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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8/09 01:58:02
Name 시간
Subject [일반] 초등학교 6학년, 반 최고 인기녀에게 쪽지를 받았던 썰
아이엠에프의 무자비한 칼바람이 휘몰아쳤던 1997년 봄, 우리집은 운영하던 조그마한 가방공장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이톤트럭에 장농과 밥솥을 싣고 경기도 한켠으로 이사를 왔다. 그래도 애가 둘이 있는 사인 가족의 짐인데도 트럭에 다 실리는 것을 보니, 납품이 잘 됐을때는 그래도 벌이가 괜찮았었나 싶기도 하다.
애초에 사업 자체가 가진 것 별로 없이 크지 않아서였을까? 망하긴 했지만 티비에 나오는 것처럼 차압딱지를 붙이거나 밤낮 가리지 않고 빚쟁이가 쫒겨오는 꼴을 당하지는 않았다. 물론 빚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감당 못할 만큼의 채무를 떠 않고 쓸려나간 것은 아니었는지, 경기도에서 그래도 중상위권 도시의 조그마한 주공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동남아 노동자 서너명을 데리고 서울, 그것도 가난하기로 손가락에 꼽히는 동네의 지하실에서 미싱 몇 대 놓고 가방을 납품하던 공장은, 꼭 아이엠에프가 아니었더라도 오래가지 않아 망하지 않았을까 싶다.

엄마는 둘째와 여섯살 터울이 나는 나에게 기대가 컸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오개월도 못가 잃었다고 하는,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는 내 형의 기대치만큼을 더 내가 지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양변기 옆에 세숫대야만 가져다놔도 가득차는 화장실을 가진, 정말 옛날기억을 버석버석 더듬어 볼 수 있는 주공아파트로 이사를 왔는데, 한참이 지난 그 언제였던가, 엄마는 작고 낡은 오층짜리 아파트를 골랐던 이유가 바로 이른바 시범학교로 칭해졌던 초등학교로 전학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줬다.


이전 학교에서 영 개차반이었던 나는 새로운 학교에 오니, 여느 전학생과 마찬가지로 이미 갖춰진 급우들의 무리에 들어갈 수 없었다. 특히나 여긴 저학년 시절부터 동네에서 살아온 무리들이 가득했다. 신발주머니에 적힌 60번대의 번호는 내가 3월 중순에 뒤늦게 온 전학생이라 받은 것이지, 키 순으로 번호를 메기던 당시로서 나는 고작 3번 내지는 4번 수준이었다.
학교에서 인기인이 되려면, 특히 남학생이 인기인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잘생겨야 한다. 이건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둘째, 운동을 잘해야 한다. 마지막 셋째, 공부를 잘해야 한다. 집이 잘 살아야 한다는 조건도 있긴 하지만, 그럴 경우 어지간하면 세번째 조건을 충족했다.
셋 중 그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았던 나는 안그래도 내성적인 성격이 더욱 소심해졌는데, 집에서 놀 수 밖에 없던 아빠 대신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당에서 설거지와 서빙을 했던 엄마는 귀신 같이 그걸 알아챘었나보다. 언제 시간을 냈는지 몇번 학교 행사에 참여를 했었고, 그 시절 학창시절이 다 그렇듯 몇몇 엄마들과 친분들 쌓고 그걸 이용해 나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난생 처음으로 보습학원이라는 곳을 다니게 되었다.

