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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18 12:02:27
Name 狂夜
Subject [일반] <너의 이름은.> 이 흥한 김에 써보는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소개
요즘 <너의 이름은.>이 흥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던데, 저도 드디어 지난 주 토요일 관람했습니다. 오래 전 아는 형네 방구석에서 <별의 목소리>를 보고난 후  신카이 마코토 팬이 되었던 저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묘한 기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좋아했지만 잘 알려지진 않았던 가수가 빵 떳을 때 느끼는 상실감 같은 것도 좀 있는 듯하지만, 그것보다는 그냥 너무 크게 기대했다가 조금 실망한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듣던 대로 이전 작품들과는 많은 부분 달라졌더라구요. 뭐, 이 영화에 대한 얘기는 이미 여기서도 많이 다뤄졌고 하니 넘어가도록 하고, 이 글은 그냥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들에 대해 가볍게 소개하는 정도의 목적으로 써보겠습니다.


1.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1999)


신카이 마코토가 1인 작업으로 완성시킨 5분짜리 단편입니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여주인공을 바라보는 작품으로, 가볍고 단순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작품세계의 모태라고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의 작품들 대부분에 등장하는 '성숙한 여인'에 대한 동경과 그 사이에 놓인 장애물(이 작품에서는 인간과 고양이라는 종의 차이), 그리고 이를 뛰어넘는 교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뭐 말은 거창하지만, 실제로 보면 잔잔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작품입니다. 여유 있을 때 잠깐 시간내서 보시길 추천합니다.


2. 별의 목소리(2002) ㅡ (관련 영상을 찾기가 힘드네요..)
제가 신카이 마코토 팬이 된 작품으로, 역시 1인 작업으로 완성된 25분짜리 단편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 우주를 개척 중이던 인류가 갑작스레 자신들을 공격한 외계 존재 '타르시안'에 대한 반격을 위해 '트레이서'라는 로봇을 투여한다는 sf적 배경입니다. 거창한 설정과는 달리 주인공 소년과 소녀는 흔한 중학생으로 어디서나 볼 법한 학창시절을 보내던 중에, 갑작스레 소녀가 뜬금없이 트레이서의 파일럿으로(이거 완전 에반게리온 아니냐?) 차출되고 우주로 떠나게 됩니다. 물리적 거리와 마음의 거리를 1:1로 치환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겉으로 보이는 sf적인 배경 및 설정과 안에 담고 있는 메시지가 대비되며 주제의식을 잘 표현해내는 작품입니다.
물론 지금 보면 엉성하기 짝이 없는 인물 작화라든가, 우주개척을 하는 시대에 Bar형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든가, 에반게리온에서 따온 설정임이 분명한 소녀 파일럿이라든가 하는 거슬리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여러 모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세계관의 원형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하고 잠시 시간을 내어 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3.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2004)


신카이 마코토의 첫 장편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난해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분명히 봤는데도 이상하게 기억은 하나도 안 나는 알쏭달쏭한 작품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남북으로 분단된 일본이라는 대체역사 설정 하에, 주인공 소년과 소녀는 땅끝인 홋카이도까지 비행을 해보자는 약속을 하고, 어느 날 소녀가 깨지 않는 잠에 빠져 버린 후 소년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글을 쓰면서 영화 정보를 찾아봐도 이상하게 기억이 나지 않네요. 밑에서 얘기할 <별을 쫓는 아이> 같은 작품은 너무 실망스러워서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데, 이 작품은 이상하게 감흥도 없고 해서 특별히 쓸 이야기가 없습니다. 굳이 찾아볼 것까지는 없는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4. 초속 5cm(2007)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cm. 본격적으로 신카이 마코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작품으로, 개봉 이전부터 설레발이 난무했던 것에 비해 흥행 스코어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씁쓸한 결말을 지켜본 관객들에 의해 '커플 브레이커'라는 별명을 얻게 되죠.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우울한 작품이며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주던 비현실적인 설정을 모두 걷어냈습니다. 이전 작품들에서도 작화는 Input 대비 output이 굉장히 훌륭했으나, '신카이 마코토' 하면 떠오르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미지는 이 작품을 통해 얻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상 내러티브 자체는 대단할 게 없이 단순한 이야기지만, 만남과 헤어짐, 좌절과 그리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의 움직임들이 배경과 어우러지며 지나간 시간과 인연들에 대한 아련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별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보면 한동안 헤어나오기 힘들 것 같네요.


