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시작되는 지금, 똑같은 걸 세 번 당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선 남자가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영웅,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리 총웨이입니다.

지난 두 번의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단식 결승 대진은 말레이시아의 리총웨이와 중국의 린단이었습니다.
베이징에서는 중국 관객의 압도적인 응원 앞에 압도적으로 졌고,
런던에서는 거의 다 잡은 경기를 막판에 그르치면서 린단의 무한질주를 바라봐야만 했습니다
특히 런던에서의 패배 후 낙담하는 모습은 이제 이 선수의 생명이 끝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처참했지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쉬지도 않고 달려왔지만,
그 사이에도 세계선수권에서는 3번이나 2위에 머무르고, 아시안게임에서는 준결승에서 패해 동메달로 그쳤으며
2015년 초에는 허벅지 통증을 참고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사용한 약물이 검사에 걸려 출전정지까지 당하는 등
보통 사람이면 이미 멘탈이 터지고도 남았을 일을 몇 번이나 당한 사나이입니다.

이번 올림픽 역시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번 올림픽까지는 손쉽게 제압했던 중국의 첸 롱이 이제 많이 성장하여 린단, 리총웨이와 비슷한 실력에 올랐기 때문에
대진에 따라 린단 또는 리총웨이 둘 중의 한 명은 결승까지 오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올림픽 결승을 3번이나 같은 사람끼리 치르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겠습니까

2008년, 말레이시아가 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은 은메달 하나
2012년 말레이시아가 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은 은, 동 하나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은메달들은 모두 말레이시아의 영웅, 리 총웨이가 획득한 것입니다.

모르겠습니다. 결승전에 오르지 못하고 떨어질지, 결승전에 올라서 또 질지, 아니면 이번에는 드디어 금메달을 따낼지
결승전 이전에 탈락한다면 저는 새로운 글을 쓰지 않을 것이고
결승전에 올라가서 또 진다면 저는 홍진호의 pc방 글을 각색해서 올릴것입니다.
금메달을 따낸다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리총웨이, 그를 응원합니다