보습학원은 우리집에서 불과 걸어서 오분이면 가는 시장통, 요즘 느와르 영화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건물 이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학원에서는 이제 떠올려보니 나이가 사십도 안됐을 법 하지만 머리가 벗겨질 조짐이 보이던 원장 겸 전과목 선생님이 있었고, 6학년때는 영어과목이 없었음에 불구하고 그 부인이 영어를 가르쳤다. 김영삼이 부르짖은 세계화가 동네 학원에 미친 나비효과가 아니었다 싶다.
나는 그렇게 그냥 나랑 놀아주던(그리고 그들은 주공아파트 바로 옆에 30평도 넘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단 두명의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오월부터 그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막상 학원을 가보니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동네에 사는 너덧명의 친구들을 더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아아 어머니의 혜안이란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한간의 시간이 흘러 유월이 지나게 되었고, 초등학교 최고학년의 피해갈 수 없는 성장통인 시험을 치르는 시절이 왔다. 시험은 1학기말과 2학기말에 봤었는데, 2학기말 시험은 중학교를 갈 시기인지라 수능 마친 고3이 기말고사 오엠알카드 휘적거리듯 보는 시험이었다.
따라서 초등학교 6년간 갈고닦은 학업의 정수를 겨루는 대사는, 그야말로 6학년 1학기 시험이었다.
뭐 물론 그런 시험이라고 십년 넘게 살아온 라이프 스타일을 바꿨을 리가 없다. 시험은 다가오고 있었지만 여전히 나는 경찰과 도둑, 탈출 등 놀이터에서 온 힘을 쏟고 있었고, 놀아줄 사람이 없으면 집에서 오래되어 세트고 뭐고 알 수 없는 레고블럭을 쪼물딱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던 찰나, 어떤 사명감에서 나온 것인지(혹은 학원의 전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몇년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학원 원장은 우리 모두에게 시험 전 삼일, 그리고 시험기간 삼일정도 해서 엄청난 공부를 시킬 것을 천명하고 또 실천했다. 누가봐도 학원비를 내는 엄마들의 마음에 쏙 들 묘안이었다.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느라 중 삼때나 해본 밤 열한시 넘어서까지의 공부를, 바로 그 육학년 여름에 처음으로 맛보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시답잖은 것들을 외우고, 또 계산하고 그런 날들이 며칠 간 지속됐고, 심지어 시험을 보는 날에는 아침 여섯시에 학원을 오게 하여, 그날 보는 과목들의 이른바 쪽집게 과외를 시전했다. 물론 적중률은 기억조차 안나지만.
그리고 그런 일주일을 겪고 시험은 끝났다.

당시에는 하루의 시험을 다 보고나면, 걷어갔던 시험지를 섞어서 각 줄에 뿌리고, 답안을 불러주면서 애들이 채점을 하게 했다. 지금보면 어처구니 없는 방식이긴 한데, 그 시험지를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고 확인을 하게 하니 이보다 더 공정한 방식이 어디 있겠느냐 싶기도 하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열개 정도의 과목을 시험봤던 것 같다. 아무래도 하루에 결판이 나는 게 아니다 보니, 그날 그날의 성적 순위가 마치 멜론 일간 음원차트처럼 줄을 세워주었다.
그리고 그 차트의 상위권에는 당연히 부잣집 아들래미 반장과 회장 부회장 등 소위 잘나가는 애들이 차지했고, 거기에 더해 역시 공부도 잘하고 약간 귀여운 듯 하면서도 약간은 또래에 비해 성숙해보였던, 얇은 검정색 쇠테 안경을 쓰고 빨간색 반달 머리띠를 자주 끼던 단발머리의 부잣집 딸래미 부반장도 있었다. 이름도 기억난다. *지숙, 내가 이렇게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내 어린날의 뭣 모르는 짝사랑 비스무리한 감정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시 돌아와서, 물론 모든 일들에 예외가 있듯, 대부분의 시험에는 이른바 잘 나가는 애들이 아닌 말없이 조용한 몇몇 애들도 5등 정도의 랭크 안에 드는 경우도 종종 있었는데, 이번 만큼은 약간 달랐다. 랭크 3위에 바로 내 이름이 있던 것이다. 물론 이 랭킹은 내가 메긴 것이 아니고, 반에 으레 둘 셋 있는, 이른바 방송국 겸 신문사 겸 통계청 역할을 하는, 공인된 학우들이 메긴 평가였다. 허허 어찌 강호의 도리가 이리도 땅에 떨어졌단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치러진 둘째날과 셋째날의 시험들,, 하루가 지나도 내 랭킹은 떨어지지 않았고, 심지어 마지막날 시험에는 세개의 시험 중 2개를 백점을 받아버리면서 시험 전체 평균 점수 96점을 찍어버리게 되었다. 하 초등학교 공부와 성적, 참 인생에서 보잘 것 없다. 그 성적이 인생을 결정한다면, 난 지금 이런 글을 쓰고 있을 시간에 비즈니스 석을 타고 날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시험이 모두 끝나자마자 공인 통계청 중 한명은 이번 시험에 대해 전체적인 반 평균을 거론하며 난이도에 대한 평가를 내렸고, 곧 이어 공식 랭킹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그에 따르자면 우리반 일등은 바로 그 약간 귀여운 듯 하면서도 약간은 또래에 비해 성숙해보였던, 얇은 검정색 쇠테 안경을 쓰고 빨간색 반달 머리띠를 자주 끼던 단발머리의 부잣집 딸래미 부반장이 평균점수 96점을 획득하여 6학년 1반의 1등이자 아마 전교에서도 3등안에 들 것이라고 공표를 했다. 그런데 보자, 96점이면 나도 같은 점수인데?
곧바로 다른 통계원이 반박했다. 쟤도 96점이라고. 그러면서 나도 잘 기억안나는 내 모든 점수들을 열거하며 순식간에 평균을 계산, 나를 공동일등으로 만들어버렸다. 특히 초등학교 공부에 있어서는 으레 남자가 여자에게 밀리기 마련인데, 여학생과 동점을 찍어버린 나에게 남학우들은 크게 호응을 해줬다. 아마 다들 기억할 것이다. 초등학교 때 남학생과 여학생의 갈등은 일베 메갈 급이라는 것을.