5. 별을 쫓는 아이(2011)
이 작품에 대해서는 별로 할 얘기가 없습니다. 어설프게 미야자키 하야오 흉내를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전혀 안 어울립니다. 마치 남자 옷을 여자에게 입혀놓은 느낌이네요. 간단하게 총평을 하자면 그냥 필모그래피에서 파버리고 싶다 정도?


6. 언어의 정원(2013)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필모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45분짜리 중편으로 비오는 도쿄 도심 내 공원을 배경으로 구두를 디자인하는 소년과 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 간의 교감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고요한 공원의 이미지와 떨어지는 빗방울의 움직임, 사각거리는 연필과 빗소리가 공감각적인 심상을 자극하며 실제 장소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만들어냅니다. 동시에 복잡하고 답답한 도심과 대비되는 공간의 이미지가 몽환적인 분위기도 자아냅니다.
이전까지 지적받던 인물 작화붕괴도 보완됐고 기존의 장점은 극대화시켰습니다. 이야기는 여전히 단순하지만, 그걸 다루는 솜씨는 일취월장했습니다. 이전 작품들에서 그저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조각조각 파편난 채로 소모되던 스토리가, 이 작품에서는 드디어 내러티브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전개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기도 한결 편하죠. 신카이 마코토가 한 단계 발전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단편이었던 <별의 목소리>에 비해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와 <초속 5cm>가 더 산만한 느낌을 줬던 걸 생각해보면, 이전에는 부족했던 긴 호흡을 소화해내는 연출력이 보완됐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작품도 45분으로 호흡이 짧은 편이기는 하고, 관객들의 감상평을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영화가 너무 빨리 끝난 것 같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 작품을 베스트로 꼽는 데는 이런 부분들에 더해 개인적인 취향도 작용하기는 했습니다. 조용하게 감정을 쌓아올리다가 결말부에서 터뜨리는 방식은, 완전히 다른 영화고 전혀 상관도 없지만 <아이 엠 러브> 같은 영화를 연상시키도 하더라구요. 뭐 개인적인 감상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이 작품은 신카이 마코토에 관심이 생긴 분들한테는 꼭 권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7. 그 외 작품들
고양이의 집회(2007)

신카이 마코토의 고양이 사랑의 집대성 같은 작품으로, 그의 작품들에 자주 등장하는 고양이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소품 같은 단편입니다. 1분밖에 안 되는 짧은 작품으로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보고 가시죠.

각종 광고 영상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애니메이션을 사용한 광고 작품들입니다. 일본이니까 가능했겠죠. 실사로 찍었으면 너무 뻔해서 시대착오적인 느낌을 줄 것 같은 내용들이기는 한데, 애니메이션으로 보니 또 다른 느낌입니다. 굳이 찾아볼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한 번쯤은 볼 만한 작품들입니다.


