
간절함이 긴박해 무기력해진 비판들이 뛰어다닌다
전후좌우의 파도는 자꾸만 나를 치고
가난한 마음엔 제멋대로 부심이 자란다
어머니는 농사가 망하지 않았다며
썩은 책을 자꾸만 드시고 계신다
빈자리엔 희생의 허리가 세워놓은 엄살금지 팻말이 세워져 있고
공부 외에 달리 할 수 없게 자란 우리는 여전히 앉아있다
구두는 나를 찾아 다시 신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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