지금 생각해보면 참 별것 아닌데, 공부라는 것이 무언가 확실히 있었나보다. 그날 청소를 끝마치고 집으로 가려는데, 나와 함께 공동 일등을 차지한, 약간 귀여운 듯 하면서도 약간은 또래에 비해 성숙해보였던, 얇은 검정색 쇠테 안경을 쓰고 빨간색 반달 머리띠를 자주 끼던 단발머리의 부잣집 딸래미 부반장이 나에게 잘 접은 쪽지를 주고 갔다.
한창 때 보던 세이클럽 쪽지와 똑같이 생긴, 종이를 길게 접어 딱지접듯 말아올린 그 쪽지를 내 손에 건네주며, 지금 펴보지 말고 꼭 나중에 집에서 혼자 펴보라는 말을 잊지 않고 함께 전하며, 그녀는 수줍은 듯 빠르게 총총 교실 밖으로 뛰어갔었다.

아 어머니, 공부의 맛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군요. 인생의 희노애락을 맛볼 겨를도 없이 나는 마치 레모나봉봉을 처음 먹은 병약한 소녀의 심장처럼 쿵쾅거리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고, 덩달아 콧구멍을 연신 벌렁거리며 그저 백치 아다다처럼 어버버 거리며 쪽지를 받았다.
그리고 덜덜덜 떨리는 바른손에 누가 볼까 쪽지를 꽉 움켜지고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나 어느 누가 그 쪽지를 안 보고 베길 수 있으랴. 나는 교문을 나서자마자 바로 쪽지를 펼쳐봤다. 뭐라고 써있을까..
돌돌 말린 쪽찌를 펴는 시간이 새벽 세시 위병소 보초 마냥 느리게 흘렀고, 나는 마침내 비밀스러운 그녀의 속마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너는 산수에서 88점 받았고 나는 전부다 90점이 넘으니까, 실제로 내가 일등이야.-