8. 너의 이름은.(2016)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작품이 실망스러웠던 부분이 있다면, 제가 기대가 너무 커서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작화는 여전히 환상적이고, 인물 묘사도 꽤나 발전했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도 이렇게 설정놀음이 필요한 내용을 그럴싸하게 풀어내는 걸 보면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만합니다. 훌륭한 점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으니 굳이 더 얘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은 많은 분들이 지적했던 개연성의 부재와(여기에 대해서도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진 듯 보이는 편집 방식 같은 것들이 있겠네요. 개인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클라이막스 시퀀스를 뮤직비디오로 치환시켜 버리는 방식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어찌보면 감독의 시그니처 무브 같은 거라 굳이 이런 것까지 지적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장편 영화에서 3번이나 뮤직비디오를 감상해야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들이 좀 몰입감이 떨어지더라구요.
어쨌든 많은 분들이 관람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되는 걸 보면 신카이 마코토가 한 단계 진화한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매니악한 수요층만을 가지고 있던 감독이 드디어 개안했다고 볼 수 있을 것도 같고, 진부한 표현이지만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9. 마무리
신카이 마코토는 몸은 자랐으나 정신은 여전히 사춘기 소년의 감성에 머무른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작품들을 보노라면, 나도 다시 소년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곤 하거든요. 물론 현실은 ... 지만요. 부디 신카이 마코토만큼은 나이를 먹지 않고 여전히 소년같은 작품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아무튼 시국도 어수선한데 길고 장황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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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uefake
17/01/18 12:06
수정 아이콘
크흐흐흐.
오프닝 전전전세 나올때 아 이거 일반애니에 좀 가까워졌네 하고 꽤 웃었습니다.
cluefake
17/01/18 12:0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수능 시험치는데 어려운 킬러문제 하나 패스하고 나머지에 집중해서 완벽히 다 푼 학생'처럼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세츠나
17/01/18 12:08
수정 아이콘
감성은 좋은데 아직 장편 영화는 좀 역부족인 것 같음...
개미핥기
17/01/18 12:10
수정 아이콘
중학생 때 별의 목소리를 보고 그야말로 뿅 가 버렸어요. 내용을 분석하자면 전형적인 멀리 떨어진 연인들 이야기에 불과한데, 이걸 SF적인 요소를 이용해 그야말로 십 수 광년 너머의 거리와, 딱 그만큼의 시간을 두어 그야말로 절절함이 묻어나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별을 쫓는 아이는 뭐... 지브리에도 게드전기 같은 게 있잖아요? 핳핳핳 누구나 실수는 하죠.
17/01/18 13:52
수정 아이콘
네 별의 목소리에 대해서 좀 첨언하자면, 거리가 멀어지면서 멀어지는 마음의 거리를 흐릿해지는 문자메시지로 이미지화시켰다는 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호리 미오나
17/01/18 15:03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난 18(?)살의 미카코야 문자 왔을때 심장 멎는 줄 알았습니다 흑흑
우주전쟁 연출쯤은 눈감아 줄 만큼... 흐흐
부평의K
17/01/18 12:11
수정 아이콘
초속5CM는 당시 해어지고 얼마 안되어서 헤어나지 못할때 봤던 작품이라 지금도 가끔 보고는 합니다.
그 때문인지 이번에 너의 이름은 보다가 중간에 몇번 속으로 '이 개XX'를 외치게 되더군요.

타카키군 너무 불쌍해... 한번쯤 커플이 되어봤으면 좋겠어...
17/01/18 13:53
수정 아이콘
맞아요.. 신카이 마코토 나쁜사람..ㅠㅠ
뻐꾸기둘
17/01/18 16:42
수정 아이콘
사실 첫사랑이 안 이루어져서 그렇지 커플이었...
부평의K
17/01/18 17:19
수정 아이콘
썸도 커플입니까???
뻐꾸기둘
17/01/18 23:03
수정 아이콘
영화에서도 3부에서 막 헤어진 한 명이 나오고 소설에서는 꽤나 사귀고 다니더군요...

그리고 코믹스로 보면 3부에서 헤어진 여성이 보살입니다. 그런 여자를 힘들게한 타카키는 벌을 받아야...
부평의K
17/01/18 23:13
수정 아이콘
어디까지나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코믹스의 엔딩을 보면 영고라인이 아니라는 말까지 나올거 아니겠습니까.
호리 미오나
17/01/18 19:18
수정 아이콘
펜 떨어질때 진심 쌍욕 크크
아케이드
17/01/18 12:11
수정 아이콘
'너의 이름은'의 경우 바로 그 뮤직비디오스러운 연출이 좋아서 여러번 봤다는 사람들도 많은 걸 보면
역시 사람의 취향은 케바케인가 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7/01/18 13:5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17/01/18 12:26
수정 아이콘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25&aid=0002677101

Q : 최근 몇 년 동안 숱한 참사와 사건 사고를 겪은 한국인에게도 필요한 이야기다
A : “‘너의 이름은.’ 시나리오를 썼을 때가 2014년이다. 그때 일본에서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소식을 연일 접했다. 그중 가장 놀랐던 건, 배가 가라앉는 순간에도 그 안에 있는 학생들에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고 안내 방송한 사실이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때 느낀 것들도 이 작품에 어느 정도 녹아들어 있다.”



이번에 신카이 마코토가 처음으로 세월호 언급을 했는데 이거 가지고 신카이 마코토도 블랙리스트에 오르는게 아닐지..
BessaR3a
17/01/18 12:36
수정 아이콘
그후로 그의 작품이 한국에서 정식적으로 수입된적이 없었다고 한다.
독수리가아니라닭
17/01/18 13:19
수정 아이콘
이토모리 마을을 세월호로 치환해 보니 먹먹해지네요
17/01/18 12: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A3%8C%EB%8C%80%EC%97%A3%8C%EB%8C%80%EC%97
17/01/18 13:59
수정 아이콘
글에서 언급했던 매너리즘 이야기가 좀 비슷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분명 처음 보는 영환데 전에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많이 들더라구요. 다만 저같은 경우에는 감동을 강요하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약간 오글거리는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호리 미오나
17/01/18 15:05
수정 아이콘
솔직히 똑같습니다 크크
하늘 보여주고, 뒤엉킨 전깃줄 보여주고, 빌딩 꼭대기에 반짝이는 불빛, 기차 덜컹덜컹 통통통통통~ 연출적인 활용도 거의 흡사하고...
배경만큼은 많이 봐도 안 질리지만요.
배두나
17/01/18 12:47
수정 아이콘
전 뮤비 연출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고 들뜨는 기분이었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키스도사
17/01/18 12:52
수정 아이콘
언어의 정원은 제작비의 한계인지 소설판이 엄청 상세하고 자세하죠. 만약 너의 이름은 처럼 100분짜리 영화로 개봉했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만 참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17/01/18 14:01
수정 아이콘
사실 제 의견은 더 길어졌더라면 더 별로였을 것 같긴 합니다. 딱 이 정도였어서 저한테는 베스트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랬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긴 합니다.
시린비
17/01/18 12:56
수정 아이콘
https://www.youtube.com/watch?v=r_KouAOqwsQ