그녀는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그 나이에 과락이라는 개념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 당시 하던 올림픽 경기의 양궁도 그런 식으로 점수를 메기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 이후로 나는 학원을 그만뒀다. 안그래도 집도 안좋은데 이미 갖춰진 친분관계 유지를 위해 학원을 다닐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이학기 시험에서 나는 기가막히게 반에서 10등 정도로 떨어졌다. 우연인지 인연인지 그날 이후 나는 수학에 흥미를 잃게 되었고, 돌고 돌아 문과로 진학, 호된 취업난을 겪은 후 오늘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잘 살고 있을까? 나와 동점이 었던 기억은 그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그녀는 나에게 준 그 쪽지를 기억하고 있을까? 기억하고 있다면 이불을 뻥뻥 차야 할텐데 말이다.
어느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가 되었을지도 모를 그녀가, 나도 모르게 불현듯 스쳐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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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야한다
16/08/09 02:09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흐흐
16/08/09 09:5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새벽 술기운에 쓰느라 문장들이 오락가락하네요.
yangjyess
16/08/09 02:11
수정 아이콘
꼬꼬마 시절에는 어머니 말씀 잘 들어서 손해볼일 없습니다. 크..
16/08/09 02:28
수정 아이콘
6학년이면 수학아닙니꽈
ComeAgain
16/08/09 08:00
수정 아이콘
97년 6학년은 산수입니다...................
유리한
16/08/09 10:35
수정 아이콘
95년 6학년은 산수입니다...................
마스터충달
16/08/09 05:20
수정 아이콘
와... 잔망스러운 거 보소.
16/08/09 10:06
수정 아이콘
괜히 인기인이 아니었나봅니다 패시브 스킬이려나요
세츠나
16/08/09 05:37
수정 아이콘
공부도 잘했다 하니 '그 애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공대녀 테크를 타서 공학자가 되었을지
과학자나 의사 아니면 변호사 등 법조계로 진출하진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가능하지 않나 싶네요.
누군가의 아내나 엄마가 되었겠지 하는 생각이 먼저인건 아무래도 상대가 반대편 성별이라서 일까요...
16/08/09 06:05
수정 아이콘
작성자께서 짝사랑 비스무리한 감정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글의 성질을 봐도 마무리 부분에서 공부를 잘해서 어떤 직업을 가졌을까 상상하는 건 감정을 건드릴 수 없어서 적절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여자 아이를 떠올린 게 인기녀에게 쪽지를 받은 상황, 즉 어린 날의 향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공부를 잘했다는 것만으로 직업을 상상하기엔 직업의 종류가 너무 많기도 하고요.
16/08/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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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의 향수에서 다른 남자의 아내 엄마는 너무 나간거아닌가요 크크. 그리고 요즘 공부 잘하면 직업 뭐 별거있나요 다 의사 변호사죠 뭐 크크. 초등학생이면 장래희망등 그런 꿈 얘기가 더 향수를 불러일으키지않을까요. 고등학생쯤되서 그나마 연애라는걸 한다면 몰라도요.
세츠나
16/08/09 10:33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 추억이 그녀가 공부를 잘했던 부분 그리고 '동점의 기억'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서요.
어쨌건 어릴 적 반대편 성별에 대한 추억이라면 결혼 여부도 궁금할 수 있겠다고는 생각합니다.
무릎부상자
16/08/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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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여성이고

상대방에게 남편이나 아빠 라고 했으면 이런 반응을 보이셨을까요~~~?

세츠나님의 내면에있는 편견이 스스로 이런 불편함을 만드시는게 아닐지.. ㅠㅠ
세츠나
16/08/09 10:36
수정 아이콘
'누군가의 남편이나 아빠가 되었을까?' 류의 추억소환글을 본 기억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무슨 통계를 내 본 것도 아니라서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쓰긴 했습니다만
주 인상도 공부를 잘했던 아이, 추억의 에피소드도 성적 관련이라는 점에서
여자들이라면 '그 남자 지금쯤 어떤 일을 하고있을까?'를 먼저 떠올릴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네요.
사악군
16/08/09 10:55
수정 아이콘
그렇죠 여자들은 그걸 떠올릴 겁니다. 남자는 일을 해야 하니까.. 그것도 나름의 성차별이 되겠지만.

남자들은 나와 맺어지지 못한 여자가 어떤 남자와 맺어졌을까가 궁금하고
여자들은 나와 맺어지지 못한 남자와 맺어졌다면 뭐하는 남자 부인이 되었을까가 궁금한거죠.