별의 목소리 관련영상은 그냥 이런 PV로라도 일단..?
17/01/18 13:00
수정 아이콘
이상하게 저만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가 제 베스트인거고, 앞으로도 그랬고 뒤로도 기타 작품들이 넘을지나 모르겠습니다.
대체적으로는 공감하는 평입니다. ...일단, 애니 OP를 극장판에 넣은건 제 개인적으로 별로였습니다만, 그래도 전전작 별-쫓-아 보단 나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 순위는 구름저편>5cm>언어정원>별목>네이름>별쫓아...라서 글 써주신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네요.
17/01/18 14:03
수정 아이콘
사실상 구름의 저편이랑 초속 5cm 위치만 빼면 저랑 거의 비슷하네요.. 그런데 구름의 저편을 베스트로 꼽는 분은 처음 봐서 살짝 놀랐습니다. 역시 영화를 보는 관점은 다양하네요.
㈜스틸야드
17/01/18 13:04
수정 아이콘
전 분명 초속을 봤는데...기억이 안납니다. 엔딩때문인가.-_-
shadowtaki
17/01/18 13:06
수정 아이콘
초속 5cm와 언어의 정원만 봤었습니다. 보고 느낀 점은 '괜찮긴 하지만 세간의 평가만큼은 아닌데'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애니매이션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감성이 따로 있는지 모르겠지만 영화로 보고 있으면 그냥 그런 영화들이었습니다.
호리 미오나
17/01/18 13:15
수정 아이콘
구름의저편과 별을쫓는아이는 진짜 그냥 필모에서 파버렸으면 좋겠어요. 별을쫓는아이는 본문에 완전히 공감하고 구름의저편도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해보려다 한없이 엇나가죠. 그렌라간 마냥 등장인물 중 한명은 완전히 어른으로 성장했는데 다른 한명은 여전히 어려보이는 것도 거슬리고... 초반 '탑(기둥?)' 이야기까진 좋았는데 말이죠.
특유의 독특한 상상력이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된 형태는 초속5센티라고 생각하고 가장 완성형의 작품은 언어의정원이라고 봅니다. 어제 CGV 신카이마코토 감독전 가서 너의이름은.까지 3작품 연속 감상했는데, 역시 참 좋습니다.
그녀와그녀의고양이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은 남자목소리는 성우가, 여자 목소리(심지어 고양이마저)는 전부 문자로 표현되는데
결말전 단 1장면에서만 여자 목소리가 나오면서 한없이 섬세하게 심장이 얼어 깨지는 것 같은 아픔을 표현한다는 점이죠. 마지막 결말부의 목소리 또한 인상깊고요.
매 작품마다 자기가 부가 설명하는 소설을 낸다는 점에서, 영화 감독이 아닌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은 솔직히 떨어진다고 봅니다. 장편 영화를 연출할 깜냥은 못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걸 자기 연출력을 늘린다거나(쉽지 않겠지만) 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음악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에 집중하거나(너의이름은.에는 무려 4곡이...) 여러 편의 단편 연작 형태(초속 5센티) 등 나름의 방식으로 극복하는 점이 독특합니다.
17/01/18 14:08
수정 아이콘
저는 소설이나 만화는 거의 안봤어서(별의 목소리 코믹스 판만 봤습니다) 평가를 내리기는 애매하긴 한데,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사실상 영화감독으로서의 능력도 아직까진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나 호소다 마모루와 비교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여기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호소다 마모루 손을 더 들어주겠다는 이동진 평론가 평가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다만 호소다 마모루가 완성형에 가깝다면 신카이 마코토는 아직까지 발전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추후 작품을 기대해보게 되네요.
호리 미오나
17/01/18 15:02
수정 아이콘
어이쿠, 제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팬이지만 '시달소' 연출력 따라가기도 쉽지 않을 거라 봅니다 크크 다만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는 감독이고, 뭔가 비정통적인(스토리나 연출 기법이나) 면을 독특하게 추구하는 면이 있어서 재미있죠.
뻐꾸기둘
17/01/18 13:31
수정 아이콘
저 작품들에서 표현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표현이 안 되었던 것을 드디어 하나의 형태로 완성한 것 같더군요.

만날 수 없는 두 사람 사이의 아련함(별의 목소리/구름의 저편)/다른 세계선의 교차(구름의 저편/별을 쫓는 아이)/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공허함, 상실감과 방황(초속 5cm, 구름의 저편, 언어의 정원) 등등.

그전 작들에선 이게 잘 표현이 안 되었거나 표현 방식이 대중적 감성과 안 맞았었는데 대중적으로 먹히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접점을 찾은게 아닌가 싶네요.
17/01/18 14:11
수정 아이콘
네 확실히 이전의 매니악한 느낌에서 벗어난 것 같고, 그래서 흥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The Special One
17/01/18 13:59
수정 아이콘
초속 5센치를 가장 좋게보았어요. 발암지수도 가장 높았어요.
17/01/18 14:03
수정 아이콘
초속 5센치는 보면서 실시간으로 멘붕...
17/01/18 14:04
수정 아이콘
음악을 이용 뮤비같이 연출한게 마냥 혹평만은 아닌게 실제로 음악들은 엄청나게 흥행했고 이런 연출때문에 호평하는 관객들도 많죠.

이건 딱히 단점이나 결점이기 보다는 그냥 취향차, 호불호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이용 그런 연출을 한것에 삘받은 사람들도 많거든요.
17/01/18 14:12
수정 아이콘
네 취향의 영역이죠. 그냥 저 개인적으로는 이전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걸 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카오루
17/01/18 14:05
수정 아이콘
전 구름의 저편이 최고 감동이었습니다.
우선 sf를 저런 감성으로 풀어내는게 정말 좋았고
시기적으로 구름의저편 약속의장소가 신카이마코토의 최초 극장판 애니메이션인데, 정말 처음 접했을때의 쇼크가 대단했죠.
이런스타일의 감성과 배경,색,.. 그전까지의 애니화풍과는 궤를 달리하는게 있었습니다.
뭉개지는 인물묘사는 눈에 안들어올 정도로 입을 쩍 벌리고 봤을정도로 영상미가 정말..

스타1 최고실력자는 이영호선수지만 최고 포스는 최연성선수라는 말이 나오는것처럼 저한테는 잊을수 없는 작품입니다.
17/01/18 14:13
수정 아이콘
구름의 저편을 제일 좋아하는 분이 두 분이나 있다니... 저는 극장에서 못봤어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재개봉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확실히 스크린에서 보면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카오루
17/01/18 14:21
수정 아이콘
시대보정 들어가는거지요^^;; 2017년도에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들이나 너의이름은과 비교하면 미흡한면도 많은 작품인건 맞습니다만. 처음 타이틀이 가지는 힘도 있는지라..별을쫓는아이는 뭐가됐든 저한테도 별로였고요
두괴즐
17/01/18 14:18
수정 아이콘
초속 5센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애니 중 하나랍니다. 다른 작품들에도 관심이 생기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7/01/18 14:22
수정 아이콘
YS2 이터널 오프닝이 빠진거 같아요..
미숙한 S씨
17/01/18 15:3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ys2 이터널 오프닝이 베스틉니다. 헤헤. 고딩때였나, 진짜 친구한테 이스2 이터널 시디를 빌려서 오프닝만 몇번을 봤는지...

그 다음이 5cm이랑 너의 이름은. 이네요.
17/01/18 14:31
수정 아이콘
저도 모든 작품을 다 봤지만 언어의 정원을 제일 좋아합니다.
가장 일관된 영상미였고, 제일 절절했어요.
훗날 비평적으로 재평가될 여지도 가장 많다고 생각합니다.
보통블빠
17/01/18 14:43
수정 아이콘
별의 목소리 문자 메시지 너무 슬펐어요 ㅠㅠ
17/01/18 14:56
수정 아이콘
8번에 대해서는 러브라이브 극장판으로 답변을 대체합니닷! 크크크
이제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감독이 됐구나.. 정도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재미있었으니 된거죠.