내가 놓친 고기 누가 잡았나 내가 놓친 고기 무슨 고기였을까.. 뭐 그런 궁금증의 차이.
세츠나
16/08/09 10:57
수정 아이콘
오 그럴 듯하네요.
16/08/09 09:04
수정 아이콘
보통 짝사랑 했던 이성의 경우 나중에 생각나면 결혼했는지가 더 궁금하지 직업이 궁금한 경우는 거의 없을 거 같은데요.
내가 짝사랑했던 그 남자아이 지금 직업이 뭘까.
내가 짝사랑했던 그 남자아이 지금 결혼했으려나.
성별을 바꿔도 보통은 후자 아닌가요.
세츠나
16/08/09 10:38
수정 아이콘
이 댓글을 보고나니 그냥 개인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결혼 여부가 궁금했던 적이 없어서...
flawless
16/08/09 09:16
수정 아이콘
PC의 불편함을 초등학생때의 추억에까지 도입해서 글쓴이의 PC를 재단하는건 좀 많이 나가지 않았나 시프요.
세츠나
16/08/09 10:40
수정 아이콘
그건 맞는 말씀입니다. 그냥 안쓸 수도 있었는데 인간이 가장 잔인해질 수 있는 새벽 5시 반이라 좀 조심성이 부족했어요.
16/08/09 09:56
수정 아이콘
음 사실 무엇을 하는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고 그런지라 어디선가 자기 일 하며 살겠거니.. 라는 생각이네요.
세츠나
16/08/09 10:51
수정 아이콘
꼭 이 부분을 젠더 이슈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사실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말씀하신 뉘앙스는
'직업이 사람사는 모습을 크게 바꾸지 못한다'에 가까운데, 그게 꼭 '걘 여자니까 직업따위 상관없어'라는 뜻도 아니고
남자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가졌을 수 있으니까요. 다만 그런 의미였다면 저는 '결혼'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추억을 떠올렸을 때, 사람사는게 거기서 거기지 결혼했을지가 뭐가 중요해...라고 생각해본 적도 있으니까요.
물론 이런건 그냥 사고방식의 차이일 수 있고 스펙트럼이 아주 다양할 수 있는데 제가 댓글을 너무 쉽게 달았어요.
16/08/09 11:03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저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댓글이 많이 달려있네요;
그냥 의식의 흐름이 1. 뭐하고 살지? => 뭐 사는 게 별거 있나 알아서 잘 살겠지. 2. 결혼했을라나? => 낸들 알아서 뭐하게? 했을수도 있고 안했을 수도 있고.. 였습니다. 흐흐
Around30
16/08/09 10:35
수정 아이콘
내가 초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그 남자아이. 지금 쯤은 누군가의 남편이 되었을까? 한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이 되었을까?

이런 글이 있다고 가정 했을 때
왜 남자만 가장이고 남편이 되어야하냐!? 변호사나 의사가 되었을 수도 있고 독신으로 잘 살고 있을수도 있는데?!
라고 따진다면 보통은 일상생활 가능하세요? 급 취급 받을 텐데 말이죠. 역지사지 합시다.
세츠나
16/08/09 10:54
수정 아이콘
아뇨 '그런 글이 있다고 가정하면'이 아니고 '그런 글이 별로 있을거 같지 않다'라고 생각한거죠.
그게 저의 너무 앞서간 생각일 수는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 다를텐데 말이죠.
Samothrace
16/08/09 06:18
수정 아이콘
심술을 가장한 호감 표시였는데 그걸 모르셨네요. 하긴 저도 그걸 알았다면 지금쯤...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바고
16/08/09 06:26
수정 아이콘
초등 6학년때 그 호감을 알아봤자죠모..나중에라도 더 잘되고 싶다면 초딩때는 서로 좋아하는거보단 나중에 잘해보는게 유리한거 아닌가요? 크크
방과후티타임
16/08/09 08:34
수정 아이콘
과락 크크크크
16/08/09 08:45
수정 아이콘
아쉽다 어디서 굴러온지 몰라도 2학기때 다시 결투하자는 결투신청쪽지일줄 알았는데...
Meridian
16/08/09 08:51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크크크
16/08/09 09:59
수정 아이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16/08/09 08:52
수정 아이콘
1등답게 논리왕이네요 크크
Jon Snow
16/08/09 08:52
수정 아이콘
하.. 그 쪽지의 참뜻을 알아차리셨다면 공부로 대성하셨을텐데..!!
호랑이기운이쑥쑥
16/08/09 09:13
수정 아이콘
두근두근 그 쪽지를 펼쳤을 때의 기분이란... 크크크크크 그 쪽지내용 혼자만 알고 계셨나요
16/08/09 09:55
수정 아이콘
근 이십년 가까이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제 자신도 김치국 원샷했다는 것이 부끄러워서 였던 것 같네요. 흐흐. 지금이라면 대대손손 놀림감으로 써먹었을텐데요.
파랑파랑
16/08/09 09:43
수정 아이콘
아이고 크크 재밌게 읽었습니다.
16/08/09 10:00
수정 아이콘
기억이라는 놈의 습성 상, msg가 강하게 묻어있을 수 있습니다 흐흐
우주인
16/08/09 10:00
수정 아이콘
요즘 문자읽기가 버거웠었는데 간만에 가볍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수라발발타
16/08/09 10:26
수정 아이콘
정말 얼굴이 하얗던 6학년 때 부반장 여자애.... 어느날 시험칠때 무릎위에 책을 펴고 몰래 컨닝을 하다가 저하고 눈이 마주쳤죠