여담이지만 별의 목소리의 문자 메시지는 "패신저스"에서는 개그코드가 되어버렸습니다 크크크크
Paul Pogba
17/01/18 15:04
수정 아이콘
55년입니다
17/01/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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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을 아직 안봐서, 아직까진 언어의 정원을 최고로 칩니다.
감상을 직선적으로 해서 숨겨진 의미같은건 잘 파악하지 못해서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은 볼 때마다 거의 물음표로 도배되었었죠. 특히 초속 5센치미터는 1부 잘 마무리짓고 2부에서 갑자기 왜 타네가시마 로켓발사 장면을 보여줘야 했나 늘 의문이었고...(1부와 연관점이 거의 없어서 남주가 이름만 같은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나마 별의 목소리가 이해하기 편했는데 이건 상황이 너무 이질적이라;
신카이 마코토가 한 작품 안에서 서로 다른 공간을 보여주는 성향이 있긴 한데, 이게 오히려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지 않나 싶어요.
키스도사
17/01/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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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초속 5cm는 전혀 별개의 에피소드 3개를 묶어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거에요. 관객들이 영화관 올때 돈과 시간을 지불 하는데 보답을 해야할텐데 하는 마음에 만들어놓은 여러 에피소드중 그나마 연결 가능해보이는 에피 3개를 묶은 거라고 하네요.
17/01/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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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걸 알고 봤습니다. 그래서 이거 그냥 모음집인가? 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더랬죠.
둥굴레,율무,유자
17/01/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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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으로 코드를 건드리고 그게 관객 각자에게 통하면 호가 되고 안통하면
불호가 되는 면이 쉬운 스타일을 가진 감독 같아요. 이야기의 전개와 밀도. 인물의
성격이나 행동으로 관객의 감정을 건드리는 일반적인(?)방향이 아니라서 평가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만의 색깔 또한 나름 분명해서 앞으로도 무관심하기가 쉽지 않은 감독이지요.
별개로 언론에서 자꾸 제2의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말로 쉽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설명하려고 하는데
애니로 흥행만 하면 하야오 감독의 명성이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것인지 참 의아하더군요. 하야오 감독 작품 잘 보기는
했는지도 의문이 들정도로... 호소다 마모루, 신카이 마코토 감독 두 분다 말하고자하는 주제도 색깔도 명확히 하야오 감독과 다른 분들인데...
미숙한 S씨
17/01/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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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막상 그 두 감독은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평을 거부하죠.

사실 언론에서도 포스트 미야자키라는 이름을 붙이는게 그냥 단순히 일반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미야자키 하야오고, 그래서 단순히 포스트 미야자키라 부르는거지, 크게 깊은 고찰이나 감상, 분석을 거쳐서 붙이는게 아닐겁니다.
Rorschach
17/01/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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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효리 비켜!" 같은거죠뭐...
Arya Stark
17/01/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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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장편을 이끌어가는 힘은 부족하더군요. 감성을 건드리는 부분은 좋았습니다.
1q2w3e4r!
17/01/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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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안본지 오래된 사람이고 유치해서 잘 안보게 되는데(겨울왕국이 마지막) 이 감독꺼 본적 하나없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채 친구랑 할거 없어서 걍 봤는데요.

재밌었어요 영화관가서 본것중에 여운이 가장 오래 남았어요 .
일반인이 보면 더 재밌다고 확신합니다.

개연성부분은 요새 하도 개연성없는 한국드라마 영화를 봐서 그런지 나쁘지않았는데ㅜ
감정이입 될쯤 뮤비가 나와버려서 집중이 리셋되는 느낌은 있었어요. 첨 시작은 그려려니 했는데
17/01/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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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cm는 매년 한번씩 보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좋아하는 편이 달라지는게 재밌더군요.
전 1->2->3편 순으로 베스트가 바뀌었는데, 이게 나이 먹는건가 봅니다 (...)

제 취향은 초속 5cm > 별의 목소리 > 언어의 정원 >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서린언니
17/01/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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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화면에 눈부시도록 빛 난사하고 색 태우고 이런거 자제하면서
담백하면서 꼼꼼하게 표현한게 좋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되거든요.
엣헴엣헴
17/01/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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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L_-kUc9LI48
어둠의 게임 ef 오프닝 https://en.wikipedia.org/wiki/Ef:_A_Fairy_Tale_of_the_Two 왜 신카이랑 텐몬이 이걸 맡았는진 모르겠지만 팔콤에서의 인연이 아닐까.
17/01/1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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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을 기존 신카이마코토 애니메이션의 완성으로 보고
너의 이름은. 은 새로운 전환점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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