그때 그 빨게진 볼이 너무 예뻐서 지금껏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때 얼굴만큼 하얗던 무릎을 훔쳐보던 중.....
마스터충달
16/08/09 12:49
수정 아이콘
야! knee가 무릎이냐?
人在江湖
16/08/09 13:43
수정 아이콘
내일은 어디냐~
새별오름
16/08/09 10:55
수정 아이콘
편지 내용이 엄청나네요 크크
저도 초등학교때 책상서랍에서 편지봉투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두근두근하며 열어봤든데 빈봉투였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나 민망하던지...
PublicStatic
16/08/09 11:01
수정 아이콘
글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반전이 아주그냥...

그런데, IMF는 97년 봄이 아니라 가을에 왔습니다.
제가 97학번이라서 그걸 잘 기억하고 있는 건 절대 아닙니다.. 흠 흠흠...
BessaR3a
16/08/09 11:23
수정 아이콘
11월은 겨울아닌가요...
PublicStatic
16/08/09 11:25
수정 아이콘
11월이면 늦가을...? 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흐흐..

날씨랑 마음이랑 아주 추웠던 기억이 나네요....
16/08/09 11:32
수정 아이콘
역시 DTD였군요 외려 큰 일 터지기 전에 잘 정리된 것일 수도 있겄네요 크
지니팅커벨여행
16/08/09 13:57
수정 아이콘
당시엔 4계절이 명확했잖아요.
3 4 5 / 6 78 / 9 10 11 / 12 1 2
아직도 5월 31일까지 동복 교복 입던 생각이 나네요.
피아노
16/08/09 11:04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수필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덥잖은 논리장난보다 이런게 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밀물썰물
16/08/09 11:44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같은 반 여자분 엄마가 되어 아이를 엄마처럼 키우면 그 아이 이런말 해도 되나 모르겠는데, 스트레스 참 많이 받겠네요.
16/08/09 11:47
수정 아이콘
남학생 여학생 선생님 가릴 것 없이 인기있던 걸로 기억하는지라, 한낱 스쳐지나간 가벼운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기억도 못할 것 같네요 크
DSP.First
16/08/09 14:53
수정 아이콘
저도 초등학생때 기억나는 여자아이가 2명있는데, 1명은 짝사랑했던 아이고, 다른 한명은 부반장이네요.
특히 부반장은 특별한 접점이 없었는데도, 희안하게 기억이 나요.
제임스림
16/08/09 15:00
수정 아이콘
암요~ 전부 90점을 넘었으면 이긴거죠~ (엄근진)
피아니시모
16/08/09 16:14
수정 아이콘
왜 쪽지라는 제목을 읽자마자 행운의 편지나 다단계가 생각났지..(..)
16/08/09 22:53
수정 아이콘
아... 저랑 비슷한 경험이려나..

국민학교때 뜬금없는 시험 한방에
음.. 긴머리에 뿔테안경끼고 도톰한 입술을 가졌던
부반장여자아이에게 난데없이 초대받았고
그 아이는 수줍게 자기의 일기장을 보여주고 막 그랬는데..

철딱서니없게
우리집 세배는되는 큰 아파트 구경하고
맛난거 먹는다고 정신팔려서
그때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몰랐죠.

이상하게 미친성적이 나온 시험은 그때뿐이었고
다음 시험때는 원래의 허접한 성적으로 돌아왔고
음.. 그러고 ... 음...

아마도 아마 부반장에게는
잊고싶은 기억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16/08/09 23:13
수정 아이콘
잘생기셨던 듯.. 저는 그냥 무시당한 것...
팩트공격 자제효..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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